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행보가 날이 갈수록 언론을 도배한다. 그것도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말이다. 박시장이 시장에 취임하고 나서 한 일들을 지켜보면, 무상 급식 초등생 전면 시행,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전환, 그리고 서울 시립대 반값 등록금! 그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것들이 그가 시민단체에 몸을 담고 있을 때부터 말하던 것들인데, 중요한 것은 박시장만의 고유한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상 급식이야 오 전시장도 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다만 단계적으로 실시하자는 것으로 오 전시장과 박시장의 차이는 속도와 단계에 있을 뿐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줄기차게 사회에게 이야기를 했으나 정부에서 안일하게 대처하고, 신자유주의를 복음으로 신봉하고 있는 정치인들이야 건성으로 듣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반값 등록금 문제는 한나라당에서 먼저 꺼낸 이야기다. 이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나는 그런 말 한적이 없다고 하면서 슬며시 한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러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니 한나라당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다며 황우여 원내 대표가 운을 띄웠다. 당시만 해도 위기론 때문이었을까? 이제라도 곧 시작할 것처럼 말을 했었다. 그렇지만 역시 그 때뿐이었다.  

  박시장이 행하는 일들이 전혀 새롭고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요구했었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했던 정책들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말로 했었던 것이고, 박시장은 행동으로 옮기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언론에서는 곧 서울시가 파산할 것처럼 난리를 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지금까지 그것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막상 자기들이 주장했던 정책이 실현되자 서울시 재정이 파탄날 것처럼 반대를 하는 것일까? 그저 의아할 따름이다. 아마 이게 언론의 힘이고, 여론을 몰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문제만 살펴보자. 여러가지 반대 의견이 많이 있지만 찌라시 같은 인터넷 언론의 기사를 살펴보자. 명품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인터넷 신문 푸른 한국 닷컴의 기사를 링크건다. 내가 이 기사를 보고 찌라시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이 논점도 없고,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고, 그저 반대 의견을 표하는 사람들의 글을 가지고 반대 논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목간이나 갈까?"라는 문장은 이게 기사인지 블로그에 쓰는 에세이인지조차 구별이 되기 않게 한다. 

http://www.bluekoreadot.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8 

  글을 읽으면서 몇 가지 논점을 살펴보면... 

  첫째, 서울 시립대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이다. 위의 기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선정적인 언론 기사에서는 서울 시립대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고 문제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 대표적인 기사로 머니투데이의 기사가 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10323314772290&outlink=1) 반의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에 의아해서 기사를 살펴보았더니 이런 내용이다. 시립대는 여타 사립대에 비하여 등록금리 반값이다. 그것을 반값으로 하는 것은 다른 대학의 반의 반값이라는 논리이다. 도대체 이 논리에 발끈하는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원래 국공립은 사립대에 비하여 등록금이 싸다. 이것은 대한민국 수험생이라면, 그리고 한때 수험생이었다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례로 내 동생도 서울로 대학을 오라는 것은 등록금이 비싸다고 충북대를 지원했다. 당시 동생의 등록금은 대략 서울에서 사립대를 다니고 있던 내 등록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애초에 등록금이 부담이 되면 국공립을 지원하고,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사립대를 가야할 이유가 있다면 사립대를 지원한다. 서울대학교가 경쟁력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서울에 있는 등록금이 싼 국공립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학맥이라든지 하는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이지 근원적인 문제는 아니다. 돈은 없지만 실력이 있었던 이들이 서울에 있는 국공립 서울대에 지원을 했고, 그렇게 쌓인 학맥이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가 된 것이다. 서울 시립대를 본격적으로 육성한 것은 1981년(시립대 홈페이지 참조)이고 서울대학은 1946년에 개교된 이해 지금까지 쭉 서울대학이었다.(서울대 홈페이지 참조) 무슨 말이냐면 서울대의 역사에 비하여 서울 시립대의 역사는 대력 절반정도라는 말이다. 물론 세워지기는 서울시립대가 먼저 세워졌지만 국가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연대나 고대에 비해서도 역사가 짧은 시립대가 학맥을 쌓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학생들이 60%나 다닌다는 말로 미루어 보건대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등록금이 싼 대학을 찾던 중 서울대에 갈 실력과 형편이 안되면 서울 시립대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반값 등록금은 그 대학 등록금의 반값을 말하는 것이지 다른 대학에 비하여 반값이라는 말은 아니다. 만약 다른 대학에 비하여 반값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면 국공립은 등록금을 손볼 이유가 거의 없어진다. 

  둘째 서울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지방 학생들 용돈을 준다는 말. 용돈이라는 말은 아주 황당하고 저급한 사고방식이다. 그게 용돈인가? 또한 지금까지 서울이 빨아들인 지방 인재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재와 젊은층이 경기도 지역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방이 공동화 되고, 노령화 되는 것이 오늘날 사회 문제가 아닌가? 등록금 지원해서 키워 놓은 60%의 지방학생들 중 거의 대다수가 서울로 다시 올라와서 사회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서울시에 세금을 낸다. 그렇다면 지금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것은 5~10년 후의 서울 시민을 키우는 일이 된다. 요즘같이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이것만큼 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가 어디있는가? 그들이 빚에 쪼들리지 않고 건전한 재무구조로 사회에 나왔을 때 얻게 될 열매를 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셋째 왜 반값 등록금은 서울 시립대에만 적용하는가? 당연한 일이다. 서울시장은 서울시장이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아니다. 서울 시립대 운영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아니라 서울시이다. 무슨 말이냐면 반값 등록금을 실시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학교가 서울 시립대라는 말이다. 서울시에서 국립학교인 서울대학교에 반값 등록금을 실시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연고대에서 서울시가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라고 재정을 지원하고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서울시에서 할 수 있단 말인가? 서울시에서는 오로지 서울 시립대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 만약 반값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압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그것은 서울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치가 아니겠는가? 박시장이 노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봐라. 가능하지 않냐? 그런데 왜 안하냐?" 박시장에게 서울시에서 자기들에게도 등록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다른 대학의 반값 등록금은 교과부 차원에서 논의가 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그게 행정적으로 옳지 않은가? 

  한마디로 지금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들은 반대하기 위해 현실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고 왜곡하는 것이다. 언론이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서울시에서도 하려고 하는데 교과부에서는 뭐하고 있느냐라고 질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정부는 서울시에서도 하려고 하는데 못하고 있는, 아니 안하고 있는 사실을 쪽팔려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사람들, 언론들,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 학생들을 살펴보면 거의 다가 사립대학교 관계자들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가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되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시립대의 반값 등록금을 지지한다. 이 정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린다면 대학 등록금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졸업생들의 부채, 가계 파산 등) 중 일정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겠는가? 어제 발표된 대학 등록금 감사도 대학 등록금 반값 정책이 단순히 포퓰리즘이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 해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11/03/0200000000AKR20111103107951001.HTML?did=1179m

  다만 한가지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학 등록금 반값 정책이 서울시에 과도한 부채를 안겨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빚내서 교육에 투자하는 것도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서울시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난다면 반값 등록금 추진을 반대하는 쪽에서 어떻게 공격하고 나올지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대학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이 정책이 앞으로 계속 살아 남느냐 한순간의 이벤트로 끝나느냐를 판가름하게 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정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반값 등록금 문제만 해결된다고 하더라고 박시장은 대선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릴 것이다.

  박시장의 행보가 너무 급한 감이 있지 않나 하는 우려 아닌 우려를 해본다. 좀더 힘이 있는 정책을 위해서라면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뉴타운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막지 않은 경비의 말이 서울시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정확하게 생각이 안나 대략적으로 옮겨본다.

  "박시장의 정치적인 생각이 오시장과 달라서 조심스러웠다. 나이 든 사람이 많아서 다칠까봐 막을 수 없었다."

ps.반값 등록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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