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러 차를 타고 나왔어요. 한동안 세워두었던 차지만 어디 아프다고 한 적이 없었기 대문에 이 차가 거뜬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차를 타고 나왔어요. 양재동 코스트코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이런 된장. 차가 갑자기 스르르 눈을 감는 것이예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서, 시동을 켜봤지만 깊이 잠든 차는 미동도 없어요. 지가 무슨 숲속의 잠자는 공주인줄 아나봐요. 급한 마음에 전화를 걸고 공업소에 실려왔어요. 공업소 사장님이 말하길 차에 걸리 마법을 풀기 위해선 발전기와 배터리를 갈아워쟈 한대요. 그게 23만원이 든대요. 머릿속으로 갑자기 계산기가 돌아가요. 23만원이면 거기다 7만원을 보태면 꿈에 그리던 닌텐도 위를 살 수 있는 금액이예요. 순간 주인은 갈등해요. 차를 계속 자게 놔두고 닌텐도를 살까? 그렇지만 성난 마님의 얼굴과 옆에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계속 닌텐도에 대한 꿈을 꾸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요. 

  이런 된장 고추장 쌈장 막장 등등 온갖 장을 외치면서 차를 마법엣 깨워달라고 부탁했어요. 윙~~ 옆에서 차를 깨우기 위해 전동드릴을 돌리는 소리가 나요. 그 소리와 더불어서 내 머릿속에서 닌텐도 위가 사라져가요. "점점 멀어지나봐..." "가지말라고 소리쳐..." 이별을 슬퍼하는 온갖 노래들이 머릿속에 떠올라요. 지금이라도 멀어져 가는 닌텐도 위를 붙잡고 싶어요. 찌질하다고 생각이 들어도 순간의 찌질함이 몇년간의 즐거움을 보상해준다면 충분히 할 가능성이 있어요. 다시 고민하는 순간 마님 얼굴이 떠올라요. 슬프지만 "이젠 너를 잊겠어."하면서 닌텐도를 보내요. 

  사장님이 빨리 마법에서 깨워줬으면 좋겠어요. 자꾸 닌텐도가 떠올라서 마음이 쓰려요. 이상 마법에 걸린 차 때문에 우라질네이션한 상황을 맞은 슬픈 한 남자의 카센타 탐방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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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0-02-1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라질레이션^^

기억의집 2010-02-2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닌텐도 위가 그렇게 비쌌나요? 울 아들은 이번에 세뱃돈 모아사 위 산다고 했는데..택도 없겠네요. 근데 이상하게 책값엔 아무 생각없이 지출 되는데 다른 용품에는 구두쇠가 되지요. 글구 새차사면 자동차세 너무 아까우니 그리 속쓰려하지 마시와요^^ 전 자동차세 낼 때가 젤 아까버요^^
 
<역사의공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역사의 공간 -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의 사건적 사유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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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개콘을 못봤다. 시간도 안맞고 식상해서이다. 식상하니 인터넷에서 찾아서 검색해볼 이유도 없고.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도 개콘을 보게 되었다. 봉숭아 학당 코너였는데 역시 변한 얼굴이 없다. 다 그 놈이 그 놈이다. 그러다가 문득 깔깔이에 촌스러운 헤어스타일로 등장하신 그 분을 보았다. 그 분은 바로 동혁이 형님이었다. 바로 이분이다. 


  1월의 마지막 주인 것 같았다. 왠 촌스러운 패션이냐. 개콘도 드디어 갈데까지 갔구나 생각하며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뚫어져라 텔레비전을 바라보게 되었다. 학자금에 관한 동혁이 형의 독설이 구구절절이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후로 이렇게 내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해 준 사람은 없었는데, 동혁이 형이 가려운 부분을 아주 시원하게 긁어 주었던 것이다. 1월 31일자 동혁이 형의 주옥같은 대사를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다. 

  세상 누구보다 샤우팅을 사랑하는 형, 동혁이 형이야! 

  형이 짜증 안 내게 생겼니? 아니 뭔 놈의 대학등록금이 그렇게 비싸? 신문기사의 통계자료를 보니까 참나~ 아니 10년 동안 물가도 36%가 채 안 올랐는데 뭔 놈의 대학등록금은 116%가 오르냐고. 이거 왜 한 번 오르면 내려올 줄을 모르냐고. 

  아니 대학등록금이 무슨 우리 아빠 혈압이야? 아니 한 학년 올라갈 때마다 우리 아빠 얼굴에 주름살만 팍팍 늘어~ 우리 아빠가 무슨 뻔데기야? 어!? 대학총장이 우리아빠 얼굴에 보톡스 놔 줄꺼야? 이거 아니잖아~ 

  아니, 형 개그가 어렵니? 

  형이 오죽 답답하면 이러겠니~ 그리고 뭐야 뭐? 학자금 상환제도? 아~~ 등록금이 비싸니까 돈을 꿔줄테니 취업 후에 갚아라! 그럼 취업 안 되면 안 갚아도 돼? 내가 만약에 돈 못 갚으면 나 잡으러 쫓아다닐거야? 니들이 무슨 추노의 장혁이야? 웃통 까고 식스팩 보여주면서 말 타고 올꺼냐고? 다그닥 다그닥! 오지호랑 이다혜를 잡아! 언년이를 잡으란 말야! 왜 불쌍한 대학생을 잡냐고~ 어!? 

  근데 말야 간과해서 안 되는게 하나 있다. 학자금 상환제도? 이거 나쁜게 아냐~ 제도는 좋아 제도는 아주 쿨해~ 근데 인간적으로 말야 이자가 너무 비싸잖아~ 이자가 너무 쎄다고~ 아니 대학이 세계적인 학자를 만드는 데지, 세계적인 신용불량자를 만드는데야? 옛날에 우리 아버지들이 소 팔아서 등록금 댔지만 지금 소 팔아서는 택도 없어요. 왜 불쌍한 우리 아버지들이 소처럼 등록금 대려고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냐고~ 우리아빠가 무슨 워낭소리야? 어버이날에 가슴에 카네이션 대신 목에 방울 달아 드려야 돼? 딸랑딸랑?! 이게 기쁘니? 어떻게 따뜻한 봄이 오면 쟁기질하러 갈까? 이거 아니잖아 슬프잖아. 가르침이 기뻐야지 슬퍼서야 되겠니? 어? 형이 얘기하고 싶은 것은 하나야!  

  등록금 인상 등록금 대출! 이런 소리하기 전에~ 그냥 쿨하게 등록금을 깎아주란 말야~  

  봐봐~ 사람들도 원하잖아~형이 괜히 형이니? 너희들의 동네 형. 그래 동혁이 형이야! 

  이명박 대통령의 반값 등록금 공약이 空約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학 등록금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선 후보이던 시절의 이명박 대통령은 "등록금 받으면 돼지."라는 말로 응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민경제, 반값 등록금에 대한 공약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깎아달라고 말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정당한 요구를 떼쓰기로 몰아붙이며 강제 해산해 버렸다. 각 대학들은 학원복지나,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낮춰주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정부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그렇게 당당하게 학원 자주를 외치던 대학들의 그 의연한 기세는 어디로 갓는지 모르겠다. 

  각설하고 왜 "역사의 공간"이라는 서평을 쓰면서 동혁이 형의 개그를 인용하는가? 왜 이 책을 읽는 내내 동혁이 형의 개그가 머릿 속에 맴돌았는가? 권력에 의해서 침묵을 강요당하는 소수자들, 주류에서 밀려나 타자가 되어버린 대다수의 국민들의 마음을 그나마 시원하게 긁어 주는 것이 동혁이 형의 개그 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력의 비리를 폭로하던 PD수첩도 사라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의식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윤도현도, 김제동도 없어졌다. 인터넷 글도 실명제가 된지 오래이고, 요즘은 트위터도 감시하겠다고 한다. 맘에 안들면 입다물라고 얼르고 윽박질러서 침묵하게 하는 것이 이 시대의 소통법이 아닌가? 소통을 이야기하면서 컨테이너로 명박 산성을 쌓아버리는 현정부 하에서 말할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은 결국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 침묵하던지 아니면 다른 우회로를 찾지 않겠는가?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들이 동아신질서나 대동아공영론에 대해 그랬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것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에선 내선일체론자들이 시끄러운 수다를 펼치게 되었던 것이 그들의 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식민주의자들의 고무와 요구에 기인하는 것인 만큼, '동아신질서'나 조금 뒤의 '대동아공영론' 같은 제국의 노선에 반대하는 사람의 침묵은 식민주의자들의 강력한 검열과 억압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정치적으로 발견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 사안에 대해 철학적으로 발언하는 것도 지극히 곤란하게 되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특히 대동아전쟁의 발발 이후 여구되었던 '총력전 체제' 하에서, 정치적 사안을 직접 다루고자 하는 한, 어떠한 비판적 발언도 불가능하게 되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P.405)  

  소름끼치도록 닮아 있던 그 시절 지식인들이 택했던 방법은 무엇인가? 문학이라는 우회로가 아니었던가? 말할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CEO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대통령에게 있어서는 말 안듣는 사원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정치 외적인 것들일 수밖에 없고, 그 중에 한가지가 풍자 코메디가 아닐까? 풍자 코메디가 유행하던 시절이 어느 때인지를 떠올려 본다면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오버센스가 아님을 알 것이다. 아니 차라리 오버센스이면 좋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동혁이 형이 후련하게 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매주 동혁이 형의 주옥같은 개그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다. "오늘은 동혁이 형께서 어떤 주옥같은 개그를 해주실까?" 한편으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는 것 같아서 걱정도 된다. 저러다가 한방 맞지 싶다. 한방에 훅 갈 수도 있을 정도로 수위가 높다. 물론 지금을 기준으로 수위가 높다는 말이다.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매주 동혁이 형을 기다린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다. 동혁이 형의 개그는 개그라는 한계를 갖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는 하는데 거기에서 한발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정치인이 아니라 개그맨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정도의 사회 인식 능력과 위트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나는 당장 그 사람을 지지할 것이다.(현재 내 생각에는 법은 만명에게만 평등하다고 외쳤던 노회찬씨 정도일까?) 이야기가 잠시 또 딴 길로 빠졌는데 내 말의 요점은 속은 후련한데,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이 동혁이 형의 개그에는 결여 되어 있다는 말이다. 더 까놓고 말하면 촛불집회 후 우리에겐 그 힘이 결여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고 보수를 외치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사회에는 꼴통들만 목소리를 높이는 도그빌이 되지 않았는가? 진보는 이합집산이 아니다. 정권 재창출을 목적으로 이합집산할 것라면 진보라는 말 입에 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의 말 가운데 진보에 관한 다음 대목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그것이 내부 안에 자리 잡고 내부가 된다면, 내부가 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그 외부를 보고 다시 그 외부를 내부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어떤 세계로 하여금 내부에 암주할 수 없도록 그 내부를 끊임없이 동요시키고 변환의 벡터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진보의 이념을 갖는 자들이 쉽사리 전략으로 혁명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떤 주어진 혁명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생각에서라기보다는, 정확하게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진보의 이념은 주어진 세계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외부자들(outsider), 지배적인 가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수자들, 그리고 그 세계에서 추방되거나 배제된 터자들을 향하게 한다.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없어서 보조금으로 버텨온 농민들에게 그만 염치 좀 있으라고 훈계하면서 결국은 농사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시장과는 다른 경쟁력, 시장 바깥의 삶의 가능성을 찾자고 말하는 것; 불법체류자니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그들을 불법화하는 법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 난민적인 삶에 대해 동정하기보다는 거꾸로 난민적인 삶을 통해 난민들을 만들어내는 세계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투쟁하는 것; 그리고 자본주의 내부에 그것의 외부를 끊임없이 창안하고 그 외부를 통해 자본주의와는 다른 종류의 벡터들이 다양한 영역, 다양한 방향으로 작동하게 하는 것, 어떤 '이념'없이도 우리가 진보의 이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이처럼 우리 자신의 삶을 잡아끄는 외부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P.130 ~ 131)  

  진보란 말할 권리를 박탈 당한 사람들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들과 연대해서 그들에게 말할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게 역사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고, 그것이 사회가 정체되어 썩지 않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 사회는 이상하게 돌아간다. 경제 논리로 소수자들을 추방하고 착취한다. 판옵티콘으로 감시한다. 그렇게 하나씩 추방되고 타자화되면 결국에는 누가 남을 것인가? 오늘 끌려가는 사람은 유태인이라 침묵하고, 내가 아니라 침묵하고, 이런 이유로 침묵하고 그러다가 결국 내가 끌려갈 때 아무도 내다보지 않았다고 반성했던 독일인의 참담한 마음이 곧 우리의 마음이 되지 않겠는가? 역사를 통해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을 사유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443쪽 6번째 줄, 454쪽 밑에서 2번째 줄에 "보자보건법"이라는 말이 있다. 모자보건법의 오타가 아닌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보자보건법이라는 말이 있긴하다. 그런데 그 내용이 모자보건법과 똑같은 걸로 봐서 오타가 아닌가 추정해 본다. 

  읽기가 만만치 않다. 분량도 만만치 않고 내용도 꽤 어렵다. 글의 논지는 명확하다. 그런데 그것을 서술하는 방법이 꽤 어렵다. 다른 곳에 게재되었던 글들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반인이 읽기에는 꽤 어렵다. 인텔리들의 고질적인 병이 아닐까? 인문학이 비인기종목인 이유중 이 부분도 무시 못할 것이다. 1부와 3부는 내용도 좋지만 읽기에도 편하다. 그런데 2부는 만만치 않다. 게다가 저자의 말대로 4장은 책의 흐름상 좀 쌩뚱맞은 구석이 있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서 본인은 아니라하겠지만 여전히 대중은 지도자에 의해서 선동되고 인도되어야 한다고 저자가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해본다. 이 또한 인텔리들의 고질병이 아니겠는가?  

  소소한 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들도 있지만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1장과 2장의 내용은 충분히 음미해볼 가치가 있는 내용들이다. 소수자를 위한다고 하는 일이 그들을 차별하는 모순된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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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0-02-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혁이 형 좋아합니다. 개그가 시원하잖아요. 근데... 싫어하는 넘이 있을까봐... 좀 걱정됩니다.
이진경 글은 저도 다 읽어 가는데, 서평단 도서로 오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책인 듯 싶네요.
그리고 논문 몇 편을 엮어서 책을 내다 보니, 일반 독자가 읽기엔 재미없기도 할 것 같구요.
그렇지만, 옛날 복사기 문건 시절 이진경의 말빨은 '사구체 논쟁'으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의 관심사가 여전히 한국 사회에 머무는 것이 반갑습니다. 이 더러운 나라를 버리지 않고...
 

  아이폰을 가진 사람들에게 위의 그림은 무척이나 익숙한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게 뭐야라는 마음으로 다운을 받았지만 이번 명절 동생을 통해서 파랑새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트위터의 세계에 실제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트위터를 하다가 인문A조 서평단이신 간서치님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커다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직 팔로워가 얼마 안되고 팔로윙도 많지 않아서 일까? 며칠간의 트위터질을 통해서 깨닫게 된 것은.... 

  결국 트위터도 발품이라는 것이다. 오지랖을 넓히는 만큼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깨닫고 본격적으로 트위터질을 시작하려는데 얼마나 빠지게 될지 모르겠다. 여하튼 신세계를 발견한 설연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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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2-2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위터 어떻게 하는 거에요? 궁금해요. 저의 애아빠한테 트위터 어떻게 들어가서 계정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보니깐 자기도 모르다고 하더라구요. 세인트님, 요청합니다. 트위터 계정 만드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저 위의 화면만으로는 모르겠어요.
 

  애플에서 아이패드가 출시 되었다. 그동안 아이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전자 업체들이 바짝 긴장할 만한 사건이다. "아이폰은 이런 것이 안 좋다. 너무 비싸다. AS가 안좋다."는 말로 사람들의 얇은 귀를 두드리더니 심지어는 "아이폰을 쓰는 것은 매국노나 하는 짓이다."라는 말도 안되는 애국심에 호소까지 해왔던 그들의 작태를 기억하던 나는 머지않아 비슷한 일이 일너나겠군 생각했었는데 역시 그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다. 오늘 아침 다음 메인에 뜬 아이 패드에 관련된 기사를 옮겨본다. 

  아이패드의 원가는 25만 3천원...내릴만 하네.< 아이뉴스24 >
  최근 애플이 아이패드 가격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서플라이가 아이패드의 원가는 한화 25만~38만원 사이라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부품 원가를 통해 산정한 애플 아이패드의 가격 원가는 미화 219~335달러(한화 25만3천~38만8천원)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애플이 발표한 가격대인 499~829달러(한화 57만8천~96만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애플의 아이패드 가격 인하설을 더욱 신빙성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최근 크레딧 스위스의 빌 쇼페 애널리스트는 애플 고위 임원진과의 미팅을 가진 후 "애플 측이 초기 아이패드의 수요를 점검한 후, 예상에 못 미치면 가격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아이패드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 부품은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브로드콤의 블루투스와 무선랜(Wi-fi) 칩, TI와 하이닉스의 터치스크린 콘트롤러 등이다. 
                                                                               /이지은기자  

  가격을 25만원~33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마당에 25만 3천원으로 못박은 이유는 무엇인가? 게다가 위에 기록된 25만원~33만원이라는 것은 순전히 기계부품 값만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아이패드를 구동하는 프로그램 개발비와 여러가지 개발비 마케팅비는 포함시키지 않는가? 기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안다. 아이패드가 상상 이상으로 폭리를 취한다. 아직 가격 인하의 여력이 있다. 뭐 대충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아이패드가 25만 3천원짜리인데 절반 이상의 이윤을 붙여서 고가에 팔고 있다."고 기사를 쓸 것이 아니라, "기계값만 최저 25만 3천원으로 추정이 되며 여기에 프로그램 개발비, 연구비 마케팅비가 얼마 정도 더 더해지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고 써야 맞지 않겠는가? 왜 자극적인 기사 제목에 오해할만한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하는가? 더군다나 이렇게 허접하고 내용도 없는 기사가 다음 메인에 걸리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혹시 S사 L사 등을 비롯하여 국내 기업으로부터 압력이나 청탁을 받은 것이 아닌가? 아이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같은 의혹을 받았으면 이번에는 조심해야 했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도 이렇게 무책임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보니왠지 껄쩍지근하다. 

  같은 기준을 국내 기업에도 적용하여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가령 삼성에서 120만원짜리 센스 노트북을 출시했는데 그것의 원가가 이런저런 기계부품이 들어가서 60만원이더라. 삼성이 아직 가격인하 여력이 있는게 가격을 인하 안하고 높은 마진율을 적용하여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넘들은 나쁜 기업이다. 이런식의 기사를 쓸 수 있을까? 위에서 아이패드에 관한 기사와 예를 든 내용과 무엇이 다른가? 제발 뻘짓 좀 안했으면 좋겠다. 좋은 건 좋은 거다. 우리보다 앞선건 앞선거다. 괜시리 트집잡으려고 하지마라. 애국심으로 포장하지 말아라. 그놈의 국산품 애용이 애국심이라는 말에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참아가면서 현대 삼성 엘지를 키워줬는가? 그런데 그들이 돌려준 것은 온갖 불평과 불만과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안내성 멘트밖에 없지 않은가? 그만 이런 쓸데 없는 짓거리로 소비자 우롱하지 말고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봤으면 좋겠다. 아이패드 폭리 운운할 거면 먼저 자기들의 폭리부터 포기하라. 애플은 디자인만 좋다고 말할거면 이런 새끈한 디자인으로 물건 만든다음에 말해라. 새로운 운영체제 옴니아 2라지만 그러면 뭐하냐 어플이 없는걸.(얼마전 어플 다운받으러 들어갔다가 허거덩...그 빈약함이란...) 말로만 "사랑합니다. 고객님"하지 말고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사랑을 보여봐라. 아이패드보다 더 좋은 물건 내놓으면 당연히 그거 산다. 

  나는 애플빠도 아니다. 그저 이번에 우연히 아이폰을 산 사람이다. 아이 패드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런데 자꾸 이런 기사가 나오면 더 사고 싶어진다. 반발감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기사는 손으로 쓰는 거지 발로 쓰는 것은 아닌듯 싶다. 이건 뭐 벼룩시장보다도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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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2-21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런 기사 보면 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고 싶다는. 전 안티삼성하고 싶어요. 저는 컨텐츠만 좋으면 아이패드 당장 사고 싶어요. 사실 이북 받아봤는데 그 거 읽겠다고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봤는데..나중에 넉다운 되더라구요. 아이패드처럼 소파나 방바닥에 드러누워 읽을 수 있다면 저 당장이라도 지를 거에요^^
 
<삼한지> 가제본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삼한지 세트 - 전10권
김정산 지음 / 서돌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그랬지만 근 10일을 이 책에 몰두해서 살았다. 많이 읽는 날에는 두 권에서 두 권반 정도, 조금 읽는 낡에는 반권 정도. 그러다 보니 평균 하루에 한권은 읽은 셈이지만 실상 그 열흘 중에도 놀고 먹은 날이 있거나, 잠으로 충당한 날이 있으니 정작 책을 읽은 것은 일주일 정도일까? 매일 인문 철학과 사회과학 서적들만 읽다가 간만에 문학책을 읽으니 책장이 쭉쭉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까나? 게다가 책이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들정도로 재미가 있기에 책장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고, 이렇게 넘어간 책장을 헤아리는 재미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니 이 책이 가진 매력이 가히 마력적이지 않겠는가?  

  책을 받아서 읽으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이 저자의 서문이다. 중국에 삼국지가 있어서 어릴 때부터 중국의 역사에 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중국의 영웅 호걸을 우러르게 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는 저자의 말이 오버 센스로 들리긴 하지만, 분명 우리 나라에도 역사가 있고, 그 역사를 이끌어간 영웅 호걸들이 있는데 그들에 대하여 딱하리만치 무지하다는 그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중국의 동북공정 이야기만 나오면 발끈하지만 정작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는 관심조차 없고, 국사마저 선택으로 가르치는, 그것도 암기할 사항들만 잔뜩 늘어놓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피하려고 하는 현 세태에 한가롭게 한국의 영웅을 언급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니겠는가? 차라리 그 시간에 이건희, 정주영, 김우중의 성공담을 읽고 돈벌 궁리를 하나라도 더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게다. 그럼에도 이 미친 짓을 선뜻 선택한 이유는(문학 분야 서평단들도 피했던 10권의 압박을 선뜻 택했으니 미친 짓이 아니겟는가?) 그냥 재미있어서이다. 원체 이런 것들을 재미있어하는 편이다보니, 게다가 서평써주고 한질을 받는 것이 어디겠는가라는 단순계산에서 시작을 했는데, 예기치 않게 지난 열흘이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얼마전 MBC에서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했었다. 고공의 시청율을 기록하면서 국민 드라마로 자리잡았지만 글쎄다 과연 선덕여왕을 사극으로 분류해야 할까? 곳곳에서 역사적인 사실을 제작자의 입맛에 따라 왜곡하고, 시청자들의 의견에 따라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는 드라마를 과연 사극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비단 선덕여왕 뿐이랴? 주몽이 그렇고, 이순신이 그렇고, 태왕사신기가 그렇지 않은가? 그저 사극에서 이름만 빌려온 그런 드라마를 열심히 봐왔던 사람이라면, 특히 선덕여왕을 참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은 가히 충격적일 것이다. 드라마 선덕 여왕이 얼마나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했는지 이 책을 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덕만은 천명의 아우가 아니라 언니라는 점, 그리고 덕만이 여왕에 등극했을 때의 나이가 50대라는 것, 덕만을 향한 로맨스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담이 사실은 왕의 아들이 아니라 노래자이의 아들이라는 것이 간단한 예이다. 

  각설하고 중국의 삼국지에 비견되는 역사 소설을 쓰는 것이 저자의 소망이라고 했는데 일단 그 소망은 이룬 것 같다. 게다가 이 책은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쓰려고 철저하게 노력했기 때문에 70% 정도의 사실에 30% 정도의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완성된 작품이다. 그러니 왠만한 역사 교과서보다 삼국의 정세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삼한을 셋으로 나누어 정족지세를 유지했던 고루려, 백제, 신라의 형세와 이들이 어떤 인물을 만나서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꿈을 꾸었는지, 그리고 왜 유독 변방의 구석 땅 신라에서 삼한 통일을 이루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삼국의 역사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읽어 보는 것도 꽤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은 삼국사기를 그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삼국유사와 여러 역사책에 나오는 야사까지 포함시켜 역사적인 내용에 흥미롭고 신비한 분위기를 덧 입혀 연출한 책이다. 어릴 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접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어가면서 이것은 어디에서 나오는 내용이고, 저것은 어디에서 나오는 내용인지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참고로 드라마 선덕여왕과 왜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가? 드라마 선덕여왕이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한 것도 참 많지만 역사책을 참고하였다고 해도 그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어 위서로 분류되는 화랑세기를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10권이라는 긴 분량의 책을 읽으면서 삼국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가장 강대했던 고구려도 아니고, 넓은 곡창지대를 가긴 백제도 아니고 변방의 작은 나라요, 동네 북이었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유가 어디 있을까? 의자왕이 3천 궁녀를 거느리고 음행을 일삼아서라고 무식한 소리를 하지 말자. 연개소문의 폭정때문이라고 그저 배운대로 말하지 말자. 당나라 때문에 신라가 통일해서 한반도가 작아졌다는 무식한 소릴랑 그저 속으로만 하자. 왜 신라일까? 저자는 이렇게 평가한다. 

  삼국이 서로 존망을 걸고 각축하던 시기에 묘하게도 하늘은 삼국이 골고루 불세출의 영웅 한 사람씩을 점지해주었다. 바로 성충과 연개소문, 그리고 김유신이다.
  그러나 백제 성충은 의자왕의 방탕함으로 그 뜻을 펴지 못했고, 연개소문은 비록 천하를 호련했으나 수명이 짧아 일찍 죽었다. 천명과 소임을 끝까지 마친 이는 오로지 김유신 한 사람이 있었을 뿐이다.
  제아무리 뜻이 높아도 우뚝하면 꺾이기 쉽고, 당대의 형편과 시류를 벗어난 독선적인 기개는 설혹 뒷사람을 유혹할 수는 있을지언정 스스로는 대개 비참한 말로를 걷게 마련이다. 누가 당대에 실패한 영웅을 진정한 영웅이라 하겠는가. 형편 가운데 뜻을 세우고 시류 속에서 기개를 펼친 김유신과 같은 이가 진실로 참다운 영웅호걸이 아니랴.(10권 173페이지) 

  같은 시기 삼국에 모두 걸출한 영웅이 났지만 뜻한 바를 이루고 이루지 못한 까닭은 그들이 일할 자리를 만들어준 국가에 있다고. 성충과 연개소문은 세상을 경영할만한 뜻과 재주를 가졌지만 결국 그들이 몸담고 있는 국가가 그들이 일할 기반을 만들어 주지 못했다. 반면 변방의 소국 신라는 김유신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마음껏 일하도록 있는 힘껏 뒤를 밀어 주었다. 그렇다면 결국 영웅은 그 사회의 포용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오늘날 우리 주변에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지 않는 이유가 과연 여기 있지 않은가? 서로를 깎아 내리고, 흠 잡고, 끌어 내리고 짓밟기에 몰두하고 있는 이 곳에서 내편 아니면 적이라 생각하는 편협한 시대 속에서 영웅은 과연 다시 등장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아직 더 난세의 풍파를 겪어야 하는 것일까? 탁월한 재능과 그 재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파트너와 시대를 만난 김유신이 한없이 부러워지는 하루이다. 

사족 

1. 삼한지를 읽는 내내 황산벌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 

2. 오타. 9권 154p 각주 22 3번째 문단 5번째 줄 "외삼촌이 부여풍 => 외삼촌인 부여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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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2010-02-18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서평에 감사드립니다.
전체를 보는 눈이 보기에 선하고 뻥뚫려서 좋습니다.
좋은 서평 남겨 주셔서 저에겐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