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러 차를 타고 나왔어요. 한동안 세워두었던 차지만 어디 아프다고 한 적이 없었기 대문에 이 차가 거뜬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차를 타고 나왔어요. 양재동 코스트코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이런 된장. 차가 갑자기 스르르 눈을 감는 것이예요. 무척이나 당황스러워서, 시동을 켜봤지만 깊이 잠든 차는 미동도 없어요. 지가 무슨 숲속의 잠자는 공주인줄 아나봐요. 급한 마음에 전화를 걸고 공업소에 실려왔어요. 공업소 사장님이 말하길 차에 걸리 마법을 풀기 위해선 발전기와 배터리를 갈아워쟈 한대요. 그게 23만원이 든대요. 머릿속으로 갑자기 계산기가 돌아가요. 23만원이면 거기다 7만원을 보태면 꿈에 그리던 닌텐도 위를 살 수 있는 금액이예요. 순간 주인은 갈등해요. 차를 계속 자게 놔두고 닌텐도를 살까? 그렇지만 성난 마님의 얼굴과 옆에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계속 닌텐도에 대한 꿈을 꾸도록 내버려두지 않아요. 

  이런 된장 고추장 쌈장 막장 등등 온갖 장을 외치면서 차를 마법엣 깨워달라고 부탁했어요. 윙~~ 옆에서 차를 깨우기 위해 전동드릴을 돌리는 소리가 나요. 그 소리와 더불어서 내 머릿속에서 닌텐도 위가 사라져가요. "점점 멀어지나봐..." "가지말라고 소리쳐..." 이별을 슬퍼하는 온갖 노래들이 머릿속에 떠올라요. 지금이라도 멀어져 가는 닌텐도 위를 붙잡고 싶어요. 찌질하다고 생각이 들어도 순간의 찌질함이 몇년간의 즐거움을 보상해준다면 충분히 할 가능성이 있어요. 다시 고민하는 순간 마님 얼굴이 떠올라요. 슬프지만 "이젠 너를 잊겠어."하면서 닌텐도를 보내요. 

  사장님이 빨리 마법에서 깨워줬으면 좋겠어요. 자꾸 닌텐도가 떠올라서 마음이 쓰려요. 이상 마법에 걸린 차 때문에 우라질네이션한 상황을 맞은 슬픈 한 남자의 카센타 탐방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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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0-02-1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라질레이션^^

기억의집 2010-02-2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닌텐도 위가 그렇게 비쌌나요? 울 아들은 이번에 세뱃돈 모아사 위 산다고 했는데..택도 없겠네요. 근데 이상하게 책값엔 아무 생각없이 지출 되는데 다른 용품에는 구두쇠가 되지요. 글구 새차사면 자동차세 너무 아까우니 그리 속쓰려하지 마시와요^^ 전 자동차세 낼 때가 젤 아까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