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식량 - 인류는 자연환경의 위기에 맞서 어떻게 번성하는가
루스 디프리스 지음, 정서진 옮김 / 눌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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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오늘날에 이르기를 설명한 책은 제법 많다. 관심이 가는 주제로 여러 책을 읽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손이 가는게 이 주제다. 정말 여러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하고 다들 흥미롭기 때문이며 인간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기 때문. 이 책은 식량확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발전사를 설명한다. 결국 사람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농업이나 채집수렵업에 종사하지 않고 사회발전을 이끄는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서는 여분의 식량이란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어판 책 제목은 '문명과 식량'이 되겠다.

 이런 식량 확보라는 측면에서 책은 매우 간단한 공식을 제공한다. 우선 사람이 식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찾아내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이어서 곧 여러가지 문제로 성장한계인 도끼가 들이친다. 하지만 인류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른 톱니바퀴로 새로운 성장축을 발견하며 발전해 왔다는 식이다. 즉, 톱니바퀴-도끼-새로운 성장축 의 무한 반복인 셈이다. 이런 무한 반복은 얼핏 낙관론에 빠져 인류가 영원히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글쓴이는 이런 비판을 우려해서인지 초반부터 이 책이 낙관론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류가 다시 돌아가기 어려운 과거 사회로의 회귀를 많이 바라는 비관론과도 무관함을 밝힌다.

 

1. 생명의 전제조건들

 책은 시작하면서 기대와는 다르게 우주속에서 지구라는 행성이 갖고 있는 특별한 조건을 언급하며 나아간다. 인간이 생겨나고 식량확보가 가능했던 전제조건을 다루는 것이다. 지구는 몇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 우선 생명체가 생존이 가능한 황금지대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단점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이 위치한 금성과 화성은 생명체가 살기 불가능하다. 태양과의 위치가 적절하지 못한 관계로 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금성엔 물이 있지만 행성자체가 너무 뜨거워 수증기의 형태로만 존재하며 강력한 온실가스로 표면온도가 엄청나며 대기압과 산성의 지옥행성이다. 화성은 다소 멀리 떨어진 위치와 지구에 비해 매우 작은 중력으로 인해 대기를 지킬수 없었으며 물도 남아있지 못했다. 물론 지구외의 다른 행성에서는 물 이외에 다른 물질이 생명의 매개가 될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생각으론 일단 물이 중요하다.

 거기에 지구는 몇가지 중요한 특징이 더 있다. 바로 달이다. 달은 초기 지구가 화성정도 크기의 거대 소혹성과 충돌하면서 생길걸로 추정된다. 당시엔 참사도 이런 참사가 없었겠지만 달은 지구에 큰 선물을 남겼다. 우선 달자체가 지구의 중력 영향을 많이 받지만 본인도 지구 중력에 영향을 미쳐 지구의 자전축이 흔들리지 않는 역할을 해준다. 지구의 자전축은 기울어져 있는데 이로 인해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이 다르고 같은 지역에서도 계절의 차이가 생겨 그 지역이 무한히 차가워지거나 데워지는걸 방지한다. 이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게해 어느 지역에서든 생명체가 발붙일 조건을 제공한다.

 우리에게 지진과 화산을 선물하는 판구조도 중요한 조건이다. 지진과 화산은 그 지역에 위치한 생명체에겐 재앙이지만 장기적 관점과 다른 지역에서 볼때는 중요한 행사다. 지구는 내부의 맨틀대류로 판이 움직이는데 이들이 솟구치거나 함몰하면서 지구 내부와 외부의 다양한 물질들이 순환하는 구조를 갖게 된다. 이는 지구가 같고 있는 하나의 닫히 세계로서 완벽한 재순환 구조를 제공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하지만 이들의 재순환속도는 지질학적 시간에 가까우며 보다 단기적으로 식량이 필요한 생명체들에게는 하나의 축복이자 재순환에 커다란 제약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지구는 외핵의 금속이 강하게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자기장 효과로 태양풍으로부터 보호 받으며 여타의 조건으로 호기성 생물체가 만들어낸 오존에 의해서도 보호받는다. 생명체에게 잔혹한 우주에서 이런 모든 조건은 정말 완벽하다 말할 정도이며 심지어 상당히 인위적인 느낌마저 들게한다. 이런 조건이니 인류원리가 등장한것도 매우 당연하다 할 수 있다.

 

2. 식량 확보를 위한 소통전략들

생명체가 생존하고 보다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선 다양한 소통전략들이 필요했다. 가장 처음 개발한 방법은 DNA다. 이는 저장된 유전 정보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시스템으로 특정환경에 자동적으로 적응하는 훌륭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이는 특정 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 될때만 성공적이었으며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했다. 생명은 곧 다른 방식으로 이에 대응하니 그것이 학습전략이다.

 학습전략은 크게 세가지로 시행착오를 통한 개별학습, 사회적 학습, 누적 학습이다. 개별학습은 대개의 생명체가 보이는 전략으로 개체하나하나에겐 의미가 있으니 집단으로 공헌하는 바가 없으며 개체 역시 집단으로부터 누리는 혜택이 없다. 사회적 학습은 한 개체게 습득한 학습이 사회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으로 일본의 한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기 시작하져 삽시간에 번져나간게 예이다. 이는 새로운 생각이  빨리 퍼져나간다는 장점이 있으나 만약 그 전략이 잘못된 것이라면 큰 손실이 온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은 누적학습이다. 이는 인간만이 보이는 특징적 학습전략으로 학습이 대물림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언어나 사회성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며 세대를 거쳐 전략이 누적되므로 기술이 개선 변형하고 개선된다.

 누적학습으로 형성된 것은 바로 문화라고 할 수 있으며 도킨스가 그의 책 이기적 유전자에서 한 장을 할애해 밈을 주창한 것처럼 유전자 수준이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강력하다. 문화는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유전자 역시 문화를 변형시킨다.

 

3. 첫번째 톱니바퀴 '농업'

농업이전까지 인류는 분명 다른 생명체보다는 훨씬 탁월한 식량확보 전략을 갖고 있긴 했으나 더 나을 뿐 같은 차원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농업이라는 톱니바퀴를 굴림으로써 인간은 다른 차원의 식량확보 능력을 갖추게 된다. 농업이 시작된 계기는 여러가지를 꼽지만 당시 기후가 비교적 안정적인 충적세의 시작과 일치한다는게 대개의 견해다. 기후가 급변했다면 인류는 농업을 위한 다양한 실험과 개선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농사의 시작으로 인간은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하며 한곳에 정착하고 예측 불가능한 날씨에도 대처했다. 하지만 하라리가 지적한 것처럼 농경은 인간에게 엄청난 불행도 가져왔다. 사회가 계층화되어 수탈이 시작되었고, 뭉쳐있다보니 집단감염병이 발병하고, 식단이 단순하고 총량은 늘었지만 개개인의 식사량은 줄어 영양실조가 보편화되었다.

 이런 농업에 도끼가 날아드니 바로 토양의 영양부족이다. 정착사회는 수렵채집과 다르게 한곳에 머무르므로 자연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농작물을 수확하면서 토양엔 지력이 거의 남지 않게 되는 게 그것이다.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질소와 인이 필수적인데 이들의 자연계에 풍부함에도 토양으로 재순환해 돌아오는 시간이 매우 늦다. 이런 주기의 불일치성(자연의 재순환과 식량의 재순환)은 농업이라는 톱니바퀴에 도끼로 다가오고 인간은 새로운 성장축을 찾게 된다.

 

4. 두번째 톱니바퀴 화전과 새로운 농법들

 질소와 인의 재순환을 놓이기 위해 고안된 첫번째 방법은 화전이다. 남은 농작물이나 주변의 나무는 인간에게는 식량이 되지 못하는 것이지만 내부에 많은 질소와 인을 품고 있다. 이를 태워서 비료로 사용하면 질소와 인의 재순환속도를 높여 어느정도 지속적 농법이 가능했다. 도시화 이전에도 유럽지역과 아시아의 울창한 삼림이 이미 도륙난것은 이 때문이다.

 퇴비 역시 중요했다. 인간이 음식물을 섭취하고 남은 배설물에는 영양분이 60%이상 남아있으므로 그 자체로 훌륭한 비료가 된다. 고대 중국은 이 부분에서 하나의 완벽한 예였다. 그들은 뛰어난 관개시설을 구축하고 작물마다 다른 종료의 퇴비를 주었으며 이런 완벽성은 수천년간 수천만의 사람을 부양하는것을 가능케했다. 거기에 농경에 필요하며 단백질 공급을 제한할 목적으로 육식을 금기하는 문화도 발전시켰다.

 농업방법도 느린 자연적 재순환의 단점을 보완했다. 돌려짓기가 그것이다. 유럽인 이포식, 삼포식, 사포식으로 돌려짓기가 발전해갔다. 이포식은 반은 농경, 반은 휴경이 번갈아 지속되는 것이며 삼포식은 보다 발전에 하나는 농경, 하나는 콩과식물, 하나는 가축의 먹이가 되는 풀을 재배하는 것이었다. 콩과식물로 지력을 회복하고, 풀로 가축을 사육해 가축의 노동력을 농경에 활용하고 인간의 먹지 못하는 풀의 질소와 인을 섭취가능한 육류로 전환하는 방법이었다.

 사포식은 영국의 노퍽에서 시작 된것으로 이른바 농업혁명이라 불린다. 글자그대로 농경지를 4부분으로 나누어 밀, 순무, 보리, 토끼풀의 순서로 돌려짓는 것이다. 밀과 보리는 인간의 식량이 되며 순무를 가축의 먹이가, 토끼풀의 가축의 먹이이자 지력회복을 도왔다. 이는 보다 많은 잉여농산물을 가능케 해 산업혁명과 맞물려 도시노동자를 위한 많은 식량을 제공했다.

 이런 농법에도 불구하고 19세기까지 여전히 인간은 기아의 위협에 직면해있었고 다른 최상위 포포식 개체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이긴 하지만 여전히 전세계인구가 5억정도에 불과했다. 거기에 또 다른 성장한계 도끼가 날아드니 바로 상하수시설의 구축이다.

 유럽지역에서는 도시 인구가 늘어나며 도시엔 인분이 넘쳐나고 농촌은 모자라는 불균형이 처음 시작되었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서의 인분이 농촌으로 흘러들어가 재순환되는 구조가 끊기게 된다. 반면 도시 지역인 인분을 무분별하게 강으로 방류하며 전염병과 위생상태가 매우 열악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하수 시설을 구축한다. 오늘날의 수세식 화장실의 시작인 셈이다. 도시는 개끗해지고 전염병도 막았지만 질소와 인의 재순환이 깨어지며 강과 바다에는 부영양화라는 오염이 시작되었다.

 

5. 세번째 성장축 '비료'

산업혁명으로 도시 인구가 늘어나고 전체 인구도 불어나자 인류는 다시 한번 도끼를 맞는다. 하지만 남미지역에서 발견한 구아노와 초석이 이를 단기적으로 해결한다. 수백만년간 새의 똥으로 거대한 층이 쌓인 이 지역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새똥이 매우 잘 보존되었다. 이런 구아노와 초석을 이용해 비료가 생산되었으며  이 지역의 경제성으로 스페인 남미연합 전쟁, 그리고 볼리비아 페루 대 칠레전쟁이 일어난다. 구아노와 초석은 몇십년간 전세계를 먹여살리나 곧 고갈된다.

 그래서 인류는 화학비료를 개발하게 된다. 우선 질소인데 질소는 대기의 80%가까이 차지할만큼 흔하지만 그 흔함은 강력한 결합때문에 가능하다. 이 강한 결합으로 단백질의 근원인 질소를 고정시키는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으나 인류는 이것을 해결한다. 한편 인은 질소만큼 자연계에 흔하지 않다. 동식물의 인은 해저로 흘러들어가 지층에서 암석화되고 이게 화산폭발이나 판운동으로 다시 육상으로 올라와 재순환되는데 인류는 이것을 이용하며 지하에서 인덩어리인 인회석을 캐기 시작했다. 양은 상당히 많았지만 질소만큼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으며 인의 확보 방안은 안타깝게도 아직 이 수준에 머무른다.

 이런 방식은 커다란 두가지 변화를 불러온다. 하나는 화석연료의 사용이다. 질소와 인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계의 동력이 요구되었고, 이는 농업에 있어 화석연료 사용의 시작을 의미했다. 사실상 인간이 동식물 에너지가 아닌 화석연료의 에너지로 연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패러다임의 근본 전환이기도 했다. 과거 동식물 에너지에 의존할때는 인간이 식량 확보를 위해 들인 에너지보다 식량을 통해 얻은 에너지 반드시 많아야 했다. 그래야 생존과 번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식량화복에 이용하기 시작한 후, 식량의 양자체는 수십배로 늘어났지만 에너지 소모는 그 이상이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식량확보에 들이는 에너지가 더 많으면서도 번영하는 기묘한 적자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지금의 저가음식이 실제로 비싼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곧 도끼는 다시 찾아온다. 바로 병해충이다.

 

6. 네번째 성장축 DDT와 품종개량

화석연료에 의한 대규모 경작은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품종이 밭에서 단일하고 유전자마저 동일한 경우가 많아 병해충에 매우 취약했다. 실제로 우리는 하나의 바나나품종을 읽었으며 다른 많은 과일과 경작물도 위기상태다. 이런 병해충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게 살충제이고 그 대표작이 DDT다. DDT의 사용으로 많은 해충을 제거하였고 말라리아등 많은 질병도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진화의 원리상 내성을 갖춘 개체가 빠른 속도로 불어났고 살충제는 곧 위력이 크게 반감한다. 거기에 부작용도 있었다.

 레이첼 카슨이 밝힌 것처럼 DDT는 다른 생명체를 죽이기 시작했다. 이는 생물농축때문인데 DDT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농작물에 오래도록 머무를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비수용성으로 개발되고 지방에 녹는 지용성으로 개발되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생물이 지방을 갖고 있다보니 DDT를 흡수하면 체내지방에 그대로 농축된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DDT를 살포한 지역의 다른 생물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으며 강이나 바다. 대기등으로 퍼져 농산물과 전혀 무관한 극지방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역시 더욱 무관한 에스키모의 혈중에서 고농도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DDT에 대한 찬반논란끝에 대부분의 선진지역에서는 살포가 금지되었지만 아직도 잔류물은 남아 있는 형국이며 열대지역의 개발도상국의 경우 말라리아에 대한 대비로 아직도 살포가 허용되고 있는 상태다.

 품종개량도 또 하나의 성장축이 되어주었다. 농업혁명에 이어 유전자 조작과 전통적 품종개량을 통한 새로운 작물이 등장했다. 이들은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엄청나게 높여주었으며 주요작물인 밀과, 쌀, 옥수수, 콩등의 작물에서 개발되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통일벼같은 것이다. 하지만 녹색혁명은 역시 많은 문제를 낳았는데 다수의 물이 필요하다보니 건조지역에서는 지나친 관개로 호수가 말라버리거나 지하수층고갈의 문제를 낳았으며, 품종을 대규모 농산기업에 의존하다보니 경제적으로 농민이 그들에게 예속되고, 현지작물에 적합한 다양한 토착 품종이 절멸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7. 다시 등장하는 도끼들

살충제와 새로운 품종, 화석연료와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지금의 농업은 새로운 도끼들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화석연료의 사용과 가축의 사육으로 대규모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으며 화학비료의 과다사용으로 거기서 나온 아산화질소가 역시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농업에 과다한 물을 사용함으로써 일부지역에서는 이미 공급을 능가하는 사용으로 물의 재순환이 깨어져나간 상태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부영영화등의 환경오염으로 다양한 생물종들이 전멸하고 있어 환경적으로도 위기 상태이다.

 반면 사실상 생산을 위한 에너지의 과다사용으로 사실상 비싸지만 역사상 표면적으로는 가장 가격이 싸고 질이 낮은 음식으로 정작 인간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책은 이러한 문제들에도 결국 우리가 새로운 성장축을 찾고 번영할수 있을 거라고 보는 편이다.(이런면에서 이 책은 낙관적이고, 사실 나도 비관론에 관심이 많은 낙관론자다.) 다만 이런 번영을 위해서 새롭게 등장하는 도끼들이 충분히 신경을 쓰고 대처해야나간다는 다소 뻔한 주장을 한다. 전체적으로 책은 매우 읽기 쉽고 재밌으며 인류전체와 현대의 문제를 살피는 재미가 있다. 이런 책을 많이 봐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이런류의 책이 생소한 사람에겐 제법 많은 독서의 기쁨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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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 꼭 알아야 할 디지털 변혁 이슈 16가지를
조원경 지음 / 로크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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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부터 미래와 관련한 책들을 제법 읽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미래 동향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해 그 후로 몇년간 집중했지만 나오는 책들도 대개 비슷하고 큰 변화가 없어 관심을 다소 끊은 상태였다. 그러다 모처럼의 강요로 미래 관련 서적을 다시 잡게 되었다. 일전부터 알고 있던 것들도 있었지만 전혀 모르거나 잘 모르는 것들도 적지 않아 제법 좋은 독서가 되었다. 책은 'soulmate'라는 영어철자로 각 소주제를 16개 다루는데 한 철자당 두개 씩이다. 미래에 관련한 자신의 책이 미래를 맞딱뜨려야 할 독자들에게 소울메이트가 되어주길 바란 것 같기도 하다.  

 관심이 갔던 소주제중 하나는 '스마트 시티'였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 툭하면 스마트가 붙어 좀 지루한 표현이기도 했지만 개념이 참신했다. 책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도시는 매우 2차원적이다. 공간은 분명 3차원인데 2차원 지도로 그림을 그리고 그 부분은 거의 한가지 기능만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티는 3차원 이상의 도시가 된다. 도시의 각 영역이 중첩적으로 협업하고 효율적인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도시는 도시이용자가 모든 서비스를 찾아야 하는 형국이었다. 차가 없는 아이 엄마가 고궁을 방문하고 싶다면 알아서 고궁 방문시간과 서비스가 혹시 있는지를 알아보고, 차량 및 교통과 요금등의 제반 서비스를 직접 찾아야했다. 하지만 스마트 도시는 마치 지능형 비서처럼 작용하며 이런 수요자의 요구에 알아서 대처한다. 스마트폰이나 앱으로 이런 요구를 하면 도시의 모든 기능이 하나로 연결되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 도시에서 주차난 해결을 위해서 주차장을 지어야 했다면 스마트 도시는 각 지역의 주차시간과 양, 퇴근후 인근 건물의 빈주차창등의 정보를통합적으로 제공해 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다음으로 관심이 간 주제는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으로 유명해진 블록체인이라 돈과 관련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블록체인은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간 데이터의 처리는 상호간의 신뢰를 위해 믿을 만한 제3의 기관의 공증하에 이루어졌다. 개인의 돈거래에 은행이 있거나 인터넷 상거래에 각종 사이트가 중개하는 식이다. 이런 형태나 자연스레 고비용 비효율을 처래하며 무엇보다도 믿을만한 제3기관이 해킹당하는 위협에도 노출된다. 블록체인은 이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p2p분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여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검증과 동의로 거래정보를 블록으로 형성하고 분산하고 저장하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제3의 기관이 필요없고 모든 사용자에 정보가 공개되고 분산 저장되니 믿을 수 있다. 또한 정보가 공개되니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모으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가령 의료기관 이용시 병원을 옮길때마다 기본검사를 따로 하는데 블록체인 형태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은 가난한 국가들에도 긍정적이다. 전세계인구의 약 20%인 15억명이 자신을 입증할 만한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이들은 제3기관을 거친 거래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이들에게도 간단한 디지털 신원확인 프로그램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분산적 형태의 운영으로 기존에 정보와 거래 권한을 독점한 구조를 깨뜨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의료 및 급여, 유지보수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블록체인의 미래는 꽤 기대된다.

 책 전체적으로 중국의 발전을 많이 예로 든다. 중국은 따라가기가 매우 힘든 2-3차산업혁명을 건너뛰고 4차로 직행하는 느낌을 주는데 여기에는 중국 정보의 강력은 정책도 있었지만 중국 자체가 낙후되어 너무 넓어 모바일 및 원격거래 환경이 작용하기 유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낙후가 간혹 혁신을 부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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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술책 - 곰브리치에서 에코까지 세상을 바꾼 미술 명저 62
이진숙 지음 / 민음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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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이진숙의 '시대를 훔친 미술'을 봤다. 시대와 미술이 서로를 다소 앞서거나 따라가며 변하가는 모습을 정말 인상깊게 잘 보여준 책이었다. 그게 현대 미술을 제외한다면 미술의 거의 모든 것이라 생각했는데 같은 저자의 책에서 생각이 바뀔지는 몰랐다. 어떤 의미에선 이 책이 보다 미술을 잘 종합한 책 같다.

 위대한 미술책에는 저자 이진숙이 미술을 소개하거나 설명하는 명저 62가지를 드러낸다. 이런 소개책은 깊이가 얕을 경우도 있지만 작가의 내공이 워낙 대단한지라 마치 자신이 전반적인 서술을 하고 소개책이 뒷받침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책은 총 5부로. 다소 특별한 미술가를 다룬 작가이야기, 서양미술사, 한국미술사, 미술이론, 미술시장과 컬랙터로 이루어진다. 각 부마다 인상적인 부분을 추려보았다.

 

1. 작가이야기

 작가이야기에서는 여러 사람을 다루지만 저자가 가장 중시한 사람은 단연 뒤샹이다. 뒤샹은 혁명적인 작업을 했음에도 의외로 이렇다할 작품을 많이 남기지 않았기에 생각보다 중요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저자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피카소보다는 뒤샹이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고 본다. 뒤샹은 작품' 샘' 으로 처음으로 미술사에 오브제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이로 인해 그동안 중시하던 미술가의 손보다는 개념이 중요시 되었다. 뒤샹은 20세기 미술을 망막적이로고 보았는데 기존의 회화를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망막회화로 보았다.

 그는 산업생산물에 대해서는 나름의 견해를 갖고 있었다. 인간은 삶에 대한 에로스적 욕망을 갖고 있는데 이 것이 상품숭배라는 사회적 현상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혁명이후 물건은 사용가치보다는 인간의 권력과 욕망과 보다 관련하게 된다. 그가 만든 오브제는 이런 개념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더욱 파격적인 것이었다.

 

2. 서양미술사

 서양미술사에서 이진숙 역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가장 먼저꼽았다. 작가는 3권의 서양미술사를 갖고 있는데 하나는 러시아어판, 다른 하나는 한국어판, 마지막이 초판 영문판이다. 영문판은 그녀 역시 받은 것이라는데 미술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언젠가 줄것이란다.아마 값어치가 대단할 것이다.

 곰브리치는 미술사를 아는 것과 보는 것의 변증법으로 파악했다. 미술은 처음에는 독자적인 존재가 아닌 집단의 주술이나 종교에 존속했다. 이때는 집단 구성원이 구성하는 이미지가 중요하여 원시미술과 이집트 미술은 아는 것을 표현한다. 반면 그리스는 미술에서 미적인 목적 자체를 중시하는 것으로 바뀌어 자연을 관찰하여 표현하는 미술을 추구한다. 때문에 패러다임은 보는 것으로 바뀐다. 하지만 종교의 시대가 열리면서 다시 아는 것의 시대가 도래했고, 르네상스가 도입된 후에는 인간의 눈에 보이는 세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보는 것의 시대가 다시 돌아온다. 보는 것을 그린다는 것의 극대화는 인상주의인데 인상주의 화가 세잔은 인상주의 화가의 무질서함을 극복하고 아는 것과 보는 것의 통합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세잔은 후에 피카소의 입체주의로 발전한다.

 다음 서양미술사는 미와 추의 역사다. 작가는 움베르토 에코. 에코는 특이하게도 미술의 역사가 미의 영역이 추를 끌어오면서 확장된 것으로 파악한다. 동시에 추는 미를 밀어내고 전면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는 서구세계가 지향해온 보편성과 영원성이라는 개념의 해체과정이며 미적 체계의 붕괴과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래서 에코의 미의 역사는 갈수록 초라해지는 반면, 추의 역사는 갈수록 화려해진다.

 서구세계에서 진선미의 공고한 결속은 고대 그리스에서 형성된 것인데 이는 과학의 발전과 그로 인한 세계의 지속적인 확장으로 깨어져나간다. 서구세계는 점점 낯선 것을 잡하게 되었고, 추하게 여기던 그것들을 점차 예술적으로 구제하려는 시도를 한다. 17세기 바로크시대에 이르러선 선과 악을 넘어선 미가 표현되기 시작하고, 추를 통해 미를 거짓을 통해 진실을, 죽음을 통해 삶을 말하게 되며 이는 선과 미의 공고한 관계에 큰 균열을 낸다. 이제 아름다움은 세계질서법칙이 아닌 수용의 문제가 되었으며 현대 미술의 정독법은 이미 추라고 쓰고 미라고 읽는 것을 권장한다.

 

3. 한국미술사

저자는 자신 역시 서양미술을 전공한 사람으로 한국미술사를 다루는 것을 무척 책에서 조심한다. 하지만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 없이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고 한국미술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노력덕에 서양미술도 모르지만 한국미술은 더더욱 모르는 상태가 조금은 개선되는 것 같다.

 우선 영기무늬 개념을 창안한 강우방을 다룬다. 강우방은 우리 미술품에서 무늬를 살펴나가면서 고사리 같은 문양을 발견하는데 여기 저기 얽힌 이것을 영기무늬라고 주장하고, 세계의 모든 고대 미술품에 영기무늬가 등장함을 주장한다. 이것은 과거 인류가 영적인 존재였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후대로 갈수록 미술품에서 영기무늬가 사라지는 것은 미술의 발달이지만 영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으로 볼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집합이론을 주장한 김봉렬이다. 그는 한국건축은 곧 집합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한국건축물을 볼때는 건축물의 구조나 형태에서 의미를 찾으면 안된다. 방, 건물, 건물군, 영역군이라는 분석 단위를 설정하고 각 단위간의 조합되는 유기적 관계를 통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합이론은 또한 한국의 건축이 자연환경에 순응한 것이라는 기존의 소극적 견해를 깨고, 자연을 해석하고 적극적으로 경관을 건축화한 능동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이진숙은 김봉렬이 말하는 각 요소의 비대칭성, 비정형성, 비표준성, 전체성이 단지 건축물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예술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라 말한다.

 

4.미술이론

우선 베레나 크리커의 예술가는 무엇이냐를 다룬다. 이 책에서는 예술가의 개념 변화를 설명하는데 과거 예술가는 초기 손으로 노동하는 기술자 취급을 받았다.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에 의해 예술가의 신격화가 이루어졌고, 낭만주의에서는 예술가를 범인이 아닌 천재로 보는 관념이 등장한다. 이시기의 예술가는 계몽주의로 세속화했고, 내면세계로 탐닉하며, 반시민적 태도를 갖고, 부족한 사회적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현대에서는 예술가는 날품팔이 노동자로 전락하거나 비즈니스맨이 되었다.

 다음은 추상화다. 윤난지는 추상미술은 그 자체의 본성으로서 아름다운 세계인 유토피아의 시각적 표상이라고 말한다. 유토피아는 근본적으로 추상적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파리에서 활동한 추상미술의 거두들은 폴란드나 러시아등 주변지역 인물들이었는데 이는 그들의 국가와 사회가 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즉,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를 전제로 하기에 유복한 프랑스사람에게선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시기 추상화는 기하학적 형태였는데 이런 기하학적 보편주의와 평등주의는 전체주의로 연결된다.

 2차대전 이후 추상화는 비기하학적 형태로 이동한다. 유토피아에 대한 관념변화와 관련하는데 보편주의에서 개인주의, 평등주의에서 자연주의로 이동했으면 이에 가장 걸맞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이런 추상화를 적극 옹호하고 지원한다.

 추상미술은 예술의 순수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는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예술의 순수성을 주장하는 것은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도 의미가 있는 저항적 행위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의미를 포함한 추상화가 비싼 상품이 된다는 것은 또하나의 아이러니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것을 사진이다. 수잔손택은 오늘날에는 모든 것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 존재하게 되어 버렸다고 말하낟. 사진은 풍요롭고 낭비를 일삼으며 만족할줄 모르는 사회의 본질적인 예술이다. 또한 근대 자본주의 사회를 이룬 중간계급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이기도 한다. 사진은 초기에 기계장치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 작가의 주관을 배제한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이런 보편성은 중간계급의 특징과돠 일치한다. 하지만 오늘날 잘 드러나듯 사진은 회화나 데생처럼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다. 산업화한 사회는 시민들을 이미지에 중독시키고 판단을 마비시킨다. 사람들은 이런 사진이미지를 통해 경험한다는 것의 의미를 자꾸 바라보는 것으로 축소시켜간다. 사진이 갖는 심각한 문제점이다.

 다음은 풍경화다. 서양의 풍경화와 동양의 풍경화를 비교하는데 서양은 시각적인 전유에 중점을 두는 반면 동양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풍경속에 들어가 즐기는 것이 목표다. 초기부터 풍경화가 적극적으로 등장한 동양에 비해 서양에서는 풍경화가 무려 17세기에나 이르러서야 등장한다. 이는 서구 사회가 산을 인간이 죄를 지어 발생한 홍수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보는 종교적 관념때문이었다. 산은 부정적인 것이었다.

 풍경화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데 특히, 외부세계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원한 조망과 더불어 정자나 누각등 은신의 공간이 있는 경우가 더욱 그러하다. 이는 원시 인간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시각행동을 현대인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5. 미술관과 컬랙터

현대에 이르러 미술품은 자본을 확대하거나 화폐가치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여겨지며 천문학적인 가치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최근의 일이고, 100여년전만 해도 미술품은 잘 거래되지 않았고, 가치도 높지 않았다. 때문에 과거 예술가들은 왕이나 유력 집안의 후원아래 성장하였는데 대표적인 곳이 르네상스 시기의 메디치 가와 교황청이다. 이들은 단지 예술을 사랑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예술가를 후원함으로써 자신들의 가문에 유리한 이미지를 퍼뜨렸으며 화려하고 장대한 미술품으로 자신들을 미화한다, 즉, 미술품을 자신들을 포장하는데 사용한 셈이다.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관점으로 미술품을 컬랙트한 사람은 훌륭한 컬랙터로 남지만, 자본을 목표로 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이고, 후에 가치를 높인 후 되파는 식이 비판받는다. 이들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들이 작품을 사들인 젊은 작가의 작품을 일부러 유력 미술관에 기증하거나 전시회를 열기도 하며, 반대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작가들의 작품은 팔아버린다. 이들의 이런 행위는 하나의 척도가 되버려서 이런 경제적 행위가 미술가들의 가치를 결정하는 행위가 되버린다는 점에서 비판받는다.

 책은 이처럼 전작보다 더 넓은 관점에서 미술을 다룬다. 추천한 62권의 명저중 읽은 것은 고작 5권에 지나지 않았다. 큰 숙제를 얻은 기분이며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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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넘치는 교실 온작품 읽기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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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슬로리딩 책을 읽었다. 온작품읽기라는 이 책은 활동을 칭하는 용어만 다소 다를뿐 사실 같은 활동이다. 아직 도입기라 여러 용어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 것 뿐이다.

 책의 첫 부분에서 교사는 처음 온책 읽기 활동을 시작했을때의 어려움을 말한다. 여러 작품이 부분만 들어갔고 기다가 마음대로 각색까지되어 있기에 아이들은 과거도 지금도 교과서상에서 전한 문학의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이에 교사는 뜻을 가지고 온책읽기 활동을 했지만 학부모의 몰이해,교육과정에 대한 문서상만의 탄력성과 교사의 전문성 비인정, 그리고 왜 이런 책을 설정해서 교과서 외의 활동을 하는지를 일일히 관리자에게 설득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이제는 교육과정상에서 오히려 일선 교사에게 전문성으 갖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것을 강요? 하는 좋은 시대가 왔다. 내가 속한 지역에서도 교육청에서 예산을 각 학교에 뿌려 온책읽기를 강요하고 있는 형국이다.

 온책읽기는 크게 세가지로 활동을 나눈다. 읽기전, 읽기 중, 읽기 후다.

 읽기전 활동으로는 거의 대개가 표지와 제목을 통한 예상하기 활동이다. 표지 활동은 어찌보면 거의 한국에서만 가능한 활동일수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외국 서적에 비해 표지에 상당한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저학년들이 많이 보는 동화책이라면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할 것이다.

 읽기 중 활동은 책을 함께 읽어나가며 활동하는 것이다. 교사가 책을 읽어주거나 아이들끼리 여러 형태로 같이 읽는다. 아이들이 독서력이 부족해 같이 읽어나가며 내용확인 및 느낌을 나누는 것은 의외로 도움이 많이 된다. 아이들 중에서는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것을 많이 신기히햐고 게중에는 처음이라는 아이도 있을 정도이다. 모든 교사가 동화구연가는 될수 없는 만큼, 그냥 가볍게 읽어주어도 충분하며 그것만으로도 효과 만점이라고 한다.

 읽기 후 활동은 가장 백미다. 각자가 등장인물이 되어 서로 질문하기. 책 내용에 대한 토론들, 나와 연관지어보기, 인물 비판하기. 이야기 새로 써보기. 작가에게 편지쓰기나 작가와의 만남등 장 수준 높은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의 사후 활동을 엮어 책으로 내는 것도 가능하다.

 온책읽기 활동을 위해서는 교실꾸미기도 중요하다. 교실 게시판등을 관련 활동의 결과물이나 계획 및 동기유발물로 채울 수 있다. 학급문고도 중요한데, 학교 돈으로 사는 방법도 있고, 좀 어렵고 부담스럽지만 학부모 지원도 방법이다. 교사는 자신의 돈을 사용하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매달 조금 씩 한 두권정도 그 학년 아이들 교육과정과 수준에 맞는 책을 사모으면 몇년사이에 나름 괜찮은 학급서가를 갖게 된다.거기에 자신이 산 돈이니 전출이나 교실 이동시 가져가는 것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처럼 온책읽기는 교사라면 혹은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함께 해볼만한 활동이라는 것이 책을 읽고 다시 들었다. 책 말미에는 각 학년별 온책읽기 추천도서와 주제별로 책을 소개한 것이 있는데 이것 역시 참고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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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돈을 배우다 - 불확실성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할 새로운 돈의 프레임
권오상 지음 / 오아시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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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고나서 여러가지가 변했지만, 출판계에서 변한게 있다면 봇물같이 쏟아지던 투자서책들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부동산 투자환경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인데, 정말 가치있는 투자책이라면 이런 시기는 타지 않지 않을런지. 결국 작년 재작년에 쏟아졌던 그 많은 책들은 시류를 타는 그리고 운이 좋았던 사람들의 결과물에 불과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자본주의에서 살고 화폐경제에 소속된 이상 돈을 아는 것은 매우 필수적인 일이다. 내가 무얼 하든 아무리 돈과 상관없어 보려고 한들. 상당히 많은 것이 이것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일이든 생존이든 이상이든 다 그렇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돈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돈에 관해 4가지 성격을 제시하는데 수량과 시간, 불확실성, 마찰이다.

 먼저 수량을 글자 그대로 돈의 양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심하고 돈을 마구 남발하는 시대에 수량은 과거만큼 실물과 대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돈의 수량은 양의 개념와 음의 개념이 모두 가능하다. 돈의 수량과 관련해서 저자는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한다. 실제 중앙값은 평균보다 낮기 마련이며 자본주의처럼 빈부격차가 심한 곳에서는 올바른 정규분포곡선보다는 양극이 솟아오른 쌍봉형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평균 자산은 3.6억이고 평균 빚이 6천이라지만 실제는 2.9억정도가 중간값이라고 한다.

 시간도 중요하다. 과거 400원이던 짜장면 값이 지금은 4000원인 것처럼 시간에 따라 돈의 크기는 매우 달라진다. 돈에 있어서는 미래시점이 중요한데 이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현금흐름과 관련해서이다. 저자는 이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는데 이것이 돈을 지키고 불리는데 필수이기 때문이다. 전문직이 대단한 것도 보다 많은 연봉보다는 자격증으로 인한 정년이 없음이라고 말한다. 대기업이든 공무원이든 정년은 있다.

 다음은 불확실성이다. 가장 핵심적으로 본다. 불확실성은 시간과 수량에도 적용된다. 예를 든다면 사업에서 개발한 신상품이 얼마나 팔릴지, 언제 잘 팔릴지를 알수 없어며 이는 개인월급자에게도 적용된다. 조금더 안정성이 있지만 내가 얼마나 일할지, 얼마나 더 벌지는 모르는 일이다.

 마지막은 마찰이다. 돈을 마찰은 돈이 흐르는 과정에서 전기저항처럼 그양을 줄이는 것이다. 세금이나 각종 수수료가 그것인데, 세금에 있어서 엄청난 우대를 받는다는 점에서 저자는 기업의 지나친 유리함을 지적한다. 각종 수수료 또한 큰 마찰로 여러가지 물건을 살때 붙는 세금과 보험이나 주식투자, 은행 수수료를 지적한다.

 다른 투자책들과는 다르게 저자는 은행을 통한 이자수익을 강조한다. 주식이나 펀드등은 매우 위험하며 10년에 한번 정도 불황을 겪는 걸 사실상 피해내지 못한다. 그렇기에 일상에서의 수익률은 높아도 막상 장기 합산 수익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은행에 예금을 예치한 경우가 높다고 한다. 거기에 원금이 손실되어도 받아내는 수수료 등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투기 투자세력도 비판한다. 투기와 투자의 구분은 좀 애매하다. 같은 방식이어도 성공적이면 투자가 되고 무모하면 투기가 되지만 무모했어도 성공하면 투자로 본다. 성공한 투기라는 말은 없지 않은가. 좀더 안정적인 방법이면 투자로 보고 리스크가 크면 투기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역시 주관적이다. 저자는 투기와 투자로 자신의 자산을 불리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쓰는 돈을 투자로 본다. 기업이 시설투자나 연구자본을 쏟거나 개인이 자신의 역량강화를 위해 책을 사거나 강의를 듣는 일련의 일이 투자고 나머지는 모두 투기라는 것이다.

 책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다. 돈을 배워서 함부로 투기하지 말고 잘 지키라는 골자를 가진 보기 드문 독특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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