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명사는 번역을 공부하는 학생이 연습 삼아 하는 번역에서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번역 수업에서는 고유명사와 숫자를 제외한 모든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지만, 실제로 번역할 때는 모든 내용이 다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고유명사와 숫자는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고유명사에는지명, 인명, 사명,브랜드명 등이 있다. 일본에 보내야 하는 서류에 상대 회사명이나 대표이사의 이름을 잘못 표기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보다 더 큰결례는 없을 것이고, 이런 실수가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리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고유명사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을 길러야한다. - P67

 표기에서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한자 표기이다. 일본식 한자와한국식 한자가 같은 경우도 있지만 조금씩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김영국‘이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한국식 한자가國‘이라면 일본•식 한자는 ‘숲‘이 된다. 다시 말해 인명사전에서 한자를 확인한 다음에 그대로 쓰지 말고 일본식 한자로 바꿔서 표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인명뿐 아니라 지명 등 고유명사 전반에 적용된다.
한편 이렇게 한자와 발음 두 가지를 다 표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처음한 번뿐이고 두 번째부터는 한자만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인명사전에 한자가 없을 때는 발음만 표기한다. - P68

의단, 아주 많이 알려진 사람이 아니면 인터넷에 올라 있지 않거나 인터넷으로 검색은 되지만 발음이 나와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인터넷에 한자는올라 있는데 발음이 없을 때는 검색창에 한자와 영문을 입력해 보면 일부 확인이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의뢰인에게 확인 요청을 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할 때는 최소한 다른 색으로 표시하거나 ‘‘와 같은 기호와 함께 메모를 붙여, 검색되지 않는 발음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인터넷을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인명이 많은 편이라 이렇게 처리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69

하나를 골라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역가에게 서울특별시종로구 수송동을 알리는 리플릿을 번역해달라는 의뢰가 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그 번역기는 전라북도 군산시 수송동의 한자를 써서 번역해보냈고, 이를 중간 편집 과정에서 걸러낼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일을 의뢰한 지자체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명이 나오는 번역을 할 때는 해당 지명이 속해 있는 행정구역까지 꼼꼼히 확인한 다음 정확하게 지명을 표기해야 한다. - P71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경우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일본 지명은 ‘도쿄(東京)‘와 같이 발음을먼저 표기하고 처음 나온 지명에만괄호를 붙여 한자를 표기한다.
일본 지명 표기에서 주의할 점은 발음이다. 한자는 한국식 한자와 일본식 한자가 일치하면 그대로 쓰고, 일치하지 않으면 한국식 한자로 바꿔 표기하면 된다. 그러나 발음은 반드시 검색해 확인해야 한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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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형식을 맞추는 것이 번역가의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번역 현장에서 의뢰인이 요청하지 않은 문서 형식까지 완벽하게 맞춰 작업한다면 의뢰인의 만족도를 200퍼센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 P49

•의욕 넘치는 초보 시절에는 반드시 마감일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요령만 늘어 마감일을 지키지 않는 번역가도 있다. 사전 양해 없이 마감일을 넘기거나, 상습적으로 마감일을 넘기는 것은 번역가로활동하는 데 치명타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P52

1. 글쓴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오역은 글쓴이의 의도보다는 매끄러운 문장이 자신의 번역 실력을 말해준다는발상에서 시작된다. 매끄러운 문장을 구사하다가 글쓴이의 의도를 놓치게 될수도 있으니 역지사지로 충분히 생각해보자.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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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생각하는 조건과 맞지 않으면 정중히 거절하면 된다. 이럴때야말로 ‘하얀 거짓말‘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쉽지만 못하겠다든가, 사정이 있어 못하지만 연락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것은 어떨까? 이밖에도 소개해주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하면서 거절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 P31

번역 의뢰는 예상치도 못한 분야에서 들어오기도 하기 때문에 평소 다양한 글감을 많이 접하는 것이 좋다. 한일 양국의 신문, 소설, 수필도 많이읽고드라마나 영화, 뉴스나 오락프로그램 등도 꾸준히 보며 다양한 분야의 언어적 감각을 익힐 필요가 있다. 언어는 계속해서 쓰지 않으면 금세감각이 떨어지게 된다. 그 점이 힘들기도 하지만 항상 자신의 실력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활력이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라. 아무런성취나 발전도 기대할수 없다면 얼마나 지루한 일이겠는가. - P35

반면 낭독을 통해 언•어를 익히면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자극되어 조금 더 효과적으로 습득할•수 있다. 문제는 낭독하는 횟수인데 나는 학생들에게 문장 단위로 암기될•때까지 소리 내어 읽도록 시킨다. 사람마다 기억력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 P36

낭독 횟수는 30번이 될 수도 있고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 P37

NHK뉴스청취도 매일 다른 뉴스를 듣는 것이 아니라 같은 뉴스를 반복해서 듣게 한다. 일본어를 전공하지도 않고 일본에 거주한 적도 없는데학교 성적이 좋았던 후배가 같은 뉴스를 100번씩 들으며 공부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다시 말해 사설 100장을 한 번 보는 것보다 1장을 100번 보는것이 훨씬 어학적으로 효과적인 것과 같다. 이런 반복 청취 학습의 결과가 궁금하다면 자신에게 어학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직접 시험해보자. - P37

번역을 통해 알게 된 용어는 바로 정리하자아무리 어휘력이 뛰어난 프로 번역가라도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용어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마감일에 쫓겨 이런 용어들을 바로 정리하지않은 채 넘어가는 번역가들이 많다. 우선 번역부터 끝내고 나중에 정리하•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번역이 끝나면 그 해방감을 만끽하느라 용어 정리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결국 자연스레 잊어버린다. - P38

다른 예를 들어보자. ‘유럽연합‘을 일본어로 번역할 때 ‘州‘라고도했다가 ‘EU‘라고도 하는 등 아무런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쓰면 일관성이 크게 훼손된다. 시사에 약한 사람들 중에는 유럽연합과 EU를 각기다른 기관으로 착각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 제일 좋은 번역은 처음에 나오는 유럽연합을 ‘州連合(EU)‘로 번역한 후, 두 번째부터는 ‘EU‘로 표기하는 것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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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판단력을 기르자


번역은 작업을 하는 매 순간마다 무수한 선택과 결론을 내려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번역가가 어떤 판단을 하느냐는 어휘력보다 몇 배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번역가의 판단에 따라 원본과 동떨어진 번역물이나을 수도 있고 의뢰인이 기대한 것 이상의 번역물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다섯 가지 상황에서 번역가의 판단력이 필요하다. - P16

밤을 새도 끄떡없는 체력과 지구력은 기본이다

번역가로 활동하다 보면 양이 적은 자료를 번역하는 일보다, 일정에 쫓기리카카수상며 수십 장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는 기본적인 번역실력 외의 요소들이 완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체력과 지구력이다.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몇 날 며칠 장시간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동시에 지구력도 크게 떨어진다.
- P18

번역에서는 체력과 지구력이 곧 실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일을 늘려나가야 비로소 번역가로 단단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번역은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강인한 체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42.195킬로미터의 마라톤 같은 긴 레이스이기 때문이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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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한 뒤에얻는 것이 있으면 된다


‘인간을 뛰어넘는다‘라고 하면 상당히 장벽이 높은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좀 더 가볍게 생각하면 이런 것이 아닐까요? ‘비포 앤 애프터 before & after처럼 무언가를 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자신을 뛰어넘었 - P153

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령, 지금까지 읽어본 적 없던 도스토옙스키의 책을읽기로 하고 먼저 『죄와 벌』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이책을 독파하면 도스토옙스키를 읽은 적이 없던 나 자신을뛰어넘는 셈이 됩니다. 그다음에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습니다. 다시금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중에서『죄와 벌』밖에 읽지 않았던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지요. - P154

저는 여러분에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되었든무엇이 되었든 니체의 작품을 소리 내어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니체의 강인함이 전염되어 몸 안에서 삶에 대한 에너지가 샘솟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자신에게 니체적인 요소가 주입되면 설령 괴로운 일만 가득한 인생이라도 스스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 P182

재능의 싹

나는 나의 사랑과 희망을 걸고그대들에게 바란다.
그대의 혼에 자리한 영웅을 내던지지 말라.
그대 최고의 희망을 신성시하라.
ㅇ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P183

니체는 『선악의 저편」이라는 저서에서 선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기독교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의 전통적인 도덕이 주장하는 선악의 기준은 사람들을가축처럼 길들이려 하는 ‘노예의 도덕‘이라는 것입니다.
니체는 이러한 선악의 기준을 넘어 ‘초인의 도덕‘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P196

어려운 말은 제쳐두고 니체의 메시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기쁨도, 고통도, 슬픔도,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되풀이된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을 긍정하고 강하고 단단한 인생을 살아가라."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있어삶의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는 니체의 이 메시지를떠올려보세요. 삶을 향한 의욕이 샘솟을 테니까요. - P210

이 이야기만 들으면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니체는그런 삶을 긍정하고 있습니다. 목적도 의미도 없이 영원히 되풀이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에 삶의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영겁(영원) 회귀‘라고 부르며, 그 안에서 자유롭게 목표를 정하고 새로운가치를 만들어내는 인간을 ‘초인‘이라고 불렀습니다. - P212

아무리 괴롭고 힘든 일이 있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것이 삶을 산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또 한번힘내보자!"라며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것. 이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 P212

벚나무는 매년 봄이 되면 벚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활짝 피자마자 지기 때문에 일주일만 지나도 꽃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다음 해도, 그다음 해도,
10년, 20년, 100년 뒤에도 동일한 일을 반복합니다. 꽃은 져도 벚나무의 존재 자체는 생명 활동을 계속하고 - P213

있는 것입니다. 활기차게 살아가는 것은 모두 이 벚꽃과 같습니다. 인간 역시 개개인은 죽지만 인류의 존재는 침팬지 등의 유인원에서 분기된 순간부터 헤아려보아도 600만~700만 년 동안 ‘존재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 P214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도 그렇습니다.
「헤이케모노가타리物의 첫 구절 "기원정사의 종소리는 제행무상의 울림이요"에 나오는 그 제행무상 말입니다. 이 말은 세상의 모든 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변한다. 태어나면 소멸되고 소멸된 후에는 다시 태어나는 운명을 되풀이한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의미입니다. - P215

최고의 죽음

죽을 때도 거기에는그대들의 정신과 그대들의 덕이환하게 불타올라야 한다.
대지를 감싸는 석양처럼. 그렇지 않다면그대들의 죽음은 실패한 것이다.
ㅇ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P219

만약 니체가 오늘날에 살아 있었다면 전대미문의 수준으로 이도류에 도전하는 오타니 선수를 두고 "힘에의의지가 대단하다"라며 칭찬했을 것입니다. 동시에 오타니 선수에게 "투수나 타자 한 가지만 골라라", "두 마리토끼를 쫓다가는 하나도 놓치기 쉬우니 욕심을 적당히부려라"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힘에의 의지를 모독한다며 꾸짖었을 것 같습니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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