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후 로자 아줌마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느 누구보다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카츠선생님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는 말했다. 창녀들은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대로 바라보는 눈이 있다고 했다. 하밀 할아버지는 빅토르 위고도 읽었고 그 나이의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경험이많았는데, 내게 웃으며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완전히 회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 P96

로자 아줌마는 식사량을 줄였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서나 우리들을 위해서나 바람직한 일이었다. 게다가 날씨가 좋아져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아줌마네 집에 맡겨지는 아이들도점점 많아졌다. 아이들 밑을 닦아주는 일이 그렇게 좋아본 적이없었다. 왜냐하면 그 일은 우리의 생계와 직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손가락마다 똥이 묻어도 싫은 줄 몰랐다.
- P100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심장과 머리이며, 그래서 그것들은 아주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심장이 멎으면 사람은 더이상살 수 없게 되고, 뇌가 풀려서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사람은 더이상 제힘으로 살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일찍부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 능력이 떨어지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게 된다. - P101

 아무튼 나는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더 좋다.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어차피 녀석은 내 편이 아니니까 난 신경도 안 쓴다. 나는 아직 정치를 잘 모르지만, 그것은 언제나 누군가에게 득이 되는 것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행복에 관해서는 그이 천치짓을 하지 못하게 막을 법이 필요하긴 할 것 같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절거리는 것뿐이다.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고. 하지만 나는 행복해지자고 주사를 맞는 짓따위는 안 할 거다. 빌어먹을, 나는 이제 행복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 그러다가 또 발작을 일으키면 큰일이니까. 그런데 하밀 할아버지는 내가 표현할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을 추구해야 하고,
설명할 수 없는 것, 바로 거기에 그것이 있다고 말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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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나는 아줌마의 머리가 약간 이상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불행한 일을 너무 많이 겪었기 때문에 이제 그 결과가 나타날 때도 된 것이었다.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일에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니까. 아줌마는 나를 카츠 선생님에게 끌고 가서, 내가야생동물들을 끌고 아파트를 쏘다니는데 그것이 이상한 징후라고 말했다. 그녀와 선생님 사이에는 내 앞에서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고, 로자 아줌마는그걸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만하세요, 로자 부인. 정말 교양이 없군요. 아무것도 모르왜 쓸데없는 상상을 합니까. 그건 옛날 옛적의 미신이라구요. 내가 벌써 수차례 말했잖습니까! 제발 좀 입을 다무세요.‘
그는 뭔가 더 말하려 했다. 그러다 나를 쳐다보고는 일어나서나를 밖으로 내보냈다. 나는 문 뒤에 귀를 대고 그들의 얘기를엿들었다.
"선생님, 저는 정말 무서워요, 저 아이에게 유전병이 있는 건아닌지......
"자자, 로자 부인, 이제 그만하세요. 그가엾은 여자의 직업이직업인 만큼, 부인은 저 아이의 아버지가 정확히 누구인지조차모르잖아요.  - P82

그녀에게는 층계가 제일무서운 공포의 대상이었다. 아줌마는 날이 갈수록 숨을 쌕쌕거렸고, 덕분에 나도 천식에 걸렸다. 카츠 선생님은 심리적인 것보다 더 전염성이 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심리적 전염이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매일 아침, 나는 로자 아줌마가 눈을 뜨는 것을 보면 행복했다. 나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마 없이 혼자 살아갈 생각을 하면 너무나 겁이 났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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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의 경우직장 업무에 적응하고 자기개발하기도 바쁜데 금융 공부까지 하기는 벅차다. 또한 누가 잘 알려주지도 않고 용어부터 너무 낯설다. 그래서 초중고 학교에서의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최소한의 금융상식을 쌓은 다음 사회에 내보내야 한다.
잘사는 선진국은 대부분 금융을 국가 전략 과제의 하나로 채택하여 범국가적으로 교육한다고 한다. 영국은 11~16세에 금융을 의무교육으로 채택하고 있다.  - P23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9.6%로OECD 회원국 중 1위이고, OECD 평균인 11.4%에 비해서도 심각한 수준이다. 60대 이전에는 안정적인 소득으로 중산층의 삶을 살수도 있지만, 60대 이후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노후 준비가 부족하여 취약 계층으로 전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나의 노후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래의 내 자산은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 P29

사람의 뇌는 ‘미래의 나‘를 생각할 때 반응하는 부위와 잘 모르는 사람을 생각할 때 반응하는 부위가 같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미래의 나‘를 ‘남‘ 대하듯 하는 이유다.
연금이나 저축보다 현재의 소비에만 신경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도적 눈감기(willful Blindness)>의 저자 마거릿 헤퍼넌은 "사람의뇌는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 - P29

도 그것이 받아들이기 불편한 진실이라면 고의로 눈을 감아버린다"고 했다. 무게 1,500g의 단백질 조직인 사람의 뇌는 게을러서 평소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과 같은 정보가 들어오면 선뜻 수용한다. 편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꼭필요한 사실이라도 그것이 불편한 진실이면 인간의 뇌는 이를 외면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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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늘 어린아이들에게서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것이 바로 감수성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 엄마가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여자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엄마를 만나기만 했더라면 무조건 사랑했을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은다 아메데 씨처럼 좋은 포주가 되어엄마를 돌봐주었을 것이다. 로자 아줌마와 사는 것에도 꽤 만족하고 있었지만, 누군가 더 좋은 사람, 더 가까운 사람을 하나 더가질 수 있었더라도 마다하지는 않았을 텐데. 빌어먹을, 진짜 엄마를 돌보게 되더라도 로자 아줌마를 버리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 P47

로자 아줌마가 내 이름이 모하메드이고 내가 회교도라는 사실을 아는 걸 보면, 내게도 부모가 있고 아무데서나 굴러온 아이는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엄마가 어디에 있으며 왜 나를 보러 오지않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그런 것을 물을 때마다 로자아줌마는 울음을 터뜨렸고 나더러 은혜를 모르는 녀석이라고 했다. 자기는 조금도 생각해주지 않고 다른 사람만 찾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나는 그 얘기를 집어치우곤 했다.  - P47

은다 아메데 씨는 침대에 한쪽 발을 얹어놓고 입에는 굵은 시가를 물고 있었는데, 아무데나 담뱃재를 떨어대면서 편지에 쏠내용을 지껄여댔다. 그는 머지않아 나이지리아로 돌아가서 부와명예를 누리면서 살게 될 것이라고 쓰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그는 정말로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철학자 흉내를 내느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 P63

그런 감정은 내 속에서 치밀어오른 것이었고,
그래서 더욱 위험했다. 발길로 엉덩이를 차인다든가 하는 밖으로부터의 폭력은 도망가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안에서 생기는 폭력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럴 때면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 그대로 사라져버리고만 싶어진다. 마치 내 속에 다른 녀석이 살고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울부짖고 땅바닥에 뒹굴고 벽에 머리를 찧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그 녀석이 다리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니까. 아무도 마음속에 다리 따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얘기하고 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진다. 그 녀석이 조금은 밖으로 나가버린 기분이다. - P65

"
"모모야, 그곳은 내 유태인 둥지야.‘
"알았어요."
"이해하겠니?"
"아뇨. 하지만 상관없어요. 그런 일에 익숙해졌으니까."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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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누구에게 오는 송금이 끊겨도, 로자 아줌마는 그 아이를 당장 내쫓지는 않았다. 바나니아의 경우가 그랬다. 아버지가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그애의 아버지를 비난할 수는 없었고, 그애 엄마가 육 개월에 한 번 정도로 조금씩 돈을 보내왔다. 로자아줌마는 바나니아에게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애는 천하태평이었다. 그애는 겨우 세 살이었고, 가진 거라곤 미소밖에 없었으니까. 로자 아줌마는 바나니아는 빈민구제소에 보낼 수 있었을지몰라도 그 아이의 미소만은 떠나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와아이의 미소를 떼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별수없이 둘 다 데리고 있을 수밖에. - P23

나는 개를 받아서 쓰다듬다가 냅다 도망쳐버렸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뛰어 달아나는 것이다. 그걸 못하면 살아가는 데 지장이많으니까. - P27

그녀는 내 부모가 나타나 소란이라도 피울까봐 그러는지 쉬페르를 얼른 차에 태우고 가버렸다. 내가 이말을 하면 안믿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오백 프랑을 접어서 하수구에 처넣어버렸다. 그러고는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두 주먹으로 눈물을닦으며 송아지처럼 울었다. 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다. 로자 아줌마 집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돈 한푼 없는 늙고 병든아줌마와 함께 사는 우리는 언제 빈민구제소로 끌려가게 될지모르는 처지였다. 그러니 개에게도 안전하지 못했다 - P30

나는 지금 우리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미래를 보장해주기 위해 쉬페르를 다른 곳에 줘버렸다고 했을 때 아이들이 몇 시간 동안 야단법석을 떨었다는 말을 하던 중이었다. 언제나처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바나니아만 빼고, 바나니아 녀석은 아무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벌써 네 살이나 먹었는데도 매일 웃고만 있었으니 말이다. - P33

"이 아이는 그 개를 무척이나 사랑했다구요. 잘 때도 품고 잘정도였어요. 그런데 그게 무슨 짓이에요? 개는 팔아버리고 판 돈은 버려버렸으니..... 얘는 다른 애들과 달라요, 선생님, 이 아이의 핏속에 무슨 광기 같은 게 흐르는 게 아닐까요?" - P35

"안심하세요, 로자 부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요."
순간, 나는 울기 시작했다. 나 역시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공공연하게 그런 말을 듣기는 처음이었다.
"울 것 없다. 모하메드. 하지만 그래서 마음이 편해질 것 같으면 맘껏 울어도 좋아. 이 아이가 원래 잘 웁니까?"
"전혀요. 얘는 절대로 울지 않는 아이예요. 하지만 얼마나 날애먹이는지 몰라요. 내 속 썩는 건 하느님이나 아시지요.‘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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