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올 한해를 가만히 돌아보면, 올 초엔 이런저런 일들로 책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참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나 위로받고 힘을 얻었던거 같다. 내게 위안을 주고 힘을 줬던 책들이 또 다른 이에게 힘이되어주고 위안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달과 6펜스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11월 15일에 저장

꿈과 현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폴 고갱의 일대기를 그려놓은 서머싯몸의 작품인데, 이 책을 읽고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물을 수 있는 시간을 갖었던거 같다. 현실의 안락함을 버리고 스트릭 랜드 처럼 꿈을 향한 열정을 불태울수 있을지 그런 삶이 과연 옳은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멋진 소설이였다.
인문학 공부법- 통찰력을 길러주는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2년 6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11월 15일에 저장

인생의 허무함 이 깃들기 시작할 무렵. 당황하고, 방황스러웠던 그때 만날수 있어 참 다행스러웠던 책인거 같다. 책을 읽는 다는것은 저자와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인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내게 아무도 들려줄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라서 그런지 더 의미있게 다가왔던거 같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11월 15일에 저장

처음 만나본 밀란 쿤데라의 작품이였는데, 왜 고전이라 불리는지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던 책인거 같다. 500페이지 넘는 방대한 분량이라지만, 시간을 견디고 자신을 견뎌내면 새로운 생각들을 품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4년 11월 15일에 저장
구판절판
<여덟단어>를 통해 먼저 만나본 저자의 책이라 금새 빠져들었는데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인문학 읽기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며 책읽는 방법과 자세를 바꿔보았고, 책 속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책들을 찾아 읽느라, 다음달 카드값이 심히 걱정되게 만들었던 책이기도 하다. 아쉬운점은 내가 먼저 읽었던 <여덟단어>와 겹치는 부분이 좀 있었다는점인데 그렇더라도 두 책 모두 너무 값지고 알차서 어느 한 권 소홀히 대하기 힘들다는 점!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음이 울쩍해서 그런지, 날이 더 스산해보인다. 발도 시렵고 마음도 시렵다. 6일 앞으로 다가온 도서정가제를 앞두고 그간 읽고 싶었던 책들, 만나기 힘들었던 책들 부지런히 북카트에 실어 받아보았다. 하지만, 왜~에!!  욕심에 끝이 없는건지, 도서 정가제보다 더 두려운 카드 청구서를 앞두고도 매일 새로운 책들이 북카트에 차오른다. 인생사 공수레 공수거라 스님처럼 좌불을 틀어봐도 소용없고,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비워져가는 곳간을 생각해봐도 읽고 싶은 호기심을 억누를 길이없어 고통에 고통이로다.

 

 

좋아하는 작가라서, 좋아하는 이야기라서, 좋아하는 여행 길이라서 때론 궁금한 이야기, 궁금한 작가, 궁금한 여행길, 이런저런 핑계에 핑계만 먼지처럼 쌓여 변변한 책장도 없는 방 한 구석  위태롭게 쌓아올린 책탑은 형형색색 빛을 발하며 새로운 동지자를 기다린다. '음식이 하늘에서 내린다면'의 영화처럼 읽고 싶은 책들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책등에 맞아 기절해도 좋다! 원~없이 읽게만 해다오~~@@!! 

 

 

 

 

1. 소설가의 일/ 김연수/ 문학동네

 

아직 한번도 만나보지 않았던 작가였다는 호기심, '창작의 비밀'이라는 은밀한 언어와 매일 글을 쓰는 작가는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떻게 표현할까란 호기심 그리고 2년마다 문학상을 수상한 저자라는 타이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사고픈 마음이 가득하다. 거기다가 이 책을 구입하면 3가지 표지 스타일중 램덤으로 받게된다는 유혹까지 더해지니.. 고통에 고통이로다.

 

 

 

 

 

 

 

 

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한 작가의 배움과 수련 / 고찬찬시리즈(고전천천히읽기3)/오선미/작은길

 

4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앞두고 있는 내게 꼭 필요할것 같아 보이는 책이다. 고전 천천히 읽기 시리즈로 발간된 책이라서 그런지 타이틀에서 주는 믿음과. 길고 긴 인내과정이 필요한 책을 앞두 있어 저자가 들려줄 단비같은 이야기에 목이 마르다!! 

 

 

 

 

 

3. 미생 / 윤태호 / 위즈덤 하우스

 

미생!! 요즘 정말 핫한 드라마다. 드라마의 인기 만큼이나 원작의 인기도 대단한게 실감나는데, 도서관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내 순번을 기다리며 오늘도 북카트에 넣어본다. 사려고 몇번 시도해봤지만, 만만찮은 가격때문에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버리는 가련한 책이여!! 드라마 볼때마다 원작과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 죽을 지경인데 우짜면 좋노!!

 

 

 

 

 4. 장서의 괴로움 / 오카자키 다케시/ 정은문고

 

세상에나 이렇게 약을 바짝 올릴수가 있을까? 장서의 괴로움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괴롭다 처절한 몸부림을 칠 수 있을까? 이 책만 보면 바짝 오를대로 오른 약때문에 ' 그렇게 괴로우면 이쪽으로 여기 여기로 쏟아주세요!!' 라고 외치고 싶은 책이다. 나중에 꼭 읽고 오카자키 다케시께 복수... 하리라!!!!!!!!!!!!!!!!!!!!!!!

 

 

 

 

 

5. 돈키호테는 수학때문에 미쳤다/ 김용관/ 생각의 길

 

수학하면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초가 없으면 이루기 힘든 학문이라 애써 외면하고 살았던 그 수학이 인문학과 만났다. 엉뚱발랄한 그 돈키호테가 수학때문에 미쳤다니 지하에서 자고 있는 세르반테스는 이 소식을 듣고 웃고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해리포터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에 더해진 수학이라는 묘한 끌림이 이 책을 읽고싶도록 만드는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애하는 밀란 쿤데라님.

 

당신의 첫 작품으로 만나본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제게 커다란 충격 이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4명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들에서 시작해 결국 쿤데라 당신이 끝내 감추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당신이 느꼈던 처절한 아픔들이 제 마음에 닿아 사비나 와 프란츠 두 사람이 간직했던 열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십여 년 전 책을 읽다가 분노로  친구들과  다른 책으로 맞교환 해왔던 동생의 마음을 알게 되 혼자 큭큭 거리며 웃기도 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이해했던 당신의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4인 그리고 4색의 이야기.

쿤데라 당신은 < 네 가지 범주의 시선>p439 이란 표현으로 분류했지만, 저는 당신의 표현처럼 '존재적 가벼움' '무거움'을 담고 있는 4인 그리고 4가지 색깔로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이혼한 의사로 등장하는 토마시 가벼움을 추구하는 사람 이였습니다여자들을 사랑하지만그녀들의 삶의 무게들이 두려워 '에로틱한 우정'이라 규정짓고 연애 불문율을 만들어 선을 긋고 살아가는 사람 이였습니다. 상대방 인생과 자유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고, 감상이 배재 된 관계만이 행복을 줄 수 있다 믿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연애를 통해 자신의 가벼움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p13 던 당신의 표현처럼 토마시는 그런 짐의 무게를 견딜 수 없고, 생생하고 진실해질 삶과 대면할 용기가 없는 사람 이였습니다.  

테레자는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들( 술집에서 일하며 부양 해야 하는 가족들과 엄마)로 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있는 여자였습니다. 벗어나고 싶던 삶의 무게가 얼굴(엄마와 닮은 얼굴)가 얼굴에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보면 참을 수 없고 지워버리고 싶은 열망에 빠져있는 여자였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6번의 우연 속에 찾아온 토마시는 공기보다 가벼운 삶으로 이끌어줄 빛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테레자를 짓누르고 있던  삶의 무게들에서 벗어나자신을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바꿔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토마시와 테레자 두 사람의 만남은 자석의 극성처럼 서로 맞을 수 없는 만남 이였습니다. . '짐이 없다면 인간 존재는 공기보다 가벼워지고, 그 움직임은 자유롭다 못해 무의미해지고 만다'p13  당신의 표현처럼 공기보다 가벼운 삶을 추구하는 토마시의 성도착증병은  테레자 에겐 감당할 수 없는 무의미한 몸짓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토마시 역시 회피하고 싶었던 인생의 무거움과 함께 테레자가 꾸는 생생한 꿈들은 들키고 싶지 않은 토마시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 같았습니다. 그런  테레자를 사랑하는 토마시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는 현실의 무게였기에 방황하고 고뇌하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하지만 끝내 무거움을 외면하지 못했던 토마시는 테레자가 이끄는 공간으로 인도되며 점차 무거운 삶의 무게들( 외면하고 살았던 아들 시몽과의 만남, 경찰의 추적과 감시)을 느끼는 순간 자신의 삶이 더 가벼워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의사에서 유리창 청소부로 또 기계수리공으로 전락했지만, 이전에 알지 못했던 영혼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것과 다름 없어서 삶이 아무리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 조차도 무의미하다'p9 던 당신의 표현처럼 깃털처럼 가벼운 삶을 추구했던 토마시의 삶도  짓누르는 무거움 속을 거닐며  삶을 방황했던 테레자의 삶도 결국 죽음을 통해  '곧 사라지고 말 덧없는 무의미한것'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일을 통해 우리의 그림자처럼 덧없는 인생을 아픔으로, 고통으로, 슬픔으로 짓누르고 허비하고 살아야 할까란 의미로 생각해봤습니다. 또한 토마시가 추구했던 존재론적 가벼움 역시 곧 사라지고 말 덧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비난할만한 가치가 있을까'p10 라 생각해보니 몇일 전 파트릭 모디아노가 위트를 빌려  '()로 부터 번쩍 나타났다가 빛을 발한다음 무()로 돌아가버린다'(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문학동네 p10) 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결국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삶으로 부 터 혹은 깃털처럼 가벼운 인생의 존재들로부터 받아들일 수 있는 수많은 경험과 감정들로부터 정답은 없으며 아무도 규정지을 수 없음을 알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 빠지거나, 주체하지 못할 슬픔에 아파하지 말고 살아갈 수 있도록 다독여보자 결론 내려 봤습니다.

 

 그렇지만 존재론적 가벼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쿤데라 당신이 만들어놓은 토마시의 성도착증적 형태는 읽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였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더라면 저는 또 어떤 이들과 어떤 책으로 당신의 책을 교환했을지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음 두 주인공인 사비나와 프란츠는 저는 '사랑'이 아닌 당신이 들려주고 싶었던 '조국' 체코의 이야기로 봤습니다. 이 이야기에 앞서 제가 알고 있는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할 필요가 있어 적어봅니다. 당신은 당신의 나라 체코에서 당신이 '프라하의 봄'의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당원에 탈퇴 당하고, 당신의 책이 프라하 광장에서 불에 타버리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후 모든 활동이 제제 당하며 당신은 당신이 사랑했던 나라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하게 되었지요. 당신이 그토록 변화를 꿈꿨던 나라에서 받았을 고통과, 아픔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망과 그리움을 저는 이 사바나와 프란츠를 통해 봤다고 생각합니다.

 

 사비나 그녀는 '체코'라는 나라의 상징이자 묵직함(바뀌지 않는 체제)에서 가벼움(혁명)의 변화를 열망하는 상징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렸을 적 강제적 당 생활의 규칙성과 매일 같은 시간 반복적으로 들어야 했던 음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규칙과 규율 속에 얽매여 살아가는 체코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쿤데라 당신과 꼭 닮은 '얀후안'이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는 체코의 실상과, 그 속에서 변화를 꿈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은 사비나가 애써 부정하고 살던 자신의 나라에 대한 모습으로 표현 되어졌다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인생에 나타난 프란츠는 당신이 잡고 싶었던 변화의 열망 이였습니다. 사비나가 무릎을 끓고 가지 말라고 애원하고 싶었다던 장면에서 혹은 그녀가 프란츠를 멀리 떠나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당신이 변화시키지 못했던 당신의 조국 '체코'를 향한 마음이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을 부정하는 나라에 대한 외면심과, 그렇다라도 끝내 사랑을 버리지 못했던 당신의 나라에 대한 갈망은  프란츠가 캄보디아 여행에서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통해 광적인 분노상태p437(욕설을 붓고 총성속에서 죽고 싶다던 )를 보였던 심리상태는  열망을 바라는 당신의 마음이며 프란츠가 죽음과 동시에 아내 마리클로드에게 용서를 빌던 모습이 바꾸지 못했던 혁명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것이 아니였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쿤데라 당신이 그려놓은 4인의 색깔은 인생과 사랑 그리고 조국과 열망(변화) 내지 그리움으로 읽어봤습니다. 더불어 조국과 멀리 떨어져 살아가야 하는 아픔이 이리도 애절하고, 간절할까 생각해보니 저는 아직까지 한번도 떠나보지 못했던 제 나라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 것일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만약 당신과 같은 열망으로 가득 차 당신과 같이 변화를 꿈꿀 수 있다면 저는 과연 선택할 수 있을까요? 묵직함 혹은 가벼움 것 에 대해 말입니다. 탁월했던 군중의 심리표현들(토마시의 신문기고 사건으로 인해 그의 주변인물들의 조롱거림) 과 여성의 심리( 테레자의 꿈에 나타난 여성들의 심리적 표현법) 들은 읽는 동안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당신의 팬이 되기에 충분했던 시간 이였던 거 같습니다. 앞으로 다시 만나게 될 당신의 이야기들 <농담><불멸><무의미의 축제>가 벌써 부 터 기다려집니다. 그때 다시 당신의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2014.11 12일 한국의 독자가 밀란 쿤데라 당신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혹 앙드레 류(Andre Rieu)의 '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 연주회를 본 적 이있는가? 클래식 음악하면 정숙한 분위기의 무거운 연주를 떠올리기 쉽상인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클래식과 하나(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관객이)가되는 무대는 '환희' 그 자체였다. 여러 악기들의 조화로운 울림 속에서 왈츠에 맞춰 춤을 추며 음을 소리높여 불러주는 관객들의 모습은 동영상이 끝나가도록 큰 감동과 여운을 남겨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감상하곤 했다.

 

 

 

 

 

 

앙드레 류(Andre Rieu)는 네델란드 사람으로 요한 스트라우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지휘자이며 5살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왈츠 전도사'라 불리고 있을 만큼  세계여러나라를 다니며 1년에 120회 정도 연주를 한다고 한다. 그가 연주한 곡 중에 'You Raise me up'를 듣고 있노라면 울컥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 음 한 음 울음을 토해내는듯한 바이올린의 음들이 마음속에 들어와 슬픈 기억들을 죄다 끄집어내는 아픔을 느낀것인데, 파트릭 모디아노가 이야기했던 과거로부터의 소환된 기억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에서 나는 당당히 맞서질 못한 모양이였다. 언제쯤이면 기 롤링처럼 담담하게 초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것일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관심들로 부터 생겨난 클래식에 대한 궁금증은 책으로 이어졌는데 그 첫 시작을 '클래식 입문자들을 위한 안내서'로 꼽고있는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1> 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개정판이 나왔는데 <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 1>이다.

 

 

 

 

유라시안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금난새 지휘자님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열어 어렵고 생소한 클래식을 쉽게 재밌게 전달해주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로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한다. 요번 11월에도 공연 소식이 전해져 서울보다 가까운 부산 공연의 시간을 검색해보니 저녁시간이라 아쉽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더 많은 공연소식으로 직접 들어보고픈 이 마음이 전달 될 수 있길 작은 희망을 갖어본다 

 

 

 

 

 

 

<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1>의 책 내용을 살펴보면, 클래식이 무엇인지, 왜 어렵다고 느끼는지, 클랙식을 꼭 들어야 하는지 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설명들을 읽고 있으니 어쩐지 생각나는게 있는데 바로 '책'이다. 클래식과 책 어쩜 이리도 닮은점이 많던지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았다.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한다, 작가(작곡가)의 성향을 파악해야한다, 처음, 중간,끝의 전개과정이 있다, 읽는(듣는) 독자(관객)에 따라 해석법이 다르게 나타나고, 연쇄작용 처럼 새로운 도전들이 시작된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들은 시대의 흐름에 구애(拘碍)받지 않는다. 시간(책을 읽거나, 연주를 듣는)을 견뎌야 만날 수 있으며 견뎌내는 순간 삶이 풍요로워진다. 이해받지 못할땐 어렵고 멀어진다.

 

 

이런 비슷한 점에도 불구하고 다른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책은 저자의 사상을 종합한 주제를 제목에 붙이므로써 독자와 소통하는 통로 역할을 만들지만, 클래식은 절대 음악주의 라는 사상을 고집하며 자신의 음악에 어떠한 표제(表題)도 붙이길 거부한다는 점이다. '표제는 수수께기로 남아야한다. 각자의 추측에 맡긴다p261'그래서 우리가 쉽게 어렵다고 생각되는 그 연산기호같은 표제들은 작곡가의 심정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자유롭게 느끼고 생각해내는 과정들이 진정 클래식을 듣는 맛이며,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열쇠인 셈이였다. 이런 면을 종합해보면, 박웅현저자(그의 저서 여덟단어중)가 몰다우 곡을 듣고 강물이 연상되었다는 뜻이 이해가 되었고 클래식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쯤 폭풍우가되고, 물결이 되고, 환한 태양으로 환희를 느낄 수 있을까. 시간을 견뎌내는 노력만이 필요한것 같다.

 

 

에스테르 후작의 밑에서 일하던 하이든이 지나친 연주회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단원들의 마음을 알고 '45번  고별 교향곡'을 작곡하였다는 일화라던지, 타락한 귀족들에게 일침을 가하기 위해 만든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식'등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예술가의 삶에 속해있는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곡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그러므로 금난새 지휘자님이 설명하시는 고전파, 낭만파, 프랑스 혁명, 바로크시대등의 이야기들은 작곡가들의 삶을 관통하며 그들의 작품을 설명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이 입문서로써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이유가 또 있는데 그것은 다양한 삽화를 첨부하여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설명들을 완화시켜줬고  '쉽게 풀어쓴 음악상식'이란 코너에서 우리가 잘 모르는 음악용어에 관한 설명들과 작곡가들의 대표곡 들에 관한 설명들은 자칫 교과서 같은 딱딱함을 탈피시켜주었다.이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시대의 흐름속에 탄생과 소멸을 거친 세기의 작곡가들의 이야기인데, 혹여 클래식에 관한 세부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예로 '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연주곡 1번'의 연주 흐름 감상해야할 포인트등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과는 맞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책에 소개된 클래식이 궁금하다면 이 cd를 구입하면 편리하게 들어볼 수 있다. 1권을 읽으며 들었던 클래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하이든의 '45번 고별'이였는데 바이올린이 내는 슬픈 음들이 내 마음을 적셔주기 때문이다. 가을의 끝무렵에 읽을 수 있어 더 좋았던 책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1> 다음 2권에서는 어떤 세기의 작곡가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본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0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대체 나는 왜 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것일까? 고민에 고민을 해보아도 명료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 무작정 정리해보기로 했다. 내가 본것은 무엇이고 놓치고 있는것은 무엇일까. 세상이 인정한 작품을 나는 왜 읽어내지 못하는것일까? 이런 내 기분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란 물음에 대한 정리가 필요했다.

 

 

 

내가 파트릭 모디아노를 알게된건 구독하는 신문 때문이였다. '2014년 노벨 문학상 수상'이란 글 귀를 보는 순간 강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겨났는데, '노벨상을 수상한 작품'이란 단어만으로도 읽어볼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2차 세계대전의 끝무렵에 태어난 파트릭 모디아노는 유대교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다. 2차 세계대전과 우리의 아픈 역사가 서로 닮아있어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 여겼다.  어려운 시절이였기에 함께 의지하며 지냈던 동생 루디의 죽음은 그의 유년기 시절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아득한 기억의 저편><도라 브루더><신원 미상 여자><작은보석><한밤의 사고><혈통>등의 작품들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자'라는 수식어가 생겨났다.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역시 과거로의 여행을 담은 작품이였다.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화자로 등장하는 '기 롤링'은 10년이라는 세월을 잃어버린 탐정이였다. 그와 함께 탐정일을 했던 '위트'라는 인물과 마지막 탐정 사무소의 일을 마무리 하며 기롤링은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자신에 대한 단서라곤 전혀 없는 불리한 조건에서 오직 사람들의 기억 속  그의 모습만이 유일한 단서였다.  매운향수냄새, 삐걱거리던 소리, 낯선 거리들에서 느껴지는 불안의 요소들을 통해 서서히 찾아가는 기억의 조각들로  자신이 위조 여권을 사용 했다는것과 프레디.게일,빌드메르의 친구들과 어둡고 위험했던 거리의 상점들로 부터 멀리 떠났었다는것, 그리고 사랑했던 드니즈에 관한 행복했던 추억들, 그리고 그 끝이 추악한 배신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독자로써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도달했을때 드는 허무감과 실망감 더 나아가 모호함은 이루 말할 수 없게된다. 도대체 기 롤링은 왜 분노하거나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이렇게 담담하게 마치 다른 사람의 일인것 처럼 회상하는 것일까란 강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했기 때문이였다.

 

 

 그 대답은 다시 읽어본 1장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전체적 이야기가  압축되어진듯한 문구들이 눈에 띄었는데 첫번째로'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문장과, 두번째로 '나는 그것이 정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군요'라는 위트의 말, 세번째로 '과연 헐어빠진 외투를 입고 검고 뚱뚱한 서류 가방을 든 채 어둠 속으로 멀어져가는 저 피로한 늙은 남자와 왕년에 테니스 선수였던, 콘스탄티 폰 위트라는 이름의 미남 금발머리 발티크 남작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단 말인가' 멀어져가는 위트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하는 기의 생각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문장은 과거를 잃어버린, 존재를 잃어버린 모습에 대한 회고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꼭 이해 받아야 할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였다. 그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마지막에 도달했을때 보여지는 초연한 모습이나 첫 문장의 담담한 대사는 기 롤링이 살아내야했던 시대성의 상징으로 생각해봤다. 과거를 추적하며 만나게되는 월드브런트(피아니스트)가 혹시 모를 미행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부분이나, 친구들의 살인사건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망수르의 모습은 기 롤링의 과거로부터 소환된 또 다른 기 롤링인셈이였다. 불안의 공간을 살아야했던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웠던 추억속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이자, 보호도구가 '위조 여권(가짜신분을 만들어)'을 구비해 다니는 것이뿐이였으므로. 첫 문장의 초연함, 결말의 담담함등은 그가 어찌해볼 수 없었던 시대로 부터 생겨난 무기력함이 내지, 시대로 부터 받아들인 화해였던게 아닐까?

 

 

그렇게 찾아낸 과거로부터의 기억을 마주하고 나서 위트의 문구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과연 과거를 소환할만한 가치가 있었는가? 란 물음은  ' 우리는 모두 해변의 사나이'(그들은 어느날 무(無)로 부터 반짝 나타났다가, 반짝 빛을 발한다음 무로 돌아가버린다고 말하며, 해변가에서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끝내 아무도 그를 알아봐주지 않았던 해변의 한 사나이 p75) 라고 했던 위트도, 기 롤링의 친구 게이나 프레디, 드니쥐 모두가 모래 위에 반짝 찍힌 발자국에 불과하다는 표현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철학적인 요소가 듬뿍담겨 표현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무(無)로 왔다가 무(無)로 돌아가는 시간속에서 생겨나는 아픔, 분노, 슬픔등의 기억으로부터 아파하지 말고 그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것이 좋지 않을까란 대답을 생각해봤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고 한 당신의 말은 옳았습니다'라는 표현은 앞의 이야기와 상반된다. 도대체 왜 이런 표현했을까. 내 독서력의 부족함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일까?

 

 

마지막 무슨 공통점이 있는가란 물음에 대한 답은 기 롤링의 다른 이름 ' 패트로 맥케부아'나 '스테른, 지미 페드로'의 관계로 설명된다. 우리는 우리가 과거로 부터 만났던  인물들에 대해 각기 다른 평가를 받고 살아간다. 어떤 이에겐 한 없이 자상한 인물로 기억될 수 있고, 때론 불같은 성격의 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과거 부유했던 어린시절에서 현재 실패한 사업가의 아들로 살아갈 수도 있으며, 지난날 가난속에서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사람이 현재의 부유속에서 살아가며 과거속에 수많은 기억들을 묻어두고 살고자한다. 과거에서 소환된 현재의 모습에 느껴지는 절망감, 슬픔, 좌절, 고통 등등으로 부터 기 롤링은 말했다. 지금의 모습과 과거의 기억을 애써 연결짓지 말고 살아가라는 뜻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 역시 좀 어려웠다. 생소한 어투와 '잃어버린 과거의 추적'이라는 소재가 줄 수 있는 스릴러 다운 모습도 없을 뿐더러,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의 부분을 확실히 표현해주는 구성요소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말 담담히 쓰인 소설이였다. 그럼에도 놓치 않고 읽을 수 있었던것은 " 과거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수 있는가"란 주제 때문이였던거 같다. 평소 생각지 않던 장소에서 때론 향기로, 때론 소리로 시시각각 깨어난 과거의 소환으로 부터 당당히 맞설 수 있겠는가 란 주제는 위트가 말했던거 처럼 '무로 왔다 무로 사라지는 존재' 이므로 아파할 필요 없다 는 결론을 내려보며 고전의 맛은 시간을 두고 되풀이하는데 있는데, 이 소설도 1년후 5년후 10년후 다시 읽게 된다면 또 다른 색깔의 맛을 전해주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책은 늘 사서 읽어야 한다고 수많은 저자들이 목놓아 가르치나 보다. 늘어가는 포스트잇 만큼이나 단단해질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