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인우의 입장에선 막연히 생각하기만 했던 부라는 것을 인선은 쉬운 말로 통찰력 있게 풀어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우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인선이라는사람 그 자체였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확신을 담은 말투, 청중의 질문을재미난 농담으로 받아치면서도 결코 상대를 무시하거나하대하지 않는 태도, 무엇보다 강연하는 내내 스스로 어깨를 치켜올리기보다 최대한 낮게 몸을 숙이고 청중과 눈을 마주하려는 자세가 인우의 눈에 새롭게 보였다. - P31
강연만큼이나 사람들의 질문도, 그에 대한 답변도 익숙해졌다 생각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반평생만큼도 살지않아 보이는 한 젊은이를 마주하곤 깊은 생각에 잠기게되었다. 눈앞의 젊은이가 자신에게 던진 신선한 질문 하나 때문에 그 질문은 어제까지의 짜증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 P35
"저는... 선생님의 배움이 궁금합니다."
"배움이요?" "선생님의 시간에서, 선생님을 여기까지 오게 만든 배움이 궁금합니다. 무엇을 배우셨고, 그것이 어떻게 선생님의 삶을 바꾸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배움이라.." - P36
거의 모든 사람은 나와의 대화에서 ‘어제‘를 묻지 않거든요. ‘내일‘을 묻지요. 내년에 크게 오를 부동산이 어디인지, 오늘 내가 사야할 주식이 무엇인지, 때론 앞으로 큰돈을 벌려면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지 따위 말이지요. 내가 받는 질문 대부분 - P36
은 ‘그들의 내일‘에 관한 것이에요. 그런데 인우 씨는 ‘나의 어제‘를 물었어요. 그건 쉽사리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요. 스스로 온전히 살아왔다고해서 그 삶에 대해 바로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 전에, 왜 그것이 궁금한가요?"
제가 오늘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은 이야기가 아니라 모습이었습니다. 선생님에게 겸손과확신이 가벼움과 진중함이 함께 있었습니다. 결코 누군가를 하대하지 않으셨고요. 그래서 뭐랄까, 선생님은 선생님이 이루신 돈보다 커보였습니다. 표현이 서툴러 이게 맞는 표현인진 모르겠 - P37
지만,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10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가지신 분이 그 돈 이상의 태도를 보이게 된 과정이 말입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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