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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4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평점 :
아.
그러고보니 <커피 한잔 할까요>는 책이 전부 올 컬러다.
그런데도 책 가격이 만 천원을 넘지 않는다.
다른 장르의 책이었다면 아마도 만 오천원에서 이만원까지 넘어섰을텐데.
나는 이렇게 좋은 가격이라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좋아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글이 아닌 만화라는 장르가 갖는 제약적인 인식에 화를내야 하는 것일까.
소설이 '글'이라는 기호적인 세계를 구축하였다면, 만화는 '그림'이라는 이미지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인문학이 인간의 도(道)나 소양함양에 힘을 쓰는 학문이라면, 인문학이 갖는 학문적인 특징에 그림이라는 기능을 덧붙여 친숙하게 다가오는게 만화가 갖는 힘이 아닐까 한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커피'라는 학문에 뛰어들어 다양한 사람들을 취재하고 스토리로 버무려내기까지의 노고를 생각할 때 상대적으로 치솟고 있는 책들의 가격에서 뒤처져 있는 것만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무튼, 이번 호에서는 휴머니스트 허영만 화백님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건물주의 횡포로 하루 아침에 문을 닫게된 부부 커피숍을 배경으로 어떤 드라마틱한 반전도 일어나지 않아서 나는 좋았다. 요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에 좋았고, 이런 현실에 일어날 수 없는 반전이 일어나지 않아서 엉뚱하지만 위로가 되었다. 택도 없는 환상성을 심어주느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노출시켜 받아들이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현재 모두가 이렇게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메세지. 그 메세지가 좋았다고 할까. 거기에 덧붙인 허영만 화백님만의 위로 한마디가 힘이된터. 그 메세지가 궁금하시면 직접 읽어보시라. 왜 허영만 화백님이 사랑받는지, 그가 왜 휴머니스트인지 이 한 권의 책이 말해줄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