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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훔치는 사람들 - 누군가 당신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데이비드 루이스 지음, 홍지수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똑똑합니까?"라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어느정도는 똑똑하다고 믿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다. 아이큐 150을 갖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그럴 것이다. 똑똑하다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믿는다. 평균
이상인지에 대해 확인한 적이 없으니 믿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면 인간은 사는게 힘들기도 하기에 그런 믿음은 아주
편하고 이익이 된다.
똑똑한 인간이라 자신이
내리는 결정은 무조건 내 자유의지에 근거해서 판단한 현명한 결정이라 본다. 이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한 적이 없다. 밥먹고 움직이고 하는 모든
행동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지 누군가 나에게 시켜서 하는 행동은 절대로 아니다. 더구나, 난 청개구리와 같은 사람이고 사회에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 시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끔찍하다며 자신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 중요하지 남들과 나는 다르다고
확신한다.
슬프게도 당신의 그런
믿음과 확신은 절대적으로 틀렸다. 다르다가 아닌 틀렸다. 불행히도 내가 하는 행동 중에는 실제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 교묘하게 조정한
술수에 넘어간다. 인정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싫고 도저히 수긍이 가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나처럼 똑똑한 인간이 누군가의 조정을 받으며 산다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화를 낼 사람도 있겠지만 똑똑하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유인원가
98%이상 DNA가 같다고 한다. 그럼에도 인간이 지구를 정복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인간의 뇌가 지구정보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핵심일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도구를 만들고 생각하며 끊임없는 개선을 이뤄냈다. 얼마나 대단한가? 이런 인간의 뇌는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아직도 미지의 세계다. 뇌를 해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데 뇌 안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제 초기 단계이고
겨우 겨우 조금 알아냈을 뿐이다.
아주 작은 부분만
알아냈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그 정도의 연구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궁금증이 풀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던
것들이 인간의 뇌를 탐구하여 그 원인을 밝혀 낸 것들이 많다. 특히, fMRI를 통해 인간의 뇌가 어떨 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면서
인간의 행동과 심리의 차이를 연구하고 이를 적용하여 인류의 발전에도 큰 진전을 이뤄냈다.
불행히도 큰 진전은
인간에 대한 탐구로 시작했을지라도 이제는 거의 대부분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정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반응을 보이고 어떤
결정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시작되었을지라도 정작 이 부분에 대해 집중하고 더욱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활용하는 것은 각 기업들이다. 기업들이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어떻게 해야 자신의 상품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주기때문이다.
책의 저자는
'뉴로마케팅의 아버지'라고 한다. 뉴로마케팅은 뇌에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과 마케팅을 결합한 것으로 인간의 무의식적인 감지등을 연구하여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 것을 말한다. 의식도 아닌 무의식을 연구한다. 내가 하는 모든 것들중에 의식하고 하는 행동보다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비교도
안되고 월등하게 많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쓸 때 내용은 생각을 하지만 타자를 치는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알아서 손가락이 움직인다. 누군가를 만나
인사할 때도 무의식적으로 한다. 우리가 하는 행동의 대부분은 아무런 의식도 하지 못하고 한다. 모든 것을 다 의식하고 한다면 인간은 제 명에
살지도 못하고 단명하게 될 것이다. 엄청난 에너지가 늘 소모될테니.
우리는 의식하지 않고
콜라를 집는다. 목이 마르다. 여러 음료중에 콜라를 고른다. 시원하다고 생각하니깐.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정말로 당신 스스로 의식적인 행동의
결과를 통한 최종판단이라고 믿는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실제로, 콜라를 블라인드로 테스트했을 때 코카콜라는 선택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되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선택했다. 이는 끊임없이 코카콜라에서 광고를 통해 지속적으로 마시면 시원해지고 갈증이 해소된다는 식의
노출을 선 보인 결과이다. 무의미하게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이뉴는 바로 우리의 무의식에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식역하광고라는 것이
있다. 무엇인가를 볼 때 아주 짧은 시간에 광고가 노출된다. 우리의 의식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무의식은 눈치를 챈다.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무의식은 분명히 인식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 영향을 받아 코카콜라를 집게 된다. 처음에 이런 광고는 말도 안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 연구를
발표한 사람은 사회적인 매장을 당하기도 했고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고까지 했지만 그 후의 연구결과 현재는 이런 광고는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보는 수 많은 매체를 통해는 우리는 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그것도 고도로 조작화되고 정밀하게 장치되어 우리의 무의식에 끊임없이
침투당하다고 있다. 평범한 사진인데 그 안에 메세지가 숨어있다. TV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마시는 음료와 각종 도구들은 직접적인 광고가 아니지만
협찬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노출되고 나도 모르게 그 제품들을 구입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뇌에 대한 탐구는 인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지만 어느덧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이익창출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TV를 시청하지 않으면 이러한 노출에서
자유롭게 주체적인 자유의지를 펼쳐 보일 것이라 자신한다면 이것은 엄청난 오산이다. 이미 그보다 더 큰 매체가 우리 눈앞에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는 수없이 잠재의식에 들어오는 이미지들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흡수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도
잡지를 통해서도 침투당한다. 위에 있는 사진은 평범한 꽃 사진으로 보이겠지만 자세하게 살펴보면 엄청난 메시지가 그 안에 숨어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 생활 곳곳에 이미 피할래야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노출되고 있다. 불행히도 우리는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조정당하고 있다. 사고 싶은
것을 살 때 정말 필요로 사는 것인지 나도 모르게 무의식에서 지시하는 행동대로 꼭두가시처럼 하는지 여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한 마디로 한 번도
생각해 보면 그나마 아주 조금 낫지 않을까 한다.
결국에는 알고
당하느냐, 모르고 당하느냐의 차이정도만 있을 뿐이다. 이놈의 무서운 세상 더러워서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피할 수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즐기면 폐가망신할 수 있으니 최대한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소비를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소비는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누군가 우리에게 심어놓은 지시에 따르는 것일 확률이 크다.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그림에 숨어있는 것은 글자이고 영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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