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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잘못 흘러가고 있을 때 중립을 지키는 것은 그 잘못에 동조하는 행위입니다!” ㅡ하워드 진


"여성들이 경험한 피해자성과 분노는 모두 현실이고 현실적인 원천이 있다. 그 원천은 우리가 사는 곳곳에 존재하고 사회와 언어와 사고 구조로 스며든다."-에이드리언 리치



흑인에게 더 정확하게는 유색인들에게 인종차별을 하는 백인들. 그런 그들을 향해 시위하고 반발하는 흑인들

유대인을 학살했던 나치들
그런 나치들을 찾아내어 응징한 모사드

장애인 이동권에 손놓고 있는 정치인들, 그것에 무관심하고 침묵하는 비장애인들. 이런 이들의 이동을 훼방놓는 장애인들

근로자를 좀더 착취해 이익을 늘리려 갖가지 불리한 (노동자에게)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고용자들.(하청에 하청 또는 하청에 하청에 하청까지)그런구조, 임금과 불합리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 그 과정에서의 업무방해와 각종 불법


꾸준한 학대와 괴롭힘을 못견뎌 가해자를 살해한 아내, 자신을 괴롭히고 모욕한 가해학생을 때린 피해학생(이런일은 아직까지 들어본적도 없지만)


이들중 이성적이지 않은 쪽은 누구인가?이들중 자연스럽지 않은 쪽은 어느쪽인가 이들중 그만 멈춰야하는 쪽은 어느쪽인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것도 폭력이다? 폭력에 대응한 폭력은 해결책이 될 수 없지만 그것만이 해결책인것처럼 만든것은 누구인가? 폭력앞에 침묵하면, 이성적으로 대응하면 폭력은 저절로 멈춰지나? 폭력과 혐오에 대응해 가장 좋은 반응은 무엇인가? 그걸 판단하는건 누구인가??지금 누구에게 그 권능이 있나?


밟으면 꿈틀하는것은 밟는 행위보다 내가 볼때 훨씬 자연스럽다. 밟는 모습을 보면 두렵다. 나도 밟힐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밟히기보다 밟을 수 있는 사람들은 암만 중립적인 척해봐야 결국 밟는 쪽. 그들이 밟다가 오히려 할큄 당하고 찔리고 피흘리면 밟는 쪽에 감정이입하기가 쉽다. 나는 밟히고 나서 꿈틀하거나 때로 밟은 자를 물고 할퀴는 등 저항하는 모습을 보면 폭력적이라기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감정이입이된다. 앞의 폭력과 뒤이은 폭력은 결코같지 않다. 폭력은 옳지않다고 한다. 하지만 둘 중 누군가의 편을 들어야한다면 나는 후자의 편을 들것이다.



현실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가능하기나 한가? 다윗과 골리앗이 100미터 달리기에 동일한 출발선상에 서서 출발하는것이 평등인가? 다윗은 그걸 바래야하나? 골리앗이 다윗을 먼저 때렸는데 폭력은 나쁜거니까 다윗은 말로 타이르는게 올바름인가? 정작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 그들은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나? 올바름은 대체 누가 결정하고 있나



불법인 사람은 없다. 불법한 행위를 했다고 해서 사람마저 불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모순이다. 사람이 어떻게 불법일 수 있는가? ㅡ엘리 위젤,노벨 평화상 수상자,홀로코스트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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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12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 맹자 공부하면서 중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중도라는 게 양쪽의 딱 정중앙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상황에 따라 양쪽을 왔다갔다하는 유연함이라고 했는데 무릎을 쳤습니다! 정중앙만을 고수한다면 그것도 양 극단을 고수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결국 고집이죠. 참 공감이 됐어요.
비단 학문이나 도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중도의 태도를 잘 사용하고 눈여겨봐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워드 진 정말 제가 좋아하는 역사가예요^^ 인용문도 참 좋네요.

미미 2022-08-12 16:49   좋아요 4 | URL
화가님 너무나 적절한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맹자를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특히 유연함!!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게 다르다는 말을 요즘 실감해요. 공부할수록 제가 서 있는 위치가 선명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하워드 진은 다른 책도 다 읽어보고 싶은만큼 좋은데 위 책은 읽다가 그의 행동하는 지성에 눈물났었어요.

거리의화가 2022-08-12 16:46   좋아요 3 | URL
저도 하워드진 행동하는 지성인이라 좋아합니다. 민중의 역사에 귀기울인 점도 좋구요. 우리나라도 이런 역사가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적절한 예시라고 해주셔서 부끄럽습니다. 저는 특히 가면 갈수록 우리나라 정치가 너무 딱딱하고 극단에 매몰되어 있어서 유연함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정치인이 너무 없어요ㅠㅠ

미미 2022-08-12 17:47   좋아요 4 | URL
저도 화가님 말씀에 너무나 공감합니다. 그래서 조금만 그래보이는 정치인들만 나와도 환호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소외된 이들에게 진심인 정치인들, 유연한 정치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필요해보입니다.

얄라알라 2022-08-15 01:26   좋아요 2 | URL
˝중도˝!!!
8월 14-15일 현재까지 새로 입력된 많은 정보 중에서 가장 확 들어온 내용이 ˝중도가 딱 정중앙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네요. 이제까지 중도를 고정된 포지션으로 생각해왔는데 유연성이군요!

mini74 2022-08-12 17: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금 연쇄살인범 관련 책을 읽고있는데 그들이 그렇게 말해요.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온 피해자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피해자가 하필 자기옆으로 지나가는 바람에 자신 또한 충동을 참지 못했으니 피해자 잘못이라고. ㅠㅠ 강자들은 언제나 그런식이었던거 같아요. 피해자탓이야. 자신들의 칼은 등뒤로 숨기고 말이지요 ㅠㅠ

미미 2022-08-12 17:51   좋아요 3 | URL
그러네요! 어쩜 그렇게 가해자들의 태도도 일관성 있는지... 미니님 말씀에 생각났는데 ‘완전범죄‘란 말 자체도 지극히 가해자중심의 말이라고 하더라구요. 주된 논의들이 알게모르게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중심이란 생각이 듭니다.ㅠㅠ

바람돌이 2022-08-12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었던 책에서도 에이드리언 리치가 인용되는걸 보고 아무래도 에이드리언 리치책을 읽어야겠다 싶었는데 오늘 또 미미님이 저에게 뽐뿌해주시네요. 오래 전에 읽은 하워드 진의 책도 반갑고요.
저는 중립 객관적 얘기 많이 하는 사람 안 믿습니다. 그런 사람 대부분이 그렇게 얘기하는거 잘 들여다보면 그게 자기 기득권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에요. 또 대부분이 많이 가진쪽이 자기꺼 손톱만큼도 안 내놓으려고 떠벌리는 수사들이구요.

미미 2022-08-12 17:55   좋아요 5 | URL
바람돌이님은 역시 그런 점들을 간파하고 계셨군요!! 저는 뒤늦게 하나하나 알아가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침 에이드리언 리치의 말들이 요즘 자꾸 눈에 들어와 책을 주문했거든요. 배송이 늦는다길래 아쉬운마음에 발췌문 찾아 일단 넣어봤습니다. 책뽐뿌는 이곳의 미덕이지요^^*

독서괭 2022-08-12 17: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 마주 싸워야만 했던 경우도 ‘쌍방폭행‘이 되어 처벌받는 처지가 되곤 하지요.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해결책인 것처럼 만든 것은 누구인가?라는 지적에 공감이 가네요. 이론적으로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해결해야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작동하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요..

미미 2022-08-12 18:00   좋아요 3 | URL
네!! 법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피의자의 권력, 위치, 사회적 파장등 많은 것들로 인해 처벌이 달라지니 논쟁적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요즘 오염된 ‘공정‘이란 말도 들을 때마나 기운 빠지게 만드네요....ㅠㅠ

프레이야 2022-08-12 17: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치적 이야기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자… 그런 이야기 그만하자며 말을 끊어버리는 사람도 있고 아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분노할 뻔했는데 분위기 망칠까봐 겨우 참았어요. 일반인들이 많이 이야기해야 됩니다. 맛집에서 한 시간 기다려 밥을 먹을 때든 뷰 좋은 카페를 굳이 찾아가 커피를 마실 때에도.
하워드 진의 저 말은 너무 훌륭하고 맞는 말입니다. 억압받고 소외된 자들의 반대편에 서는 것입니다 침묵과 중립은. 우리는 중립이라는 말을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것이죠. 무관심과 외면의 다른말로.

미미 2022-08-12 18:09   좋아요 4 | URL
프레이야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많이 하는 생각인데요. 한국 사회는 서열의식이 팽배한 이유도 있고 정치적담론이 정작 시민사회에서 턱없이 부족하다고요. 일반인들의 토론 문화가 부재한 자리에 미디어의 이른바 전문가란 사람들, 정치인들이 나와 그들의 생각,판단을 주입하는 식이니 사실상 자유로운 사상이 자라날 공간이 없습니다. 우선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쏟아냈으면 합니다.

페넬로페 2022-08-12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윗과 골리앗까지 안 가더라도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을 때, 피해자는 어떻게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참 어려운 문제예요.
유대인이나 모사드처럼 힘을 가진 그룹은 어쨌든 자신의 권리를 찾지만 대다수의 피해자는 그냥 당할 수밖에요 ㅠㅠ
근데 모사드와 시오니스트들의 악날함도 나치 못지 않고요~~
시스템을 만들고 재정비하는 작업도 어렵고 복잡하죠^^
미미님을 국회로 보내고 싶어요♡♡♡

미미 2022-08-12 22:52   좋아요 3 | URL
그렇죠!! 우리나라는 사법체계가 유독 가해자에게 관대하게 느껴지기도하구요. 또 범죄 피해자들은 대부분 취약계층이나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데 국가가 법으로나마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지 않을때는 이중으로 절망할꺼라고 생각해요. 저는 다락방님이 국회로 가심 좋겠는데 그게 현실이되면 곁에서 힘닿는데까지 돕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새파랑 2022-08-13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침묵도 어쩌면 방조이기 때문에 잘못된거라 생각합니다. 또 누구든 피해자가 될수 있기 때문에 더 그런거 같아요. 그런데 갑자기 침묵 하니까 슈사쿠의 <침묵> 생각도 나네요 😅

미미 2022-08-13 12:53   좋아요 3 | URL
저도 예전에는 침묵이 중용이라 생각했어요. 지금도 많이들 그렇게 믿는 분들이 계실거예요. 침묵의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만 봐도 그것 역시 강력한 하나의 선택이라는 걸 알 수 있는것 같습니다. 침묵하면 역시 슈사쿠의 <침묵>이죠!!ㅎㅎㅎ 새파랑님은 늘 옳습니다.😆

단발머리 2022-08-13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애인 이동권에 침묵...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그들의 투쟁이 더 외로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번달에 엄마 모시고 병원 가려고 어느 역에 내렸는데 여러 분들이 모여서 시위하고 계시더라구요. 그 주위에는 경찰들이 모여 있고요.
그 분들의 투쟁으로 오히려 우리의 ‘이동권‘이 확대되고 있는데... 미안한 마음입니다.
용기 내어 올려주시는 미미님의 이런 글도, 그런 투쟁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미미 2022-08-13 16:03   좋아요 3 | URL
장애인들의 당연한 권리를 위한 투쟁,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 쉽사리 종북몰이로, 불법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을 포함해 힘없는 이들이 할 수 있는건 공부하고 연대하고 투쟁하는것밖에는 없다는 사실도요. 친구 끊길거 각오하고 올려봤습니다. 이런 글에 있어서 저보다 더 용기있는 단발머리님이 용기있다 말씀해주시니 부끄럽고 감사해요.*^^*

모나리자 2022-08-14 1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용이란 단어는 좋은 말인데 이런 상황에 중립을 지키는 건 잘못에 동조하는 거군요.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네요. 아직고 수정되어야 할 게 많은 세상이지만....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네요. 그래야 희망이 있으니까요. 미미님 화이팅!!^^

미미 2022-08-14 13:31   좋아요 4 | URL
그럼요! 중용이란 단어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ㅎㅎ
모나리자님처럼 세상이 나아지길 믿고 바라고 또 행동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해요!!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우리나라에 들어와 사는 미국인,캐나다인들 중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경우를 여럿 봐왔다.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간 한 캐나다인 친구는 몇년간 한국의 영어학원,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왔음에도 ,심지어 아내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잘 몰랐다. 그는 영어를 구사할때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아내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한국어를 못하는데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국어도 아닌 외국어 구사에 자신이 없어 부끄러웠던 건 그의 아내와 나였다. '그래도 우리는 2개국어를 하는건데 너는 네 모국어밖에 못하지 않냐'고 목구멍까지 말이 차올랐지만 참았다. 그들은 한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배우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여성의 언어는 기존의 가부장제 언어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는(beyond, overview) 것이기 때문에 ‘이길 수밖에 없다. 한국인과 미국인의 관계처럼 남성은 남성의 언어만 알지만, 여성은 남성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남성의 언어와 여성입장에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개의 영화들은 여성에게서 언어를 뺏거나, 말하는 여성을 죽이거나, 남성의 언어를 대신 말하게 한다. - P49


주류가 아닌 목소리, 배제된 정체성은 생존을 위해 목소리 내기가 필수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발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류, 다수들 중 일부는 이런 '다름'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자신들만이 옳고, 질서라는 착각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름'의 소리가 커질때 쉽게 위협을 느낀다.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알아야할 '필요'를 못느끼기 때문이다. 들어주는 것 자체에 특권의식을 가지기도한다. 그 증거는 '~~는 해도 된다. 하지만 ~~는 안된다.'식의 말하기다. 이쪽은 살기위해, 함께 공존하기 위한 외침을 멈출수가 없는데 어디서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가 자유로운 것은 정작 누구일까를 생각해본다. 시야가 좁은 사람이 더 자유로울 수는 없다.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기안에 감옥을 지어 그 안에 살고 있는 것과 같다. 물론 자기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서 권력이 드러난다. 하지만 사회가 다름에 관대해질때 이 권력은 한곳에 집중되지 않고 개개인에게 분배될 수 있다. 나도 이런 문제에 있어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나 역시 어떤 면들에 있어서는 특권인식을 가졌기 때문에 시야가 한정적이라는 것을 한번씩 느낀다. 적어도 시야를 넓히기 위해 뭘 해야하는지는 알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여성에게 유일한 무기는 언어밖에 없다. 우리가 총칼로 싸우겠는가. '미러링'이라는 이름의 욕설로 싸우겠는가. 우리는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는 한 해방은 없다. 여기서 공부의 첫 단계는 이론을 적용하지 말고 '지금 여기 자신'의 위치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이다. P.49




그녀는 날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들을 만들었고, 날마다 다른 사람들의 편견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그리고 또 날마다 ㅡ그녀는 현학자도 냉정한 이론가도 아니었으므로ㅡ그녀 안에서는 자신들의 원칙들을 밀어내고 그것들을 새롭게 만들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태어났다.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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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11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번 제 시야가 좁다는 것을 절감하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여성의 유일한 무기가 언어이니 읽고 쓰는 게 그나마 지금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미 2022-08-11 11:52   좋아요 2 | URL
화가님은 리뷰 쓰시는걸 읽어보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노력하시는게 느껴집니다 ^^* 네! 읽고 쓰면서 다양하게 읽고 경험하고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또 어디로 갈지 길이 열리겠지요.

2022-08-11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못하고 참았다는 것.
왜? 왜 앞에서 그 말을 못하고 지금까지 되새기고 있을까? 왜 앞에서 그 말을 못하고 이런 도서 리뷰에서 곱씹고 있을까?

전혀 상관없는 남의 얘기지만 궁금해진다. 의외로 할 말을 삼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아니, 내가 볼 때는 ‘해야할‘ 말을...

미미 2022-08-11 11:57   좋아요 4 | URL
불청객님은 하고 싶은 말, 해야할 말을 잘 하시는 분일듯 하네요.

책을 읽으며 저는 저의 현재와 과거를 자주 들여다봅니다. 그러다보면 후회도 하고 지금의 제가 얼만큼 달라졌는지 가늠이 되기도하고요. 그렇게 더디지만 성장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네! 그때와는 달라진 지금 만일 그런일이 있었다면 목구멍에서 삼키진 않았을거예요.

페넬로페 2022-08-11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러네요.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 앞에서는 손짓, 발짓 하며 안되는 영어 한마디라도 해보려고 하는데 정작 그들은 배울 생각조차도 안하는군요.
시야를 넓히고 나의 언어의 영역을 더 깊게 해야하는데 저 역시 매번 절감합니다~~

미미 2022-08-11 12:13   좋아요 2 | URL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영어에 우리를 맞추는듯한 느낌이 들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외국인들에게도 프랑스어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는 그런줄 모르고 영어를 못하나? 어리둥절 했었어요ㅎㅎ

잉크냄새 2022-08-11 1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부심‘이라 표현할 수 있겠네요. 국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듯이 언어와 자신도 동일시하나 봅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전부는 아니지만 중국 회사에 근무하는 일본인은 중국어가 유창해도 중국인 앞에서 왠만해선 중국어로 말하지 않더군요. 의사소통에 문제없어도 회사에 항상 중국어 통역을 두고 직원들에게도 통역을 사용하더군요. 아직도 인간과 문화를 우성과 열성으로 구분하는 작태인데, 대동아공영의 기치를 아직도 펄럭이고 있답니다.

미미 2022-08-11 12:18   좋아요 3 | URL
‘언부심‘ 적절한 표현입니다^^*
그 일본인은 흥미롭네요. 중국어가 유창하다면 번거롭게 통역을 쓸 필요가 없을텐데 굳이 그렇게까지. 많은 일본의 기성세대들이 (특히 정치인들) 과거에 얽매여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2-08-11 15: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정작 영어까지 할 줄 알면서도 이것이 제대로 말하거나 듣는 것이 아닐까봐 겁내하고 있는 자신을 한국인들은 보게 되죠. 상대는 한국말을 전혀 못해도 말예요. 저도 이 책 오늘 주문했어요! 미미님은 벌써 읽고 계시네요. 다만,

미러링에 대한 부분은 좀 갸웃하게 되네요. 저는 미러링이 남자들의 언어를 빼앗아 오는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정희진 선생님은 일전에 강연에서도 미러링은 한국 남자들에게 너무 고차원적인 방법이었다 라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신 적도 있는데, 제가 정희진 선생님 존경하면서도 어느 지점에서 갈라질 수밖에 없는 걸 느꼈던 지점이기도 해요. 아, 이건 제가 나중에 읽고 페이퍼로 쓸 부분이네요.

내일 저도 정희진 쌤 신간 두 권이 도착합니다. 다른 책 여덟권과 함께요... (닥쳐!!) ㅜㅜ

잠자냥 2022-08-11 15:14   좋아요 2 | URL
오호라, 8권?! 얼른 올리세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8-11 15:15   좋아요 3 | URL
미쳤나봐... 라고 오늘 주문해놓고 후회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문취소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흠흠.

미미 2022-08-11 15:22   좋아요 3 | URL
미러링에 관한 다락방님의 페이퍼가 벌써부터 읽고싶어집니다^^*
저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해 충분한 공부가 되어있진 않지만 미러링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꼭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무례한 상대에게 대처하는 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유용하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그리고 페미니즘 안에서도 다른 의견들은 늘 더 필요하고 서로에게 동기부여와 자극, 에너지가 된다고 믿습니다.

저도 오늘 이미 주문을 쎄게?ㅋㅋㅋㅋ 했었는데 다락방님 덕분에 내일 또 할겁니다. ㅜㅜ 아...그래도 뭘 공부할지 보이고 공부할것, 읽을꺼리가 넘쳐 알라딘하며 너무너무 행복합니다ㅋ

2022-08-11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댓글에 기분 상하셨다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2022-08-11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미러링이 효과적인 도구인지 구경꾼인 저는 회의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미러링은 여성 혐오의 합리화 수단인것 같습니다. 험오자들의 무기.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미러링의 기능은 현재는 자기 만족밖에 없는걸로 보입니다.

지나가다 무례하게 끼어들고 참견해서 죄송합니다. 제 오지랖을 용서하세요.

미미 2022-08-11 16:58   좋아요 3 | URL
글쎄요. 미러링은 제가 알기로 잘못된 행동을 거울로 비추어 문제를 스스로 알게끔 하는건데요.
과격해지는 경우가 있긴하지만 그런 경우라 할지라도 남성들의 여성혐오와는 그 본질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효과도 다르고요.

수천년간 여성억압의 역사를 등에업은 젊은 여성들의 분노와 그 대척점에 있는 남성들의 입장이 다르듯이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을지 모르나 여성들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미러링을 하게끔 만드는 여성혐오를 오히려 서둘러 연구하고 해결점을 찾아야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불청객님 언제든 의견 주셔도 됩니다. 다만 페이퍼를 쓴 저의 의도를 존중해주시고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의견은 누구나 다를 수 밖에 없겠으나 원활한 대화를 위한 기본적인 것들이 선행되었으면합니다. ^^*

2022-08-12 01:33   좋아요 1 | URL
예, 다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미러링의 전술적 효과입니다.

제 생각에는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많은 남성들의 협조나 동의나 필수인것 같은데, 미러링은 양성 평등에 무관심한 남성들을 적대적인 존재로 만들고 있고, 또한 많은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러링은 그 목적을 생각하면, 목적에 반하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제가 악의는 없지만, 본래 그렇게 불편한 인간입니다^^;
불쾌함 털어버리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8-11 1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생각나네요.다름과 틀림은 구별해야 할거 같아요~!!

미미 2022-08-11 17:03   좋아요 4 | URL
네!! 새파랑님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지 못하는데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것 같습니다.^^* 만년필은 특히나 강한것 같습니다(요즘 만년필에 푹 빠진 사람ㅋㅋㅋ)

난티나무 2022-08-11 1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부합시다!!!!
저도 이 책 샀지만 받아보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관계로 올려주시는 부분들 미리 읽어보네요.^^

미미 2022-08-11 19:29   좋아요 2 | URL
넵!!!! 둘다 구입은 했는데 다른 책은 좀 어렵다고들 하시네요? 그래도 힘겨웠던 1~2권 보다는 낫겠지 생각하고 있어요^^* 요 책은 술술 읽힙니다ㅎㅎㅎ

난티나무 2022-08-11 19:31   좋아요 2 | URL
앗 미미님 제가 책을 잘못 봤네요.^^;;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를 샀어요, 저는. ㅎㅎㅎ
이 책도 궁금한데…. 일단 보관함에 담아둔 것으로 만족하고 기회를 보아야 겠습니다.^^

미미 2022-08-11 19:33   좋아요 2 | URL
아! 그러셨군요ㅎㅎㅎ
표지가 다 어딘가 비슷비슷해서 헷갈리셨나봐요^^*

scott 2022-08-11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은 영어를 사용하는 백인에게 너무 관대 하고
이들은 한국을 우습게 알죠

미미님의 언어(목소리)는 유툽에서 들을 수 있죠!

담달 유툽에서 울프여사님과 정희진님 책 낭독!
부탁 합니다 ^^

미미 2022-08-11 22:59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꽤 오래 그게 당연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상하더군요

울프와 정희진님 낭독!(ㅋ.ㅋ) 목소리가 참..자신이 없지만
스콧님이 요청해주셨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

mini74 2022-08-12 15: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어에 대한 선민의식이 너무 큰거 같아요. 어릴적부터 죽어라 배우는 영어, 영어에 쏟아붓는 돈들.
영어 잘 하는 사람에 대한 선망..ㅎㅎㅎ
모국어 잘한다고 뻐길 수 있다니 ㅎㅎㅎ
미미님 말씀 너무 좋아요.
편견의 감옥, 좁은 시야!!
저도 스콧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미미님의 정희진님 책 낭독 기대기대합니다~~~

미미 2022-08-12 16:03   좋아요 3 | URL
미니님!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면 우린 참 편할텐데 말입니다.ㅎㅎ 그 친구한테 발음 지적도 막 하고요ㅎㅎㅎ 이번에도 정희진님 책 너무 와닿는 내용 투성입니다. 최근 정치상황까지 다루어져있어 통쾌하고 후련해요. 편견에서 깨어나는 해독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네요

희선 2022-08-13 0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어 몰라도 살지만, 몰라도 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군요 그러면서도 영어를 쓰면 좀 쉬운 말로 하지, 마음속으로 생각합니다 영어가 편해서 그러는 사람도 있을 것 같기는 해요 여러 나라 말을 알면 이 말 저 말 쓸지도...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 안 될 텐데, 그럴 때가 더 많기도 하네요


희선

미미 2022-08-13 12:47   좋아요 2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종종 합니다. ‘저 말은 그냥 우리 단어로 써도 되는데 굳이?‘ 외래어를 너무 남발하는 미디어의 영향도 있을테고요 반면 순우리말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저도 딱히 잘하고 있지 않아 부끄럽습니다.

이곳은 또 비가 오네요. 희선님 주말 건강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레삭매냐 2022-08-17 14: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와서 한국말을 하는 게
당연한데도, 전혀 한국말을 배우지
않고 자기네 나라 말로 소통을 하
려고 한다는 점이 참 그렇더라구요.

미미 2022-08-17 14:37   좋아요 3 | URL
네! 한국에서 한동안 지내려면 한국어는 필수적일텐데 영어만 으로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그 상황도 참 이상합니다.^^* 간판들, 제품명들도 그렇고 영어에 너무 잠식당해 사는건 아닌지 종종 의문이 들어요.
 

여성의 언어는 기존의 가부장제 언어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는(beyond, overview) 것이기 때문에 ‘이길 수밖에 없다. 한국인과 미국인의 관계처럼 남성은 남성의 언어만 알지만, 여성은 남성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남성의 언어와 여성입장에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길 수밖에없다. 그래서 대개의 영화들은 여성에게서 언어를 뺏거나, 말하는 여성을 죽이거나, 남성의 언어를 대신 말하게 한다. - P49

젠더는 다른 사회적 모순(계급, 나이, 지역, 종교, 인종·····…)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필요한 사유가 다르다. 본디 원칙이 없는 사람이 원칙적인법이다. 후자의 ‘원칙‘은 아무 쓸모가 없다. 맥락적 판단을 연습하다 보면 똑똑한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다. * - P51

최근 작고한 철학자 장춘익은 그의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주 인용하게 된다. "오래가는 항의는 아무튼 짜증나는 거야. 내가 잘 돌보고 싶은 아이도 자꾸 울면 짜증나는데, 별로동의해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자꾸 하면 정말 짜증이 안 나겠어? 항의는 내가,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는것이고, 같은 항의가 오래 반복된다는 것은 그렇게 오랫동안 결핍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항의 기간이 길어지면저쪽은 짜증나고 이쪽은 초라하고 비참한 거야. 네가 세상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 것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야. 페미니즘(다른 입장도 마찬가지다 ㅡ필자)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는 것이야. 페미니즘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 P53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 사회가 켠 가스등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부정당해 왔다. ‘미친 여자‘는 오로지 남성의 경험에 의해판정되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미스터리였다니!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보살필 의무가 있다. 여성의 인식과 자신감을 믿자, 서로에게 가스등을 켜지말자. - 에이드리언 리치 - P54

‘여성‘이 알면 안 되는 진실이 있고, 민초들이 자각하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페미니즘과 마르크스주의가 왜 그토록 미움을받았겠는가. 이것이 인간의 역사다. 말할 것도 없이 권력자들은 비밀을 통제하고 관리한다. 그래서 피억압자들에게 앎, 깨달음은 해방이기도 하고 기꺼운 고통의 시작이기도 하다. 만일 여성들이 밥하는 일이 여자의 ‘운명‘(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때,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남자들은 삼시 세끼 준비 스트레스로 평생을 전전긍긍하느라 역사를 창조하지 못했으리라.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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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감옥이라니 말도 안 돼!> 트레비소로부터 몬테비소에 이르기까지 한없이 펼쳐진 지평선과 알프스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봉우리들, 눈에 덮인 산꼭대기, 그리고 별들, 이런 것들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더구나 이 밤이 내가 감옥에서 지내는 첫날밤이라니! (중략)<만약 저 창문 아래 있는 새들이 그녀의 것이라면 그녀를 볼 수 있겠구나… 나를 알아보면 그녀는 얼굴을 붉힐까?> - P84


19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뛰어난 외모와 숭고한 마음을 지녔으나 어리석기 그지없는 한 청년이 등장한다. 그는 델 동고 가문의 둘째아들 파브리스다. 파브리스가 얼마나 어리석고 무모하고 허영심에 가득한 대책없는 청년인지 이 소설을 읽는 독자는 불안한 마음을 수없이 진정시키며 글을 읽어나가야 한다. 그는 어느날 갑작스럽게 나폴레옹의 전쟁을 돕기위해 집을 나선다. 그의 고지식한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와 그를 무척 사랑하는 고모는 가지고있던 보석과 돈을 모두 그에게 내어줄만큼 파브리스를 애지중지한다. 당연히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아 가까스로 도착한 워털루전쟁에서 갖은 고생을 하고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별의별 일들을 겪는다. 그리고 당시는 유럽의 국경을 이동하는 일이 번거롭기 그지없었는데 신분을 위장했던 것이 그만 오해를 사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 



사리분별력도 떨어지고 순진하기 이를데없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개인사를 다 털어놓질 않나 쉽게 사람을 믿어 큰 돈을 잃기도하고 뒤를 생각하지 않아 순간적인 감정으로 가진 돈을 마구 내놓기도 한다. 게다가 프랑스어도 잘 하지 못하면서 무턱대고 나폴레옹의 군대에 끼어 들기도 하는데 이런 과정을 따라가며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운이 좋아 무사히 살아 집에 돌아오지만 그런 기질탓에 싸움에 또 휘말려 살인을 하고만다. 후.........소설을 읽는 독자로서 처음으로 주인공에게 동요되지 않았고 그가 어서 감옥에 갇히기만 빌었다. 도망자로써도 영 시원찮아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결국 살인죄로 감옥에 갇히는데 왠걸. 그곳에서 그는 난생 처음 사랑에 빠진다. 많은 귀부인들이 그에게 빠져들고 그 역시 시험삼아 이런저런 연애사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이전까지는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던 그가 감옥을 책임지는 장군의 딸을 마음에 두게 된 것이다. 



마침 그가 갇힌 탑과 마주한 성곽의 한 공간에서 그녀가 새를 키우고 있었다. 그들은 아주 오래전 국경 근처에서 마주친 적이 있어 서로 안면만 있던 사이였다. 두 사람은 이 공간을 사이에 두고 마치 로미오와 쥴리엣처럼 눈빛만으로 서로에게 매료되어 안타까운 사랑을 이어나간다. 발자크 플로베르와 함께 19세기 프랑스 사실주의 대가인 스탕달은 이탈리아에 대한 감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치비타 베키아라는 곳의 주재 영사로도 지냈다는데 그 시기에 이 소설을 썼다. 실제로 파르네제 가문의 한 청년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담긴 기록을 보고 감명받아 이 소설을 만든 거라고 한다. 스탕달 특유의 세밀한 감정묘사와 유쾌한 장광설, 당시대에 관한 역사적 통찰과 정치적 풍자가 한가득이다. 읽는 내내 쉴틈이 없는데 지루할 틈도 없어 즐겁게 읽었다. 



다양한 인물이 수없이 등장하고 궁궐에서 권력을 향한 무섭고도 유치한 암투가 끝없이 이어지는데 그런 사정들이 파브리스와 클렐리아의 사랑과 어우러져 예측불가능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개인적으로 별 10개를 주고 싶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 작품을 두고 볼테르적인 아이러니와 프랑스적인 재치가 넘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 이상의 소설을 앞으로 또 읽을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스탕달의 필력에 흠뻑 취하고 싶은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지금 이 순간은 파브리스의 일생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이때 만약 누군가가 감옥에서 나가게 해주겠다고 했어도 그는 그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그것도 단호히! - P99


이처럼 파브리스는 아주 작은 새장 같은 곳에 갇혀 사방으로 옥죄여 지내면서도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하루를 한 가지 문제 즉 <그녀는 나를 사랑하고 있을까>라는 이 몹시도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리저리 궁리하며 대답을 찾아내는 데 바쳤다. 수없이 살펴보고 거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분석을 보태보아도 다시 끊임없이 부정되고 마는데, 그러면서 결국 도달한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그녀의 의식적인 몸짓은 모두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무심코 보여주는 눈빛은 나에게 애정을 고백하고 있어.> - P101


그녀의 귓가로 바짝 다가서서 그는 낮은 소리로 마치 혼잣말처럼 페트라르카의 소네트 두 구절을 속삭였다. 예전 마조레 호숫가에서, 비단 손수건에 적어 그녀에게 보냈던 그 소네트였다. <세상의 속인들이 나를 두고 불행하다 했을 때, 나는 얼마나 행복하였던가! 그러나 지금 너무도 변해버린 내 운명이여!><아니야, 이 사람은 나를 결코 잊지 않았구나> 하고 클렐리아는깨달았다. 기쁨이 가득 밀려왔다. <이처럼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분이 변덕스러울 리는 없는 거야!>

아니에요, 내 마음 변하는 것을 보게 될 날은 없으리니,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아름다운 눈이여.

그러면서 클렐리아는 속으로 페트라르카의 이 두 구절을 읊는 것이었
- P322






이 노래 가사가 완전 파브리스와 클렐리아의 이야기다.








스탕달 전작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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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8-10 2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절로 읽고 싶어지게
만들어 주시네요 :>

같은 이탈리아(?) 출신 나폴레오네
부오나파르테에게 반해 그의 끝물
전투인 워털루에 참전했다가 쪽박
난 청년 이야기로군요.

스탕달 특유의 장광설이 도드라지
는 그런 작품이라고 하니 더더욱
땡깁니다.

미미 2022-08-10 21:08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이 읽고 싶어지셨다니 성공입니다^^*

나중에 신부가 되었다고
하는데 스탕달이 쓴 파브리스도 비슷한데 그 과정이 참 재밌습니다.

이번에 스탕달에게 홀딱 반했습니다.ㅎㅎ

바람돌이 2022-08-10 2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인지 엄청난 민폐캐릭터일거 같은 느낌이..... 아 그러면 저는 잘 못읽어요. 갑갑해서 미쳐버린다는.... 아무래도 소설 읽을 때 캐릭터에 몰입을 잘하는 편이라서 말입니다. ㅎㅎ 그럼에도 미미님이 스탕달에게 홀딱 반했다니 또 막 궁금해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ㅎㅎ

미미 2022-08-10 22:32   좋아요 4 | URL
아웅~저도 그런 편이예요!!ㅎㅎ 그래서 1권은 좀 힘들었는데... 스탕달의 필력이 워낙 좋아서 놓기 싫더라구요. 2권에서는 오히려 그런 기질의 다른 측면 때문에 주인공에게 애정이 듬뿍 갑니다.ㅎㅎ 전반적인 구상이 스탕달의 치밀한 의도였다는 생각이 들어 감탄했어요^^*

페넬로페 2022-08-10 22: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고구마 100개 먹는 소설인가요?
그러면서 꼭 읽고야 말겠어, 라는 의지가 생겨요~~
스탕달의 필력이 기대되는 만큼 찜해 두겠습니다^^

미미 2022-08-10 22:53   좋아요 5 | URL
아~ㅋㅋㅋㅋ네! 고구마가 좀 있긴한데 친절하게도 코믹한 장면들이 종종 담겨있어 견딜만 했어요(>.<)
고구마 100개에도 의지불끈 페넬로페님 역시 클라스가 남다르세요~♡ 전작하고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강추예요!!ㅋㅋㅋ

공쟝쟝 2022-08-10 2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불안한 마음을 수 없이 진정시키며 ㅋㅋㅋㅋㅋㅋ ㅋㅋ 이정도의 악플(?)이 미미님의 페이퍼에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한 번 쯤 읽어봐야할...ㅋㅋㅋㅋ

미미 2022-08-11 00:3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쟝쟝님 저를 넘 잘 아시는군요ㅋ 저도 특정상황에는 한성깔하지만 이곳에서는
순둥이로 살고 싶습니다.
요즘 정치이외에 저를 뚜껑열리게 하는건 별로 없습니다(>..<)흐흐

희선 2022-08-11 0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뛰어난 외모와 숭고한 마음을 가졌지만 어리석다니... 아쉬운 부분이네요 아니 모든 걸 다 가지는 것도 안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자란 게 아주 큰 거군요 파브리스 모델이 있었군요


희선

미미 2022-08-11 05:42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도 이 소설 읽으면서 그 부분을 생각했어요. 주인공의 기질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지만 그런 기질로 인해 쉽게 느끼기 힘든 감정까지도 가 닿을 수 있었던 거라고요.
작가도 그 점을 알리고 싶었던것 같아요. 나중에 꼭 재독하고싶은 소설이었어요^^*

꼬마요정 2022-08-11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ㅎㅎ
미미님 리뷰 너무 재미있습니다^^ 스탕달은 참 특이한 사람인 것 같아요. <적과 흑>이 너무 강렬했는데 <파르마의 수도원>은 나이 들어서 읽어서인지 재미나게 읽었네요. 스탕달은 어떤 사랑을 한 걸까요?

미미 2022-08-11 12:02   좋아요 4 | URL
요정님도 읽으셨군요!!
반갑네요^^* 중간중간 넘 코믹한 부분도 자주 나와서 재밌더라구요. <적과 흑> 강렬하셨다니 빨리 읽고싶어요. 자신의 경험이 작품에 녹아있을테니 적어도 아주 열정적인 사랑을 했을듯 합니다 (>.<)

새파랑 2022-08-11 1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엄청난가 보네요. 전 조금씩 오래 읽다보니 다 까먹어서 시간내서 읽으려고 합니다 ^^ 미미님이 극찬한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합니다~!!

미미 2022-08-11 13:16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 시간내서 읽으실때 기억 안나는 앞쪽은 개의치 마시고 그냥 쭉쭉 읽으셔도 될거예요ㅎㅎ 아 ~ 너무 재밌었습니다^^*

2022-08-11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1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08-11 15: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기대됩니다! 👍

미미 2022-08-11 15:23   좋아요 4 | URL
쿨캣님 이책 재미집니다ㅋㅋㅋㅋ👍👍

Yeagene 2022-08-11 18: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저도 리뷰 넘나 재밌게 읽었어요ㅎㅎ 미미님 리뷰보니 마구마구 재독해보고 싶어지네요 ㅎㅎ
전 스탕달은 <적과 흑>이랑 이 작품만 읽었는데 적과 흑이 쬐끔 더 취향에 맞았습니다♡

미미 2022-08-11 19:02   좋아요 4 | URL
오!! 예진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다음에는 꼭 구입해서 읽으려고요!
다음에 <적과 흑>읽을건데 좋다고들 하시니 넘넘 기대됩니다(>.<)♡

mini74 2022-08-12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구마와 민폐 캐릭터....두렵습니다. ㅎㅎ
하지만 미미님 별 10개라니, 거기다 전 책도 이미 갖고 있는 자!!하하하
미미님 리뷰가 원래도 좋았지만 점점 더 좋아지는 느낌 ㅎㅎㅎ

미미 2022-08-12 16:05   좋아요 2 | URL
미니님이 늘 예쁘게 봐주시니 그렇게 보이는 걸꺼예요ㅎㅎ 읽는 동안 ‘다른 작가는 작가도 아니다‘뭐 그런 과한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ㅎㅎ(작가님들 죄송합니다!)

scott 2022-08-22 0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스탕달 전작 읽기 돌입!
과연 츠바이크 옹의 애정을 넘어 설 수 있었을까! ㅎㅎ

전 중딩 때 스탕달 읽고 최애 작가에 올려 놨었어요 ^ㅅ^

미미 2022-08-22 12:38   좋아요 1 | URL
스콧님 좋아하셨을것 같아요!! 제가 감탄한 작가들은 이미 스콧님의 애정을 듬뿍받았던 =>.<=

저도 중딩때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제라도 전작 고고씽👆
 

<이곳이 감옥이라니 말도 안 돼!> 트레비소로부터 몬테비소에 이르기까지 한없이 펼쳐진 지평선과 알프스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봉우리들, 눈에 덮인 산꼭대기, 그리고 별들, 이런 것들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에 잠겼다. <더구나 이 밤이 내가 감옥에서 지내는첫날밤이라니! 이제 알겠다. 클렐리아 콘티가 이 높은 곳에서 누리는 고독한 생활을 사랑하리라는 것을 이곳에서라면 저 아래 세상에서 우리를 붙들어 매고 있는 비루하고 야박한 일들로부터 수만 리나 떨어져 지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만약 저 창문 아래 있는 새들이 그녀의 것이라면 그녀를 볼 수 있겠구나..……… 나를 알아보면 그녀는 얼굴을 붉힐까?> - P84

"우리가 코모 호숫가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나는이렇게 말했었지. ‘언젠가 파르마의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러 가고싶습니다. 파브리스 델 동고라는 이름을 기억해 주시겠습니까?"라고 이렇게 말했던 일이 기억에 또렷하다. 그때의 일을 그녀는 잊어버렸을까? 그땐 정말 어렸으니까!   - P86

지금 이 순간은 파브리스의 일생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이때 만약 누군가가 감옥에서 나가게 해주겠다고 했어도 그는 그 제안을 거절했을 것이다. 그것도 단호히! - P99

이처럼 파브리스는 아주 작은 새장 같은 곳에 갇혀 사방으로옥죄여 지내면서도 아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하루를한 가지 문제 즉 <그녀는 나를 사랑하고 있을까>라는 이 몹시도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리저리 궁리하며 대답을 찾아내는 데 바쳤다. 수없이 살펴보고 거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분석을 보태보아도다시 끊임없이 부정되고 마는데, 그러면서 결국 도달한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그녀의 의식적인 몸짓은 모두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무심코 보여주는 눈빛은 나에게 애정을 고백하고 있어.> - P101

진정한 정열로부터 나온 행동이라면, 우리의 삶을 채우고 있는 금전에 대한 비굴한 관심이나 저속한 생각들로 둘러싸인냉정하고 무미건조한 생활 가운데서라도 언제나 그 결실을 얻게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P210

공작부인은 해가 진 뒤 자리에서 일어나자 큰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파브리스가 없어진 것이다. 마침내 자정 무렵 궁정의 공연장에서부인은 그의 편지를 받았다. 백작이 관할하고 있는 시립감옥에 자수하는 대신 그는 성채 감옥의 예전에 있던 방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클렐리아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몹시도 행복해하면서………이것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곳에 있으면 지금까지의 그 어느 때보다도 독살의 위험을 더 크게 짊어져야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공작부인은 절망했다.  - P270

그녀의 귓가로 바짝 다가서서 그는 낮은 소리로 마치 혼잣말처럼 페트라르카의 소네트 두 구절을 속삭였다. 예전 마조레 호숫가에서, 비단 손수건에 적어 그녀에게 보냈던 그 소네트였다. <세상의 속인들이 나를 두고 불행하다 했을 때, 나는 얼마나 행복하였던가! 그러나 지금 너무도 변해버린 내 운명이여!><아니야, 이 사람은 나를 결코 잊지 않았구나> 하고 클렐리아는깨달았다. 기쁨이 가득 밀려왔다. <이처럼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분이 변덕스러울 리는 없는 거야!>

아니에요, 내 마음 변하는 것을 보게 될 날은 없으리니,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아름다운 눈이여.

그러면서 클렐리아는 속으로 페트라르카의 이 두 구절을 읊는 것이었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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