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주변국 지식인이 쓴 反중국역사
양하이잉 지음, 우상규 옮김 / 살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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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인 양하이잉은 북방계 유목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중국 오르무스 출신이다. 지역 이름 처럼 이곳은 중국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며 거주인들은 몽골계기 다수다. 종교도 다양해서 티베트 불교와 이슬람교, 심지어 기독교가 병존한다. 민족도 마찬가지여서 간혹 위구르게 백인종도 눈에 띈다. 이런 곳에서 자란 저자라 한족 중심의 중국사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펴낸것이 이 책이다. 일본에서 유학해서인지 저자의 반중국역사의 이론적 근간은 일본인 스승이 자리한다.

 양하이잉이 비판하고 싶은 것은 지나친 한족 중심의 중화사상이다. 중국의 역대 왕조는 대개 하-은-주-춘추전국시대-진-한-위진남북조-수-당-송-원-명-청 이다. 저자는 이 연보 자체가 중국중심이라 비판한다. 이중에 순수 한족이 세운 나라는 진,한,송,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보자.

 

1. 중화사상

 중화사상은 고대 화북지역의 지나 중심국가에서 생겨난 원중화사상이 중심이다. 중국이 지리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보니 항상 이민족의 위협에 시달렸고, 높은 성벽을 구축하여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배경을 지녔다. 그러다 보니 성벽의 안쪽은 천하이자 세계이고, 외부는 비문명, 비문화의 야만인 지역으로 구분된다. 전세계의 차이나 타운은 결국 이 성벽도시 국가의 현대판의 불과하다는게 저자의 통찰이다. 이 중화사상은 후에 유목민족 및 서구, 일본의 침략을 당하면서 더욱 폐쇄적인 왜곡된 콤플렉스로의 중화사상으로 발전한다. 이 사상은 매우 자기중심적이어서 자신들 영역의 무한 확장은 허용하고 윤리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침략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중국이 일본의 침략과 서양의 침략에 매우 분개하면서도 자신들의 침략과 현재의 확장을 당연시하는 모순을 보이는 것은 이것에 기인한다.

 

2. 우메사오의 이론

우메사오는 세계를 제 1지역과 2지역으로 나누었다.

제1지역은 일본과 서유럽으로 풍부한 지역으로 중위도 온대기후, 적당한 강우와 높은 생산력을 지닌 지역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변방에 속해 중앙아시아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반전을 위한 힘을 구축할 수 있기도 했다.

 

제2지역은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로 기후적으로 중앙에 거대한 건조지대가 자리한다. 고대문명은 대개 그 건조지대나 주변 사바나에서 발생했다. 이들은 지리상 중앙의 건조지대와 가까워 유목민을 주류로 한 파괴집단의 위협에 늘 노출되었다. 그래서 이 지역의 역사는 농경지역의 문명건설과 유목민의 파괴 및 대체가 무한 반복되었으며 이는 근대화를 통해 힘의 무게추가 농경지역으로 완전히 이전되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역사 역시 마찬가지다.

 

3. 유목민의 파워

유목민 하면 문명은 떨어지나 말을 활용한 강력한 군사력과 약탈 착취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는 편견이다. 유목민의 파워는 군사력 뿐만 아니라 정보력과 유동성, 높은 사회적 개방 조직이다. 유목민은 광대한 지역을 유목을 위해 이동하는 만큼 다양한 집단과 땅을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정보력이 높았다. 세계의 상당수 기술이 북방을 통해 이동했음은 이를 입증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다른 민족과 자주 접하는 만큼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개방조직을 갖출 수 밖에 없었다. 중국에 세워진 유목민 국가들이 높은 수준의 민족적 다양성과 종교적 개방성과 사회조직을 갖춘 것은 바로 이에 기인한다.

 

4. 유목민과 중국의 초기역사

저자 양하이잉은 중국은 중국이라 부르지 않고 책에선 지나라 표현한다. 현재의 중국엔 다양한 민족 집단과 종교가 강제로 통합되어 있고, 한인 중심주의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하이잉은 순수한 한족 집단과 그 국가를 지나로 칭한다.

 저자는 본격적 서술에 앞서 한인개념을 비판한다. 대개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의 민족이 설정되어 있는 반면 중국인 한인개념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한족 보다는 한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란 개념이다. 하지만 한자가 단일민족에 의해 생성된게 아니므로 한인이라는 개념은 애초부터 오류투성이가 된다. 1919년 중화민국에 의해 현대 중국어가 지나중심으로 자리잡기 이전 중국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었다. 또한 중국은 고대 한자 생성시기 양쯔강을 경계로 북방과 남방이 구분되는데 이들의 언어가 매우 다르다. 북방인은 유목민은 알타이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n.l.r의 구분이 가능한 반면 남방계인은 그렇지 않다. 북방계는 강을 칭함에 있어 허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는 북방계은 흔적이며 남방계는 강은 지앙으로 발음하고 강으로 칭한다. 그래서 황하는 황허이고 양자강은 양쯔강인 셈이다.

 중국에는 동남아계 한인인 하인이 처음 들어서고 기원전 13세기 경 만주 동북면에서 은인이 그리서 서쪽에서 유목민이 주인이 들어서서 차차 왕조를 바꾸어간다. 그들은 점차 한인으로 정체성을 잡아가며 주변 이민족을 야만시했는데 동이와 , 북적, 남만, 서융이 그것이다. 초기 지나의 영역은 지금에 비해 매우 좁아 동이는 오늘날의 산둥성 부근, 북적은 만리장성의 산시성, 남쪽은 양쯔강이었다. 한인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영역을 확장되어 가는데 북 , 동, 서는 그대로면서 남으로의 경계만 확장된다. 이는 동, 북, 서에 강력한 유목민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역사는 고대에 남쪽으로 주로 확장된다.

 지나는 자신들의 지도자를 황제로 칭한다. 황제는 곧 천자라는 말로 권위가 강화되는데 사실 지나의 고대종교는 제왕신앙으로 제왕은 신이나 하늘과는 무관했다. 하늘과 연결되는 것은 유목민인 지닌 배천신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저자는 중앙아시아에 있는 무수히 많은 배천신앙 문화인 황금기둥을 그 예로 든다.

 

5. 유목민들이 세운 나라

유목민들은 지나 초기 역사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일부는 지나화하기도 하고, 일부는 침략과 적대를 하기도 했다. 동쪽에서는 흉노가 등장했는데 이들이 활약한 시기는 기원전 318년부터 기원후 415년정도 까지이며 흉노는 사실상 서구로 진출한 훈족과 같다. 흉노는 멸망후 서하라는 대국을 세웠으며 몽골인들은 현대까지도 자신들의 흉노의 후손이라 생각한다.

 지나지역에도 영향을 미쳐 이 시기에 5대 10국으로 통하는 남북조시대를 연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받은 것이 역시 선비, 탁발계가 세운 수와 당이다. 당은 지나가 자랑하는 나라지만 선비탁발계의 나라이며 이들은 높은 국제성과 관용성을 바탕으로 번성한다. 실제 당의 안녹산은 유목민 출신이며 유명한 고선지도 고구려계다. 이는 유목민 사회가 실력사회인 평등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이들은 지도자도 왕국이 성립하기 전에는 선거로 선출했다.

 한편 동서양 최초의 충돌로 알려진 탈라스전투에서 당이 패하면서 중앙아시아 지역은 6세기에서 10세기에 걸쳐 이슬람이 침투한다. 이 시기에 경교나 마나교 조로아스터교등 다양한 종교가 침투하며 이슬람도 침투한다. 또한 투르크화도 진행된다. 투르크화는 이란 출신 유목민들로 그들의 언어와 문화가 침투한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중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슬람을 믿고 국호가 -탄으로 끝나는 것은 이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종교가 매우 다양함에도 그 근저에 투르크계라는 근원의식이 깔려 있어 단결력이 강하다때문에 이란과 터키가 이들 나라에 갖는 영향력 역시 제법지대하다.

 유목민의 왕조는 이후 동북지역에 대키타이국인 거란을 세우며, 후에는 금국 이이서 원으로 이어진다. 거란과, 금은 모두 대제국이며 그나마 남아있던 작은 지나의 나라를 사실상 속국으로 삼았지만 지나의 역사의 정식계보엔 포함되지 못한다. 금은 남송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수도를 베이징에서 송의 수도였던 카이펑으로 옮기지만 지나친 남방정책은 북방에 대한 틈을 보여 원에 의해 멸명한다. 원은 대제국으로 칭키즈칸 사후 높은 관용성으로 정복집단의 사람들은 관료로 적극등용한다. 종교에도 매우 관용적이어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도교의 4개 일파가 모여 토론을 벌인일도 유명하며 4개의 칸국의 칸들도 모두 이슬람으로 개종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도 점자 지나화하여 백련교도의 난으로 명이 등장한다.

 명은 매우 작은 왕조로 국제적으로 힘을 떨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폐쇄적 중화주의로 정화의 원정이후 해금정책으로 일관한다. 정화의 원정 역시 정화 자체가 유목민이고 원제국이 세웠던 도시들은 예방하는 수준이었다. 원대 이후로 중국을 차지한 황제들은 옥새를 갖고 있었는데 명의 황제는 북원에서 옥새를 갖고 있었고 이를 무력으로 차지하지 못해 스스로 옥새를 위조하고 정당화하는 촌극을 벌인다. 이 옥새를 다시 차지하고 진정한 제국의 주인이 된것은 역시 유목민 왕조인 청이다.

 현대 중국은 청에 많은 빚을 지고 있으면서도 적대하는데 이민족이 세웠고 결국 그들이 압도적 무력과 관용성으로 현대 중국의 국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청은 만주에서 발원했는데 만주라는 지역명은 문수보살에 대한 신앙에서 유래된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6. 반종교적 반민족적 중국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며 결국 현대 중국은 복수를 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이 종교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음에도 종교가 매우 미진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중국의 종교는 유교와 도교로 볼수 있는데 유교는 학식층의 전유물이며 도교가 사실상 서민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중국인의 도교는 왜곡되어 매우 현세적으로 내세에 대한 관심이 적다. 도교는 천제사상을 지녀 중국인의 황제를 정당화하는 역할도 있다. 중국인이 종교에 적대적인 것은 서양과 다른 지역의 종교들이 이 천제개념을 대체할 것으로 우려하하는 것이며 그들의 왕조가 멸망할시 종교반란에 의한 민란이 빈번했기 때문으로 저자는 설명한다.

 이처럼 저자의 생각은 중국이 그 발전과정에서 상당히 유목민과 다른 종교의 영향과 기여를 많이 받았음에도 왜곡된 중화컴플렉스로 이를 적대시하고 억누르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 전체적으로 재미난 책이었지만 일본저자들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부분, 그리고 유목민들의 문화적 측면에 치중해서 서술되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무력적인 부분역시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한 한국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 한국은 유목민이 중심세력으로 자리한 적도 있고, 그들과의 깊은 관계를 맺으며 성장과 반목을 거듭한 나라다. 저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될마도 한데 책에서는 거의 서술이 없었다. 이런 부분이 보충되며 더욱 균형있고 재미난 책이 나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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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조선자본주의공화국 : 맥주 덕후 기자와 북한 전문 특파원,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을 가다! - 맥주 덕후 기자와 북한 전문 특파원,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을 가다!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 전병근 옮김 / 비아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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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고, 트럼프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났다. 훅 다가오던 평화분위기가 북미 양자간 힘겨루기가 좀 이루어지면서 다소 식은 감은 없지 않지만, 지난 10년에 비한다면 남북간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아직 북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핵을 쏘는 무식 담대함, 전세계 최강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는 역시 무식담대함, 시원하게 일본에 대해 하는 욕(공영방송에서 섬나라 기생충이란다.) 찢어지는 가난함, 탈북, 벌거벗은 산들, 식량부족, 장마당 등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이런 것들이다.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형식상은 민주주의다. 국명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다. 영화나 여러 매체에서 보면 실제론 왕정이면서 공화국, 공화국 한다. 하긴 우리도 민주주의로 출발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가 어느정도 굳어지는데는 40년이 필요했다.(물론 굳어졌다고 믿었지만 계엄령을 검토했다!!) 그런 그들은 사회주의 체제에기에 국가가 형편없지만 모든걸 인민에게 보장해주었다. 적지만 피복, 식량등을 배급했다. 거기엔 사회주의로 다투는 두 강국 러시아와 중국사이를 교묘히 줄타기하면서 양쪽으로부터 모두 얻어내는 기민함도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무너지고 중국이 자본주의화 하면서 모든게 달라진다.

 거기에 대기근이 수년 겹치면서 90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이 온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사회가 크게 변화한 것처럼 북한에게는 고난의 행군 이전과 이후가 매우 다르다. 이전에는 순진하게 사회주의에 대한 이념적 믿음과 김씨 일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배급이 끊기면서 진정한 헬조선이 펼쳐지고 각자도생의 시기가 열리면서 이같은 순진한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국가에 의해 배속된 소조에서의 벌이로 충분치 않자 먹을 것과 더블잡을 위해 다른 곳으로 향했고 자연스레 장마당이 전국가지에 형성되었다. 장마당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아무래도 소조에 얽메인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움직이기 편했기 때문이다. 장마당은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해서 상당히 많은 물품이 거래되고 있으며 인기 없는 븍한 산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남한 산이 인기라고 한다.

 물론 이런 장마당은 공식적으로 불법이며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품이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 서구의 그것들이라면 불법이다. 고난의 시기만 해도 이런 것의 거래가 적발되면 가족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지만 지금은 간단한 뇌물이면 쉽게 해결된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방송을 무척 좋아하는데 북한의 방송이 매우 재미없기도 하거니와 남한의 것은 세련되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DVD로 남한의 방송물이 거래되었지만 지금은 USB로 거래가 된다고 한다. 크기도 훨씬 작아 유통및 감추기가 쉽고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남한의 방송은 텔레비전으로도 시청이 가능한데 북한의 텔레비전은 북한 방송만 시청이 가능하므로 불법개조가 횡횡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적 특성상 이런 남한 및 서양의 방송을 가장 많이 시청하는 지역은 북방의 양강도와 함경도, 그리고 휴전선 인접지역이다.

 장마당은 통해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에서는 기존의 공산당 외에 새로운 상위계층이 태어났는데 바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뇌물을 통해 자신의 뒷배를 든든히 하면서 사업의 기회를 불법적이고 독점적으로 얻기도 한다. 가령 중국과 정기적으로 거래하는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물품을 빼돌리거나 밀수해 좋은 사업기회를 가질수 있게 되는것이다. 이 사람들은 이미 계층화하여 공산당 간부들도 이들과의 혼인을 즐겨한다고 한다. 이런 경제의 활성화로 평양중심가는 소위 평해튼이라 불리는 남한의 강남같은 부촌아파트가 들어섰으며 이들의 생활수준 역시 제법 높으며 집값 역시 상승일로라고 한다.

 북에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스마트폰이 유선전화보다 보급률이 높은 것은 사회기간망이 형편없기 때문인데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고려링크라는 그들만의 인트라넷으로 인터넷 접속이 크게 제한되어 있으면 필요한 앱도 대리점에가서 일정 금액을 주고 허용된 것만 설치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전화나 문자만 보내게 되어 기존의 2g 단말기와 큰 역할 차이가 없다. 우스게소리로 전력 수급이 일정치 않은 북에서는 잦은 정전으로 스마트폰을 오히려 휴대용 전등처럼 쓰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이므로 겉으론 평등사회지만 사실상 3계층이다. 하나는 체제에 공헌하고 순응한 공산당 권력층, 그리고 일반층, 나머지 하나는 적대층이다. 적대층은 남한 출신이거나 국군 포로의 가족들, 혹은 김씨 일가의 권력 집중과정에서 숙청된 층들이다. 문제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게 되물림되어 적대층으로 분류된 경우 사회적 지위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일원체제로 보이지만 그 뒤에는 국가보위부가 있다고 한다. 국가보위부는 김씨 일가를 보필하면서도 위에 언급한 사람들의 계층을 분류하기도 하고, 정치적 사찰을 감행하거나 정치적 숙청도 행한다. 국가보위부를 만든 것은 김정일로 김정일이 김일성의 신뢰를 얻는 과정에서 숙부와 경쟁하며 만든 것이다. 어느 순간 국가보위부를 위시한 김정일의 권력은 오히려 김일성을 능가하였으며 김정일을 보좌하면서도 막강한 권력으로 다른 짓도 할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북한 권력은 김정은과 국가보위부 이 두개로 구성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며 장성택등의 고위급 처형도 김정은의 의사보단 보위부의 생각일수도 있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저자는 끝으로 북한이 외교적 어려움과 고립에도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난의 행군도 넘어선 그들이다. 어쩔수 없는 필요성과 김씨일가의 돈벌이를 위해 자본주의적 요소를 상당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체제의 안정을 위해 어느정도 고삐를 죄고 있는게 지금의 북한이다. 지금의 개방분위기와 더불어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르기 어렵지 않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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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검찰 - 괴물의 탄생과 진화 대한민국 권력 비판 3부작
최강욱 지음, 김의겸 외 대담 / 창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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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정부조직중 검찰만큼 뜨거운 감자가 있을까? 책에서도 말하는 것처럼 역대정권마다 항상 각종 정치적 사건을 일으키고 또 개혁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일반 시민들도 검찰을 향해 조소와 엿을 날리기도 하지만 개천에사는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선망과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검찰에 대해선 일반 시민들은 상당히 오해가 많다. 우선 검찰을 상당수의 사람들이 사법부로 생각하는데 입법, 사법, 행정이 분리된 삼권분리의 민주주의 정부형태에서 검찰이 소속된 법무부는 분명 행정부다. 즉, 검찰조직과 검사는 행정부 소속이며 그것도 별도 조직이 아니라 법무부의 일환에 불과한 것이다. 간혹 변호사나 판사도 사법부로 여기는데 판사는 법원소속이니 사법부가 맞지만 변호사는 개인사업자다. 즉 민간인.

 이런 검찰에 대한 오해는 검찰이 그간 정부와 한통속이 되어 권력화한 것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오해가 검찰에게 그런 권한이 있는걸 당연시하거나 정당화하게끔 하는 역할도 하므로 정말 되먹지 못한 양의 피드백이라 할 수 있다.

 책 권력과 검찰은 이런 검찰 권력에 대해 그곳에 몸담았거나 잘 아는 전직 판사나 기자, 검사 출신의 5명과의 인터뷰로 구성된다. 검찰의 문제점과 과거사. 개혁방안 등을 다루는데 같은 개혁방안에 대해 서로 다른말을 하기도 해 흥미로우면서도 혼란스러웠다. 간단히 내용정리를 해봤다.

 

1. 검찰이 이렇게 된 이유

지금의 서슬퍼런 위세와는 달리 해방초기만 해도 검찰은 그야말로 허접했다. 그것은 일제의 정책때문이었는데, 군사정부이다보니 자국에서도 그렇게 식민지인 한국에서도 그렇고 정적이나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제대로 된 공소절차를 거치기 않았다. 거기에 수사 역시 고문과 강압에 의해 이루어지다보니 사실상 수사 및 모든 일처리가 경찰에 의해 이루어졌다. 때문에 해방직후 한국 역시 검찰은 매우 미약했고, 친일경찰이 장악한 경찰력이 매우 강했다.

 법적으로 초기에 검찰에 많은 권한을 준 이유는 이런 과거사 배경도 한몫했다고 한다. 기껏 파견한 검사의 말을 경찰들이 우습게 여기던 시기였다고 한다.

 독재정권이 들어서며 검찰의 위치는 본격 달라진다. 공소권에 수사권까지 장악하고 있는 막강함은 독재정권에게 매우 강력한 유혹이었다. 독재정권은 갖고 있는 인사권을 무기로 검사를 휘두른다. 물론 인혁당 1차사건을 검찰이 공소하지 않은 미담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검찰은 그야말로 권력의 시녀였다. 하지만 좀 다른 모습도 있었는데 검찰은 자신들이 소위 잘나가는 엘리트라 생각하고 군인 집단인 현 독재정권과 자신들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간혹 민주적 사고보다는 이런 엘리트부심으로 인해 독재정권과 엇박자가 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고 한다. 영화 1987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에서 검사가 독재경찰과 엇박자가 나는 모습은 바로 이런 성향의 일환이 아니었을지.

 어쨌든 그러다 박정희가 죽고, 전두환이 물러나자 잠시 흔들리는 듯 했으나 노태우가 정권을 이어받으며 이런 행태는 계속된다. 하지만 김영삼때부터 기조가 잠시 변화하는데 대통령의 성향이 그래도 나른 민주적인지라 소위 공안검사의 시대는 상당히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민주세력을 배반하고 정권을 차지한 대통령과 자신들의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검찰의 쿵짝은 서로의 필요성으로 인해 계속된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들어서면서 검찰도 본격적인 위기를 맞기 시작하는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실제로 개혁을 추진했던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의 뒷처리와 기존 세력의 저항으로 개혁이 부진했다. 반면 이런 장벽과 시간적 여유가 있던 노무현 정부는 지나치게 순진해서 실패한 경우인데 대통령이 지나치게 평검사를 믿고 이들이 권력화 하지 않은 집단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사람들에 대한 믿음도 마찬가지 여서 노무현 정부는 개혁을 위해 보냈던 각계각층의 인사로 부터 대개 배반당하고 개혁 역시 실패로 끝난다. 

 그러다 검찰은 이명박, 박근혜라는 새로운 호황을 맞는다. 정권과의 연대에 거의 15년이상을 굶은 공안출신 검사들은 날개를 다시 폈고, 그래도 시대가 시대인지라 과거 독재시절처럼 본격적으로 지령을 받고 움직이기보다는 요령껏 맞춰주는 재주도 발휘한다. 최근엔 정치권력의 분위기를 봐서 선제적으로 사건을 만다는 경우도 있어 나름 준정치세력화 했다는 평까지도 받는다.

 

2.검찰의 개혁은 어떻게?

 -지방검찰청만 남기기

책에는 각 단계별 검찰청을 없애고 모든 검찰을 지방검찰청화하자는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실제 사법부인 법원의 경우, 국민의 권리보장을 위해 삼심제의 재판을 실행하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대법원으로 수직적 계층화가 되어있다. 하지만 검찰의 경우 이런 필요성이 전혀 없음에도 쓸데없이 지방검찰정과 고등검찰청, 대검찰청으로 이루어져있다. 책의 전문가들은 이런 단계를 모두 없애고 지방검찰청으로만 구성해도 검찰의 업무처리에 아무 문제가 없으며 정치권력과 결탁하는 일 역시 크게 줄일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사장과 검찰청장의 직선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각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들, 그리고 입법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들, 이들은 모두 국민이 직선하여 뽑는 선출직들이다. 물론 선거 때뿐이고 이후에는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용하곤 하지만 어쨌든 그 순간만큼은 국민의 눈치로 보고 교체되기도 한다. 하지만 삼권중 유일하게 사법부인 법원에는 선출직이 없으며 행정부 소속인 검찰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런 법원과 검찰의 중요직책을 선출직으로 하면 보다 조직이 개혁되지 않을거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찬성하는 전문가는 위와 같은 논리를 펴고 반대측은 결국 검찰조직을 잘 아는 사람이 수장에 올라야 개혁도 가능하며, 우병우 같은 자가 뽑히면 어떻할거냐는 반론을 펴기도 한다. 생각해볼 문제다.

 

- 공수처는 필요한가?

여기서도 의견이 갈린다. 공수처에 찬성하는 전문가는 그들만의 자정적 노력으론 이미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공수처에 찬성한다. 반대측은 공수처 역시 또 하나의 막강한 검찰 기관을 만드는 셈이고, 이로 인해 대검처럼 언제든 권력에 의해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이 추천한 공수처장을 국회에서 검토하는 방안이 있다곤 하나 그 역시 완벽하지 않다고 본다. 실제로 우리는 국회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 수많은 잘못된 인사를 경험한바 있다.

 

- 검찰 개혁의 공통점은

구체적인 방안은 상당히 다르지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는 검찰의 힘빼기다. 결국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독점함 검찰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힘을 빼야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수사권을 다른 나라처럼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대한 법원의 태도도 문제다. 사건처리에 있어 법원은 피의자나 경찰이 쓴 사건조서는 증거로 거의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검사가 작성한 사건조서는 강력한 증거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장에 인권을 무시하는 강압적 수사를 자행해 피의자가 자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의식도 강조한다. 시민은 검찰을 겁내면서도 그 권력의 의탁하고 싶은 이중적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다른 공무원집단처럼 자신들을 위한 서비스 집단으로 인식하고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의 과거와 지금, 그리고 개혁방안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과거 독재정권시절의 많은 과오에 대해 경찰이나 법원, 심지어 군대까지 상당히 많은 기관들이 사과를 하였지만 오로지 하지 않은 곳이 검찰이라고 한다. 그들의 엘리트 의식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의식을 갖고 있는게 검찰이니 개혁 역시 자기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한다.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힘빼기와 더불어 타율에 의한 개혁, 그리고 시민사회의 강한 동의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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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이윤 역해 / 창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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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폴 크루그먼은 아시아 경제위기를 예측해 낸 것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무역에 있어서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리경제학을 제시해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시류가 상당히 지난 책인데 주요 참고문헌의 연도가 70-90년정도인 것만 봐도 그렇다. 하여튼 오래전에 이루어진 크루그먼의 3차례 강연내용을 묶어 낸것이 이 책으로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크루그먼의 이론에 대한 저자의 해설, 그리고 2-4장은 크루그먼의 3차례 강연내용 마지막 5장은 크루그먼이 제시한 내용들에 대한 경제학적 입증이다. 책 내용은 꽤 내게 어려운 편이었는데 특히 크루그먼의 강의 2-4장이 어려웠다. 강의내용을 그대로 담은 거라 글이 매끄럽지 못할 수도 있고, 번역이 문제일수도 있으며 내가 모자라서 일수도 있다. 책 내용이 나같은 일반인에겐 어려울수 있을 거란 역자의 위기감이 발동했는지 아니면 다소 부족해보이는 책의 볼륨을 보충할 의도였는지, 하여튼 역자는 1장에서 비교적 쉽게 이 학자의 이론을 설명했다. 내가 이책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인 부분은 사실상 이부분이다.

 크루그먼은 우선 전통경제학에 대한 비판부터 시작한다. 아담스미스의 경제학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하고 양자간에 한쪽이 생산품에 절대우위가 있으면 무역이 일어날수 없다고 보았다. 하지만 실제상황에서는 그럼에도 무역이 일어났는데 이를 설명한게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이다. 강국이 모든 생산품을 생산하는데 우위에 있어도 소국이 그나마 한 생산품을 생산하는데 이점이 있다면 강국은 소국에서 그 생산품을 수입하고 자신들의 남은 역량을 보다 우위가 강한 무역품을 생산하는데 쏟는게 이점이기 때문이다. 리카도는 생산성의 차이로 이런 비교우위론에 의한 무역을 제시했고, 핵셔오린은 노동과 자본상의 차이로 비교우위를 제시했지만 실상 내용은 같다.

 크루그먼은 바로 이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비판한다. 리카도의 이론을 따르면 만약 두 나라가 만드는 모든 생산품에 있어 전혀 생산성의 차이가 없다면 무역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경우에도 실제로 무역을 발생하는데 크루그먼에 따르면 이것은 규모의 경제와 각 지역들에 분포한 노동력과 수요차이 때문이다.

 여기서 규모의 경제란 수확체증의 법칙이다. 예로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우선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공장설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꼴랑 한대 만든다면 그 엄청한 공장비용과 스마트폰 한대의 재료비와 노동비가 드는 것이다. 이 경우 한대생산에 드는 비용은 엄청나다. 하지만 그 공장에서 생산을 지속해 거의 백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든다면 공장비용은 초기엔 많이 들지만 이후엔 거의 들지 않는 반면 스마트폰생산에 필요한 비용만 추가되 결국 스마트폰 한대의 생산비는 생산이 늘어날수록 평균적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것이 규모의 경제인 것이다.

 크루그먼의 지리 경제학에서는 특정지역에 산업이 몰리는 지역특화가 중심 개념이다. 실제로 세계각국에는 이런 곳들이 즐비한데 미국의 경우는 오대호 연안과 캘리포니아 일대의 공업단지, 한국은 수도권과 영남지역이 그러하다.

 생산입지가 결정되는 과정은 이러하다. 쉽게 하기 위해서 우선 가, 나 두 지역을 가정한다. 가는 나보다 인구가 많아 수요가 많은 지역이며 나는 인구가 부족해 수요와 노동공급이 모두 약하다. 초기에는 운송비가 중요한데 운송비가 매우 비싼 경우에는 기업들이 운송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자연스레 가, 나 두 지역에 공장이 입지하게 된다. 하지만 운송비가 중간정도로 떨어져 감당이 가능하게 되면  공장들은 규모의 경제를 따라 가로 이동하게 되며 주변의 인구도 직장을 찾아 가로 몰려든다. 이로서 가의 집적된 생산설비가 들어서게 된다. 나는 쇠퇴한다. 거기에 가 도시가 발달하면 국가는 보다 큰 발전을 위해 가와 나를 연결하는 고속철이나 고속도로등의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는데 이는 수송비를 더욱 절감시켜 가의 발전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결정된 집적된 생산입지는 새로운 신 기술의 발달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쇠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이미 구축된 생산설비의 이점과 모여든 인구와 풍부한 노동력으로 인한 장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책에는 한국의 영남지역의 발전도 예로든다. 사실 영남의 발전은 한국교과서에서 해외에서 자원수입의 최단경로, 그리고 수출의 최단경로로서 수송비절감을 발전의 큰 이유로 든다. 하지만 크루그먼의 이론에 의하면 초기 수도권을 제외한다면 전라권과 영남권은 인구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에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영남지역이 일본 미국과는 아주조금더 가깝지만 유럽이나 중동, 동남아와는 전라권이 더 가깝다. 그리고 그렇다하더라도 이 작은 나라에 인접한 두 도에서 수송비차이가 얼마나 날까?

  그럼에도 영남권이 발전하고 그것이 더욱 고착화 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문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일제는 남한 지역에 농업을 중시하면서도 일본 내지와 가까운 영남권을 산업단지로 개발하였는데 그것은 일본과 가깝기 때문이었다. 해방후 일본이 구축한 인프라가 영남권에 그대로 남아 남한 정부가 이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자연스레 영남이 발전하게 된것이다. 거기에 산업시대 독재정권들의 영남선호현상이 겹쳐지면서 영남은 더욱 발전하게 전라권은 쇠퇴하고 인구가 유출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KTX만 해도 영남권은 2005년경에 개통한 반면 호남권은 10년후에나 개통이 된다.

 책은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새로운 것을 배울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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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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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 되어 내용을 간단히 알아보니 오래전에 영화로 먼저 이 작품을 봤던 생각이 났다. 그때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를 크리스찬 베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찾아보니 비고 모텐슨이었다. 반지의 제왕 아라곤. 둘을 헛갈리다니 사람의 기억은 참. 어쨌든 소설을 다시 봤는데 책 내용이 짧은지라 영화로 거의 책 내용을 그대로 담아낸듯 했다.

 끝까지 이름이 나오는 남자는 그냥 미국의 평범한 남편이었다. 아내를 두고 있었고, 아내는 임신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는 커튼으로 집의 창을 모두 가린채로 바깥의 지옥을 보게 된다. 지옥이 뭔지는 나오지 않는데 핵전쟁일수도, 소행성이 떨어진 것일수도, 미국이 자랑하는 옐로스톤 공원정도의 대분화가 일어난 것일수도 있다. 셋중 하나일 것 같은 이유는 전세계가 온통 불탔고, 살아남은 사람들 전체가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정도로 대기질이 좋지 않고, 하늘이 먼지로 뒤덮였다는 묘사가 꾸준히 나오기 때문이다.

 하여튼 부부의 집은 무사했고, 아내는 이 지옥속에 아이를 낳는다. 남편은 커튼을 항상 가린채로 아내와 불안하게 살아간다. 바깥은 이제 인간의 지옥이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곧 식량 부족에 당면했고, 인간의 야만성이 다시 도래했다. 한층은 여전히 문명에 젖어 살아남은 생존자들, 한층은 종교에 귀의해 집단 자살을 하거나 무모한 선택을 한 이들, 다른 한층은 폭력을 일삼으로 다른 이들을 약탈하고 심지어 식량으로까지 삼는 식인종들이다.

 아내는 이런 지옥을 견디지 못했다. 끝까지 만류하는 남편을 물리치고,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하며 바깥으로 나아갔다. 아내가 자살을 했을지,아니면 이 지옥속에서 식인종에게 당했을지는 모른다. 집도 위험해졌는지 남자는 아들과 집을 나서 방황한다. 집은 아마도 북미대륙의 꽤 북쪽에 있었던 듯 하다. 사방이 추웠고, 그래서 남자는 해안선을 따라 아들과 남쪽을 향한다. 목적지는 없다. 가진 지도에 의존해 그져 남쪽이라면 뭔가 있을거라는 희망뿐이다.

 남자가 가진 것은 마트의 카트와 그안에 싫은 통조림들과 물, 라이터, 방수포, 약간의 가솔린, 그리고 겨우 두발 남은 리볼버 권총한자루다. 책 제목처럼 그들은 길을 따라 남하한다. 하지만 길은 길을 편하게 가게 해주면서도 불안하다. 약탈의 시대에 다른 사람들도 길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길을 이용하기도 피하기도 하면서 계속 나아간다.

 가는 와중에 빈집이나 건물에서 식량을 보충하고, 그게 실패하면 며칠을 굶어 위기에 봉착하기도 한다. 한번은 오래 굶은 그럴듯한 집에 들어갔는데, 그 집의 한 창고는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다. 들어가는 것을 만류하고 들어간 아버지가 본 것은 식인종들에게 붙잡혀 갇혀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식량이었다. 남자는 경악하지만 그들을 돕지 못한다. 자기 자신과 아들 하나를 지키는 것이 급급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운이 좋기도 했다. 이런 지옥의 날을 대비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저택의 벙커를 찾아내어 아들과 모처럼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히터를 켜고,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하며 만찬을 즐겼다. 마냥 그곳에 있고 싶었지만 저택은 너무나도 노출되어 있었다. 남자는 안전을 위해 그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가면서 길잃은 노인을 만나기도 하고, 죽어가는 이를 만나기도 했으며, 한 아이를 만났고, 자신들의 카트를 훔친 도둑을 만나기도 했다. 남자는 아이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들 모두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 지옥속에서 태어났음에도 마냥 착하기만 한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도 야속해한다.

 필사적으로 살아가던 아버지에게 죽음이 찾아온다. 부자를 노린 누군가 남자에게 화살을 쏘았고, 남자는 바로 응전했지만 한발을 허벅지에 맞는다. 가진 약품으로 소독하고 치료하며, 직접 외상을 꽤매기도 한다. 삶이 늘 고통인지 남자는 이런 수술에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위기는 넘어섰지만 워낙 쇠약해진 나머지 남자는 며칠을 버티다 결국 죽는다. 아들은 이런 아버지를 두고 가지 못하지만 다행히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순교자들도, 식인종도 아닌 아직 문명을 간직한 남자였다. 아이는 그 남자를 따라간다.

 아이가 새로운 남자와 남쪽을 갔는지 거기서 무엇을 보았을지는 나오지 않는다. 어찌보면 아이는 홀로 끝까지 문명을 간직했다.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것은 이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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