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 런던에서 아테네까지,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찾아 클래식 클라우드 1
황광수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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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우리 시대 대표작가 100인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문학기행이다. 현재 출간된 책은 셰익스피어, 니체, 클림트 이렇게 세 권이며, 출간이 예정된 책의 목록만 보아도 마음이 수런거릴 정도로 유명한 작가가 빼곡히 들어있다. 셰익스피어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는 대문호로 많은 작가들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의 탄생이 450년이 넘었지만 그에 대한 호평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책을 읽게 되어 뿌듯한 마음 저편에 세계적인 위대한 극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지도 못했고 잘 모른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4대 비극 정도는 학창시절에 많이 접했고, 연인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화로도 여러 번 보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를 계기로 의식적으로 작품을 찾아 읽게 될 것 같아 다행스런 마음이다.

 

왜 우리는 400년도 더 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어야 하나?

라고 저자는 의문을 던진다. ‘동시대성이란 개념을 꺼내어 설명한다. ‘동시대성은 하나의 시대에 다양한 현상들이 공존하는 것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라, 시대를 달리하면서도 공통된(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시대는 달라도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생노병사(生老病死),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안은 채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언어, 인물, 기법 등은 후세대의 작가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 속의 인물 이아고, 에드먼드, 리처드 3세 같은 악당들은 근대소설의 주인공의 모티브가 되어 쥘리앵 소렐, 라스콜리니코프, 스타브로긴 등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쯤 되면 셰익스피어와 우리가 동시대인이 된다는 것은 불가분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기행의 여정은 1. 영국, 소란스러운 나라의 영광스러운 이야기 2. 파리에서 빈까지, 영원과 사랑을 향한 발걸음 3. 지중해, 끝없는 이야기의 바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서는 뜻대로 하세요,리어 왕,헨리 6,심벌린,맥베스2장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햄릿,법에는 법으로3장은 로미오와 줄리엣,말괄량이 길들이기,베니스의 상인,오셀로,페리클레스,트로일로스와 크레시다외에도 열 개의 작품이 더 있다. 각 장의 사이에는 좀 더 깊이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작가 생활 전반기 10년은 영국의 역사를 다룬 사극을 7편이나 썼다는데, 그러한 사극의 특징이나 괴테가 세계정신으로 극찬했다는 시 세계, 그리고 셰익스피어 문학의 키워드, 문학의 특징과 현재적 의미을 분석하면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인물들은 여전히 현실에도 살아있다. 스트렛퍼드 번화가의 상점 간판들.

위의 시계를 파는 가게는 '이아고', 아래 카페의 이름은 '5막'.

 

 황광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즐겨 읽었을 정도로 심취해 있었다. 그에 대한 내공으로 2014년부터 기행에 나선 결과가 이 책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진 것이다. 우선 셰익스피어의 수많은 작품의 대략적인 이야기와 그 배경이 되는 장소를 곁들여 보여준다. 그 여정의 맨 처음은 그의 생가가 있는 스트랫퍼드로부터 시작된다. 헨리 가의 길목에서 보았다는 ‘450년 젊은 셰익스피어!’라는 플래카드를 언급하는데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셰익스피어가 아닌가! 우리는?? 영국이란 나라가 몹시도 부러운 대목이다. 이 여정을 따라 순서대로 읽어도 되고 관심이 가는 부분을 먼저 읽어도 좋다. 잘 몰랐던 그의 사생활, 즉 사랑과 결혼, 가족, 유산에 대한 이야기 등을 알게 된 것도 내밀한 즐거움이다.

 

, 나의 벗들 그리고 추방당한 형제들,

옛날 방식이 인공적인 화려함보다

우리 삶을 더 즐겁게 해주지 않았소? 이 숲이

시기심 많은 궁정보다 위험이 덜하지 않았소?

(...)

고난도 잘 쓰면 기쁨이 되오,

그것은, 흉측하고 독이 있는 두꺼비 같지만,

머리에 소중한 보석이 있소,

그리고 지금 우리의 삶은, 공무로 찾아오는 이도 없으니,

나무에서 혀를 흐르는 개울에서 책을,

돌들에서 설교를, 그리고 만물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오.

뜻대로 하세요(2.1.1-17)(P39~10)

 

 앤 해서웨이의 생가가 있는 쇼터리 근처에 있다는 아덴 숲은 무자비한 찬탈자나 몰인정한 형에게 쫓겨난 인물들이 살아간다. 어쩌면 도피처라고 할 수 있는 그 곳에서 새로운 삶에 적응하며 살아 냈을까. 자유는 얻었지만, 얻는 것이 있었다면 포기해야 할 것도 있었겠지. 우리의 삶과 언행은 언제나 미묘한 모순이 존재한다.

 

꽉 찬 다섯 길 아래 네 아버지가 누워 있지.

그의 뼈들은 산호가 되었단다.

그의 눈은 이제 진주들이야,

그의 것은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아,

다만 바닷속 변화를 겪고

진귀하고 신기한 것으로 되는 거지.

폭풍, 1.2.397-402(P321)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완성하고 셰익스피어는 고향으로 돌아가 몸져누웠다가 성삼위일체 교회에 안치된다. 내 뼈를 옮기는 자는 저주받을 것이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고. 작품은 한 번 쓰면 고치는 법이 없었지만, 유서는 고치고 고쳐서 쓴 것이 무려 134통이나 된단다. 마치 자신의 문학성을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 450년이 지났어도 그의 작품들은 지금도 여전히 진귀하고 신기한 것으로빛나고 있지 않은가.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에 그의 문학의 영원성을 꿰뚫어 본 이는 다름 아닌 그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던 벤 존슨이란다.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가 아니라 모든 시대를 위해 존재했다.”.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그의 명성을 증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문장이 있을까.

 

  셰익스피어의 사위 존 홀의 정원에 있는 조각상.


『줄리어스 시저』의 세 주인공의 얼굴을 겹쳐놓은 듯 보인다. 시저와 안토니우스의 얼굴은 찰싹 달라붙어 있고, 브루투스의 얼굴은 살짝 떨어진 채 그들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

글자판에는 브루투스의 독백이 양각되어 있는데, '사람들은 꼭대기까지 올라가고 나면 자기를 높은 곳으로 올려준 낮은 것들을 경멸한다. 시저도 아마 그럴 것이다.' 라고.

 

 저자가 흠모해 마지않던 대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에서 많은 감흥에 젖었으리라.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의 작품의 공연을 보며 얼마나 감개무량 했을까. 읽으면서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인간의 다양한 본성을 보았다. 선과 악, 사랑과 질투, 현실과 환상,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언어의 활용과 남용, 역사와 거짓말, 억압과 자유, 본성과 이성, 복수와 용서 등 수많은 대립적 주제들이 작품 속에 배치되어 있다. 확실히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장르라 등장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하다. 셰익스피어는 워낙 많이 유명한 문호이기에 그의 작품을 많이 아는 것처럼, 읽은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문학의 세계를 알아 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것은 사회를 이해하고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길이기도 하고 우리의 삶을 좀 더 낭만적인 삶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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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서관 기행 - 오래된 서가에 기대앉아 시대의 지성과 호흡하다, 개정증보3판
유종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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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도서관 나들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빽빽하게 꽂혀있는 서가의 책을 보노라면 내 책도 아닌데 내 것 인양 마음이 뿌듯하다. 새 책의 향기, 한 장씩 책장을 넘기는 소리마저 리듬이 느껴진다. 언제 저 많은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위축되기도 하지만, 오래 건강하게 살아서 한 권 한 권 읽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기자라는 직함으로 여러 곳을 누비고 다니던 시절, 틈틈이 청계천 헌책방을 순례하며 잡지 창간호를 수집하는 취미로 시작하여 사서였던 아내를 만난 인연이 도서관과 깊은 운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미 2010년 출간된 책인데, 이번 수정판에는 쿠바 호세 마르티 국립도서관,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덴마크 왕립도서관, 아드몬트수도원 도서관 이렇게 세 곳을 추가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을 시작으로 우리나라까지 16개국 70여 곳의 도서관의 모습을 담아 놓았다. 단순한 도서관의 소개가 아닌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역사와 철학,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보통 한 국가에 한 두 개의 도서관을 소개하는데, 러시아, 미국, 중국, 한국은 다수의 도서관을 소개한다. 'Story in Libray(이야기가 있는 도서관)’은 도서관과 관련 있는 인물의 에피소드나 유익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Visit Here(여기도 가보자)는 각국의 대표도서관을 소개하면서 근처에 있는 다른 도서관을 소개하는 코너다. 도서관이 있는 도시와 관련된 인물이나 영화 이야기 등 풍성한 읽을거리로 독자를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여태껏 보지 못한 도서관 겉과 안의 모습의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도서관이 아니라 아름다운 건축물을 구경하는 느낌이다. 도서관이 그렇게 아름다워도 될까, 책을 보관하는 장소인데 너무 사치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반면, 저 아름다운 공간에 앉아서 책을 읽어보고 싶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각국의 도서관마다 특색이 있고 상징성이 있다. 세계 최초의 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이다. 기원전 3세기 초 지중해변에 설립한 이 도서관의 탄생이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관계가 있다니 흥미롭다. 그의 제자 데메트리오스가 프톨레마이오스 1세에게 도서관 건립을 제안함으로써 탄생했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파괴되었던 이 도서관은 1990년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호소하여 유네스코와 여러 나라가 참여하여 2002년 재건한 것으로 무려 1600년 만에 새로 태어났다.

 

 

 화강암으로 만든 외벽에 세계 120여 개의 문자를 새겨놓았는데, 우리 한글은 ’, ‘’, ‘’, ‘’, ‘’, ‘의 여섯 글자가 자리 잡고 있다. 과연 최초의 도서관이라는 상징성과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건축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절세의 미녀, 팜므파탈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가 어려서부터 이 도서관을 애용했던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었으며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원전으로 읽었던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다는 것이다. 숨겨져 있던 이야기에 클레오파트라가 새롭게 느껴진다.

 

 러시아의 도서관은 문학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막심 고리키, 체호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 육필 원고, 소품에 이르기까지 직접 돌아보는 저자의 감동에 읽는 나 자신도 울렁울렁 할 정도다. 자료에 대한 방대한 정보, 건축물에 대한 양식 설명, 내부 구조, 도서관의 구성원 등을 세세히 알려주는데 그 어마어마함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단순히 보고 끝나는 여정이 아니라 저자의 도서관 기행에 대한 로망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여실히 전해진다.

 

  맥도널드보다 도서관이 많다는 미국은 과연 도서관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 보라는 말이 있듯이 미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도서관과 사서의 위상이 높은 나라라고 한다. 마치 빈약한 과거를 미래로 보상이라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어쩌면 그러한 미래에 대한 설계가 있었기에 짧은 역사지만 최대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조국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고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라고 했다. 그뿐 아니라 오바마도 그에 못지 않은 도서관 마니아였다. 접근하기 쉬운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 잡은 뉴욕공공도서관은 도서관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 가지 못한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로 시민의 사랑을 받는 도서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전보다 도서관이 눈에 띄게 많아져서 반가운 마음이다. 저자도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 도서관을 추진하여 전국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손쉽게 마트에 가듯이 도서관을 즐겨 찾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되면 개인이 성장하고 그 사회가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벽화와 천장, 이국적인 바닥재/ 조명과 조각)

 

'블랙 다이아몬드' 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덴마크 왕립도서관 전경.

 

 여러 역사를 돌아다볼 때 책이란 무엇인가, 도서관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한 국가의 문화이고 국민의 정신이다. 한 나라를 정복할 때는 분서를 하는 예가 적지 않았다. 진시황이 그러했고, 나치 독일이 그러했다. 거꾸로 생각하면, 책은 미래라는 것이다. 도서관이야말로 평등하게 혜택을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복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들어가서 책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경우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도서관은 전국에 35개가 있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누구라도 시각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현실을 보면 두루두루 공평하게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멋진 도서관의 모습에 흠뻑 빠졌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의 향내와 책 읽는 아름다운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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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 인류 고전 15권에 묻고 스스로 답하다
박병기 지음 / 인간사랑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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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떤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의 제목이 제법 묵직한 울림을 준다. 세계화의 시대적 흐름에서 국가나 개인이 하루하루 살아가며 견디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세상이 되었다. 국가적으로는 부도덕한 권력자들이 혼란을 야기하는 정치적 무력함을 겪어야 했고, 이웃나라 일본의 원자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선 노출과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북한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 등 대내외적인 여건에서도 위험과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제각기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하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치며 앞만 보고 달리는 세상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게 세상사 아니던가.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차 등 비교심리로 인한 상대적 빈곤감은 피로사회로 만든다. 이럴 때 잠깐 쉬어가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거리 두기를 전제로 오래된 고전에서 사유와 성찰을 하며 삶의 의미 찾기를 위한 필수 요건이 되고 전통적인 유효성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올해부터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고전과 윤리라는 진로선택과목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금강경,논어같은 동양 고전과국가,니코마코스윤리학등 서양 대표 고전을 다루고 있다. 특히신약성서,꾸란을 포함시켜 종교 간의 만남과 대화를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자는 고전과 윤리교과서 대표저자로서 이 과목에 들어있는 15권의 고전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까를 안내하는 내용과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과목의 도입으로 오로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으로 시험공부에만 몰두했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하다. 그동안 제도 교육은 국영수 과목에 치우쳐서 예체능 과목은 등한시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도덕과 윤리는 하루아침에 싹트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중단되었던 윤리에 대한 과목을 학습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반가운 마음이다.


 이 책의 구성은 1부 자신과 올바른 관계 맺기, 2부 다른 사람 및 공동체와 관계 맺기, 3부 일상을 넘어 다른 존재와 관계 맺기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를 정립하고 나아가 타인 등 공동체와 그리고 우리가 아닌 다른 존재와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지향점을 두고 있어 성장할 수 있는 관계망을 보는 듯하다. 우리 시대의 삶의 양상은 어떤 모습일까. 성공은 차치하고 일단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으로도 벅차다. 요즘처럼 언론이 부도덕한 정치인들이나 많이 알려진 유명 인사들의 사건들로 시끌벅적한 때는 사람이란 과연 왜,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인지 회의가 든다. 한 세상 길어야 백 년인데, 남의 것을 탐하고 피해를 주며 그렇게 살고 싶을까 싶다. 이러한 배경에는 오로지 성공을 향하여 앞만 보고 달린 결과가 아닌가 한다.


관계 맺기가 얼마나 어려운 시대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혼밥’, ‘혼술등 뭐든지 혼자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세상의 흐름에 저자는 금강경을 소개한다.

수보리 장로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다원(須陀洹)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이루었다.’는 생각을 할 것인가?”

아닙니다. 부처님! 수다원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수다원이라는 말은 세상의 흐름을 뛰어넘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나는 수다원의 경지를 이루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참된 수다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강경』「일상무상분(一相無相分)(P31) 

                

 ‘사다함이나 수다원은 불교 수행자의 경지를 가리키는 이름이라는데, 수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지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 수다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의미는 세상의 흐름을 뛰어넘는 사람이라는 무거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니, 과연 보통사람인 우리는 이 수다원의 경지를 삶의 목표로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뜻이 너무 크다고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우리는 작게라도 노력할 수 있다. 늘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미소를 보이며 실천하는 것으로 수다원에서 아라한(깨달음을 얻어 이 세상에서 참으로 평화롭게 사는 사람)에 이르는 수행의 과정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하니.


 2부에서 다루는 꾸란은 다종교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낯섦의 대상인 이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대목이다. 눈만 내놓고 온 몸을 꽁꽁 동여맨 복장의 사람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테러는 우리를 움츠리게 만든다. 영어식 발음으로 배웠던 코란이 이슬람의 경전 꾸란이며, ‘성스러운 책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한다.


꾸란을 믿는 자들이나 구약을 믿는 자들이나, 그리스도인과 천사를 믿는 시바인들이나, 하나님과 내세를 믿고 선행을 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보상이 있을 것이다. 그대들에게는 두려움도 슬픔도 없을 것이다.”(P81)

부모를 위해서, 친척과 고아, 구걸하는 자여행자를 위해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하면 그 모든 자선의 행위를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2215

선행이거나 정의의 일이거나, 사람 사이에 화해시키는 일이 아닌 맹세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변명하지 말라.” 2224(P83)


 위의 인용을 통해서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를 차별하지 않는 이슬람의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확인할 수 있고, 개인의 마음의 평화는 물론 인간관계, 사회 정의, 세계 평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종교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낯섦을 금세 떨쳐버릴 수는 없다. 원치 않더라도 언제 어느 때든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듯이 다른 사람 다른 종교를 이해함으로써 다가 올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 의미 있으리라 생각된다.


 3부에서 인상적인 것은 지난 해 619일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에 대한 것이다. 일상에 파고든 문명의 이기는 편안함에 젖어서 좀처럼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후쿠시마 원전 같은 엄청난 재앙을 바라보면서 더 이상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딜레마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지도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이 과제를 각자의 삶과 사회 전반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철학으로 저자는 노자의 도덕경을 소개한다.


하늘은 도()를 본받고 그 도는 자연(自然)을 본받는다.(P186)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도 기꺼이 머물기 때문에 도에 가깝다.(P187) 도덕경

예부터 극심한 자연재해를 만나면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하거나 기도하면서 하늘의 명령이 우리의 본성을 이룬다는 생각을 체계화한 것이 유교철학으로 완성되었다. 하늘의 뿌리를 자연으로 본 것이 도가이며 그 기록이 곧 도덕경이다. 어지러운 일상을 잘 살아내는 대안은 경직된 윤리(倫理)가 아닌 자연의 흐름을 읽고 물처럼 살아가는 무위(無爲)를 강조하며 물 흐르듯이 자연의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삶을 강조한다.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또 교양을 위한다거나 특권층인 것처럼 과시하는 마음으로 고전을 대하지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고전이라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이는 태도는 금물이다. 그 고전의 저자나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한계는 현재의 관점으로 보면 다른 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인정하면서 현재 실정에 맞는 재해석하여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전을 읽더라도 삶과 연결할 수 없다면 별 의미도 없을 것이다.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겠다는 무모한 도전보다는 마음에 끌리는 부분이라도 조금씩 접하다 보면 고전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학부모는 물론 고전으로부터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독자가 읽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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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화의 사기 2 : 무엇을 위해 죽을 것인가 장자화의 사기 2
장자화 지음, 전수정 옮김, 사마천 / 사계절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시리즈의 두 번째 권 무엇을 위해 죽을 것인가는 제 환공, 중이 공자 유랑, 진 문공, 초 장왕, 오자서와 오왕, 범려와 월왕 구천, 조돈과 최저, 조씨 가문 고아, 공자, 소하, 장량, 주아부 고사가 들어있다. 각각의 고사에서 어떤 사명을 갖고 치열하게 분투했는가를 보여준다. 한 인물의 죽음은 물론 가문이 멸족하게 되는 재앙도 맞는다. 군주를 위해 몸을 바쳐서 높은 재상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토사구팽을 당하는 억울한 영혼도 있다. 이래저래 삶이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습관으로 굳어진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에 단점, 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단점, 악습을 알아차리고 변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기도 하고 어려운 일 일수도 있다. 주나라 사자에게 구정(九鼎)의 경중(輕重)을 물은 초장왕 고사가 있다. 구정(九鼎)은 천자의 권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즉위 3년 동안 정사는 돌보지 않고 매일 술과 향락에 빠져 지내던 장왕은 어떻게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었을까. 수수께끼로 간언을 올린 오거와 충직한 신하 소종의 간언 덕분이다. 장왕에게는 끔찍이 사랑하는 말 한 마리가 있었는데, 비단옷을 입히고 화려한 집을 지어주고 침대에서 재우고 대추와 고기를 먹이다가 비만으로 죽고 만다. 죽은 말을 관을 짜서 신하의 예로 안장하겠다는 왕에게 우맹(優孟)은 재치 있는 간언으로 입을 다물게 만든다. 충언으로 간언을 해도 무시하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자신의 우매함을 깨닫고 변화하겠다는 열린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무언가 뜻한 바를 이루는데 신념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월왕을 보필하여 오나라를 멸하는데 공을 세운 범려의 일생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맹주가 된 구천이 범려를 상장군에 임명하지만, 사직을 청하고 도망을 간다. ‘잘 나갈 때 물러나라는 말은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과 상통한다. 현실의 조직에서도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며 정상에 오르면, 이제는 내려 갈 일 밖에 남지 않았음을 안다. 과거 역사에서는 큰 공헌을 한 후 온갖 시기와 누명으로 죽음에 내몰리기도 했으니, 사려 깊은 범려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구천으로부터 벗어난 범려는 스승 계연에게 배운 경제 정책을 가업을 일구는데 활용하여 엄청난 부자가 된다. 삶은 죽음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 겁내지 않고 이전과 다른 일을 시도하려는 변화의 태도는 우리가 배워야 할 생존 철학이 아닐까.


 제자들과 천하를 주유하며 궁핍하게 살았던 공자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감동을 준다. 그 중심 사상 인()은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우리에게 절실한 주제가 아닐까.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는다. 모두가 원만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과제는 인()의 실천일 것이다. ()이 없는 시대를 살다 간 공자는 시대 풍속을 바꾸고자 했으나 오히려 오해와 질투 모함에 시달렸다. 오로지 붓의 힘으로 논어등 여러 위대한 저작이 남았으니 공자는 영원히 후세의 마음에 살아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평범한 사람이 위대한 사명감을 갖는 일은 좀처럼 드물겠지만, 저마다 작은 마음속의 부름은 있을 것이다. 어떤 것,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서 꼭 지켜야 할 책임감을 갖게 했을까. 역사 속 다양한 인물들의 지난한 삶에서 소중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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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화의 사기 1 : 큰 그릇이 된다는 것 1 장자화의 사기 1
장자화 지음, 전수정 옮김, 사마천 / 사계절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중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고전이며, 중국 최고의 역사 저작이자 세계적인 고전이 사마천의 사기. 사기처럼 오늘날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인용되고 읽혀지는 책이 또 있을까. 중국 역사 가운데 3천년을 본기12, 10,8,세가30열전70편 총 130편에 걸쳐 기록한 방대한 저작이다. 이 중 장자화의 사기시리즈는 역사서 최초로 기전체를 도입한 사마천의 역사관을 따라, 인물을 중심으로 쓴 다섯 권의 사기해설서다. 1,2권을 만나게 되었는데, 나머지는 출간예정이라고 한다. 1큰 그릇이 된다는 것본기를 바탕으로 세가열전에 수록된 관련 내용을 참고해서 썼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내용은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고사 형태로 되어 있다. 특히 삽화는 이야기의 내용을 실감나게 해주는데 한나라 때 돌에 새긴 그림처럼 보이도록 판화 방식을 도입했다 한다. 중국 고대의 멋을 살리고자 한 그림으로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현대 문학의 표현법으로 인물의 심리와 행동에 담긴 의미를 그렸으며, 각 장의 끝에는 ‘3분 역사 키워드를 넣어 문학, 역사학, 철학, 심리학, 경영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인물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또 작품 속 사건은 현대식 연도로 표기했고 지도의 삽입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주제에 해당하는 큰 그릇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그 기준은 땅이나 재물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사회 조직에서 얼마나 높은 위치에 있는가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타인과 현명하게 관계 맺는가, 그 관계에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가, 에 있다. 요순 선양 고사를 비롯하여 탕무 혁명 고사, 주공 섭정 고사, 진시황 고사, 항우의 패업 창립 고사, 제왕이 된 유방의 고사, 여후 고사, 한 무제의 고사가 실려 있다. 맨 마지막의 태사공 사마천의 고사에는 죽음을 앞둔 친구 임안에게 보내는 편지가 들어 있어 애절하다. 남성으로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치욕적인 부형을 받은 사마천의 곤혹스런 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누구를 진심으로 도우려고 했던 순수한 마음이 의심을 사서 의도하지 않게 오해를 사기도 한다. 역사에서는 오해를 넘어서 죽음을 이르기도 한다. 포악한 상 주왕을 토벌하고 왕조를 세운 무왕은 오로지 나랏일에만 매진하다가 불과 4년 만에 죽고 만다. 보위를 이어받은 성왕은 겨우 12. 그 무거운 짐을 돕기 위해 주공의 섭정이 시작되는데, 이런 상황이면 반드시 시샘하고 모략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유언비어를 퍼뜨려 도륙하려 한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목표가 올바르고 떳떳하다면 남의 험담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임해야 한다. 이렇게 군주를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성심을 다해 보좌하는 주공 같은 인재가 아쉬운 시대다.


 범증의 충고를 무시하고 신안(新安)에서 항복한 진나라 군사 이십만 명을 산 채로 매장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항우의 처사는 진나라 장수 백기가 장평(長坪)에서 조나라 군사 사십 만 명을 산 채로 매장한 일과 묘하게 닮았다. 원한으로 일을 처리하면 자신도 원한으로 당하는 게 세상사다. 홍문연에서 범증의 충고를 들었더라면 항우에겐 기회였을 것이다. 하지만, ‘기회란 내가 놓치면 다른 상대가 얻게 되는 것이니, 이것 또한 동전의 양면처럼 세상살이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기회를 놓친 자신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하늘을 탓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람 돼지를 만든 여인여후에 대한 고사가 있다. 이 또한 권력을 이용하여 사무친 원한을 철저히 갚는 이야기다. 여공은 유방의 관상을 좋게 보고 딸 여치를 유방에게 시집을 보낸다. 늘 항우와 싸우느라 집안을 책임져야 했고, 항우의 손아귀에서 끔찍한 인질 생활 등 고난을 이기고 황제와 황후가 되지만 유방이 누구인가. 유난히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라 미녀 척희(戚熙)만을 총애한다. 유방이 죽자 가슴에 쌓인 원한을 복수로 갚는다. 척 부인을 손발을 자르고, 두 눈을 파내고, 귀를 태우고, 약을 먹여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게 한 다음 돼지우리에 가두는 만행이다. 중국 역사서를 보면 과연 사람이 할 짓인가 할 정도로 잔혹한 장면이 많은데, 정말 끔찍하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늙고 권세는 기울기 마련이다. 평생 지속되는 것이 천하에 있을까. 그렇게 복수를 하고 나면 후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신이 그렇게 될까봐 벌벌 떨게 된다. 원한, 분노야 말로 인간의 기본적인 건강마저 해치게 되는 해악임에는 두 말 할 나위도 없다.


 요순임금 같은 군주가 되고 싶어 했다는 한 무제를 후세는 진시황과 비교한다고 한다. 웅장함, 문치(文治), 군사력 과시, 미색에 대한 욕망, 준마(俊馬), 신선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었다. 군주의 과도한 욕망은 수많은 재물을 낭비하고 백성의 살림을 도탄에 빠뜨린다. 더구나 터무니없이 신선이나 귀신, 미신을 맹신했다는 대목은 오늘날에도 재현되고 있는 부분이라 놀랍다. 역사가 돌고 돌듯이 사람들의 마음이나 행동 양식도 닮는 것인지, 묘한 느낌이다. 리더로서 원대한 야망과 업적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수양은 필수불가결하다고 할 것이다.


 ‘장자화의 사기는 원래 청소년들을 위해 기획된 시리즈라고 한다. 또 고전을 처음 시작하려는 독자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출간하였단다. 그래서인지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역사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 실감나게 느껴져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다. 대학 시절 사기에 매료되어 잠시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고, 깊은 밤 사기를 읽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저자의사기에 대한 깊은 애정과 내공이 잘 드러나 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큰 그릇의 인품을 지향하는 삶이라면 한정된 인생, 좀 더 의미 깊게 다가오지 않을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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