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화 전문 채널에서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봤다. 여진구가 아니면 그다지 끌리는 영화는 아니라 기회되면 보겠다는 거였는데 어제가 그날이었던 셈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웃겼던 건, 난 지금까지 이 영화를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줄 알았다. 이런 말 해 봤자 돌 맞을 소리긴 하겠지만, 난 아직 일명 이 미미 여사의 소설을 재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그 유명하다던 <모방범>도 2권까지만 읽고 작파한 상태. 그런데 어제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미미 여사가 이런데가 있었나? 그렇다면 다시 봐야겠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    

뭐랄까? 이 이야기는 운명 또는 교육에 대한 어두운 은유는 아닐까 싶어 나름 끌리는 데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웬걸 내가 잘못 알고 있었다. 이 영화는 이수광의 동명 소 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난 이걸 미미 여사의 작품일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아무래도 <화차> 때문이었던 것 같다. <화차>와 <화이>는 다른 건데... 

 

사실 내용은 약간 황당해 보이기는 하다. 소년에게 아빠가 다섯이다. 물론 진짜 아빠는 아니고 어렸을 때 유괴 당해 길러졌기 때문에 어찌보면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아빠고 나머지는 삼촌이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이들 다섯 명의 아빠들도 각자 어떻게 만나서 한 팀이 되었는지, 이들은 왜 살인을 하는지가 자세히 나와 있지는 않다. 또한 아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소년에게 사격 훈련을 시키고 킬러로 키운다는 것도 말이 좀 안 된다. 원래 아빠라면 자신은 나쁜 일을 해도 자식에게만큼은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게 아빠의 마음 아닌가? 아니면 방목을 하던가. 그런데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의 하는 일을 독려한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이것은 나중에 소년의 부모를 죽이는 일을 시키는데까지 가는데, 이 정도라면 괴물은 다름 아닌 소년의 가장 나이 많은 아빠(김윤석 분)다. 그런데 그 아빠는 소년속에 잠자고 있는 괴물을 이기기 위해 괴물이 되라고 하고,  그것도 또 자신의 원수이기도 했던 소년의 부모를 죽이는데 이용하려고 한다. 또한  소년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총을 쏘는 소년과 소녀에게 연심을 느끼는 소년을 적당히 교차시켰다. 한마디로 괴물로 키우려다 그 괴물에 잡혀 먹어버리는 영화라고나 할까?        

 

내용은 이렇게 황당하고 잔인하지만 인물과 디테일이 나름 살아있어 보기에는 과히 나쁘지 않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액션 스릴러에 여전히 피의 난장을 그려야 한다는 장르 감독 특유의 콤플렉스를 다소 덜고 갔더라면 더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것에 자꾸 집착을 하면 오히려 더 없어보이고, 자신의 영화에 자신이 없는가 의심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윤석이나 장현성, 조진웅의 연기야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이 영화는 여진구의 영화라는 것엔 이의가 없을 것 같다. 아직 고등학생인데도 남성미가 느껴지고 소녀팬은 물론이고 알아주는 20대 여성 배우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눈여겨 볼 배우들이 두 명 더 있다. 그것은 이 영화에서 또 다른 축에서의 킬러 역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다. 다소 유약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냉혈한 킬러 역도 썩 잘 소화해 냈다. 또한 김영민이란 배우는 좀 낮설어 보이는데 깐죽거리면서도 노련한 형사 역을 잘 보여줬다.    

 

별점으로 치면 세 개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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