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모 습관의 힘 - 하루 5분 나를 성장시키는
신정철 지음 / 토네이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나의 메모, 나의 기록들을 점검하다.
신문과 책을 좋아하게 되고 꾸준히 읽게 되면서, 메모는 어느새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칼럼을 모은다거나, 좋은 문장을 기록하거나 꼭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 알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사항을 꾸준히 메모와 스크랩으로 채워 나갔다.
<그동안 메모와 스크랩한 노트와 스케치북>
그런데 매번 한 권의 노트가 마무리 될 때마다 뿌듯함보다 의문이 쌓여만 갔다. 처음 노트를 쓰던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생각에는 변화도 없고, 서재에 정리하기 위해 들어 왔지만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서 시간만 축내다
말아버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억울 한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메모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 했음에도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니 그동안의 시간이 허송세월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마음에서 찾아 읽게 된 <메모 습관의 힘>은 단번에 내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 주었다.
' 어떻게 하면 책의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 고심했다.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만 따로 복사하고 링제본을 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따로 보관해두면 나중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책을 읽고 나중에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독서노트를 쓰면서 책 읽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노트에 옮겨 적고, 거기에 내 생각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과의 만남이 바뀌었다. 저자와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한 것이다'p34
내 노트를 펼쳐 훑어보면 온통 작가의 이야기만 가득했다. 일방통행만 하느라 그동안의 내 생각들이 풍성하거나 풍부해질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마인드 와칭(Mind Watching) : 내 마음의 방향이 향하는 곳.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을수록 불만이 커져 갔다던 저자는 메모 리딩을 시작하고 맞게 된 변화를 통해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중 메모가 서로 충돌과 융합을 거쳐 아이디어가 생성되고 한 편의 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적인데,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발전시킨 변화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진과 사례들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메모는 글씨로만 기록되지 않는다. 그림, 도표, 기호등을 활용하였다.>
메모의 장점을 살펴보면 쓰면 더 오래 기억되는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 뿐만 아니라 생각이 발전을 통해 성숙해지고 정리가 되면서 글쓰기라는 하나의 주제가 완전히 자리 잡는다는 것, 또 노트의 생각들이 예기치 못하게 충돌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으로 창출 된다는 점, 그렇게 탄생된 글을 통해 마음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저자는 이를 '마인드 와칭(Mind Watching)'이라 명칭하며, '마인드 와칭'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살펴봤을 때 그동안 내가 기록했던 메모에는 '정리'가 없었다. 그저 기록했다는 뿌듯함에 빠져 다시 들여다보며 정리할 생각을 갖지 못 했다. 또 메모를 하기 전 어떤 목적을 가지고 메모할 것이며 메모한 내용을 충돌 시키기 위한 질문들이 무엇이 있을지, 또한 메모를 통해 내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한 일임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므로 메모는 생각을 끝내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생각을 시작하기 위한 출발선인 셈이다.
' 메모 리딩할 때는 책의 중요한 부분을 저장해 두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나의 반응을 기록 하는 것이 메모리딩의 목적이다'p163
★창의성을 부르는 메모 활용법★
선언(의도) → 수집→충돌→포착→ 완성 p120
★ 메모는 천재의 기억보다 강하다
오랫동안 메모를 하게 되면 늘어나는 양 때문에 난감한 일이 생기곤 한다. 꼼꼼하게 기록해 두고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때 저자는 엑셀을 활용하여 정리해 둔다고 한다. 그런데 엑셀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노트 표지에 기록한 내용을 순서대로 적어놓는 것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책에서는 '포켓'이나 '에버노트' 앱을 활용하여 메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책에서 소개되지 않았지만 '네이버 메모장'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앱이라 추천하고 싶다.
정민 교수님의 <책벌레와 메모광>을 보면, 깨알같은 메모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사례담이 많다. 특히 이덕무,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이라는 조선 후기 문인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라기 보다도 꾸준한 메모의 노력으로 결실될 수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메모는 천재의 기억보다 강하다던 말을
새삼 새겨넣을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꾸준한 메모와 기록을 점검하는 습관이야 말로 나를 성장 시키는 단단한 토양임을 느낀다.
ps.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저자가 메모를 통해 이룬 변화를 블로그나 페이스북의 방문객 수로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책의 전반부에 메모의 중요성과 활용법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개인적인 사례담으로 치중되고 있다는 점과 반복적인 이야기가 거듭되고 있다는 점, 메모를 통해 어떻게 질문을 확장 시켜나갈 것인지, 또 온라인상으로 얻은 지식의 출처나 정확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을 조금 더 해줬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