コ-ヒ-が冷めないうちに (單行本(ソフトカバ-))
川口俊和 / サンマ-ク出版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거리의 어느 찻집 어느 좌석에는 이상한 도시전설이 있었다.

그 자리에 앉으면 그 자리에 앉아있는 동안만은 원하는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다만, 귀찮은 룰이 있었다.


1. 과거에 돌아가도 이 찻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만날 수가 없다.

2. 과거에 돌아가 어떤 노력을 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3.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자리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다.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그 손님이 일어났을 때뿐.

4.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자리를 뜨면 이동할 수 없다

5. 과거에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커피를 컵에 따르고 나서, 그 커피가 식기 전 동안만.

이 찻집의 이름은 후니쿨리 후니쿨라

이렇게 찻집에 전해져오는 신기한 전설과 룰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인, 부부, 자매, 임신부의 이야기. 4개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중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1. 연인


교제 3년째 되던 날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라며 불러낸 남자는 일 때문에 미국에 가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노골적으로 헤어지자는 이별통보는 아니었지만 불과 몇 시간 후에 비행기를 타야 된다는 말을 들었으니 이별통보나 마찬가지였다. 찻집에 마주 앉은 두 남녀의 대화는 긴장되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미안했는지 주눅이 든 채 얘기하던 남자는 시간이 지나자 담담해지고 마침내 떠나게 된다.

 


후미코는 고교때 독학으로 6개국어를 마스터하고 와세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도내 의료계 대기업 IT회사에 입사. 2년째에는 치프로써 여러 프로젝트를 맡은 커리어 우먼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용모인지 누구든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 연애를 하긴 했지만 일과 연애를 할 만큼 몰두했기 때문에 남자들의 유혹을 먼지 털어내듯이 거절했다.

 


의료관계 회사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가 3살 연하인 고타로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2년 넘게 교제하다가 바로 1주일 전에 미국을 가게 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이다. 평소 만나던 찻집은 임시휴업이라고 했고, 어릴 때 흥얼거리던 노래에 이끌려 지하에 있는 찻집에 들어갔는데 바로 그 가게가 앞에서 말한 도시전설이 있다는 장소이다. 남자보다는 일과 연애를 하는 것처럼 일에 몰두했던 후미코였지만 고타로와 그렇게 헤어진 것은 마음에 상처를 남긴 듯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났을 때 그 찻집에 갔다가 점원과 얘기를 하다가 엉뚱하게 다시 1주일 전 과거로 돌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고타로와 다시 잘 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일하는 도중에도 어서 가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실수 연발이었다. 고타로의 만남 재개가 중요했을까, 아니면 도시전설을 확인하고픈 호기심이 더 컸을까. 자꾸만 히라이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고타로와는 다시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을까. , 이런 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과거의 어느 때를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누구나 있지 않던가. 현실이야 바꿀 수 없다지만 과거의 어느 시점을 원하는대로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면 한결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지만 과거에 돌아갈 수는 있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돌아가더라도 현실에 영향을 주는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 규칙을 다시 강조한다. 고타로와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후미코는 그러면 의미없는 일 아니냐고 항의하면서도 한조각 가능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고심하는 눈치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더욱 믿을 수 없었다. 왜 그런 룰이 존재하느냐고 물어도 모릅니다라는 대답 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후미코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고타로가 미국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라도 했더라면 좋았을 걸 생각한다. 후미코는 그 자리가 어디냐고 묻자, 카즈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가 앉은 곳을 가리킨다. 후미코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그 여자는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카즈는 그런 후미코에게 소용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녀는 유령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유령이 저렇게 확실하게 보이는 사람이라니 이 또한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진짜인지 확인해보려고 말을 걸고 자리에서 끌어내기까지 한다. 그러자, 그때까지 어른답게 책을 읽던 여자가 갑자기 후미코에게 노려보면서 공포분위기가 된다. 카즈는 저주를 받은 거다. 억지로 끌어냈기 때문이라며 후미코를 나무란다. 유령은 한바탕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커피를 리필해달라고 하더니 다시 점잖게 책을 읽는다.

 


어떻게든 그 자리에 앉아보고 싶었던 후미코는 이제나 저제나 초조해하는데...

카즈는 유령이 하루 중 딱 한번 화장실에 가는데 그 틈에 앉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밤낮을 구별은 못한다고 한다. 그 자리에 앉고 싶었던 사람은 후미코만이 아니었다.

기다리다 지쳐서 테이블에 엎드려 자다깨기를 여러 번. 책을 읽던 유령이 화장실에 간 것도 모르고 잠들었던 후미코가 잠이 깨어 몽롱해졌을 때 카즈는 기회가 왔다고 알려준다. 커피를 잔에 담겨진 순간부터 그 커피가 식기 전까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이런저런 룰이 많고 현실은 바꿀 수 없다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히 식기 전에 그 커피를 모두 마셔야만 한다. 아무튼 정해진 룰을 지켜야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성공할 수 있다. 이 유령도 남편의 과거와 만나러 왔었는데 룰을 지키지 않아서 유령이 되었다고 했다.

 


정말 과거로 돌아가는 것처럼 후미코는 묘한 흔들림을 몸으로 느끼며 1주일 전의 고타로를 만나게 된다. 일과 연애를 하다시피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후미코는 미국으로 가겠다는 고타로를 말리지 못한 것 등, 2년 일 때문에 만나게 되어 교제했던 일, 중대한 미스를 발견하고 거래처에 납품을 망설이고 있을 때 무단결근을 한 고타로의 실수라고 의심하던 일 등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듣지 못했던 고타로의 속마음을 듣게 된다... 여기서 후미코는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자신을 깨닫는다. 그리고 반전 같은 마무리! 정말 여기서 말하는 룰처럼 현실은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하지만 후미코는 어느때보다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 바로 미래는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직접 알게 된 후미코는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자, 그건 손님이 하기 나름이죠... 라는 카즈의 대답이 돌아온다. 그거였다. 현실은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아무런 상의도 없이 미국으로 떠난다고 통보하던 고타로는 후미코에게 꼭 돌아올테니 3년을 기다려 달라고 했던 것이다.

 


2. 부부의 이야기

 


찻집의 내력이 나온다. 메이지7년에 오픈해서 140년이나 지나서 에어콘도 없고, 일본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에도시대 도쿠가와 츠나요시 시대였다는 등 오래된 이 찻집의 분위기들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이 이야기에서는 부모와 의절당하고 언니가 집을 나간 바람에 부모가 운영하던 고급 여관을 물려받게 된 여동생이 언니에게 편지를 전해달라는 사연이 나온다. 아마도 이 찻집 사람들도 그 언니를 아는 모양이다. 동생 히라이 쿠미가 이 찻집에 온종일 앉아 편지를 쓰고 점원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언니 히라이는 카운터 밑에 숨어서 다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이 얘기보다는 후사키 부부의 사연이 중심이 되고 있다.

 


후사키는 앞 이야기에서도 손님으로 등장했었다. 하루 종일 여행 잡지를 보며 무언가 끄적이는 남자로 나왔다. 젊은 나이임에도 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을 앓게 되어 기억장애를 일으키고 있었다. 이 병은 뇌 신경세포가 급격하게 줄어서 뇌가 병적으로 위축되고 지능이 저하되는 병이었다. 그는 카즈에게 아내의 편지를 전해 달라고 한다.아내가 있었다는 건 아는데 이름도 기억할 수 없고 눈앞에 아내 코타케(간호사)가 있었는데 자신의 아내라는 걸 몰랐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코타케는 언제가는 후사키가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는 날이 올지라도 간호사로써 그를 지탱해 줄거라고 넌지시 말하곤 했다.

 


아내 코타케도 이 찻집에 와서 남편을 지켜보았지만 도무지 기억에 없는지 알아보는 법이 없었다. 후사키의 증상은 보통의 환자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 후사키는 어떤 내용의 편지를 썼을까. 기억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편지를 썼을까 궁금했다. 앞에서 후미코가 1주일 전의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후사키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후미코의 경우처럼 소설을 읽고 있는 유령이 잠깐 화장실에 간 틈을 타서 후사키와 코타케는 그 자리에 앉는다. 코타케는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어떻게든 후사키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당신병은 나을테니까 안심하라고, 거짓말일지라도 일단은 남편의 불안을 없애주고 싶었다. 후사키는 마주 앉은 코타케를 바라보면서 말없이 편지를 건네준다. 편지는 카즈가 읽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기억을 잃기 전 후사키의 목소리가 들어있었다. 내가 기억을 점점 잃게 되어도, 당신을 잊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냉정하게 간호사라는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겠지만, 아내로써 할 수 있는 일만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부부니까, 힘들면 헤어지면 그만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계속 아내로 있었으면 좋겠다. 맨 마지막엔, 참으로 죄송합니다... 이런 내용이었다.

 


코타케는 남편의 병을 알게되었을 때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게 혼자서 끙끙 앓았었는데 남편은 먼저 알고 있었고 자신이 아내에게 민폐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점점 기억을 잃고 눈앞에 있는 아내도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찻집의 특정한 자리에 앉아 과거로 돌아가 못다한 말을 전해준 것은 어쩌면 다행이었을까. 커피가 식기 전까지의 제한된 시간이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현실.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던 코타케는 좀 가벼운 마음이 되어 찻집을 떠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흥미로운 도시전설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소중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무언가 다시 수정하고 싶은 과거가 있는가? 우리가 만나고 관계를 짓고 살아가면서, 아니면 과거의 나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거나 후회되는 일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나도 과거로 돌아가서 아쉬웠던 삶의 부분을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는 우리 현실에서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소확행이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거울삼아 나답고 행복한 시간을 쌓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6-01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현재가 바뀌지 않더라도 과거로 한번쯤은 돌아가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과거에 대한 꿈을 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일본어 천재 모나리자님은 원서도 뚝딱~!!
재미있을거 같아요 ^^

모나리자 2022-06-01 22:05   좋아요 2 | URL
그쵸. ㅎ 저도 과거의 어느 한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대로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네요. 천재라니 무슨 말씀을요.ㅎ 천재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이 일본에서 영화로도 만즐어졌나봐요. 소재가 참신하고 재미있었어요.
선거일 휴일 잘 보내셨지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새파랑님.^^

바람돌이 2022-06-01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카페의 좌석 진짜로 있으면 좋겠네요. 어쩌면 그리운 이를 볼수도 있지 않을까 뭐 그런생각에요. ^^

모나리자 2022-06-01 22:08   좋아요 1 | URL
네,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과거의 어느 시점에 아쉬웠던 일을 되돌리거나 전할 수
없었던 얘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사해요. 바람돌이님~ 6월에도 건강하시고 화이팅 하세요.^^

서곡 2022-06-11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책이 있군요 영화를 봤어요 표지가 이쁘네요

모나리자 2022-06-11 2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영화를 보셨군요! 환타지 요소가 들어 있어서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감사해요. 서곡님 굿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