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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륜선 타고 온 포크,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기록하다 -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의 실존 인물 '조지 포크'의 조선 탐사 일기
조지 클레이튼 포크 지음, 사무엘 홀리 엮음, 조법종 외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2월
평점 :
푸른 눈으로 기록한 우리 역사
조선,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우리의 역사다. 그러다보니 현대인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시대이며,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통해 현실을 돌아보는 데에도 빈번하게 인용되는 시대이기에 그만큼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 그 시대를 알아가기에는 남겨진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기록마저도 접근하기에는 여러 장애요소를 가지고 있어 아쉬움이 많다.
이 책 ‘화륜선 타고 온 포크,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기록하다’는 그런 측면에서 반갑게 손에 들었다. 특히, 외국인의 시각으로 조선시대 마지막을 생생하게 그려낸 기록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우리의 역사를 실감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다. 더욱 특이한 점은 말로만 듣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바탕으로 한 여정이라는 점이다.
미국 해군 소속 조지 포크 소위는 1884년 11월 한양을 출발하여 조선의 남쪽 지역을 순회하는 일정에 돌입했다. 한양에서 수원, 공주, 전주, 나주, 광주, 순창, 운봉, 함양, 해인사, 진주, 김해, 부산, 대구, 상주, 문경, 충주, 이천, 광주, 한양으로 돌아오는 44일간 900마일(1,448km)의 대장정이었다.
가마를 타고 관의 도움으로 숙소나 음식, 경비를 제공받기도 하면서 낯선 환경에 노출되는 어려움을 감내하기도 하고, 구경꾼들에게 치이기도 하고 때로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어려움을 돌파하기도 한다. ‘조지 포크’의 대단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을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기록하였으며 순간에서 느꼈던 감정까지도 솔직하게 기록하였다는 점이다. 이 기록으로 인해 우리는 그리 멀지 않지만 별로 알지 못하는 시대의 사람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화륜선 타고 온 포크,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기록하다’에 대한 나의 관심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관한 기록이었다. 삼례에서 전주, 정읍, 나주, 광주, 순창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생활권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관심가지고 주목하는 지역이기에 ‘조지 포크’의 기록에 더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특히, 주막과 역원을 활용한 여행이 주는 생동감이 살아 있어 좋았다. 국어를 하는 외국인의 눈으로 1880년대의 조선, 그것도 내가 사는 지역의 과거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