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전히 글의 힘에 주목 한다

고백하건데 매년 적지 않은 책을 읽지만 지독하게도 관심분야만 편독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매번 때를 놓치고 나서야 저자와 그의 책을 뒤늦게 발견한다. 최근 많은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부음으로 처음 알게 된 황현산黃鉉産(1945~2018) 선생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무엇이든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조심스런 마음으로 처음 만난다.


무엇이 있기에 한 사람의 죽음에 다수의 사람들이 애석해하며 그의 부재가 가져올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는 것일까? 그것은 한 사람의 살아온 삶이 지친 일상의 위안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사회적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할 것이라 짐작한다.


이 책은 ‘2013년 3월 9일에서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이르는 시기로 이때는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사건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던 시기와 겹쳐진다. 이는 저자의 가치관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사회적 공감을 불러오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만큼 조심스럽다는 말이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선생의 이력은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학이 담당할 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동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가와, 사회구조적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사직 속에 존재해야하는 인간의 존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범위다. 문학을 기본으로 두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 사회와 사람들의 삶에 구체적인 부분에 구의 관심이 펼쳐진다. 바른 생각을 가지고 그 생각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이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것, 그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된 글이다.


글이 가지는 힘의 원천은 바로 글쓴이의 일상생활과 글에 담긴 감정의 의지가 다르지 않을 때 형성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의 글이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오고 그들의 가슴에 온기를 전해주었다는 것으로부터 앞으로 그의 부재가 불러올 공허함이 크게 다가올 것이라 여겨진다.


특히, 5부에서 만나는 문학작품에 대한 선생의 이야기는 문학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나름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며 개인적으로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마련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사소한 부탁이지만, 이들 지엽적인 부탁이 어떤 알레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는 않다.”


한글날에 일상에서 쓰이는 한글에 관한 몇 가지를 국립국어원과 한글과 컴퓨터에 부탁한다. 이 부탁이 앞으로 그를 그리워하는 한 근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냥 넘겨지지 않는다. 이제‘밤이 선생이다’를 손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