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머리 독서법 -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독서교육의 모든 것
최승필 지음 / 책구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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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익부 빈익빈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성경에 나오는 마태효과가 있다. 이는 교육학에도 인용되는데 바로 모국어에 적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어가 되는데 국어를 모르면 당연히 다른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져 모든 교과에서 학습부진에 빠지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자연 다른 과목을 학습하는데도 도움이 되어 성적이 올라가기 쉬워진다. 그야말로 교육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교과인셈이다.

 그런가하면 국어는 정반대의 성질도 같고 있다. 만점을 바라는 우등생에게는 항상 고득점을 취하거나 성적 향상이 매우 부담스러운 교과인 반면 공부를 놔버린 학생에게는 별다른 노력없이도 50점가까운 고득점을 보장하는 마법의 교과인 것이다. 이는 국어교과가 언어능력을 측정하는 교과이며 이 언어능력이라는 것이 다른 교과처럼 단순 암기나 개념이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열등생은 공부를 안할 뿐이지 늘 일정수준의 언어사용을 하고 심지어 언어능력도 다른 교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기에 어느정도 점수가 나와준다. 

 이런 언어능력을 올리는 방법으론 누구나 알고 있는 독서가 있다. 기본적으로 많이 읽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문학도 좋지만 지식도서도 중요하고, 학습만화의 사용도 많이 권장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한 언어능력의 향상, 더나아가 학업성취도 전반의 향상에 대한 책은 거의 본적이 없는데 책 공부머리 독서법이 이를 정리해놓았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 뻔한 내용이 아닐까라고 지레짐작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교육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된 책이었다. 저자는 논술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자신이 얻은 경험, 그리고 학창시절 독서를 통해 성적을 향상시켰던 경험을 통해 책을 썼다. 학원에 오는 아이들을 항상 언어능력테스트를 하였는데 고등학생에게는 수능 언어시험을 그대로 치루었고, 초등생이나 중등생에게는 어려운 고대어 부분이나 고교수준의 지문 부분을 제외하고 적용하였다. 이는 수능언어영역 시험이 언어능력의 다양한 부분을 점검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양상을 드러내었는데 예상대로 학업성취도가 우수하면서도 언어능력이 부진한 아이들 그리고 학업성취도는 낮지만 언어능력이 높게 나타난 아이들이 독특했다. 전자의 학생들은 대개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학업성취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자신감을 잃었으며 반대의 아이들은 학업성취도가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향상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이를 언어능력의 차이로 설명한다. 

 책이 제시하는 언어능력이 낮은 학생을 위한 처방은 이야기책 읽기다. 이야기책을 재미있게 읽으면 주요장면과 줄거리, 인물과의 관계 같은 정보가 하나의 집처럼 머릿속에 구축이 된다. 물론 처음엔 이렇게 하는 것도 상당히 힘이들지만 일단 서너권이 이야기책을 위 과정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읽으면 이런 작업이 향후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이는 이야기들이 모두 상황제시-갈등시작-갈등의 고조-갈등해소의 단계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 수준으로 책을 읽어내면 이런 단계파악이 가능해 다른 이야기책도 쉽게 빠져들고 이해할수 있게 된다. 

 수능같은 시험을 보기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에겐 다른 언어테스트 방법이 있다. 초등1년 수준의 책을 읽힌 후, 줄거리를 물어본다. 학생이 줄거리를 상세하고 정확히 알고 있다면 1학년 우수 수준이고 단순하게만 안다면 평균, 줄거리를 잡아내지 못한다면 평균 이하가 된다. 여기서 평균, 평균 이하 학생에게 다시 대략 줄거리 관련 문항 10개를 내서 모두 맞춘다면 역시 평균수준, 그리고 3개이상틀리면 평균 이하, 그리고 5개 이상 틀리면 읽기 열등상태로 판별한다. 

 초등 읽기 열등상태의 학생에게는 간단한 이야기책이라도 읽기가 매우 힘든 상태이므로 초반 1/3을 반복적으로 읽어주는 활동을 해야 한다. 초반 1/3은 이야기의 도입부로 이야기가 본격시작되고 주인공에게 문제가 발생하는 시점이다. 여기를 잘 넘겨야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고 빠져들수 있으므로 도입부를 반복적으로 읽어주어 고비를 넘겨주고, 이해시켜주면 이후 부분에 대한 자발적 독서가 가능해진다. 

 독서지도에서는 명심해야 할 7가지 있다.

1.재미있는 독서가 좋은 독서다.

2.독서시간을 정해 매일 읽는다.

3.지식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4.일주일에 한 번은 도서관이나 서점에 간다.

5.스마트폰과 컴퓨터는 늦게 접할수록 좋다.

6.학습만화는 금물이다.

7.천천히, 많이 생각하며 읽을수록 똑똑해진다. 이다. 

 한국은 조기교육 열풍으로 어린 나이부터 학습을 강조한다. 때문에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어려운 용어나 지식을 알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뇌의 성장과 사고력의 성장, 언어능력의 성장을 방해한다. 인간의 뇌는 적어도 7-8세까지는 지식 학습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시기다. 때문에 유아동기에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이시기는 대뇌변연계가 발달하는데 부모의 품에 안겨 책을 읽고, 부모의 과정된 연기와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연기자가 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부모의 사랑을 느낄수 있는 경험을 갖는게 중요하다.

 핀란드는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전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교의 사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좋은 책을 고르는 법, 책을 재미있게 읽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핀란드의 학교는 지식 위주의 시험을 보지 않고 독서능력진단검사만을 시행하며 이를 매우 중요시한다. 즉, 학생이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읽는냐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핀란드는 교과서를 읽은 후 연관된 과제를 부여하고 그 과제를 지식도서를 읽으며 해결하는 수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지식의 나무를 머릿속에 심게 되고 이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룬다.

 반면 한국의 독서지도는 상당히 실패하고 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서량이 급감하는 경향이 현저하고, 독서량을 유지한다해도 속독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아이의 책을 부모가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독서지도의 종착이 학습만화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 그리고 심지어 아이조차 독서를 지식의 축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식도서는 방대한 분량의 지식이해, 상호개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처리전송망을 형성한다. 때문에 하나의 양질의 지식도서를 여러차례 읽어 완전히 소화한 학생의 언어능력과 학습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한다. 실제로 지식도서다독가들은 이러한 능력이 발현되어 소수의 도서를 계속 보기보다는 여러 책을 다양하게 보는 편이다. 이는 이들이 지식도서의 다독으로 폭넓고 탄탄한 기초지식, 높은 수준의 언어능력, 지식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향이 매일 새로운 지식을 자양분으로 삼아야만 살아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다. 

 이런 지식도서 다독가는 4가지 유형이 있는데 활자중독형, 탐구형, 마니아형, 활용형이다. 활자중독형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싶은 욕구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며, 탐구형은 한 부분에 호기심을 갖고 계속해서 탐구하며 책을 읽는 사람들이고, 마니아형은 열광하는 분야의 책을 보는 사람들이며, 활용형은 현재 직면하거나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의 책을 지속적으로 읽어나가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단기간에 언어능력을 대폭 끌어올리는 방법이 나온다. 슬로리딩, 반복독서, 필사, 초록이다. 슬로리딩은 책을 오래도록 읽어나가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책에 대한 이해도를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이다. 반복 독서는 자신의 언어수준을 넘어서는 책을 계속 반복해서 읽으며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다. 필사는 책을 베껴쓰는 것으로 기계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문장구조와 개념이해까지 충실히 느끼며 저자가 왜 이렇게 책을 썼는지까지 느껴가며 쓰는 것이다. 전체를 쓰기보다는 도입부를 중심으로 필사한다. 초록은 책의 주요부분을 요약정리한는 것이다. 책의 주요개념과 줄기를 잡아나갈수 있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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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9-01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도 도움이 되는군요. ^^

닷슈 2021-09-01 14:35   좋아요 1 | URL
초록 많이 하실 것 같습니다만
 
어제와 오늘이 만나는 교실 - 학생과 교사의 역사수업 에세이
김포제일공업고, 양주백석고, 문산고, 한민고, 금촌중, 파주초, 안중중, 고색고, 대부고, / 살림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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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과목이다. 과거에 일어난 우리 조상들의 일이고 그것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것이기 때문이다.(옛날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재밌다. 나와 관련있는 사람들이 겪은 것이지만 나는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가 없다. 시험과 많은 분량때문이다. 그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루다보니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내용이 엄청 많고, 시간순서도 중요하기에 무척 혼란스럽다. 

 그렇기에 역사는 교양으로선 흥미롭지만 과거 공부과목으론 무척이나 힘든 기억이 많다. 이건 역사를 잘 하는 친구든 못하는 친구든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일단 외워야 시험성적을 잘 나오니 말이다. 역사수업이 재미없는 주된 이유는 굉장히 많은 내용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안에 깊이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교과서라는 특정한 역사관을 강요하게 된다. 하지만 역사는 상당히 많은 관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사안들이 모여있는 것이며 연대기적 접근만이 능사는 아니다. 

 건국 100주년을 맞은 2019년, 경기도의 학교들에서 이뤄진 다양한  역사수업방법을 담아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이 인상적인 점은 학생과 선생님의 소회와 의견, 그리고 수업을 통한 변화가 에세이로 상당히 자세히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교육관련 책들은 저자인 교사의견이 많고 학생반응을 분량이 상당히 적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오히려 학생 분량이 더 많다. 같은 수업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수업방법은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이 많았다. 역사교과서는 큰 거시사를 다루기에 지역이나 미시사는 무척이나 소홀하다. 책에는 김포가 나오는데 3.1운동하면 탑골공원과 독립선언, 유관순등이 떠오르지만 그 안에 각 지역의 3.1운동과 관련 인사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김포제일고등학교 학생들은 3.1운동 관련하여 살아계신 분을 인터뷰하고 사료를 찾아 지역의 3.1운동 규모와 과정 관련 위인들을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얻고 3.1운동 정신을 지금이 나와 관련하여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관련지을 수 있었다. 

 다른 수업 방법은 플립러닝이었다. 역사수업은 다루는 내용이 많다보니 교과서 내용을 다루는데 단위시간을 거의 쓰고 보다 창의적이고 고등사고력을 키울만한 활동을 하는것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선생님들은 과감히 사전에 영상을 올리고 학생은 이것을 시청하고 난 후, 본 단위수업시간에는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수업을 도입하였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영상을 보고 내용을 정리하고 이해를 확인하는 활동을 하였다. 책에 나온 예로 일제시대 여성의 단발문제가 있었다. 당시 이 문제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있었는데 찬성측은 여성의 자유, 경제적 위생적 이유등을 예로 들었으며 반대측은 여성은 여성다워야 함. 문란함, 대머리가 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가 있었다. 학생들은 이런 토론활동을 지금의 페미니즘 논쟁과 비교하며 수준높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은 각급학교들이 지역의 역사를 통해 학교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만들어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역사는 초등3학년 사회과부터 조금씩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지역의 역사를 알아가는 지역인재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짜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역 이름의 유래,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지역에선 어떤 일이있었는지(임진왜란, 3.1운동등) 그리고 우리 지역의 오래된 인물을 만나서 지역의 변화를 알아보는등의 일이다. 양평서종초에서는 실제로 지역의 이야기를 학생들이 책으로 만들어 출판까지 했는데 무척 좋은 예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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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12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3.1운동과 관련한 내용도...!

닷슈 2021-08-15 17:42   좋아요 1 | URL
흥미로운 책입니다. 중등 역사 선생님은 물론 초등 사회과에서도 관심 가져볼만 합니다.

희망찬샘 2021-08-12 2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학생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멋지네요. 주제 중심으로 잘 얽어 놓으면 프로젝트 학습이라 이해했는데 연수 듣고, 책 읽으니 더 명료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어서 ... 실천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자의적인 교육적인 고민과 실천을 통해 교육이 한 발 나아가는구나! 하고 요즘 생각합니다.

닷슈 2021-08-15 17:44   좋아요 1 | URL
프로젝트 수업은 첫 발을 떼긴 힘들지만 막상 하면 다신 안하긴 어려운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효과도 크고 처음엔 조금은 힘들지만 교육효과가 매우 높고 무엇보다 학생 자발성을 담보하며, 결국 교사도 더 보람차고 편한 수업이란 생각입니다. 되든 안되든 일단 한번 나와 아이들을 믿고 시작하는게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혁신교육 미래를 말한다 - 창의와 지성을 추구하는 맘에드림 혁신학교 이야기 8
서용선 외 지음 / 맘에드림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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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혁신교육이 도입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혁신교육은 외형적으로 많은 걸 바꿨다. 수업과 교육과정이 학교행정업무보다 우선이라는 생각, 교원의 업무정상화를 도울 행정실무사의 도입, 교육과정의 재구성, 배움중심 수업, 교사별평가, 전문적학습공동체, 블록타임수업시간운영, 중간놀이시간 등이다. 이는 분명 혁신교육 이전 생각하기 어려웠던 것들이다. 교육에서 수업과 교육과정이 보다 우선시되고 학생이 중심으로 이동했으며, 교사는 행정의 하부 말단에서 점차 자율성을 지닌 교육전문가로 하나의 독립된 기관화하고 있다.

 이런 혁신교육에 대해 논한 책이다. 혁신교육 미래를 말한다.이다. 책은 좀 오래되었다. 2013년쯤에 나온 책으로 그래서 좀 오래된 용어도 있지만 아직도 혁신교육의 많은 논리를 관통하는 쓸만한 책이다. 

 혁신교육의 철학적 배경은 우선 복잡성 교육철학이다. 복잡성 교육 철학에서 학습은 일정한 조건하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지식의 원천을 찾고 그 과정에서 가능성을 갖는 것이다. 복잡성 교육철학에서는 교육현상과 행위를 통해 어느 누가나 수준 도약이 가능하다. 

 다른 배경은 존 듀이다. 듀이는 고교시절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고 대학에서도 교양에서 한 번쯤, 그리고 사범계열이라면 반드시 들어봤을 교육학자다. 듀이하면 교육에서 경험주의 사조의 대표자인데 듀이는 교육을 그 어떤 외부적이고 인위적인 목적도 부과할수  없는 성장 그자체로 보았다. 교육이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것이다. 듀이는 학교를 하나의 작은 사회로 보고 가장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이 교육적으로 이뤄지는 곳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학교라는 하나의 작은 사회에서 아동의 삶이 학습, 교과, 교육과정을 통해 지역사회학교, 민주주의 학교가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시민성 교육이 이뤄진다고 보았다.

 듀이는 민주주의 3원칙으로 인간본성에 대한 신념, 개인이 누릴 자유의 가치, 자치에 대한 인식을 제시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단순한 고정된 민주주이가 아닌 창조적 민주주의를 주장했는데 개개인이 경험하고 탐구하여 민주주의를 익히는 과정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 

 듀이에게 있어 경험은 지속의 문제로서 경험이 아닌 경험과 환경의 교섭이고 경험의 주관성과 객관성을 모두 중시하고, 과거의 범주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실험과 변화로 미래를 지향하는 경험이며 질적, 역동적, 연속적이고 사고와 반성이 충만한 것이다. 듀이의 탐구는 불확정적 상황에서 문제를 설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자료를 확정하고 추론한 후 사실의 의미를 검토하고 상식과 과학적 탐구를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듀이의 사상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늘날 한국의 혁신교육과 상당히 유사하며 철학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100년전의 사상이 그 당시 오래 빛나지 못하고 학문본질주의와 교과주의에 자리를 내주며 지금에서야 다시 빛을 보낸게 무척 안타깝다.

 역량은 학문중심교육과정이 이론과 실제, 명제적 지식과 방법적 지식을 분리하여 가르침으로써 개발된 능력이 실제 생활에서 발휘되지 못하고 대학졸업장이 실제 유능을 의미하지 못하면서 주목받았다. 

 역량은 특정 지식이나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갖춘 기본 능력이고, 학습을 통해 습득되며, 명시적 지식과 암묵적 지식, 기술과 기능, 동기, 태도, 판단, 의지등을 포함한 복합적 종합적 능력이고 실제 수행과정에서 가동되는 능력이란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역량에 대한 비판도 있다. 우선 역량이 결과를 보이는 것을 중시함으로써 행동주의 심리학에 기반한다는 비판이다. 그리고 환원주의 오류다. 역량을 분절해 정리해도 총합인 현실은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역량중시로 표준화에 대한 우려가 있고, 가장 큰 비판은 역량이 자본의 요구에 의해 생성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량중심교육과정은 학생을 교육의 중심으로 놓으려는 지금의 흐름과 맞는다. 역량중심 교육과정은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하게 해주고, 반성적 사고력등 고등사고력이 자리한다. 거기에 교육과정은 디자인하는 관점을 제공하고, 학교를 졸업할 학생이 갖출 역량과 그것을 위한 교육활동을 유기적으로 배치하기에 매우 좋다. 그래서 역량중심교육과정에는 주제통합학습, 프로젝트학습, 교과통합학습이 이뤄진다. 

 다음은 변혁적 리더십이다. 한국의 전문직 직업 만족도에서 초등교장은 무려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편하면서도 시간이 있으며 마음대로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반증은 그 교장과 함께하는 초등교사의 직업만족도가 고작 90위라는데 있다. 자율성이 없고 교장에 당하는 입장이며 시간이 없고 마음대로 할수가 없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나라 교장에 대한 행정적 리더십과 수업적 리더십에 대한 연구결과는 양자가 매우 낮은 수준임을 밝혔다. 

 이는 교장이 대부분 거래적 리더십을 갖기 때문이다. 거래적 리더십은 조직의 위계를 중시하는 산업화시대의 리더십으로 조직구성원을 지시와 명령의 객체로 여기고 추종자로 대한다. 교사를 함부러 다른 사람에게 우리 직원으로 명명하여 소개하고 교사 스스로도 교장을 모셨다라고 하는 칭호는 이런 거래적 리더십을 매우 잘 드러낸다. 이런 리더십은 직무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교사 효능감과 직무만족도를 저해하며 구성원을 수동적 존재로 저해시킨다. 장기적 비전도 없으며 근시안적 자세이다. 교원의 승진체계인 승진점수부여도 이러한 거래적 리더십에 기반한다.

 이와 정반대에 있는게 변혁적 리더십이다. 변혁적 리더는 비전과 목표설정을 하고 권한 위임을 통해 구성원의 자율성을 높이고 참여의식을 고양하며 지시나 명령보다는 자율을 강조한다. 그리고 도덕성을 혁신의 중심으로 본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한국 교사들은 한국 교장의 도덕성을 매우 낮게 평가한다. 하여튼 변혁적 리더십은 인간존중과 솔선수범, 변화선도, 교수학습실천을 이뤄낸다. 

 마지막은 평준화에 대한 논의다. 최근 자사고 취소에 대한 교육청의 패소판결로 평준화는 다시 중대한 기로에섰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평준화 폐지 국가에 가까운데 이미 전국과 수도권의 특목고와 자사고의 수가 과거 비평준화시절 초특급 명문고의 수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이 학교들은 단위학교 선발권을 갖는데 이로 인해 공부잘하는 학생이 학교에 집중된다. 이 학교들은 어떤 교육적 목표나 특색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이는 오로지 입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문대 진학률로 학생진학을 높이고 그래야 높은 수업료의 학교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학교들은 결국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의 이익을 챙겨주는 도구로 전락한다. 특색있는 학교가 갖는 교육적 장점인 수월성 교육이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닌 돈 있는 소수를 위한 수월성 교육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한편 평준화 학교는 거기대로 문제다. 평준화 학교는 평준화라는 이름하에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포기했다. 때문에 저자는 고교 선택제 도입을 주장한다. 다만 이 선택제는 별도의 선발권이 아닌 추첨형식을 갖는 체제다. 학군제가 아니라 학군이 아닌 원거리 학교더라도 지원할 수 있고 점수가 아닌 추첨에 의해 선발하자는 것이다. 이로 힌해 평준화 학교간에 입시가 아닌 교육적 특색에 의한 자극과 질높은 평준화가 가능할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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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방해 - 교사와 학생이 함께 풀어 가는 행복 솔루션
한스 페터 놀팅 지음, 같이교육연구회 옮김 / 테크빌교육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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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 양성기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르치는 내용이다. 그 다음이 어떻게 가르치냐이고 가장 마지막이 학급경영이다. 그렇다보니 교사 역시 이 세 가지 중 학급경영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다. 배운적이 없고 이론적 토대 역시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학생들이 혹은 교사가 어떤 이유로든 수업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수업방해로 정의한다. 수업방해는 3종류가 있는데 능동적 수업방해, 수동적 수업방해, 학생간의 상호작용 방해다. 능동적 수업방해는 떠들거나 소리지르고 돌아다니는등의 행위고 수동적 수업방해는 수업시간에 기대되는 행동의 부족으로 준비물을 안갖고 오거나 과제를 해오지 않거나 학습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행위들이다. 학생간 상호작용 방해는 일종의 무질서 상태로 서로 적대감을 갖고 협력하지 않거나 특정인을 따돌리는 행위다. 

 이런 수업방해의 원인은 크게 3가지다. 우선 기관으로서의 학교다. 학교는 강제적 교육기관으로 학교와 교사가 정한 수업 방법과 목표가 대부분 학생의 희망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근원적으로 수업방해가 일어난다. 다음은 학생으로 학생 개개인의 성향이나 처한 상황, 사회적 구조문제들이 수업방해를 한다. 마지막은 교사의 태도로 교사가 학습을 진행함에 있어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지 못하는 것이 수업방해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의외이면서도 당연하게 이 세 가지중 수업방해를 가장 크게 일으키는 원인은 교사의 태도다. 

 따라서 교사의 입장에서 수업방해를 줄이는 방법은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장악력과 중복 전략이다. 장악력은 학급전체를 주시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고 중복전략은 동시에 2가지 사건에 주목하는 것이다. 한 학생은 격려하면서 다른 학생은 동시에 훈육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순조롭고 탄력적인 수업진행이다. 다양한 수업활동사이의 전환, 수업지연, 집중을 방해하는 수업과 상관없는 내용의 제거, 작은 잘못에 대한 쓸데없는 설교하지 않기 등이다. 세 번째는 집단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집단 동원력은 넓은 범위의 학생을 집중하게 하는 것이며 책임 원칙은 넓은 범위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제어하는 것이다. 꼼꼼한 검사하기나 불시적 검사 등이 이 두가지를 올려준다. 마지막은 피로의 방지다. 학생은 신체상태에 따라 졸음이나 지루함을 느끼는데 주제를 전환할때 적절한 자극, 변화, 도전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책은 이 정도 내용을 골자로 중후반부부터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대해서 꼼꼼히 서술한다. 볼만하긴 한데 앞에 서술한 것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교사라면 교육학 일반지식으로 알만한 것들이어서 좀 흥미가 떨어졌다. 수업방해라는 것을 상기한다는 면서에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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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먼저 시작하는 학교자치, 스쿨퍼실리테이션 - 교사와 학생, 함께 주인이 되는 학교 만들기
권재우 지음 / 아이스크림(i-Scream)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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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민주국가가 분명하며 아시아, 그리고 동북아시아에서 그 수준이 단연 최고임은 자명하다. 하지만 서구복지사회국가와 비교한다면 아직 나아갈 길이 먼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민주주의의 핵심은 얼마나 시스템이 잘 받쳐주느냐, 시민들의 민주성이 어느정도이냐, 그리고 실권을 쥐고 있는 각 조직의 리더의 민주주의 실현의지에 어느 정도인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얼마전 엠비씨 뉴스에서 한국의 50대에 대한 전문가 분석이 있었는데 젊은 층이 보는 한국의 50대는 상당히 비민주적이었다. 약간 놀랍게도 50대 자신들도 스스로 어느정도 비민주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여튼 젊은 층의 평가는 적나라했다. 한국의 50대는 한국민주주의의 기틀인 시스템, 그리고 실권을 장악한 세대로 그들의 비민주성이 바로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큰 지표라 생각된다. 하여튼 갈 길은 정말 멀어 보인다. 

 이런 민주주의의 씨앗을 놓는 것은 단연코 교육현장이 된다. 하지만 학교엔 민주주의가 없다. 학생은 오랫동안 주어지는 교육만을 실행하는 수동적 존재였으며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역시 행정의 말단도구로 그져 주어진 교육내용과 지시를 수행해왔다. 그런 학교현장에 변화를 가져 온 것은 혁신교육이고 그래서 혁신교육은 무엇보다도 학교의 민주성을 중시한다. 

 하지만 학교현장에서의 민주주의는 정말 쉽지 않다. 제도적으로 학교장에게 예산 및 주요결정의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고, 교사 집단 및 학생, 학부모는 학교에서 민주적으로 뭔가를 실천해본 경험이 없다. 그런 학생과 교사집단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을 알려준것이 이 책 스쿨퍼실리테이션이다. 

 퍼실리테이션은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고, 합의할 때, 중립적 입장에서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활동이다. 퍼실리테이터는 리더나 사회자가 아니고,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사람들을 모아 어떤 논의를 해야하는가라는 회의를 디자인한다. 중립적 입장에서 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팀워크를 이끌어 최대한의 성과를 내도록 촉진하는 사람이다. 회의 구조는 크게 절차와 내용으로 구분되는데 절차는 회의운영시간과 의사결정방법, 마무리 방법등 프로세스이고 내용은 토의와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여기서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절차는 책임지되 그 내용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절차는 중립성을 통해 신뢰하는 분위기가 서로 조성되고 서로를 지지하는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교육 초창기 학교현장을 개혁한다는 사명감 아래 강하게 방향성을 갖고 학교를 밀고나아갔는데 여기서 기존 교사집단들과 충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성공한 혁신학교들은 하나같이 마음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거나 혁신교육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내신을 내고 다른 학교로 이전하면서 개혁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주체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불거졌는데 최근 학교 퍼실리테이션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작용으로 개혁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에는 구체적인 사례도 실려있는데 퍼실리테이션의 과정으로 사전점검, 생각꺼내기, 생각모으기, 평가하기, 의사결정, 마무리를 제시한다. 사전점검에선 워크숍을 준비하고 생각꺼내기에선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발산하며, 생각모으기에서는 비슷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분류하고, 평가하기에서는 분류된 아이디어를 분석 평가하며 의사결정에선 최종 아이디어를 선택한다. 

 합의를 찾아가는 '주먹 오' 방식도 있다. 기본적으로 다수결이 아닌 합의를 목표로 하며 구성원들은 다섯손가락의 갯수에 따라 특정 의견에 따른 동의 정도를 표현한다. 다섯손가락을 모두 펴면 가장 강한 찬성이고 0이면 절대반대이다. 합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우선 0을 한명이라도 제기하는 의견은 폐기한다. 그리고 1이나 2점 정도 밖에 주지 않은 의견은 그 의견에 대해서 사람들의 견해를 듣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의견들이 4나5로 갈수 있는지를 묻고 1,2점을 준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새로운 대안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이 서로 합의 및 논의한 후 새롭게 합의하여 정리하는 것이 방법이다. 

 회의에서는 세부규칙을 사전에 정해서 모두 지키는게 민주성을 담보하는 방법이다. 우선 회의시간 준수다. 외외로 잘 지켜지지 않는데 5분전 모이고, 10분전 모임을 방송하고, 시간은 퇴근전까지만이다. 회의때는 서로 존대어를 사용하며, 사회자의 진행을 존중하고 따른다. 안건 제출자는 회의 3일전에 안건을 제출하고, 합의된 내용은 반드시 실천한다. 회의 때 핸드폰 사용은 지양하며 회의에서 결정한 내용은 반드시 전체공지를 한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이 좋아하는 회의의 조건과 싫어하는 회의의 조건이다. 좋아하는 회의는 교육활동 중심으로 안건이 이루어지고, 민주적 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며, 평등한 관계에, 충분한 논의 과정 거치기다. 학교장이나 실무자 중심으로 답이 정해지거나 논의 없는 회의는 싫다는 것이다. 싫어하는 회의는 협의내용 사전안내가 없는 정기회의, 주제가 없는 의미없는 정기회의, 너무 잦은 회의, 마음 열기 없이 바로 하는 회의, 무조건 모여서 협의하는 회의, 회의규칙이 없는 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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