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 꼿꼿하고 당당한 털의 역사 사소한 이야기
커트 스텐 지음, 하인해 옮김 / Mid(엠아이디)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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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피부를 가진 상당수의 동물은 표피에 무언가 있기 마련이다. 어류와 파충류에게는 비늘이 있고, 새에게는 깃털이 포유류에게는 털이 있다. 양서류나 달팽이 같은 연체류 등 뭔가 없는 녀석들도 점액질로 피부를  보호한다. 인간은 동물중에서 머리 털과 중요 부위를 제외하고는 마치 털이 없는 것처럼 보이곤 하는데 잘 안보이게끔 가늘게 퇴화해서 그렇지 아직 인간 역시 털복숭이를 벗어나질 못했다. 책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 역시 다른 동물들 처럼 위기상황이나 공포를 느낄때 털을 쭈뼛 세운다. 사실상 상대방에게 보이지 않아 아무효과가 없음에도 이런 기제가 남아있는 건 인간이 아직까지  털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책 헤어는 이런 털의 과학적 기원과 역할, 그리고 사회문화적 측면까지 그야말로 털에 대한 모든 것을 두루 살핀다.

 

1. 털의 기원 

우선 털의 기원. 털이 생기기 위해서는 피부 다층구조가 필요하다. 때문에 무척추동물은 피부가 단층구조라 털이 생길 수 없다. 생명체에 척추가 생겨나며 몸의 단일 세포층에서 다층구조로 변모하는데 털이 생겨나는 기본전제가 확립된 셈이다.

 생물이 육상으로 진출하며 생명체는 물과는 다르게 건조한 대기,  태양의 전자기 복사, 산소 중독, 물리적 충격, 극단적 기온 변화를 견뎌야 했다. 때문에 피부는 물과는 다르게 두꺼워지고 단단해져 수분장벽을 생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털의 기원에는 3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비늘에서 진화했다는 것이며 둘째는 털인 모간이 분비기관에서 진화했다는 설이다. 모든 모낭에는 피지선이 있고, 모간의 큐티클 구조 역시 지방질을 피부표면으로 배출하기 위한 구조라는 점, 그리고 고대동물은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이런 역할이 필요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마지막은 털이 어류와 양서류의 감각기관에서 발전했다는 설로 실제 물고기들에 이런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역시 그럴 듯 하다.

 

이처럼 책 헤어는 얇지만 털에 대한 종합서적이다. 나와 동물이 갖고 있는 털에 보다 관심을 갖기 좋은 책이다.

 

2. 털의 역할과 인간

다음은 털의 역할이다. 우선은 감각작용이다. 털은 피부위로 솟아난 일종의 안테나 같아 감각을 크게 도운다. 털이 있는 상태에서 동물은 해충의 침입을 훨씬더 잘 감지한다. 그리고 털은 보온효과가 있다. 인간에겐 많이 상실된 능력이나 과거 포유류는 털의 보온효과로 인해 밤에도 활동하여 냉혈동물과 시간차를 낼수있었다. 털은 열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전도율이 크게 낮아 납의 고작 8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또한 추위를 느끼면 털이 솟아 두터운 보온층을 형성한다.

 하지만 이런 보온효과에 부작용도 있으니 바로 열배출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털에 둘러쌓인 다른 동물들은 여름철 열배출에 상당한 곤욕을 겪는다. 기껏하는 것이 혀를 내밀거나 털이 작은 부위로 열을 간신히 배출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이들에게 장거리 운동과 뜨거운 볕에서의 운동을 금물이며 열대지방에서 살기가 힘들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털을 없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큰뇌와 관련한 가설이 설득력이 있다. 뇌조직은 열에 매우 민감한데 42도만 되어도 조직이 괴사한다. 인간이 털을 버리고 두뇌를 키울수 있었으며 더불어 열대지방으로도 마음껏 진출할수 있었다. 털의 상실은 사회성의 발달도 촉진했다. 유인원의 경우 어린 유인원이 어미의 털을 잡아 버텨 어미가 양손이 자유로운 반면 인간은 털이 없어 새끼를 안아야해 두팔이 자유롭지 못하다. 바로 이지점에서 인간 어미는 다른 개체의 도움을 필요로 하며 이것이 사회성의 발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3. 털이 성장과 퇴화

털은 4단계의 주기를 갖는다. 성장기-퇴화기-휴지기-탈락기가 그것이다.

성장기에 모낭이 새로운 모간을 형성하는 시기다. 성장기에 모낭은 피부 깊숙히 파고들어 가장 안쪽의 세포들이 맹렬히 분열한다. 새로운 세포가 한달에 1cm정도씩 자라서 올라오는데 이러면서 털이자란다. 털의 길이는 이 성장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머리털은 성장기가 6-7년에 달하는 반면 눈썹은 한달에 불과하다. 그래서 눈썹이 짧은 것이다.

 모간이 이처럼 주기적 교체를 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모간의 마모, 더러워진 모간의 해충과 먼지제거, 모간의 교체를 통한 주변환경변화로의 적응이다.

 이에외도 모간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임산부의 경우 태아로 인해 모낭성장인자 호르몬이 많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모낭의 성장기는 길어지고 탈락기는 지연되는데 아이를 출산하면서 탈락기가 한꺼번에 오게 된다. 출산후 머리가 한움큼씩 동시에 빠지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4. 털과 문화

털은 많은 문화적 의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지닌다. 털은 비문명이자 야만을 의미하기도 했고, 반면 삭발은 비인간화와 정복을 표시하기도 한다.  처형전의 죄수를 삭발하거나 수인을 삭발하는 게 대표적인 예이다.

 털은 대개 건강이나 힘 성적매력과 관련지어지는데 이로 인해 탈모는 좋지 못하게 받아들여지며 질병과 동일시 되기도 한다. 젊고 건강한 머리는 성적 순종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머리를 길러 남자를 기다리는 라푼젤이 이런 이미지를 투영한 대표예이다.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과장된 머리 스타일이 지위 권력 부를 상징한다. 이는 가발이나 머리는 준비하는데 많은 재력이 소요되고 헤어스타일의 치장에도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전들의 가채를 보라] 중세유럽에서는 머리가 풍성할수록 정치적 지위와 권력이 강하다고 생각되어 가발이 유행했다.

 한편 과거 털의 손질은 의료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1215년 라테란 공의회에서 성직자의 수술이 금지된 이래로 이발사는 의사로서 활동해왔다. 양자는 구분이 되기도 했지만 엄격하지 않았으며 1745년에서야 확실히 분리된다. 지금 이발소의 간판에는 의료행위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과거 이발소에는 큰 기둥이 있었다.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묶고 시술하는 기둥이었는데 처치가 끝나면 환자가 없다는 뜻으로 이 기둥에 흰 붕대를 걸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차차 동맥혈의 붉은 색과 정맥혈의 푸른색 흰 붕대가 결합하여 지금의 광고기둥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발소가 흑인과 관련이 깊다. 미국백인들은 흑인 노예에게 자신들의 치장을 맡겼는데 그중 솜씨 좋은 이들을 이용하여 주인들이 이발소를 차리기 시작한다. 몇몇 대담한 흑인은 이를 통해 주인으로 부터 독립하여 자신만의 이발소를 차리고 가족까지 해방시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흑인 이발소의 손님은 당연히 백인이고 흑인은 이용이 불가했으며 이는 19세기 말에서야 풀린다. 흑인 이발소의 손님들은 이발을 기다리며 다양한 종류의 노래를 부르고 새로운 음악의 탄생에 기여했다.

 20세기 질레트가 안전면도기를 개발하며 남자와 여자 모두 집에서 면도를 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이발소는 많은 고객을 잃게 된다. 지금은 미장원이 많고 머리의 치장이 다소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17세기 까지만 해도 남성이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머리를 만지는 것이 금기시되어 여성용 미장원은 나중에야 등장한다.

 

5.큐티클과 헤어스타일

모간에는 큐티클이 있는데 모든 동물의 큐티클 방향은 뿌리에서 바깥쪽을 향한다. 큐티클은 살짝 벌어져 튀어나온 것으로 실제로 자신으 모발을 뿌리에서 바깥쪽으로 쓰다듬으면 부드러우나 반대방향일 경우 매우 저항이 심하다. 이런 큐티클로 인해 머리카락을 서로를 엉키게 되며 단단해진다. 그리고 이런 원리로 양모를 이용한 펠트천이 탄생한다.

 모간의 단백질은 케라틴 단백질인데 모발은 85%-90%가 단백질이다.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동물은 케라틴을 소화하지 못한다. 케라틴 단백질의 성질을 이용하여 우리는 헤어스타일의 변화를 주는 것이 가능한데 우선 케라틴 단백질의 약한 수소결합을 끊는 방법이다. 수소결합은 물에 젖으면 쉽게 끊어진후 다시 형성되므로 머리를 물어 젖게 한후 말리며 헤어스타일을 바꿀수 있다. 하지만 다시 젖으면 바꾼 형태로 변형되므로 매우 일시적이다. 우리가 머리를 감은 후 드라이어와 빗질로 헤어를 만들 수 있는게 이런 원리다.

 보다 영구적인 방식은 황결합을 끊는 것이다. 이 결합은 강고하며 물에 젖어도 상관이 없어 영구적 변화가 가능하다. 물론 모간이 빠지므로 영구성이란 어디까지나 일시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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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혁명 - 호모 헌드레드 게놈 프로젝트
이민섭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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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의학이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패러다임에서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는 여전히 의학발전에도 불구하고 아파야 병원에 가며, 이미 아파서 간 병원에선 늦었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의사들은 방송에서나 어디서나 항상 예방이 그리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예방은 항상 뒷전이다. 어디 병원에 예방의학과라는게 강조되는 곳이 있던가? 그리고 실상 병원이라는 곳은 모순되게도 아무도 안아프면 망하는 곳이다. 환자가 없기를 바라면서도 환자가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곳이 병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들이 그래서 예방을 소홀히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까지 마땅한 예방법이란게 없었기 때문이다.

 책' 게놈 혁명'은 말로만 강조되던 예방의학의 실현을 말하는 책이다. 책이 말하는 것은 개인유전체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에게 질병발병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나 강한 부분, 취약한 부분을 알고 미리 대처하여 실질적인 개인 맞춤형 예방의학시대가 열린 다는 것이다. 인간은 한때 절멸위기에 놓인 적이 있기 때문에 개인간 민족간 인종간 유전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대략 0.1-0.15%정도 사람간 유전자 차이가 난다고 한다. 유전체를 바탕으로 한 예방의학이 집중하는 부분이 바로 이 차이다.  

 저자는 유전체 혁명을 4단계로 나누는데 우선 1단계는 21세기의 초입에 미국에서는 인간 유전자 지도가 처음으로 밝혀진 것이다. 2단계는 유전자 지도를 읽는 기술의 혁명적 발전으로 1단계에서의 전체적인 참조 유전체를 벗어나 한 단계 진보하여 집단 유전체를 비교 연구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서 집단간 연구 비교를 통해 다양한 질병 유전체가 발견된다.

 3단계는 차세대 유전체 해독기술이 발전하여 유전체 분석의 급속한 가격하락을 가지고 와 다양한 임상에 기반을 둔 유전체 기술이 실현 된 단계이다. 그리고 4단계는 개인의 유전체 분석 가격이 무려 100만원대로까지 하락하여 본격적인 개인유전체 맞춤형 시대가 열리는 시점이다. 현재는 3단계와 4단계의 사이정도라고 볼수 있다.

 책에 나오는 다음 뭉텅이는 각 질병과 유전자들간의 관계이다. 암부터, 당뇨, 고혈압, 치매까지 다양한 질병들과 유전자, 그리고 그 질병을 막기 위한 영양소들과 생활습관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단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다룬 부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유전자와 상관하여 영양소를 보다 많이 흡수하거나 적게 흡수해야함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직은 유전자 명칭과 기능이 생소하여 유전자의 기능보다는 영양소에 대한 설명이 더 눈에 들어오지만 이런 것 까지도 아직은 내가 유전체 혁명 시대에 살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인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4단계의 유전체 시대가 온다면 나의 유전체를 의뢰하여 해독하고 적절하게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조절하는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DNA 앱스토어를 강조한다. 용어조차 생소한 이것은 개인의 DNA정보를 기반으로 건강관리가 이루어 질 뿐만 아니라 개인유전체 분석에 따른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는 플랫폼을 말한다. 또한 이것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유전자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유전정보가 필요한데 유전체 연구라는 것이 곧 통계를 바탕으로 차이를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설문조사에 의하면 이미 미국에서는 상당수 사람들이 의학의 발전이나 다른 사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개인의 유전 정보 제공 동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개인의 동의가 있을 경우 그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한다. 전자화폐와 관련하여 유명해진 이 기술은 사실 개개인의 정보를 서로 연결하여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헬스케어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사용이 가능하며 이미 국내 한기업이 시도중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있어 유전체 분석을 통한 예방의학을 매우 강조하며 한국이 그 어느나라보다 그 시행에 필요한 선결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한국은 국가주도하의 완결된 의료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개인 유전체 정보와 공유 그리고 사업의 시행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다. 또한 비교적 폐쇄적인 집단을 역사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유전체 비교 및 처치에 있어서 유리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빨라 이런 예방의학에 대한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재 국가예산대비 의료비 지출이 7%수준이지만 미국은 17%수준이며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수요를 빠르게 따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예방의학을 통해 이 수준을 적절히 유지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우려하는 연금의 고갈이나 의료대란이 다가올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가장 많이 내는 세금은 주민세나, 소득세가 아닌 건강보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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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2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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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 값싼 음식의 가격표에 가려진 자연, 사람, 문화의 값비싼 희생
마이클 캐롤런 지음, 배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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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과 대부분의 중진국이상에서 유통되는 곡물과 육류의 가격은 그들의 소득에 비해 매우 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과, 환경오염, 동물들에 대한 항생제 투여와 복지를 생각치 않는 잔인성은 큰 문제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문제로 지금과 같은 산업적 곡물축산체계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에게서도 한가지 난제가 있다. 이런것들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면 지금과 같은 싼 곡물 육류가격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것이다. 저가의 파괴는 지금의 가격도 버거워하는 개도국이나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올께 명약관화하다. 그래서 공격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이런 시각을 비판하기 위해 나왔다.

 곡물과 육류의 표면가격은 싸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책은 저가 식품은 실제로는 불가능하며 그것들을 저가로 만들기 위해 실제로 많은 비용이 사회화 되었음을 지적한다. 이로 인해 저가식품의 실제 가격은 시장에 반영되지 않는데 그 비용을 떠안아 피해를 본 사람들은 각국의 소규모 자영농과 개도국들, 환경, 동물, 미래세대, 농촌, 납세자, 그리고 바라 우리 소비자들이다.

 책은 개도국의 농업파괴부터 시작한다. 그 시작은 미국의 과잉생산이었다. 2차세계대전이후 미국은 천혜의 환경에서 과다하게 생산한 곡물들을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에 팔거나 지원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공산주의를 막기 위함이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의 자신들의 농업을 곧 재건하자 판로를 잃은 미국의 곡물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미국의 정치권은 법안을 개정하여 이 재고량을 처리하는데 바로 제3세계의 가난한 국가들에 원조형태로 식량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공산주의의 발흥도 막고 재고도 처리하는 이 일석이조의 정책은 사실 일석 삼조의 정책이 된다. 값싼 외국싼 곡물에 의지하기 시작한 개도국의 농촌이 붕괴하여 원조 이후엔 충실한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값싼 외국 곡물이 들어오자 개도국의 농촌 빈민들은 자신들이 식량으로 재배하던 곡물을 포기하였고, 상품작물인 열대과일이나 면화류, 커피등의 재비로 작품을 전환한다. 그리고 상당수의 소농이나 빈농은 도시근로자가 되는데 이 역시 저렴한 급여에도 외국산 곡물을 싸게 살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상품작물은 산업의 발달로 잠시의 재미만 보고 곧 잠식되었으며 자생력없는 농촌을 갖춘 개도국이나 후진국의 농업은 미국이나 유럽등의 식량생산국가의 밥이 되고 만다.

 많은 연구들이 개도국이나 가난한 나라의 소농이 발전하면 그 나라가 보다 부강해지고 건강해지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이들은 저가 음식의 희생자다.

 개도국의 농업 희생엔 선진국의 보조금도 한몫을 한다. 본디 저렴한 노동력을 가진 개도국의 농산물은 선진국의 그것보다 가격경쟁력이 있기 마련이다.하지만 미국의 유럽연합의 국가들은 세계무역기구의 느슨한 견제를 피해 자국의 농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퍼붓는다. 이를 통해 미국와 유럽 연합의 곡물들은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얻게 되며 흉작이나 세계적 곡물가격의 하락에도 버틸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개도국의 농민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런 농업보조금은 선진국 자체내에서도 문제인데 그 혜택이 소농에게 돌아가기 보다는 대규모 곡물회사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축산업이다. 원래 인류는 자신들이 식량으로 삼을 수 없는 섬유소를 가축에게 먹이고 가축은 이를 단백질은 고기로 전환함으로써 인류의 식량사정에 기여했다. 하지만 지금의 가축들은 인간의 식량인 곡물을 먹고 있는 것이 문제다. 거기에 그 효율은 극도로 낮다. 가금류는 곡물대비 고기 생산량이 2:1인 반면, 돼지는 3:1, 육우는 무려 16:1이다. 즉, 옥수수를 먹고 자란 소고기를 먹는 것은 어찌보면 극도의 사치이자 낭비인 셈이다. 실제로 전세계 곡물생산량중 소, 돼지, 가금류가 먹어대는 총량은 전세계 밀의 50%, 옥수수의 90%, 대두의 93%에 달한다. 사실상 우리는 고기를 먹기 위해 농사를 지은 셈이 되는 것이다.

 축사환경이 열악하다보니 항상 항생제가 문제가 된다. 가축에게 먹인 항생제는 축사주변으로 퍼져 자연으로 스며들어 항생제 내성을 가진 균을 만들며, 알레르기 반응에, 항생제끼리 결합한 예측하기 어려운 부작용을 만든다. 덕분에 현재 구제역의 전염력은 인간 천연두의 20배에 달한다고 한다. 수많은 가축은 인간의 공장이상의 오염원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동물의 배설물은 매년 약 400만톤이며 이는 중국산업폐기물 총량의 4배다. 이들 가축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20%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동물이다 보니 물소비량도 엄청나다. 미국인이 한해 2000세제곱미터의 물이 지금의 생활을유지하기 위해 필요한데 이 양의 삼분의 이가 소고기를 먹기 위해 필요하다. 즉, 가축의 사육에 필요하다는 셈이다.

 또한, 동물은 도축과 수출, 수입을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의 발생은 물론이요, 동물자체의 손실도 엄청나다. 매년 미국에서 8만마리의 돼지가 수송중에 죽는다고 하며 소의 경우 죽는 경우는 돼지 보다 드물긴하나 수송과정에서의 외상으로 손실액만 1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생각보다 가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난데 전세계적으로 가축의 개체수는 무려 560억마리에 달한다. 인간의 8배인 셈이다.

 저가 음식은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도 발생시킨다. 음식이 글자 그대로 저가이기 때문이다.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이유는 다소 어처구니가 없는데 우선 미감때문이다. 샌드위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감의 이유로 수많은 빵의 끄뜨머리가 버려지고 있으며 채소류도 크기가 작은 것이나 상처를 입은 것은 역시 버려진다. 영양가나 실제 사용가치에서 전혀 하자가 없는데도 말이다. 시장에서 이런 영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실제로 이는 엄청난 사치다.

 음식물 쓰레기는 또한 슈퍼마켓 체인의 집중화로도 발생한다. 대개의 농산물 거래에서 공급자보다는 구매자가 압도적 우위에 있는데 이들은 항상 대량거래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과잉생산이 판매량 감소로 인한 손실보다 이득이므로 이들은 항상 과잉생산을 유도하며 이는 자연스레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으로 이어진다.

 저가 농업은 대규모 환경파괴도 일으킨다. 저가 농업을 위해 막대한 비료가 매번 사용되는데 이것들이 토양이나 하천으로 흘러들어 하천과 인근 해역에 대규모 부영양화를 발생시킨다. 그 결과 조류의 대량발생으로 산소가 없는 데드존이 발생하며 물고기의 대량 폐사를 낳는다.

 또한 매년 세계적으로 10억kg의 농약이 사용되는데 농약을 쓸수록 해충의 내성도 강해져 농약이 더욱 강력해지고 살포량도 많아지는 쳇바퀴 게임이 현재 진행중이다. 이 농약은 농산물을 통해 그리고 토양과 해양을 통해 소비자인 일반인에게 흡수되며 농약을 직접 살포하는 농민들의 건강에도 치명상을 않긴다. 2003년 인도에서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서 EU표준치의 무려 24배에 달하는 농약이 검출될 정도였다.

 저가 농업은 생물학적, 문화적, 맛의 단작을 낳는다. 현재 농업에 사용하는 작물은 총 사용가능한 25만종의 작물중 겨우 3%에 불과하다. 산업을 위해 효율의 잣대로만 선정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농장에서 100년전에는 100가지의 생산물이 있었다면 현재는 불과 20개 정도에 불과하다. 생물학적 단작인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문화적 단작으로도 이어져 먹을 거리와 관련한 수많은 문화들이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문화적 단작이다. 맛의 단작 역사 이로 인해 생긴다. 생산품의 종류가 줄고, 인스턴트 음식과 대량재배된 소품종의 음식만 먹게 되어 입맛 역시 단작 되는 것이다.

 마지막은 바로 모두에게 손해인 듯한 이 저가제품의 수혜자이다. 그들은 다국적 농축산기업들이다. 최근의 국제정세는 이들에게 매우 유리했는데 2차세계대전이후 세계적인 높은 인구증가률과 도시화로 저가 곡물에 의지해야 하는 많은 인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한 이에 발맞추어 선진국들의 농업보조금이 이들에게로 향했다.

 이들은 선진국내에서도 농민들을 지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농축산물의 생산자들이 약자의 위치게 있기 때문이다. 우선 축산업자의 경우, 가축을 팔기 위한 최적의 무게와 시기가 있어 협상에 있어 탄력적이기 어려우며, 유제품의 경우 보관할 수 있는 탱크 이외의 양은 무조건 빨리 처분해야 한다. 또한 동물을 멀리 이동시키기도 어려우며, 곡물을 재배하는 경우도 시장 상황에 따라 작물을 전환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 기업들은 두세개정도로 압축되어 있어 생산자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판매처를 찾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저가식품에 있어 생산자는 매우 약자이고 구매자가 절대 유리한 지형이 여러가지 요건으로 인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종자에 있어서도 특허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 변형을 통해 씨앗이 없는 품종을 도입하기 까지 해 농부들은 완전 종속시키려 하고 있다. 이들의 단가 후려치기로 대부분의 농민들은 이미 생산원가와 판매가가 비슷한 상태에 이르고 있으며 기업들은 그 수익을 자신들만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이처럼 저가 식품은 싼 것이 아니며 막대한 환경비용과 개도국과 농업의 붕괴, 환경의 파괴, 납세자의 세금이 기업으로 향하는등 실제 식품 가격이 사회화를 통해 농축산 기업의 배만 불리는 형태로 숨겨져 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매우 재밌고 신선했으며 이 분야에 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생각보다 책은 얇지만 읽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이는 번역이 다소 매끄럽지 않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독할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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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4-02 0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저렴한 소고기 가격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아마 미국에서 생산된 고기 자체에
대해 혐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전부터 계속해서 경고장이 나붙는데
애써 외면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신자유주의 시대, 값싸고 질 좋은 물건
사서 쓰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한다면 정말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불편하고 비싼 윤리적 소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닷슈 2018-04-02 00:13   좋아요 1 | URL
책은 그것도 실상은 싼게 아니고 많은 비용이 몇몇기업의 이익아래에 숨겨져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비싼윤리적소비가 더늦기전에필요할듯합니다

2018-04-02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4-02 10:37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AgalmA 2018-04-06 0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5퍼센트는 가축 사육으로 인한 것이며 이는 전체 운송 산업에서 배출하는 양보다 더 많다˝
ㅡ <세계미래보고서 2018> 에서 인용
축산업의 비인간성, 비효율, 환경파괴, 질병과 같은 많은 문제들 생각할 때 인공배양육 개발이 어서 실현됐으면 좋겠어요. 문제는 이러면 축산업 종사자들의 일대 몰락이 예견되죠. 뭘 하든 기술 개발은 현재 상황과 충돌하는 어려움이...

닷슈 2018-04-06 07:22   좋아요 1 | URL
오염원2위더군요 가축사육이
배양육은 되면 참좋겠지만 책이나온 10년전엔 100g에 억소리가 나더군요 지금은 좀났겠죠

2018-04-06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4-06 11:44   좋아요 1 | URL
채식위주던 한국이 오히려 육식중심이죠 과거 고기를 너무 못먹어서 그런것같기도합니다
당장채식주의자가되려해도 식당부터급식까지 어려움이 너무많죠
 
과학이라는 헛소리 -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 유사과학 과학이라는 헛소리 1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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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핸드폰 케이스를 샀는데 그 안에는 필름과 더불어 전자파를 막아준다는 안드로보이가 있었다. 흐뭇해하며 핸드폰에 부착했다. 순금도금에 100%막아준단다. 아내를 따라갔던 산부인과에는 수소수 정수기가 있었다.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여러번 마셨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그랬다. 몸을 알칼리로 바꿔준다는데 어릴적 산성체질이면 쉽게 비만해진단 이야길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마셨다. 전자렌지를 돌릴때면 아직도 안의 뻘건 전파가 무서워 좀 떨어져있는데 우리 아이도 못보게 한다. 눈도 멀수 있다고 들은 것 같다.

 내가 일상에서 경험한 이 같은 일들. 그리고 사람들도 그렇게 알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은 사실 유사과학이다. 과학이 아니라는 것으로 책 과학이라는 헛소리는 이런 유사과학의 여러 사례와 위험성, 그리고 올바로 과학하는 자세를 알려준다.

 유사과학에 관한 책은 너무나도 많은데 정작 그것을 비판하는 책은 드물다는 점에서 책은 가치가 있었다. 저자는 과학으로서 인정받으려면 우선 자신의 연구를 학회지나 논문을 통해 발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동료와 그 분야의 전문에게 검증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과학자들이 자신의 견해를 그냥 책으로 내거나 언론에 발표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은 유사과학일 가능성이 크다. 검증비판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몇몇 제품들에는 연구기관에 의해 인증받았음이 표기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유사과학일 가능성이크다. 그 연구기관이라는 것들이 대개 그 회사의 기관일 가능성이 크며 그렇지 않더라도 과학자가 연구비를 받아 올바른 연구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하는 유사과학의 사례도 재밌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당히 찔리는 것이 많았다. 요즘 효소가 들어간 건강제품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효소라는 것은 단백질의 형태를 갖고 있으므로 먹어서 흡수하면 강력한 소화력을 가진 우리 소화기관에서 아미노산단위까지 분해된다. 결국 고기를 먹는 것과 다를바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제품들이 효소가 몸에 도달하여 작용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유사과학이다.

 콜라겐도 그렇다. 콜라겐도 단백질인데 그 분자결합이 매우 강하여 먹어도 잘 소화가 되지 않는다. 90%정도가 소화되지 못하고 몸밖으로 그냥 배설되므로 콜라겐은 많이 먹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게다가 역시 소화되는 10%역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므로 결국 콜라겐은 아닌 셈이다. 피부에 바르는 것은 더욱 기가막힌데 콜라겐의 분자가 커 피부를 침투하는 건 불가능하다. 콜라겐 정도에 뚫린 피부라면 우린 이미 세균 감염에 속수무책인 셈이다.

 얼마전 나왔던 글루텐의 공포도 지적한다. 글루텐의 함량에 따라 밀가루는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으로 나누는데 함량이 많을 수록 끈기가 있고 잘 끊어지지 않는다. 글루텐이 몸에 매우 부정적인 것처럼 몇몇 언론이 다루었지만 글루텐에 알러지 반응이 있지 않다면 아무 상관이 없다. 거기에 글루텐은 보리, 다른 채소류에도 들었다고 한다.

 전자기파도 지적한다. 일단 올바른 용어는 전자파가 아니라 전자기파가 맞다. 전자기파는 진동수가 높고 에너지가 클수록 침투력이 좋은데 그래서 감마선은 우리 몸을 아예 투과해버리고 엑스선은 뼈를 제외하고 투과한다. 몇몇 전자제품에 전자기파를 막아주는 물질이 있다고 하는데 만약 그런 물질이 실제로 전자기파를 차단 및 흡수한다면 그 전자제품은 작동자체가 잘 되지 않게 된다. 특히 스마트폰은 완전히 먹통이 된다. 대부분의 전자제품의 전자기파는 인체의 이렇다할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하지 않다고 한다.

 유사과학은 과거에도 맹위를 떨쳤는데 충격적인 사건은 동성애자에게 가했던 폭력이었다. 불과 20세기 초중반까지도 사람들은 동성애자나 소수성애자를 비정상으로 취급했다. 그래서 강제로 감금하여 성적지향을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여러시도가 있었는데 그 방법이 가히 충격적이다. 자궁절제술, 난소절제술, 음핵절제술, 거세, 정관수술등 갖은 외과적 방법에 자행되었다. 특히, 레즈비언에게는 교정강간까지 행해졌는데 강제로 남자와 성관계를 맺게하면 성적지향이 남성지향적으로 바뀔것이라는 헛된 망상에 시행된 것이었다.

 장애인에 대한 유사과학도 대단하여 상당수 국가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사회진화론적 관점에서 장애인을 제거 대상으로 삼거나 혹은 후손을 남겨서는 안되는 도태된 존재로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무려 1990년대까지 장애인을 이렇게 대하는 법이 남아있었다고 하니 가히 야만의 역사다.

 책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유사과학이 사례가 나온다. 살펴보며 재미를 느끼고 반성하는 경험이 좋았다. 쉽게 써서 재밌고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에 대한 비판, 백신을 맞지 않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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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2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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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전작인 공생멸종진화를 작년에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그래서 다음작인 이 책을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다. 전작과 좀 다른 점이 많았는데, 전작이 비교적 과학에 집중한다면 이번 작은 과학을 어느 정도 토대로하고 사회와 인간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모았다는 점이다. 아마 이 책은 어딘가에 수록한 글들을 모은 책인 듯 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이정모 저자의 전작을 재밌게 보고 비슷한 것을 기대한 사람은 조금 실망할 수 도 있을 것 같고, 반면에 이 책으로 처음 이정모 저자를 만난다면 오히려 접근 장벽이 낮아 더 나을 수 도 있겠다.

 나는 비교적 전자인 편이라 책이 그리 재밌진 않았는데, 그래도 몇가지 재밌는 과학 상식을 건질 수 있었다. 저자는 강연을 갈때마다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방귀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 이유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라는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방귀이야기만 나오면 재밌어 하고 강연에 집중한다고 한다. 사람은 하루에 14-25번 정도 방귀를 뀌는데 산에 올라가면 유독 방귀가 잦아진다고 한다. 산에거의 가지 않아 잘 몰랐던 사실인데, 이는 대기압의 변화와 관련한다. 산에 오르면 기압이 낮아지고 대장에 대한 기압도 약해져 대장이 내부의 가스로 인해 팽창하고 이로 인해 방귀가 잦아진다는 것이다.

 지저분한 방귀 이야기 다음으로는 꽃이 재밌었다. 꽃들은 크기도 하고 작기도하는데 저자는 작은 꽃의 생존전략을 말한다. 대개 곤충입장에선 작은 꽃보다는 꿀이 보다 많고 발견하기도 쉬운 큰 꽃이 보다 탐스러울 것이다. 이렇기에 작은 꽃이 세운 전략은 두가지다. 하나는 대규모로 군락을 이루어 함께 꽃을 피우는 것이다. 큰 과일 하나와 작은 과일 수십개가 대결하는 셈이다. 다른 전략은 큰 꽃과 개화시기를 달리하는 것이다. 겨울을 난 상태에서 작은 꽃들은 새잎파리를 내기도 전에 온몸을 꽃으로 먼저 뒤덮는다. 개나리나 벚꽃 등이 그러한 예일 듯 하다.

 마지막은 모기였다. 자연을 사랑하는 저자지만 모기로 인해 한해 전세계 80만의 인구가 운명하기에 감히 모기의 존재를 긍정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모기의 입장을 살피는데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빠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8-10초 정도란다. 인간입장에선 모기를 알아차리고 죽이는데 짧은 시간일 수 있으나 모기 입장에서는 목숨을 건 그야말로 지옥같이 긴 시간이다. 모기는 살기위해 마취제도 살포하고, 공기중에 노출된 혈액이 응고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히루딘이란 응고억제제를 분비한다. 하지만 사람몸 역시 이런 모기의 존재를 본체에 알리기 위해 히루딘이 몸에 들어오면 여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을 분비한다고 한다.

 알레르기 반응물질이니 몸은 자연스레 부어오르고 간지러워진다. 통념과는 다르게 모기로 인한 것이긴 하나 물린 부위기 부어오르는 것은 사실 사람 몸에서 만든 물질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에는 다른 과학적 이야기. 그리고 관련한 사회 이야기, 정치에 대한 비판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난 좀 그랬지만 이런 부분에 재미를 느낄분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다. 자연사박물관장 답게 자연사 박물관에 대한 소신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보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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