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그릇

1
사기그릇 같은데 백 년은 족히 넘었을 거라는 그릇을 하나 얻었다
국을 담아 밥상에 올릴 수도 없어서
둘레에 가만 입술을 대보았다

나는 둘레를 얻었고
그릇은 나를 얻었다

2
그릇에는 자잘한 빗금들이 서로 내통하듯 뻗어 있었다
빗금 사이에는 때가 끼어 있었다
빗금의 때가 그릇의 내부를 껴안고 있었다

버릴 수 없는 허물이
나라는 그릇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금이 가 있었는데 나는 멀쩡한 것처럼 행세했다

*안도현의 시 '그릇'이다. 대상과 내가 서로를 품어 각기 새로운 스스로를 얻는다. 이 겨울 내린 눈은 볕을 품어 봄을 준비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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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01-2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가원이 찻집 이었군요 ^^

무진無盡 2021-01-22 21:55   좋아요 1 | URL
우리밀로 빵도 굽는 농가찻집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