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언어는 기존의 가부장제 언어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넘어서는(beyond, overview) 것이기 때문에 ‘이길 수밖에 없다. 한국인과 미국인의 관계처럼 남성은 남성의 언어만 알지만, 여성은 남성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남성의 언어와 여성입장에서의 언어를 모두 구사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길 수밖에없다. 그래서 대개의 영화들은 여성에게서 언어를 뺏거나, 말하는 여성을 죽이거나, 남성의 언어를 대신 말하게 한다. - P49

젠더는 다른 사회적 모순(계급, 나이, 지역, 종교, 인종·····…)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필요한 사유가 다르다. 본디 원칙이 없는 사람이 원칙적인법이다. 후자의 ‘원칙‘은 아무 쓸모가 없다. 맥락적 판단을 연습하다 보면 똑똑한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다. * - P51

최근 작고한 철학자 장춘익은 그의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주 인용하게 된다. "오래가는 항의는 아무튼 짜증나는 거야. 내가 잘 돌보고 싶은 아이도 자꾸 울면 짜증나는데, 별로동의해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자꾸 하면 정말 짜증이 안 나겠어? 항의는 내가,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는것이고, 같은 항의가 오래 반복된다는 것은 그렇게 오랫동안 결핍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항의 기간이 길어지면저쪽은 짜증나고 이쪽은 초라하고 비참한 거야. 네가 세상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 것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야. 페미니즘(다른 입장도 마찬가지다 ㅡ필자)이 네 주장의 설득력을 보증해주는 것이아니라, 너의 지식이 너의 페미니즘에 설득력을 가져다주는 것이야. 페미니즘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지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어야 사람들이 네 페미니즘도 신뢰한단다.‘
- P53

수 세기 동안 여성은 남성 사회가 켠 가스등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부정당해 왔다. ‘미친 여자‘는 오로지 남성의 경험에 의해판정되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미스터리였다니! 이제 우리는 스스로를 보살필 의무가 있다. 여성의 인식과 자신감을 믿자, 서로에게 가스등을 켜지말자. - 에이드리언 리치 - P54

‘여성‘이 알면 안 되는 진실이 있고, 민초들이 자각하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페미니즘과 마르크스주의가 왜 그토록 미움을받았겠는가. 이것이 인간의 역사다. 말할 것도 없이 권력자들은 비밀을 통제하고 관리한다. 그래서 피억압자들에게 앎, 깨달음은 해방이기도 하고 기꺼운 고통의 시작이기도 하다. 만일 여성들이 밥하는 일이 여자의 ‘운명‘(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때,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남자들은 삼시 세끼 준비 스트레스로 평생을 전전긍긍하느라 역사를 창조하지 못했으리라.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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