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비준 과정을 바라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첫째 비준 절차상의 문제이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내가 날치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것은 YS시절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전에도 여러가지 국회에서 이상야릇한 행동들을 하던 것을 봤었지만 날치기라는 말에 대해서 이거 문제있다고 생각하던 것이 그때쯤이라는 말이다. 고등학생 시절이었고, 그 뒤로 대략 20년이 흘렀다. 그 사이에 날치기 통과가 몇번 더 있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날치기 통과가 되는 장소가 달라졌다는 정도일 뿐이다. 과거에는 본회의장을 점거당하면 갑작스럽게 다른 회의실에 모여서 날치기 통과를 했지만 지금은 꼭 국회 본회의장에서만 한다는 것이다. 왜? 날치기를 막아보려 제정된 모든 법은 국회 본회의장의 국회의장 단상에서만 처리될 수 있다는 법 때문이다. 날치기를 막아보려는 법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날치기나 강행처리가 아닌 협상을 해야 하겠지만, 법은 제정되었고 사람은 바뀌었어도 국회의원들의 사고방식은 여야를 막론하고 20년전과 동일하기에 국회본회의장을 둘러싼 점거 사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그것도 요즘은 과거에 비하여 더 자주 점거되고 있으니, 국회의원은 말이 아니라 무력으로 선출된는 자리처럼 느껴진다.  

  더 웃긴 것은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한미 FTA 비준안 동의는 강행처리도, 그렇다고 날치기도 아니라고 한 점이다.(http://media.daum.net/politics/assembly/view.html?cateid=1018&newsid=20111123100653511&p=nocut) 모든 사람들이 보기에 다 강행처리요 날치기인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에서 아니라고 하는가? 야당을 안심시키기 위하여 만약 강행처리시 22인이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 강행처리라고 시인한다면 23인은 단연 다음 총선에는 불출마해야 하기에 죽어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 명단과 선택은 다음과 같다. 지역구를 명기한 의원은 찬성자 명단임(오마이뉴스 명단 참조) 

구상찬(서울 강서구 갑)
권영세(서울 영등포구 을)
권영진(불참)
김선동(서울 도봉구 을)
김성식(기권)
김성태(기권)
김세연(부산 금정구)
김장수(비례대표)
남경필(경기 수원시 팔달구)
배영식(대구 중구 남구)
성윤환(기권)
신상진(경기 성남시 중원구)
윤석용(서울 강동구 을)
이한구(대구 수성구 갑)
임해규(기권)
정병국(불참)
정태근(기권)
주광덕(경기 구리시)
진영(참석자 명단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불참으로 여겨짐))
현기환(찬성을 눌렀으나 기권으로 표기, 부산 광역시 사하구 갑)
홍정욱(불참)
황영철(반대)
황우여(인천 연수구) 

  기권자나 불참자는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찬성자들은 자신들의 말에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는가? 한나라당의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인터넷으로 두드리면 다 나오는데 잊혀질거라 착각하는 그들의 단견이 우스울 뿐이다. 

  둘째 민노당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사용에 대한 문제이다. 국회의원도 눈물을 흘려봐야 안다, 이렇게라도 여당을 막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집회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고도 한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국회의원은 물리력이 아니라 정치력과 말로 행동해야 한다. 아무리 동기가 납득이 간다고 해도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조중동을 비롯한 한나라당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을 못했는가? 최루탄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사건이 FTA의 본질을 가리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역시나이다. 중도성향의 일반적인 국민들에게 FTA 날치기 통과보다 김선동의 최루탄 투척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가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반 국민이라면 테러범이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그렇지않아도 입지가 좁은 민노당의 입지를 더 좁게 만들 것이며, 사람들로 하여금 진보에 대한 반발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강기갑의 공중부양 사건만 봐도 분명하다. 사건의 전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강기갑 의원이 책상을 뒤엎고 펄쩍 뛰었다는 부분만 기억한다. 그 후로 강기갑은 민노당의 폭력성을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사람이 되었다.  

  요는 이것이다. 진보 정당은 정당이다. 진보 정치인은 정치인이다. 과거 학생 운동 하던 시절의 생각으로 다 뒤집어 버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안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정치인이 되면 안된다. 정치인이 되어서 그러한 행동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좁혀버리면 그를 국회로 보낸 지지자들의 바램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조금은 더 냉철하게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한미 FTA의 책임 공방이다. 한미 FTA는 한나라당의 작품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되어 한나라당이 완성한 작품이다. 그 어느 것에서도 노무현과 이명박이 만난 적이 없지만 이상하게 한미 FTA에서만큼은 한 마음이 되었다. 이명박을 심판하기 위해서 노무현 세가 결집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노무현은 완전 무결한 진보의 아이콘으로 보는 것은 반대이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한미 FTA, 이라크 파병은 노무현이 행한 실정이다.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는, 혹은 반성하라는 목소리에 대해서 진보를 분열시키는 행동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제대로 반성하지 않으니 여당일때는 밀어 붙이다가 야당이 되니 반대하냐는 비판을 듣는 것이 아닌가? 내가 하면 국익을 위해서고 남이하면 국가를 팔아먹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이다. 노무현도 넘어야할 대상일 뿐이다. 관장사를 그만두라는 말에 발끈하는 태도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한미 FTA가 통과 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민주주의에 대해서 더 깊이 고민하고 공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국민은 국회의원의 봉일 뿐이다. 최효종씨가 말했던 것처럼 그저 말로만 공약 내세우면 되고, 시장에 한번 찾아가서 악수하고, 안 먹던 국밥 한번에 먹어주기만 해서 쉽게 국회의원이 된다면 누가 국민을 두려워 하겠는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함께 읽어보고 공부할 책 몇권을 뽑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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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2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saint236 2011-11-23 19:03   좋아요 0 | URL
ㅠㅠㅠㅠㅠ

전호인 2011-11-23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서로 잘났다는 기준은 결국 국민들만 더욱 분열시킬 뿐입니다.
딴날당만 탓한다고 곧이 곧대로 믿을 국민들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진보가 이리저리 갈려서 잘났다고 한다면 어제의 역사는 진행형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민노, 진보, 참여, 민주, 기타 등등 국민들은 모두 같은 종이며 서로 헐뜯고 분열된 모습만 기억해서 각인하고 있을 테니까요. ㅠㅠ

saint236 2011-11-23 19:03   좋아요 0 | URL
이런 행보가 계속된다면 진보 대통합은 결국 대권을 위한 이합집산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겠죠.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민주당도 밑천 다 까먹다고 봐야겠죠.

전호인 2011-11-24 08:27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아마도 그쪽 당이 가장 심각합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늘 기득권만을 유지하려고 하는 오만함이 가득하기 때문이지요. 그들이 그런 굴레를 내려놓지 않는 한 대통합은 대권을 위한 것에 국한되겠죠. 그리고 다시 분열이 반복되는 사이클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리그.ㅠㅠ쩝

saint236 2011-11-24 11:43   좋아요 0 | URL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도 자기들의 공인줄 알고 있었죠. "그들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복당의 대상이다."라는 말에 깨끗하게 포기했습니다.

saint236 2011-11-2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경필 19대 총선 출마할 생각이 있네요
 

  다른 알라디너들의 서재에 들어가면 TTB링크를 걸어 책을 광고하는 것들을 보게 된다. 왠지 있어보이고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끙끙대면서 설정을 해 놓았다. 처음부터 판매해서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그럴 주제도 안되고, 오로지 폼이다. 멋있다는 생각에 시작을 했고 시간이 가면서 내가 읽고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광고하기 시작했다. 물론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없었다. 그냥 읽은 책들 중에 선정에서 추천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래서 한동안 책들이 전혀 바뀌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오늘 아침 알라딘에 들어왔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무슨 글이 새로 올아왔나, 새로운 책은 무엇이 나왔나 살펴보러 들어왔다가 "헉!" 했다. 이것 때문이다. 

 

  이달 TTB 수익이 13,130원이다. 간혹 TTB 수입을 받기는 했지만 고작해샤 몇 백 몇 십원이었는데... 대단한 액수다. 간밤에 좋은 꿈도 안꾸었는데.. 이게 도대체 어떤 영문인지 몰라서 곰곰히 생각해 본다. 그리고 혼자서 내린 결론은.... 

  이게 다 각하의 은총이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땡스투가 2320원이다. 땡스투 한건당 130원이니 18건이다. 내가 지금까지 탱스투를 받아 보았지만 이만큼 받아 본 적은 없었다. 아마도 TTB 판매 수익 중 닥정이 차지한 비중이 꽤 될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각하 때문에 읽기 시작한 "강남좌파"를 통해서 알사탕 4000개(2만원의 적립금), 철학적 시읽기의 리뷰(제목만 마음에 드는^^ 각하는 괴로움)를 통해 알사탕 4000천개, 거기에다가 잡다한 땡스투를 더한다면 내게 임한 각하의 성은, 각하의 상생 정신이 가히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 성은은 고스란히 "중용 인간의 맛, 진보의 재탄생, 조국 현상을 말하다, 나는 꼼수다 뒷담화"를 구입하는데 고스란히 들어갔다. 이게 각하의 상생 정신과 하해와 같은 은혜에 보답하는 가장 건설적인 방법이 아니겠는가? 살다가 우연히 받은 각하의 성은에 감격하여 한 마디 남기지 않을 수 없어서 적어 본다.  

  다음은 각하의 성은을 통해 얻게 된 결과물들이다. 

 

 

 

 

 

 

 

  다음 각하의 은혜를 받게 된다면 이것들을... 각하의 은총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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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5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11-16 15:08   좋아요 0 | URL
TTB는 자기 서재에서 책들을 광고하는 건데요, 그 광고를 보고 구매를 하게 되면 수익의 일정부분을 나누어 주는 제도입니다. 위에 서재에 꽂힌 책처럼 되어 있는 거 말입니다.

2011-11-17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11-17 10:49   좋아요 0 | URL
오호...이게 다 가카의 성은입니다. 그나 저나 대단하시네요.^^

마녀고양이 2011-11-1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가카의 성은이네요.
우와, 이번 ttb 광고비 부러워요, 축하(?)드리구염!

saint236 2011-11-18 15:08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습니다. 가카의 성은입니다. 그런데 더 기쁜 것은 가카의 성은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네요. 요즘 가카께서 너무 무리하십니다.^^

카스피 2018-11-16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넘 부럽습니당^^
 

  11월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예비군 훈련을 전후로 책에 관한 꽤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다. 

  1. 책을 읽으면서 여려워서가 아니라 답답해서, 자꾸 가슴이 답답해서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단 한순간도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중요한 회의를 하는 짬짬이 읽기 시작해서 새벽 3시까지 읽었다. 책을 보고 나서 한마디 하자면 "이런 젠장이다." 

 

 

 

 

 

 

 

  2. 꽤 많은 책 선물을 받았다. "신간평가단 탈락을 기념하며"라는 아주 발칙한 글과 함께 빵가게님이 보내주신 책 "직설(예비군 훈련을 위해 남겨 두었으나 아직 못 읽었다.)", 지구로 귀환하신 엘신님이 보내주신 4권의 책 "엽전의 처세술, CEO 정조에게 경영을 묻다, 떠오르는 국영 석유 기업,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잘 받았습니다. 웃긴건 책 입양을 신청하신 모든 분들이(물론 나를 포함하여) 택배 받을 주소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엘신님의 간절한 요청에 의하여 아주 거만하게 택배 3종 세트를 받았다.^^; 조만간 빨리 읽고 감상을 적어야 겠다. 책을 받고 난 다음 엘신님과 나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다. 각 책 첫 표지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읽었는지를 기록하는 습관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소심한 나를 책에 낙서하는 것 같아서 그것을 구석에 조그맣게 기록한다는 정도? 

  

 

 

 

 

  

  3. 예비군 훈련을 가서 통제 간부들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2권을 읽고 왔다. 실은 6권을 싸가지고 갔는데 첫째날은 잠시 교정볼 것이 있어서 그것 하느라 못보고 둘째날부터 열심히 달렸다.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읽었다. 조만간 감상평을 올릴 예정이다.  

 

 

 

 

 

 

 

 

 

  4. 싸가지고 갔으나 읽지 못한 책(빵가게님이 보내주신 책이다.). 세계 영화사 강의는 막 읽기 시작했고, 영화 분석과 기호학은 시작도 못했다. 위대한 연설은 절반 정도 읽었다. 

 

 

 

 

 

 

 

  5. 돌아와 오랫만에 알라딘에 들어 왔더니 이주의 리뷰에 당선이 되었다. "각하는 괴로움"이다. 알라딘의 랜덤한 선물이 지난 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내게 돌아왔다. 정말 무슨 기준으로 뽑는지 모르겠다. 내가 지난 달에 작성했던 감상평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축에 속했었는데... 이렇게 모은 적립금으로 책을 확 질렀다. 지름신이 다시 강림하신 것이다. 적립금 다 털어 넣고 17000원을 더 주고 몇 권의 책을 샀다. "진보의 재탄생, 조국현상을 말하다, 나는 꼼수다 뒷담화"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해 공부하려고 산 책이고, "열국지 교양 강의"는 교양 강의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사서 읽고 있기 때문에, "중용 인간의 맛"은 EBS를 통해, 그리고 얼마전 이슈화 되었던 사건을 통해 알게 된 책이기에, "울지마 팔레스타인"은 기독교인으로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에 대뜸 구매해 버렸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지 못하고 쌓아 놓은 책들은 어찌할까나...정말 열심히 읽어서 책 폭탄을 피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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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날이 갈수록 언론을 도배한다. 그것도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말이다. 박시장이 시장에 취임하고 나서 한 일들을 지켜보면, 무상 급식 초등생 전면 시행,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 그리고 서울 시립대 반값 등록금! 그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것들이 그가 시민단체에 몸을 담고 있을 때부터 말하던 것들인데, 중요한 것은 박시장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상 급식이야 오 전시장도 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다만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것으로 오 전시장과 박시장의 차이는 속도와 단계에 있을 뿐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줄기차게 사회에게 이야기를 했으나 정부에서 안일하게 대처하고, 신자유주의를 복음으로 신봉하고 있는 정치인들이야 건성으로 듣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반값 등록금 문제는 한나라당에서 먼저 꺼낸 이야기다. 이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나는 그런 말 한적이 없다고 하면서 슬며시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러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니 한나라당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다며 황우여 원내 대표가 운을 띄웠다. 당시만 해도 위기론 때문이었을까? 이제라도 곧 시작할 것처럼 말을 했었다. 그렇지만 역시 그 때뿐이었다.  

  박시장이 행하는 일들이 전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요구했었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했던 정책들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말로 했었던 것이고, 박시장은 행동으로 옮기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언론에서는 곧 서울시가 파산할 것처럼 난리를 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지금까지 그것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막상 자기들이 주장했던 정책이 실현되자 서울시 재정이 파탄날 것처럼 반대를 하는 것일까? 그저 의아할 따름이다. 아마 이게 언론의 힘이고, 여론을 몰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문제만 살펴보자. 여러가지 반대 의견이 많이 있지만 찌라시 같은 인터넷 언론의 기사를 살펴보자. 명품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인터넷 신문 푸른 한국 닷컴의 기사를 링크건다. 내가 이 기사를 보고 찌라시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이 논점도 없고,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고, 그저 반대 의견을 표하는 사람들의 글을 가지고 반대 논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목간이나 갈까?"라는 문장은 이게 기사인지 블로그에 쓰는 에세이인지조차 구별이 되기 않게 한다. 

http://www.bluekoreadot.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8 

  글을 읽으면서 몇 가지 논점을 살펴보면... 

  첫째, 서울 시립대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이다. 위의 기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선정적인 언론 기사에서는 서울 시립대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고 문제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 대표적인 기사로 머니투데이의 기사가 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10323314772290&outlink=1)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에 의아해서 기사를 살펴보았더니 이런 내용이다. 시립대는 여타 사립대에 비하여 등록금리 반값이다. 그것을 반값으로 하는 것은 다른 대학의 반의 반값이라는 논리이다. 도대체 이 논리에 발끈하는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원래 국공립은 사립대에 비하여 등록금이 싸다. 이것은 대한민국 수험생이라면, 그리고 한때 수험생이었다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례로 내 동생도 서울로 대학을 오라는 것은 등록금이 비싸다고 충북대를 지원했다. 당시 동생의 등록금은 대략 서울에서 사립대를 다니고 있던 내 등록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애초에 등록금이 부담이 되면 국공립을 지원하고,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사립대를 가야할 이유가 있다면 사립대를 지원한다. 서울대학교가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울에 있는 등록금이 싼 국공립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학맥이라든지 하는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이지 근원적인 문제는 아니다. 돈은 없지만 실력이 있었던 이들이 서울에 있는 국공립 서울대에 지원을 했고, 그렇게 쌓인 학맥이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가 된 것이다. 서울 시립대를 본격적으로 육성한 것은 1981년(시립대 홈페이지 참조)이고 서울대학은 1946년에 개교된 이해 지금까지 쭉 서울대학이었다.(서울대 홈페이지 참조) 무슨 말이냐면 서울대의 역사에 비하여 서울 시립대의 역사는 대력 절반정도라는 말이다. 물론 세워지기는 서울시립대가 먼저 세워졌지만 국가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연대나 고대에 비해서도 역사가 짧은 시립대가 학맥을 쌓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학생들이 60%나 다닌다는 말로 미루어 보건대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등록금이 싼 대학을 찾던 중 서울대에 갈 실력과 형편이 안되면 서울 시립대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반값 등록금은 그 대학 등록금의 반값을 말하는 것이지 다른 대학에 비하여 반값이라는 말은 아니다. 만약 다른 대학에 비하여 반값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면 국공립은 등록금을 손볼 이유가 거의 없어진다. 

  둘째 서울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지방 학생들 용돈을 준다는 말. 용돈이라는 말은 아주 황당하고 저급한 사고방식이다. 그게 용돈인가? 또한 지금까지 서울이 빨아들인 지방 인재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재와 젊은층이 경기도 지역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방이 공동화 되고, 노령화 되는 것이 오늘날 사회 문제가 아닌가? 등록금 지원해서 키워 놓은 60%의 지방학생들 중 거의 대다수가 서울로 다시 올라와서 사회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서울시에 세금을 낸다. 그렇다면 지금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것은 5~10년 후의 서울 시민을 키우는 일이 된다. 요즘같이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이것만큼 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가 어디있는가? 그들이 빚에 쪼들리지 않고 건전한 재무구조로 사회에 나왔을 때 얻게 될 열매를 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셋째 왜 반값 등록금은 서울 시립대에만 적용하는가? 당연한 일이다. 서울시장은 서울시장이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아니다. 서울 시립대 운영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아니라 서울시이다. 무슨 말이냐면 반값 등록금을 실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학교가 서울 시립대라는 말이다. 서울시에서 국립학교인 서울대학교에 반값 등록금을 실시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연고대에서 서울시가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라고 재정을 지원하고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서울시에서 할 수 있단 말인가? 서울시에서는 오로지 서울 시립대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 만약 반값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압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그것은 서울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치가 아니겠는가? 박시장이 노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봐라. 가능하지 않냐? 그런데 왜 안하냐?" 박시장에게 서울시에서 자기들에게도 등록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른 대학의 반값 등록금은 교과부 차원에서 논의가 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그게 행정적으로 옳지 않은가? 

  한마디로 지금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들은 반대하기 위해 현실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왜곡하는 것이다. 언론이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서울시에서도 하려고 하는데 교과부에서는 뭐하고 있느냐라고 질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정부는 서울시에서도 하려고 하는데 못하고 있는, 아니 안하고 있는 사실을 쪽팔려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 언론들,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 학생들을 살펴보면 거의 다가 사립대학교 관계자들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가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되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을 지지한다. 이 정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린다면 대학 등록금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졸업생들의 부채, 가계 파산 등) 중 일정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겠는가? 어제 발표된 대학 등록금 감사도 대학 등록금 반값 정책이 단순히 포퓰리즘이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 해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11/03/0200000000AKR20111103107951001.HTML?did=1179m

  다만 한가지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학 등록금 반값 정책이 서울시에 과도한 부채를 안겨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빚내서 교육에 투자하는 것도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서울시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난다면 반값 등록금 추진을 반대하는 쪽에서 어떻게 공격하고 나올지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대학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이 정책이 앞으로 계속 살아 남느냐 한순간의 이벤트로 끝나느냐를 판가름하게 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정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반값 등록금 문제만 해결된다고 하더라고 박시장은 대선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릴 것이다.

  박시장의 행보가 너무 급한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우려 아닌 우려를 해본다. 좀더 힘이 있는 정책을 위해서라면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뉴타운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막지 않은 경비의 말이 서울시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정확하게 생각이 안나 대략적으로 옮겨본다.

  "박시장의 정치적인 생각이 오시장과 달라서 조심스러웠다. 나이 든 사람이 많아서 다칠까봐 막을 수 없었다."

ps.반값 등록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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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가 끝났다. 으레 선거가 끝나면 있기 마련인 고소 고발이 줄줄이다. 고소 고발도 정도가 있지 요즘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든다. 한나라당에서는 서울 시장 재보선 결과가 의미하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나머지 지역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다고 정신을 못차리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 정도 알아챌 수 있는 센스도 없는 것일까? 

  나경원 후보가 낙선되고 난 후 했던 인터뷰 기사의 골자가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변화하라는 뜻으로 알겠다."였다.(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264977&kind=menu_code&keys=1)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분위기 역시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시민들에게 특히 20대 30대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했다.(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0/27/2011102701613.html?news_Head1) 한나라당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변화하려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어제까지 나온 기사들을 뽑아보면 이렇다. 

  박원순 선거법 위반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95657 

  나꼼수 멤버 조사 http://news.donga.com/3/all/20111028/41454233/1 

  공지영 조사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02810260066742&outlink=1 

  신지호 고소1 http://www.independent.co.kr/news/article.html?no=33108 

  신지호 고소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46910 

  아모레 퍼시픽 세무 조사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11027000463 

  어청수 임명 http://  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10/28/6175898.html

  FTA강행처리 시사 http://news.donga.com/3/all/20111027/41427066/1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하는가? 낮아지겠다, 겸허해 지겠다, 국민의 뜻을 읽겠다 하면서 위의 기사는 무엇인가? 위의 기사는 어제 하루 만에 쏟아져 나온 기사들이다. 지금 나는 심히 헷갈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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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0-2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거 진짜 웃기지 않습니까.
오늘 안철수 교수님께서 서울대 기술원장직 사임한 배경이 무엇일까요?
한나라당이 서울대 예산 운운했다는 기사도 뜨던데,,,

아우, 배웠다는 분들이 쪽팔려서.

saint236 2011-10-28 23:39   좋아요 0 | URL
어찌보면 한나라당은 자기 적들을 나서서 만드는 것 같습니다. 속직히 지금까지 많이 팔아서 팔릴 쪽이 어디 있겠나요?

전호인 2011-10-2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않는 가카와 개념상실한 딴나라당입니다.

saint236 2011-10-28 23:40   좋아요 0 | URL
그분들은 솔직하게 너무 예측이 가능하십니다. 어떤 면에서는 아주 솔직하신 분들이죠.

transient-guest 2011-10-29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어법이 아닐까요? 역대 최고로 부패한 정권 =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이런식으로보면 변화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라고 배웠다 = 더 때려잡고 겁박해야한다고 느꼈다?

saint236 2011-10-29 11:47   좋아요 0 | URL
오늘 신문에는 동아일보에서도 당청이 오감마비되었다고 질책하네요. 이젠 자기 편에게도 욕을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