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론 액션이나 암흑가의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전편을 본 건 순전히 조승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난 조승우를 왜 그리 좋아하는지.

 

이번 작품에도 조승우가 나왔더라면 얼씨구나 하고 보는데 별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 조승우가 나오지 않는 타짜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어라, 아무리 형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이번 타짜는 전편 보다 더 쎄으면 쎗지 결코 약하지 않는다는 게 나 개인적인 총평이긴 하다. 더 악랄하고, 더 악귀스럽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장르적 성공은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보다보면 감독이 꽤 편집(광까지는 아니어도)스럽겠다는 생각이 들긴하다. 정말 보여줄 것은 끝까지 악랄하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거의 막판에 전편에도 나왔던 악귀의 김윤석을 끼고 4명이서 옷을 홀랑벗고 화투를 치는데 거의 기겁하는 줄 알았다. 실제로 고수들은 그렇게까지 하는 건지 알 길은 없지만 감독은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다. 

 

뭐 거기까지는 또 좋다고 치자. 허미나역의 신세경의 팬티속으로 손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았다며 의심을 받아 자신의 결백을 보여주려 팬티까지 벗는데, 난 바로 이 지점에서 감독이 꽤 편집스럽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건 어찌보면 감독의 자세를 보는 것이기도 하고, 신세경이 대역을 썼던 직접 연기를 했던 배우로서의 자세를 보여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또한 그래서 관객의 입장에선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뭐 그런 것까지 굳이 보여줘야 하나 피로를 느낄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나의 입장에선 그저 이하늬가 신세경 보다 몸매가 좋다는 것이고, 신세경이 몸매가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다지 이쁜 몸매도 아니면서 굳이 팬티까지 벗어야 했나? 그런 생각을 했다. 

 

결국 감독은 뭘 보여주려 했을까? 나야 타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신의 경지라는 고수의 세계에도 권모와 술수가 존재하며 분명 그들의 세계가 일반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오락이었고.                   

 

맨 끝에 가서 허미나의 오빠 광철이 장렬하게 죽고 어느 산 나무 밑에 돈가방을 묻어났다는 둥 편지질하는 건 좀 오버 같고 웃기긴 한데 그런 것만 빼면 나름 볼만한 영화긴 하다.

별 세 개 내지 세 개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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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16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각본 맡은 분이 예전에 참석했던 독서모임 덕분에 친분을 맺어요. 이 영화 나오기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어요. 그런데 전 이 영화를 보지 않았어요. ^^;;

stella.K 2015-03-17 12:33   좋아요 0 | URL
ㅎㅎ 한 번 봐봐. 솔직히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고
딱히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없지만 잘 만든 영화 같기는 해.
거기서 빛났던 배우는 이하늬와 곽도원쯤이라고나 할까?
유해진이 이미지가 좋아져서인지 잠깐 나오는데 좋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