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때, 심리학 - 불안, 걱정, 두려움과 이별하는 심리전략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늦여름이었나, 예스에서 ‘9월에 하고 싶은 일댓글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로 받은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그때 댓글 내용은 9월 안에 나쓰메 소세키의 원서 마음こころ을 읽겠다는 공약이었다. 번역본으로 두 번을 읽었지만, 원서는 역시 어려웠다. 부랴부랴 읽고 말일에 리뷰를 남겼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요즘 이 책을 펼쳐 조금씩 공감하면서 읽다 보니 다 읽게 되었다. 묵은 숙제 끝낸 듯 뿌듯하다.

  


 이 책의 저자 도리스 볼프는 130개가 넘는 라디오방송국과 60여 개의 TV방송국 자문을 역임했고, 30년 넘게 심리치료 전문가로 활동하며, 강연과 저술로 일상을 보내는 독일의 대표 심리학자다. 남편인 롤프 메르클레와 함께 쓴 감정사용설명서1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120만 명의 독자에게 사랑을 받았고, 이 책 또한 독일 아마존 10년 부동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흔히 하루에도 우리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걱정이나 생각이 부유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없더라도 우리 마음속에는 불안감이라는 편치 않은 마음과 더불어 살고 있지 않을까. 서두에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먼저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속도로 읽고 나서 다시 읽을 때는 매일 30분씩 따로 시간을 내어 차근차근 읽어나가라고 한다. 마치 언어를 학습하듯이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노력을 기울이라고 한다. 이론서보다는 워크북 이니까 읽으며 흔적을 남기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불안을 극복하는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구성은, 1. 불안의 탄생 2. 불안 해소를 위한 기본 8단계 전략 3. 불안의 형태와 대처 전략 4. 불안을 이겨내는 긍정의 힘 5. 불안 경험보고서까지 다루고 있다.

 


 1장에서는 불안의 본질과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 그 원인과 악순환, 불안을 막기 위한 일상의 전략들을 이야기한다. 먼저 불안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공포, 불안, 공포증, 공황으로 나타나며 이런 과정에서 신체 변화와 감정의 변화를 경험한다. 생각과 행동에도 변화가 오고 급성불안이 발생하여 만성불안으로 굳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불안은 왜 생기는 걸까.

 


인간은 불안을 느끼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이 능력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불안은 우리 몸의 경고시스템이다. 덕분에 우리는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죽은 척해 위험을 모면할 수 있다.’(p28)

 


 위 인용 문장에서 보듯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고시스템 덕분에 위험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위험한 상황이 아닌데도 불안을 느끼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나쁜 것,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함으로써 굳어진 것도 많을 것이다.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편리한 세상을 만들었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아이러니인 것 같다.

 


 평생 불안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누구나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한다. 적절한 정도의 불안은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오히려 전략적으로 배워서 불안을 극복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발생 가능성이 낮은 위험에 대해 상상하거나 실재하지 않는 위험에 대한 무의미한 불안을 극복해야 한다는 거다. 인간의 뇌는 상상과 실제 경험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오지 않은 상황을 걱정하고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한다. 그래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2장에서는 불안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3가지 기술, 불안을 이기기 위한 습관을 알려 준다. 다시 말하면, 불안이란 생존을 위해서 갖고 태어난 능력이다. 우리의 생각과 상상이 불안의 원인이기 때문에 생각과 상상을 바꾸지 않으면 불안도 바뀌지 않는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8단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1단계 불안 목록을 작성해보자

2단계 감정의 ABC에 맞추어 분석해보자

3단계 생각을 바꿔라(생각 바꾸기 과정 1단계)

4단계 긍정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라(생각 바꾸기 과정 2단계)

5단계 적극적으로 모험에 뛰어들어라(생각 바꾸기 과정 3단계)

6단계 이미 불안을 극복한 것처럼 행동하라(생각 바꾸기 과정 4단계)

7단계 불안한 상황일수록 더 마음을 열어라

8단계 한 단계 한 단계 모두 노트에 기록하라

 


 일이 잘 안 풀려서 고민스러울 때 일기를 쓰거나 메모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글쓰기가 잘 안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는 노트에 적거나 PC에 글쓰기를 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막혔던 글을 완성할 때가 많았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8단계 전략도 이 순서에 따라 차분히 자신의 불안한 상황을 들여다보며 기록하는 과정이었다. 부정적이었던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고 이미 잘 해결된 것처럼 상상하는 것, 그 과정을 기록하면서 그 기록이 쌓이다 보면 얼마나 호전되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호흡을 조절하며 불안감을 없애는 복식호흡 등 식습관과 운동습관 기르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물을 충분히 하루에 2~3리터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술, 커피, 홍차는 줄이고 담배는 끊도록 하며 지중해식 식사를 권유한다. 건강한 음식과 운동은 몸에도 좋지만 마음을 안정시키는데도 유익할 것이다.

 


 3장의 내용은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대상과 장소에 대한 공포, 사회적공포증 등 일반화된 불안장애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알려준다. 여기에는 실제 환자의 사례와 앞에서 말한 단계별 활용사례를 통해 문제해결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각각의 공포에 대처하는 유용한 TIP도 소개하고 있다.

 


 4장에서는 긍정의 힘을 활용하여 불안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위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만큼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는 문제가 되겠지만, 긍정적 자세가 긍정적 감정을 부른다는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자존감을 키우는 4단계 전략을 소개하면,

 


1단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라

2단계 다른 사람이 당신을 거부하더라도 그것은 그의 의견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3단계 새로운 자세를 매일 반복하라.

4단계 당신은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4단계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기 위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10가지 특징과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10가지 특징, 자신에게 있는 능력 10가지와 자신에게 없는 능력 10가지를 노트에 적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고 있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어봄으로써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 같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 풍요 속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끊임없이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심리 서적이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달고 사는 걱정과 불안 등은 성장하면서 학습된 부분이 많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의도적인 훈련을 통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은 살아있는 한 우리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불안, 걱정, 두려움과 이별할 수 있는 심리 전략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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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6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단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라
2단계 다른 사람이 당신을 거부하더라도 그것은 그의 의견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3단계 새로운 자세를 매일 반복하라.
4단계 당신은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적어주신 1부터 4단계 정말 꼭 새겨두어야 하는 단계네요

비대면 기간이 거의 1년 가까이 지속되다보니 얼굴 보며 토론 회의 할때와 화상 카톡 기타등등 메신저로 할때 더 기분 상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얼굴 마주 볼때는 훌훌 털어버렸는데
비대면은 두고 두고 상대 반응에 민감해지더군요.

*당신은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이문장 단단히 새겨둘려고요 ㅋㅋ

모나리자 2021-02-06 21:44   좋아요 3 | URL
맞아요. 직접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과 디지털 상황에서 대화하는 건 정말 달라요. 감정상태 표현을 충분히 할 수 없으니까요. 무뚝뚝한 사람과의 대화는 더욱 그럴 수 있지요.ㅎ

4번을 잘 활용한다면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원래 우리는 자신의 약한 부분이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은 모호하게 보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남은 주말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스콧님~^^!

붕붕툐툐 2021-02-06 21:53   좋아요 3 | URL
스콧님은 완벽하게 좋은 A...아.. 아닙니다..😁

미미 2021-02-06 21:57   좋아요 3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6 2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가지에 놀라고 갑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원서로 읽으셨다는 것과 이벤트 당첨으로 책을 선물 받았다는 것!
이런 능력자!!
저도 자존감 키우는 전략을 소중히 담아갑니다~

미미 2021-02-06 22:01   좋아요 3 | URL
툐툐님 넘 웃겨서 툐툐님한테 댓글 달았잖아요~ㅋㅋㅋㅋ이것참😳

붕붕툐툐 2021-02-06 22:15   좋아요 1 | URL
앗싸~ 미미님의 댓글을 받는 새로운 방법 득템(?)!!💆

모나리자 2021-02-06 23:14   좋아요 3 | URL
놀라실 것 까진 아니에요.ㅎ 댓글 이벤트는 가능하면 길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썼더니 당첨이 된 거예요. 원서 읽기는 제가 일본어공부를 했으니까 잊지 않기 위해서 한 달 1권 읽기를 결심하고 실천하는 중이에요. 이제 9권째 읽고 있는데 여전히 어려워요. 목표한 30권을 읽으면 좀 수월해질까 기대하고 있어요.ㅎ

댓글, 공감 감사합니다. 툐툐님~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