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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 ㅣ 심야식당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요리와 관련된 책들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보슬비님이 '심야 식당'에 관한 리뷰를 올리시는걸 보고 냉큼 찾아보았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땐, 요괴들이 나오는 심야의 식당일까 싶은 마음에 판타지를 상상했는데, 첫장부터 '어깨 오빠야들'의 등장 모습에 예감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그야말로 '심야'식당이다. 그런데 이 가게에 특이한 점들이 많다. 기본 메뉴판에 적힌 메뉴는 손에 꼽힐 정도로 몇개 되지 않지만,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 중 재료가 있는것은 무엇이든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참 매력적인 가게같다. 무튼 그곳을 운영하는 마스터 역시 조금 비밀스럽게 보인다.
오른쪽 눈에 길쭉이 난 상처, 그리고 뒷 머리가 대머리인지, 아니면 모자를 쓴것인지 어떨때는 머리카락이 있고, 어떨때는 머리카락이 없는것 조차 미스터리로 보인다. 그는 왜 이런 식당을 운영하게 된것이며, 하필 심야 식당을 하게되었고, 요리는 어떻게 배우게 되었을까와 같은 궁금증은 1권에서 밝힐 수 없어 할 수 없이 2권으로 넘어가야 한다. 고도의 전략인가. 아니면 끝까지 그것은 미스터리로 남을까. 벌써 14권까지 나왔던데.
심야 식당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거즘 '밤' 손님들이다. 밤에 일을 하는 사람이거나, 밤 늦게 일이 끝나는 사람들이 한끼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찾아가는 식당이지만,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공간이다. 빨간 비엔나 소시지, 식은 카레, 카레 돈까스, 구운김, 포테이토 샐러드, 오이절임, 라면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과 사람들에 얽힌 스토리가 절묘하게 버무려져 감칠맛을 낸다.
만화가 컬러였더라면 더 감질나게 군침을 흘리며 읽었을텐데 흑백인게 좀 아쉽게 느껴진다. 다만 '지글지글 치~~"하며 굽거나 튀기는 소리에 침을 꼴깍 꼴깍 넘기며 읽다가 시원스럽게 들이키는 맥주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맥주가 그리워지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고로. 심야에 책을 읽는것은 금물!! 식후 30분 이내에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는.
어제 였나.. 그제였나. 이웃님의 '빨간 비엔나 소시지 문어모양'의 사진을 보며 '심야 식당'을 떠올리시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만화를 보며 그분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나는 1권에 소개된 음식 중 가장 만들어보고 싶은것은 '고양이 맘마'다. 갓 지은 밥에 가시오부시를 얹고 간장으로 비벼 먹으면 참 맛있다고 하는데 요 밥에 버터로 비비면 더 맛있다는 글도 읽은적이 있어서 찾아보니 500G에 3만 5천원을 훌쩍 뛰어넘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는. 왜..이렇게 비쌀까. 무튼 다음 2권에서는 또 어떤 음식과 이야기가 버무려질지 읽어봐야겠다.
아참!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카레를 무척 좋아하는가 보다. 마스다 미리의 책에도 카레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심야 책방에서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카레 이야기. 차가운 카레를 뜨거운 밥에 올려 조금씩 녹여서 먹는 맛이 일품이라는 이야기에 아침 메뉴를 카레로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일본 사람들은 카레가 대중적인 음식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