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되면서 글 쓰는 사람을 몇몇 알게 되었지만 그중 누구도 글로 밥벌이를 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요. 수시로 열리는 문학 잔치에서 빵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으려면 캐나다 밖에서책을 내야 했습니다. 다시말해, 외국 출판사를 홀랑 넘어오게 할만한 글을 써야 했지요. 그렇지만 이 외국 출판사들이 캐나다에큰 관심이 없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볼테르가 캐나다를 "눈 덮인 좁은 땅"이라며 일축하던 태도가 여전히 공감대를 형성할 때였어요. 그러니 제임스 조이스의 유명한 세 가지 외침, "침묵, 자기 추방, 간교함이 캐나다의 작가지망생들에게 특별한울림을 줄 수밖에요(특히 자기 추방에 대한 부분이). - P108

하이드의 지적처럼, 시나 소설을 예술로 만드는 가치는 시장 교환 영역에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가치는 작동 방식이 완전히 다른 재능의 영역에서 나오지요. 재능은 무게를 재서 측정할 수도, 돈을 주고 살 수도 없습니다. 기대하고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재능은 주어지는 것이며, 그 외에 다른 식으론 얻지 못합니다. 신학적 용어로 말하자면 존재의 충만함에서 나오는 은총이지요. 재능을 달라고 기도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기도에 꼭 응답을받는 건 아닙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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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에 작가가 되었을 때만 해도 내게 돈은 후순위였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일순위가 되었지요.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이 되고 현실을 알게 될수록 불안이 커졌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지? 나는 경제공황으로 단련된 부모님 밑에서 (지금 하시는표현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 스스로 밥벌이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생각하며 자랐습니다. 어떻게든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요. 하지만 젊은 작가 지망생의 희망을 꺾으려고 너무 많은 힘들이 공모하는 이 세상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있는지 알지 못했지요.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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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 ㅆ어떤 순간에도 반드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기식으로 받아들이고 기록한 다음, 필요할 때 다시 끄집어내는반복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과 자기화 그리고 기록, 이 세가지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나선형 성장을 이루게 해줄 것이다. - P51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록이 글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내면에 있는 것을 명시화하는 것은 모두 기록의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지닌능력과 잠재성을 상황과 필요에 맞게 선별하고, 그것을 말이나 그림, 글 등의 명시적인 고체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안에서 끄집어내는 기록의 핵심이다. - P57

2. 집중 시간과 휴식 시간을 구분하라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때는 벌떡 일어나서 설거지를 시작하자.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세탁기도 돌린다. 요컨대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중심에 두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집안일이나 잡일을 처리하는것이다. 나는 이것을 ‘벌떡 습관‘이라고 부른다. - P69

집안일을 하는 게 어떻게 휴식이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휴식 시간은 몸을 쉬는 시간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른 활동을 함으로써 머리를 식히고 마음을 정돈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 - P70

그냥 보기엔 분주한 오전이지만 내 안에서는 잘 정돈된 일상이다. 또한 자투리 시간에 하는 집안일은 잠시 머리를 식히기에도 좋고, 나 자신과 우리 가족에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의미부여를 하면 어떤 일이든 충분히 즐겁게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설거지하다가 눈물 흘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 P71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하면 내면의 잠재성을 끊임없이 표면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고, 잠재된 능력을 그대로 표출할 수있게 된다. 자기를 돌아보라.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진짜 욕망을 보라. 그러면 희미하던 내가 점차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은 생각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고단하고 권태로운 일상에 의미가 생길 것이다. 이것이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신의 진짜 욕망을 알면 자유로워진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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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9-18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9쪽의 벌떡 습관. 저도 글을 쓰거나 책을 보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벌떡 일어나 설거지를 하거나 화초에 물을 주면서 눈을 쉬게 합니다. 눈을 쉬게 하는 것,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나리자 2023-09-20 13:03   좋아요 0 | URL
정말 그렇습니다. 책을 좀 읽다 보면 침침해질 때가 많아요. 그럴 땐 저도 눈을 감고 쉬거나 산책을 하기도 합니다. 책읽고 글쓰는 우리로서는 눈 건강이 소중하지요.
9월이 어느새 저물어 가네요. 그래도 시원해져서 정말 좋아요.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님.^^
 

기록은 단순하다. 매일의 나를 남기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고겪고 느끼고 만나고 행하는 모든 것을 메모하면 그 메모에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히 여기는지가 드러난다. 그것을 정리해남기는 것이 바로 기록이다. 기록하면 인생이 심플해진다. 문제로 여겼던 것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고 고민은 쉽게 풀린다. - P9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과 더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추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기록은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자 수단이다.
기록을 하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원하는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 - P24

이제 질문해 보겠다. 어떤 상황이 더 자유로운가? 질서 속에서 얻게 되는 진정한 자유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지 않아도될 불필요한 일은 덜어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주체적으로 할수 있도록 삶을 꾸려 나가는 것. 무질서에서 사람은 자유로울수 없다.
기록한다는 것은 어지럽혀진 방을 멀끔히 정리해 언제고 - P26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당신의 머릿속 방을 깨끗이 정리해 언제든 적재적소에 맞게 꺼내쓸 수 있는 생각을 차곡차곡 모아 둔다면 얼마나 자유로워질까. 그래서 나는 늘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기록하라"라고 말한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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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작가‘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버리는 두 개의 독립 - P68

체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개별적인 작가 말입니다. 여기서 두 독립체라는 건, 글을 쓰고 있지 않을 때의 존재, 즉 개를 산책시키고 규칙적으로 밀기울을 먹고 세차를 하는 등의 일을 하는존재와 아무도 안 볼 때 그 몸을 넘겨받아 글쓰기에 사용하는 같은 육체를 공유하지만 좀 더 희미하고 애매모호한 또 다른 존재를 의미합니다. - P69

모든 작가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방금 전에 읽었던 그 책의 작가를 절대 실제로 만날 수 없으니까요.
글을 쓰고 출간을 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출간할 때가 되면 책을 썼던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고 없지요. 또는그렇다고 알리바이를 둘러댑니다. 작가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이런 편한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므로 별 신경 쓸 필요는 없으나 그게 사실입니다. - P71

이 짧은 글은 닮은꼴 우화처럼 작가의 자기 의심을 압축해서 잘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작품 및 작품에 적힌 이름과 동떨어져서 존재할 수 있을까요? 작가로 살아가는 쪽, 그러니까 세상 저바깥에 있는, 죽음을 이기고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쪽은 피와살도 없거니와 진짜 인간도 아닙니다. 그러면 글을 쓰는 ‘나‘는 누구일까요? 펜을 쥐거나 자판을 두드리는 건 손이지만, 글을 쓰는순간 그 손을 통제하는 건 누구일까요? 둘 중 하나라면 어느 쪽이진짜라고 할 수 있을까요? - P81

책도 저자보다 오래 살거나, 이동하거나, 내용이 변한 것처럼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하기와 같은 방식으로는 아니에요.
그보단 읽어내는 방식에 따라 변합니다. 많은 논평가들이 말하듯,
문학 작품은 각 세대의 독자들이 새로운 의미를 찾고 새로이 발견하면서 재창조됩니다. 그러므로 인쇄된 책은 악보와 같습니다.
그 자체가 음악은 아니지만 음악가가 연주할 때, 즉 ‘해석할 때‘
음악이 되는 악보이지요. 텍스트를 읽는 행위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동시에 듣는 것과 비슷해요. 이때 독자는 고유한 통역가가 됩니다. - P87

물론 앨리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한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는 잘못된 유추입니다. 그럼에도 작가와 작가의 모호한 닮은꼴에 대해, 실제 글 쓰는 행위를 둘러싼 각 자아의 역할에 대해최선을 다해 추측해보면 이렇습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바로 앨리스가 거울을 통과하는 순간에 벌어집니다. 바로 그 순간, 똑 닮은두 존재를 가로막던 유리 장벽이 녹아내리고 앨리스는 이곳도 저곳도, 예술도 삶도, 이쪽도 저쪽도 아닌 곳에 존재하게 됩니다. 동시에 그 모든 곳에 존재하게도 되지요. 그 순간 시간이 멈추면서또한 확장되고, 작가와 독자 모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시간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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