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감각 - 새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팀 버케드 지음, 노승영 옮김, 커트리나 밴 그라우 그림 / 에이도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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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체들은 주변 환경과 다른 개체에 대응하여 삶은 영위하기 위해 감각을 갖고 있다. 감각은 그 개체가 세상을 접하고 그것에 인지를 구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해당 생명체가 어떤 감각을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그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무척 중요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새의 감각에 대한 책이다. 새 역시 생존을 위해 주변을 인지하는 감각을 갖고 있고 그것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은 책이다. 물고기의 생활과 감각 대해서 다룬 비슷한 책을 여러 권 본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책들에 비해 내용이 짧은 편이다. 이는 책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인데 그 만큼 인간의 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따라서 이해도도 낮을 수 밖에 없다는 반증이다. 

 우선 새하면 뛰어난 시각이 떠오른다. 실제 새는 그 작은 머리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커다란 안구를 갖고 있다. 물론 새의 눈은 부엉이를 제외한다면 그다지 인상적으로 커보이진 않는데 이는 안구가 상당히 커다람에도 피부와 깃털에 가리기에 눈이 노출된 부분은 인간처럼 평범하기 때문이다. 

 눈의 크기는 각막과 수정체에서 눈 뒤 망막까지의 거리인데 인간은 보통 24mm인 반면 머리가 훨씬 작은 타조는 무려 50mm나 된다. 새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머리 크기에 대비해 안구가 무척 큰 편이다. 이는 당연히 높은 시력을 위해서다. 대부분의 새가 하늘을 날기에 먼 시야가 필요하니 눈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하여튼 눈이 클수록 망막에 맺히는 상이커지기에 시력이 좋아지게 된다. 새들은 이빨을 갖고 있지 않은데 책은 이것이 눈 때문일 수 도 있다고 본다. 이빨은 무게가 나가는데 새는 날기 위해 뼈를 텅비울 만큼 무게를 가볍게 하고 분산해야 한다. 눈은 액체로 가득차 무겁기에 머리 부분을 가볍기 하기 위해 이빨을 버리고 모래주머니 갖은 소화기관으로 이를 대신했다는게 책의 지적이다. 

 새의 눈의 유형은 3가지다. 하나는 전형적 새의 시야로 전방 시야 약간에 우수한 측면 시야가 있는 반면 후방시야는 전무한 유형이다. 이 경우 전방 시야기 미비해 자기 부리 끝조차 보지 못하나 다른 감각이 있어 먹이를 먹고 새끼를 돌보는데 무리가 없다. 다른 유형은 눈이 머리 위 양옆에 있는 형이다. 전방시야가 거의 없지만 다른 감각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위와 뒤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어 포식자 감시에 좋다. 양 눈 시야가 전혀 겹치지 않아 별도의 두 개의 상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마지막은 눈이 앞에 달린 형이다. 올빼미가 그러한데 양안시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인간처럼 깊이와 거리 지각이 좋다. 올빼미가 이런 시야를 갖게 된 것은 먹이를 잘 찾기 위함도 있지만 귀가 큰 것과도 관련하다. 올빼미는 청각이 상당히 우수하며 이에 따라 귀가 큰데 좁은 머리에 귀가 지나치게 크니 눈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전면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조류의 눈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안구가 길쭉하며, 순막이라는 반 투명한 눈꺼풀이 하나 더 있다. 그래서 조류는 눈을 감지 않은 채로도 안구를 보호하며 먹이를 먹거나 사냥이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빗이라는 구조인데 시커멓고 주름진 것이다. 조류는 높은 시력을 갖기 위해 안구안에 혈관이 거의 없는데 바로 이 빗이 안구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포유류나 인간은 상이 맺히는 눈 오목이 한 개다. 여긴 혈관이 없어 상이 정확히 맺힌다. 그런데 조류는 이 눈 오목이 두 개 인 경우가 있다. 하나는 얕게 다른 건 깊게 있는데 얕은 것은 단안이며 근접 시야를 담당한다. 깊은 것은 사실 상 눈의 길이를 늘여 상을 확대하고 해상력을 높인다. 조류는 높은 시력에도 안구를 잘 움직이지 못하는데 눈 근육이 적기 때문이다. 이 역시 무게와 관련하는데 근육 역시 무겁기 때문이다. 조류는 안구를 움직이는 대신 머리를 자주 움직여 시야를 확보한다. 새가 유독 머리를 여러 방향으로 자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과 영장류는 적녹청색의 세 가지 색을 본다. 이 세 가지로 거의 모든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화면도 이 세 가지 색을 이용한다. 하지만 조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외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색을 감지하는 원뿔세포에 유색의 기름방울도 있어 실제로는 적녹청색도 더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을 비롯한 여러 생물은 뇌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편측화가 나타난다. 인간은 대부분이 오른 손 잡이인데 이게 바로 편측화다. 편측화는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해주기에 좋은 적응이다. 그리고 조류도 편측화가 있는데 바로 눈 부분이 그렇다. 인간도 오른 손 잡이인 경우 오른 눈이 더 우수한데 워낙 차이가 미묘한데 눈치를 채지 못한다. 하지만 조류는 양 눈이 아예 역할이 다른 경우가 많다. 새들 중 일부는 한 쪽 눈을 뜨고 자는데 이를 통해 포식자를 감지하고 철새의 경우 자면서도 장거리 비행을 유지한다. 이 경우 반대쪽 뇌는 휴식을 취한다. 

 새의 눈 편측화는 놀랍게도 알 단계에서 생성되는 것 같다. 둥지는 환경에 따라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거나 일부 시간이나 일부 부분만 노출되는데 후자의 겨우 편측화가 진행된다. 알에서 빛에 전혀 노출 되지 않은 개체는 양 눈에 편측화가 없는 반면 후자의 환경에서 자라는 생명체는 편측화가 있었고 적응도도 더 우수했다. 

 새는 뛰어난 시각으로 인해 청력은 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새는 구애를 위해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는데 피부덮개로 귀를 막거나 귓바퀴가 없어 청력손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새는 귓바퀴가 없고 귓구멍부분을 깃털이 덮고 있다. 이는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 비행시 바람소리를 걸러내 다른 소리를 잘 듣게 해주고, 잠수하는 경우 방수기능을 하여 강한 수압으로부터 귀를 보호한다. 포유류는 귀의 가운데 부분 작은 뼈가 3개인데 비해 조류는 1개다. 그리고 포유류는 달팽이 관이 나선형구조로 이름처럼 달팽이처럼 생겼으나 조류는 곧거나 바나나처럼 살짝 굽은 형태다. 나선형 구조인 경우 저주파 감지가 잘 되는데 이는 포유류가 저주파를 잘 내고 민감하며 조류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청각기관의 털세포가 재생되지 않아 큰 소리에 노출되거나 노화할 수록 청력이 손실된다. 반면 조류는 이 털세포가 주기적으로 교체되어 청력이 전혀 손실 되지 않는다. 

 새는 놀랍게도 청력이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 주로 청력은 번식기에 민감해지며 이것이 끝나면 쇠퇴하는데 뇌 자체가 유지비가 많이 들기에 필요한 기간에만 이를 활성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양 귀가 떨어져 있어 무의식적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양 귀에 들어가는 시간이 달라져 이를 바탕으로 발원지점의 거리와 위치를 추정한다. 하지만 새는 머리가 작아 이것이 구조적으로 어렵다. 새는 이 문제도 머리를 자주 움직이는 것으로 해결하는데 이렇게 귀의 위치를 변화시켜 사실상 거리를 두어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새는 당연히 촉감이 있으며 부리 부분에 많은 촉감 수용기가 있다. 조류의 부리는 매우 민감은 구조로 부리 부분엔 많은 촉감 수용기가 분포한다. 청둥오리는 부리 1mm2에 수용기가 700개 있다. 이 수용기는 부리와 접촉하는 물체나 입안에 있는 물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오리는 연못 가장자리 흙탕물에서 부리는 재빨리 여닫으며 먹이과 흙탕물을 분리한다. 이는 매우 예민한 부리 끝기관과 입전체안에 분포한 촉각 수용기 맛봉오리를 이용한 결과다. 새의 촉각 수용기는 당연히 부리와 발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새는 서로의 깃을 섬세한 부리로 다듬어준다. 이는 상호간의 유대관계를 증진시키며 기생충을 제거하여 본인 및 자손의 감염을 줄이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새들은 서로의 머리와 목 뒷부분은 많이 다듬는데 이 부위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위다. 깃다듬기가 이뤄지면 실제로 개체군 내 기생충이나 이, 진드기 등의 수가 크게 감소한다. 

 새의 촉감은 알 품기에도 관여한다. 알을 품을 때가 되면 새는 아랫 부분의 깃털이 빠지면서 육반이라는 피부 부위가 드러난다. 새는 육반에 알이 닿는 촉각 자극이 일어나면 알을 그만 낳는 호르몬 작용이 일어난다. 반면 알이 치워지면 계속해서 알을 낳는데 이런 식으로 인간이 닭에게서 달걀을 착취한다. 대다수 조류는 30-38도 온도로 알을 품으며 어미새는 품는 자세를 조절하여 온도를 조정한다. 

 새는 먹이를 먹을 때 이빨이 없어 바로 삼키므로 미각이 없는 것으로 오인 받기 쉽다. 하지만 새들은 독이 있거나, 맛이 없는 애벌레를 바로 뱉어낼 만큼 당연히 미각이 존재한다. 새는 혀가 작고 딱딱하며 화살모양으로 아래턱 안에 있어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맛봉오리가 혀에 분표하는데 주로 혀뿌리와 입천장, 목뒤에 분포한다. 새는 미각이 있긴 하나 다른 동물 만큼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이는 맛봉오리 개수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조류는 대개 300-400개 정도의 맛봉오리만을 갖는다. 인간은 무려 1만개, 메기는 10만개, 쥐는 1265개란걸 감안하면 적긴 적다.

 새의 얼굴에는 눈과 부리만 보이지만 사실 코도 존재한다. 새는 드러난 두 개의 콧구멍으로 숨을 쉬며 윗 부리 안쪽에 방이 3개 존재한다. 두 개의 방에선 들숨을 데우고 적시는 역할을 하며 다른 한 개는 뿌리 밑동에 위치하고 감개라는 조개 모양의 뼈가 있다. 새의 후각 기관에도 후각 방울이 이 있으며 이런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는 새가 마땅히 후각이 있음을 입증한다. 새의 후각은 후각 세포 덩어리인 후각망울이 클수록 우수하며 이것이 클수록 후각 유전자도 많다. 

 조류들은 자기력을 감지하는 자각도 갖고 있다. 자기장은 빛이나 소리와는 다르게 신체조직을 그대로 통과하기에 감지를 위해서는 특별한 감각 방법이 필요하다. 생물체가 자기장을 감지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물고기처럼 전자기 유도를 하는 방법으로 민감한 수용체가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자철석을 이용하는 것이다. 체내에 자기장에 따라 방향이 바뀌는 자철석 결정을 보유하여 자기장을 감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화학반응을 통해 자각을 매개하는 것인데 조류는 두 번째, 세 번째 방법으로 자기력을 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류는 눈을 통해 자기력을 보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실험을 통해 입증이 되었다. 언급한 것처럼 조류의 눈은 편측화하여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데 비둘기의 경우 오른 눈을 가리나 방향을 잃었다. 이는 오른 쪽 눈이 자기력을 감지했다는 증거다. 

 조류는 시각을 주로 이용하고, 기본적으로 일부일처제이며 사회성이 크다는 면에서 인간과 비슷하다. 조류는 90%이상이 일부일처제다. 하지만 인간과 매우 유사하게 사생아가 많은데 이는 이들이 바람을 피운다는 의미다, 때문에 조류는 생물학적 단혼제가 아닌 인간같은 사회적 단혼제로 취급된다. 조류는 협력성이 강한데 바다오리들은 매우 군집한 방진을 짜서 외부천적으로 부터 서로와 새끼를 보호한다. 이들은 이웃을 알아보며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로의 새끼를 지켜준다. 큰 흙집새는 사회생활이 강한 종인데 이들은 4-20마리가 한 집단을 이룬다. 이들은 지상에서 10m높이에 거대한 둥지를 짓는데 건설이 힘들고 오래 걸리기에 그 기간 서로의 새끼를 돌본다. 또한 서식지가 열악하여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한 쌍의 부부가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 2명의 조력자가 필요하다. 이 종은 양육기간이 무려 8개월이나 되는데 이는 인간처럼 강력한 상호협력을 전제로 하는 오랜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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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 - 가상 공간에서 날개를 펴는 신경다양성의 세계
이케가미 에이코 지음, 김경화 옮김 / 눌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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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인은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의 어려움, 자기 자립의 어려움, 언어습득의 미비, 반복행동, 규칙에 대한 집착, 공감능력의 부족 등이 개개인별로 상황은 다르나 공통점으로 꼽힌다. 

 자폐는 무척 다양하기에 20세기 후반 스펙트럼으로 그 외연을 넓혀 새롭게 정의되었다. 그래서 과거 자폐로 진단되지 않던 사람들도 자폐로 분류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러다보니 자폐인의 수도 과거 그 어느때보다 늘어났다. 웬만한 선진국에서 자폐인은 인구 100명당 1명 꼴이며 최근 미국 같은 경우 68명중의 1명 꼴이다. 상당히 많은 수로 이 정도면 자폐를 과연 비정상으로 분류하는게 맞는가란 생각이 들정도다. 

 인간은 대개 오른 손잡이인데 왼손잡이의 비율도 100명 중 17명 정도나 된다. 물론 자폐 비율보다 상당히 높긴 하지만 그리 많은 차이도 아니다. 인간 중 이렇게 높은 비율을 갖는 자폐를 그래서 최근엔 질병이나 비정상보다는 차이나 개성으로 보는 관점도 많아졌다. 심지어 자폐인 자신들도 그들의 특성을 자신만의 정체성중 하나로 보는게 추세다. 오죽하면 자폐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나왔을 때 그것이 자신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게 두려워 거부하는 내용의 소설까지 나왔을까. 

 하지만 그것은 소위 아스퍼거라는 고기능 자폐의 경우고 대개의 자폐인은 치료약이 나온다면 당연히 그걸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중증이며 일반 사회생활이 매우 어렵다. 다른 종류에 비해 극단적으로 낮은 그들의 평균수명이 그것을 증명한다.

 책 자폐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는 자폐의 특성에 관한 책이다. 앞부분은 그 정의, 그리고 자폐가 미국과 영국에서 개념화하고 시민단체 주도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지원을 얻어내기까지의 과정, 다음으로 자폐인들의 주 특성과 그들의 시각을 다룬다. 책 제목의 하이퍼 월드는 이중적 의미다. 우선 가상세계, 그리고 자폐인들이 그들의 과민한 감각을 통한 겪게 되는 세계다.

 자폐는 글자 그대로 자기에 갇혔단 뜻으로 사회생활이 어렵고 공감을 잘 못하는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저자는 지금은 한물 갖지만 초창기 메타버스인 세컨드 라이프에서 여러 자폐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저자 또는 자신들 그룹과 대화는 나무며 상당한 사회성과 일반인 못지 않은 공감능력을 보여 저자는 그들이 자폐인이란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다. 

 자폐인들이 하이퍼월드인 세컨드 라이프에서 그런 능력을 보일 수 있었던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가상세계는 실제세계와 다르다. 실제세계에서 보이는 다양한 빛과 소리 등의 자극은 감각이 예민한 자폐인을 자극하여 그들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는 화면이 단순하고 자폐인이 원한다면 매우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때문에 과도한 자극이 없어 의사소통에만 집중할 수 있다. 더군다나 목소리도 상대방의 표정도 보이지 않고 단순한 타이핑으로만 대화하니 온전히 대화 기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자폐인들은 아무래도 같은 자폐인들끼리 더 잘 대화하였는데 이것 역시 비슷한 특성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런 일련의 연구를 통해 저자는 자폐인들이 공감능력이 떨어지거나 지적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일반인과 신경회로가 다르기에 일상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 뿐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즉, 그들이 일상생활을 겪는데 어려움을 주는 변화성과 변동성, 과도한 환경 자극만 제한해준다면 충분히 일반인 처럼 활동하는게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일반인은 오랜 진화과정에서 주변 환경이 주는 과도한 감각을 제한하고 필요한 일부 정보만 뇌에서 빠르게 처리하고 상당한 것을 직관으로 파악하여 해결한다. 하지만 자폐인은 다르다. 그들은 그 과도한 정보를 모두 수용하고, 아래서부터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처리해 나간다. 그리고 그 모든 퍼즐이 맞춰져서야 문제에 대응이 가능하다. 당연히 오랜 세월이 걸리고 힘들다. 자폐인이 반복행동을 하거나 비슷한 패턴을 선호하는 것은 매 장면 하나하나를 그런 식으로 대응해야 하기에 이미 해결된 장면만을 당연히 선호할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자는 자폐의 요인으로 최근의 신경과학의 예를 든다. 인간은 뇌 발달과정에서 소위 가지치기란걸 한다. 인간의 뇌는 시냅스가 초기에 엄청나게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자신이 성장하는 주변 환경이 무엇을 필요로 할지 알수 없기에 거의 모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가지가 너무 많이 뻗어 있으면 경로가 복잡해 빠른 대응과 숙련이 어렵다. 그래서 인간은 자라면서 학습하고 익숙해진 문화, 언어 등의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를 쳐내는게 이것이 가지치기다. 그래서 모국어는 쉽게 배우나 이미 가지가 쳐내진 외국어는 학습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간은 자라서 빠르고 숙련화한다. 저자는 자폐인의 경우 이 가지치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로 파악한다. 가지치기가 이뤄지지 않으니 거의 모든 정보를 수용하고 민감하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자폐인은 전체를 항상 세밀히 파악하려하고 기존 문법에 잘 반응하지 않기에 세밀한 작업이나 의외로 창조적인 작업에 재능을 보일 수 있다. 이런 이들을 잘 받아들이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려하는 사회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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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방약국 말기암 통합요법 상담소 - 말기암, 전이암의 뿌리를 캐내고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만드는 놀라운 경험!
김훈하 지음 / 리더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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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고 암세포가 성장하는 방식과, 암줄기세포의 개념, 그리고 이것이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함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다. 내가 암에 대해 무지한 탓도 있지만 저자의 직업이 약사이고 자신과 아버지가 암환자이기에 오래도록 철저히 연구한 것이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거의 완치가 가능하나 이미 전이가 되거나 암의 크기가 크다면 소위 말하는 표준치료인 항암치료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 이것만 해주지만 문제가 많다. 표준치료가 통해 암을 극복하더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항암만으로는 수많은 부작용 및 암의 근원적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걸 해결하는 여러 방법을 제시하며 실증적으로 자신이 유방암을 극복하고 5년 이상 생존중이며 무엇보다도 80세의 폐암 4기인 아버지가 1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항암부작용이 없는 암세포 제거 방법은 다음의 다섯 가지다. 철저한 식이요법, 명확한 목표의 제시, 결핍 영양소 채우기, 천연물을 통한 정밀한 암신호 전달 차단 및 사멸, 가족의 사랑과 협력이다. 철저한 식이는 포도당과 좋지 않은 기름과 단백질, 유제품의 차단이다. 이를 대신해 야채 10가지 이상, 잡곡밥, 미네랄 보충 위한 생수, 해산물과 유기농 달걀을 통한 단백질 섭취를 제시한다. 결핍 영양소는 죽염, 액상칼슘, 오메가 3, 클로로필, 베타글루칸, 효소제, 퀴노아 단백질, 커뮤민, 아로니아 등을 제시한다.  

 세포는 매일 분열한다. 세포 외부의 호르몬이나 성장인자가 세포 표면에 부착하여 분열 신호를 보내는데 각각의 단계는 사이클린과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 단백질에 의해 정밀 조정된다. 각각의 세포분열 단계마다 체크 포인트가 있고 우리 몸은 이상이 발견되면 세포주기를 차단한다. 하지만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겨 마구잡이 분열이 시작되면 그것이 암이 된다. 

 암세포의 특징은 총 10가지다. 성장신호를 스스로 생성해서 마구잡이로 증식한다. 성장 억제 신호를 무시한다. 주변 조직에 침입하고 전이한다. 영원히 세포분열을 한다. 주변에 새로운 혈관을 생성한다. 세포 사멸을 억제해 죽지 않는다. 유전체 불안정성과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암을 일으키는 염증을 만든다. 암세포는 에너지 대사를 교란한다.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회피한다. 이렇게 스로 성장하고 면역을 피하니 암은 대량으로 빠르게 증식한다. 

 놀랍게도 암세포는 줄기세포와 공유하는 점이 많다. 둘 다 비대칭 분열을 하는데 보통의 세포는 같은 것 두개로 분열하나 이들은 자신과 동등한 세포 또는 일부 분화한 세포로 분열한다. 그리고 자기 재생능력이 있으며 다양하게 분화하고 유사한 세포내 신호전달 경로를 사용하여 증식을 유지한다. 

 암줄기세포는 일반 암세포보다 훨씬 무섭다. 초기 암은 일반 암세포로만 구성되나 암이 진행되어 덩어리가 커지면 내부 환경변화로 암줄기세포가 생성된다. 암줄기세포는 종양이 커지면서 혈관과 멀어져 저산소, 영양공급이 줄어든 환경이 되면 생긴다. 저산소 환경에서 암줄기세포가 생성되고 포도당이 부족해 젖산분비대사를 하면서 산성환경이 된다. 곧 염증이 많은 환경이 조성되고 NF-kB라는 물질을 만들고 암줄기세포로 가는 신호가 생긴다. 

 저산소환경에선 암이 전이되기 시작한다. 저산소환경에서 상기간엽전환이 일어난다. 암세포의 상피세포는 장방형으로 옆의 세포와 접합한다. 세포간 접합을 유지하는 단백질을 E-카드해린이라 한다. 이게 소실되며 세포간 접합이 떨어지고 상피세포 모양이 뾰족한 간엽세포로 변해 전이가 용이해진다. 

 이런 암세포를 제거하는 항암제는 3가지 종류가 있다. 1세대는 세포독성함암제로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에 작용하여 크기를 줄일 수 있으나 완전 제거는 어렵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알킬화약물과 항대사성물질, 천연물 제재가 있다. 모두 DNA와 RNA전사를 억제하여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2세대는 표적항암제로 암세포에게 신호를 주는 수용체를 표적으로 해서 활성을 억제하고 공격하는 항암제다.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일반 세포를 공격하지 않고 암세포만을 타격하여 부담이 없으나 말기암으로 갈수록 수용체가 다양해지므로 사실 적용되는 경우는 소수다. 3세대는 면역항암제로 암세포의 종양표지자를 파악하여 암에 반응하는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역시 소수에게만 적용이 가능하다. 

 종양은 환자 신체를 산성, 염증성 환경으로 바꾼다. 이게 암세포의 증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염증성 종양환경은 NF-kB경로를 활성화한다. NF-kB는 암세포를 보호하여 면역을 회피하게 하고 p53이라는 세포사멸 억제를 방해한다. NF-kB를 억제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천연물은 강황, 알로에, 마늘, 금은화, 대황, 우방자, 삼백초, 청피, 권백, 선학초, 퀘르세틴, 설포라판, 레스베라트롤, 베타카로틴, 제니스테인 등에 있다. 제니스테인은 콩과 갈근에, 레스베라트롤은 알로에나 대황에 베타카로틴은 당근에 퀘르세틴은 양파에 설포라판은 브로콜리에 많이 들었다. 

 최근 세계적인 암 연구 방향은 천연물을 찾아내고 암의 성장신호와 수용체를 결합하는 표적 치료제를 찾는 것이다. 이는 중요한다. 암환자는 표준치료에 들어가면 항암부작용으로 30-87%가 영양장애, 면역력 저하로 암과 싸울 힘을 점차 잃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준치료 외에 영양장애를 개선할 보충제가 필요하다. 

 BRM270은 한국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 암줄기 세포를 제어하는 7가지 천연물을 포함하고, AFNC는 아로니아와 다시마 추출 후코이단을 나노 결합한 식물 영양소다. 운동도 중요한데 어떤 암이든 꾸준히 운동한 환자는 생존기간이 20% 향상된다. 말기 암환자에게는 한국 전통식단이 잘 맞는다. 잡곡밥, 된장국, 나물류, 해조류, 각종 찜요리가 훌륭한 영양공급원이 된다. 당분의 섭취는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고 무엇보다 암세포의 포도당 수용체가 일반 세포의 5-8배이기에 암을 크게 증식한다. 설탕, 단음식, 가공식품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말기암이라면 단 과일도 피해야 한다. 

 암은 자라나며 영양분을 얻기 위해 신생혈관을 생성한다. 그래서 암 치료에는 신생혈관 억제가 중요하다. 과도한 신생혈관은 각종 암과, 황반변성 출혈, 류머티스 관절염, 알츠하이머, 비만의 원인이 된다. 녹차, 허브차, 홍차, 루이보스 차에는 혈관신생억제 작용 성분이 있고, 언급한 레스베라트롤, 설포라판, 퀘르세틴 등도 그런 작용을 한다. 

 말기암 환자는 좋은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하다.세포막 유동성의 핵심은 오메가3 지방산이다. 다만 오메가3의 경우 열처리 없고 동물성이 아닌게 중요하다. 최근 식물성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이 나왔다. 해산물은 말기암 환자에게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저자는 이렇게 잡곡밥과 절대적 야채 중심의 채식, 단백질 보충을 위한 해산물과 유기농 달걀, 그리고 암을 막아주는 각종 보충물질을 강조한다. 표준치료를 그것대로 우수하고 받아야 하나 결국 암이 자라기 힘든 환경과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영양분과 보충제의 섭취도 중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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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완치 로드맵 - 항암제, 방사선 부작용 극복하고 성공적인 치료의 방향을 세우는
국제통합암연구소 외 지음 / 래디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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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명이 늘면서 암이 일반화하고 있다. 평균 수명 정도까지 삶은 영위하는 경우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만다. 그리고 이는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점점 더 일반화할 것이다. 암은 직격 1cm 이상이 되어야 임상적 진단이 가능하다. 이는 작은 크기지만 이미 하나의 암세포가 30번 분열하여 10억개의 암세포로 늘어난 상태다. 한국의 암 치료 기술을 크게 발전하여 5년 생존율이 70%를 상회한다. 10년 전엔 50%였고, 20년 전엔 40%였다. 

 암은 기수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1기는 종양이 한 군에 얌전히 머물며 다른 곳으로 거의 파고들지 않은 상태다. 2기는 주위 림프절 침범을 시작했지만 아직 발생 범위가 국한된 상태다. 3기는 암이 직접 또는 림프관을 타고 주변 조직을 침범한 상태다. 전이가 있긴 하나 멀진 않고 그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상태다 4기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단계로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돌아 다니며 몸의 어디든 침범한 상태다. 

 암은 TNM분류도 있다. T는 종양의 크기와 파고든 상태를 의미한다. T1은 점막층 T2는 근육층, T3는 장기 내부, T4는 주변 장기까지다. N은 림프절 퍼짐을 의미한다. N0는 림프절 퍼짐이 없는 상태고 N1은 림프절 퍼짐이 있는 상태다. 마지막 M은 전이다. M0는 전이가 없는 상태고 M1은 전이가 있는 상태다. 

 암세포는 지나치게 빨리 성장한다. 몸의 영양분과 산소를 소비하고 그로 인해 주변 장기는 영양 공급이 줄어든다. 암세포는 영양분과 산소가 필요해 주변의 혈관을 끌어 모은다. 때론 그것이 과다한 경우도 있는데 암세포 속이 찢어져 출혈하는 경우 때론 환자가 출혈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수술해야 한다.

 암환자는 본인 일부부담금 산정 특례에 따라 암환자 등록일로부터 5년간 외래 또는 입원 진료의 요양급여 비용의 5%만 부담한다. 하지만 일부 항암 약물이나 시술은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추가로 양육과 간병, 교통비를 부담해야 하므로 경제적 부담은 과거에 비해서는 줄었으나 적지 않다. 이 경우 종합병원이 1인 배치되어 있는 의료사회복지사와 상당할 필요가 있다.

 암치료는 두 가지로 근치적 치료와 고식적 치료가 있다. 근치적 치료를 글자 그대로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이며 고식적 치료는 암의 근본적 치료보다는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 생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게 목표다. 

 암의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가 있다. 방사선 치료는 대부분 외부조사로 체외에서 치료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것이다. 근접 조사는 몸 내부 종양부위에 동위원소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 항암과 다르게 고통이 없다. 다만 자주해야해서 통원이 많고 세포 재생으로 인해 피로감이 발생하며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항암치료는 몸의 일부를 건드리는 수술, 방사선 치료와 다르게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정맥주사나 경구약을 투입한다. 항암치료는 3-6회이며 치료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암의 크기가 80%까지 감소한다. 암세포는 기본적으로 빨리 분열하는 세포이므로 항암제는 이 특징을 노린 약제이기에 몸의 빠르게 자라는 다른 부분이 손상을 많이 준다. 이런 부분은 머리카락, 장점막, 백혈구, 생식 세포다. 부작용을 줄인 항암제로는 표적 항암제, 면역 항암제가 있으며 항암은 보통 3주 간격으로 한다. 회복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암제의 투여시간은 의외로 긴데 1시간에서 6시간이다.

 항암기간은 정상 세포도 공격받아 몸이 손상된다. 그래서 부드러운 칫솔과 맵지 않은 치약을 사용하며, 손발이 자주 차게 되므로 핫팩이나 수면 양말이 필요하다. 또한 물을 자주 마셔야 하는데 그래야 항암물질이 잘 배출되기 때문이다. 음식 냄새에 민감하므로 사전에 한방에 조리를 해두어 해동해 먹는 것이 좋고, 면역 기능이 약해져 있기에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게 좋다. 

 항암 반응은 총 4단계다. 완전 관해는 항암 후 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다. 세계 보건 기구는 암이 사라지고 4주를 유지해야 이 상태로 인정한다. 부분 관해는 종양크기가 50% 감소한 것으로 이 역시 4주를 유지해야 한다. 안정 병변은 종양크기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보통 항암이전과 비교해 50-125%커진 정도다. 이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암은 빠르게 자라나기에 성장세가 이 정도로 유지된 것만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진행병변은 항암에도 불구 암이 이전에 비해 125%이상 커진 것이다. 암세포에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상태로 항암제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암세포는 결국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다. 때문에 그 때마다 항암제를 교체해야 하며 환자의 기력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교체에 한계가 오면 연명 치료로 전환한다.

 항암제를 투여하면 시기별로 부작용이 나타난다. 1일째는 구토나 메스꺼움이 3-6일에는 식욕부진과 피로, 1주에는 구내염, 백혈구 수치 감소, 2주에는 수족 증후군, 3주면 서서히 회복한다. 

 과거 암 치료기간에는 환자의 휴식을 중시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는 휴식은 오히려 암치료에 부작용으로 작용해 암성피로와 통증, 신경병을 악화시킨다. 그래서 미국 암 협회는 1주일에 150분정도의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운동은 항암, 방사선 치료 환자의 피로감, 불면증, 신경통, 오심을 개선하고 식욕도 증진한다. 그리고 종양성장 유전자의 활동을 줄이고 종양 예방 유전자의 활동은 증진한다. 종양은 저산소 환경에서 잘 자라는데 운동을 하면 산소공급이 늘고 종양이 작아진다. 

 최근엔 통합 암치료가 주목받는다. 표준 치료가 가급적 많은 암 세포의 사멸이 목표라면 통합 치료는 환자의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여 치료 효과를 높인다. 통합치료는 종규가 많다. 온열치료는 고주파 온열로 치료한다. 면역치료는 사이토신 알파1, 미슬토, 미뮨셀을 투입해 면역력을 높인다. 항산화치료는 고농도 비타민 C, 글루타이온, 셀레늄, 티옥트산, 레트릴등을 투입한다. 재활치료는 림프절 마사지, 한방 치료는 공진단, 옻칠제제, 산삼제제, 항암단을 쓴다. 

 고주파 온열치료는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열처리 차이를 이용한다. 정상세포는 열을 받으면 혈관을 확장하여 열을 처리하나 암세포는 혈관확장능력이 없어 사멸한다. 그래서 정상세포는 44도까지 견디나 암세포는 38.5에서 42도에서 사멸한다. 고주파는 피부 화상의 위험없이 심부열을 상승시키는 방법이다. 온열 암치료는 암세포의 활동성이 늘어나 세포막 물질을 더 잘 받아들이는데 그래서 항암효과가 증가한다. 

 사이토신 알파1은 세포독성 T세포와 NK세포를 활성화시켜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한다. 자닥신, 헤리, 이뮤알파, 싸이원주가 있다. 통상 2-3회 투여하며 주사제다. 미슬로는 압축 제조해 유효성분을 고농도로 함유한 약물을 피하에 주사하는 것이다. 이뮨셀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미성숙한 T세포를 추출하고 2주간 배양과정을 통해 활성화 한 후 이를 다시 환자 몸에 정맥 주사로 투여한다. 6회 투여하는데 1회 비용이 500만원이다. 

 비타민 C 는 암환자가 혈중 농도가 낮고, 암치료시 더욱 낮아진다. 비타민 C 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과산화수소로 암세포의 DNA와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한다. 그리고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암세포의 침투를 막는다. 비타민 C는 혈중농도가 400mg/dl 이상 일때 암세포를 파괴한다. 

 비타민 D는 농도가 50ng/ml 이상일 때 대부분 암을 50% 예방한다. 셀레늄은 매일 200mg이상 장기 복용할 때 암사망률은 50% 낮추고, 암발생률은 37% 낮춘다. 셀레늄은 강한 항산화 효과가 있고, 세포의 성장 주기를 조절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멈춘다. 정상세포 유전자 복구에 관여하는 p53유전자를 활성화한다. 

 암은 치료 후에도 전이와 재발을 막는게 중요하다. 통계적으로 전이 재발은 30%의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이차암은 완전히 별개의 부위에 새롭게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치명적이다. 암환자는 일반인보다 이차암 발생 확률이 1.1-1.7배나 된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중요하다. 금연, 절주, 규칙적 운동, 균형잡힌 식사, 적정 체중 유지다. 이는 기본이나 지키기 매우 어렵다. 실제 암환자의 5%만이 위 5가지를 모두 지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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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에이지 -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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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는 황금말뚝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이는 과학자들이 국제적으로 합의된 지질 시대의 시작점을 나타내기 위해 지층에 박아 넣은 표지다. 지질 시대의 변화는 지구 내외부적인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일어난다. 그래서 지금은 더 이상 홍적세가 아닌 인류세란 용어가 등장했다. 인간이 산업활동을 시작하면서 뿜어낸 탄소가스로 인해 기온이 꾸준히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고, 자신들의 개체를 늘리기 위해 지구의 지형을 바꾸고 생물 및 환경자원에 상당한 변화를 가했기 때문이다.

 먼훗날 인류세의 지질은 아마 이럴 것이다. 상당수의 인간 사체가 발견 될 것이고 도시 건설로 인하여 대규모의 석회질과 철, 플라스틱이 지층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과 더불어 그들이 키웠던 가축의 화석 역시 엄청날 것이고 식량자원으로 삼았던 주요작물의 흔적 역시 엄청날 것이다. 

 저자가 책 '휴먼 에이지'를 쓴 것은 지금의 지질시대를 변화시킬 만큼 영향력이 큰 종인 인간이 매우 이기적이었고 자연과 분리하여 자신을 생각했던 과거의 야만적인 모습을 버리고, 발달한 과학기술과 더불어 주변 생태를 생각하는 긍정적 인류세로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인류세의 현황, 즉 환경파괴 문제와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생산과 건축, 인간의 새로운 서식지인 도시에 적응한 동물들, 발달한 과학기술, 그리고 자연과 여전히 밀접한 인간의 생태적 고찰이다. 


1. 온난화

 이 책이 나온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14년 정도지만 그 때도 지금도 온난화는 심각하다. 세계 선진국은 위주로 해안도시들은 올라가는 해수면에 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마슬란드 켈링을 건설했는데 이는 북해로부터 저지대 네덜란드를 보호하는 수문, 댐, 둑, 제방, 해일 방파제 네트워크다. 베네치아는 55억 달러를 들여 모세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중에 강철 수문 78개를 건설하는 것인데 이는 베네치아 석호를 아드리아해로부터 분리하여 범람에서 도시를 보호하는 프로젝트다. 이들은 그나마 돈이 있어 이런 조치를 취하나 태평양의 얕은 산호초에 의지한 섬국가나 방글라데시 같은 저지대 국가는 답이 없다. 방글라데시는 현재 온난화로 히말라야에서 녹아내리는 물이 많아져 매년 국토의 1/3이 잠긴다. 이나라의 인구는 2억이 넘는다. 

 온난화를 막기 위한 시도가 몇 가지 나온다. 우선 남극해에 철가루를 뿌리는 방법이다. 규조류는 생장을 위해 철분이 필요한데 철가루를 뿌려 이들의 대량 번식을 유도한느 것이다. 규조류는 철가루로 성장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고 사멸하여 탄소를 품은체 해저로 가라앉는다. 하지만 생태적 변수가 많다. 다른 하나는 모노크롬, 즉 단색 기법이다. 도시의 도로나 건물을 흰색으로 칠하여 햇빛의 반사량을 늘리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도시에 거대거울의 설치인데 역시 태양빛 반사가 목표다. 이산화황을 대기중에 방출하여 햇빛을 차단하는 방법, 그리고 대규모의 탄소포집시설도 방법으로 꼽히나 모두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원래 북미 해안에는 거대한 굴 서식지로 인한 천연 방파제가 있었다. 굴 서식지는 바위처럼 크게 자라나 폭풍해일을 줄이고, 파도를 부수며, 바닷물을 여과하는 기능이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말 이래로 굴은 남획으로 서식지의 85%가 파괴되었다. 북미 연안은 대규모 어장이기도 했다. 웬만한 어른 팔뚝 굴기와 길이의 대구가 해안에 퍼득거렸는데 남획으로 대구가 거의 전멸했다. 이는 대구의 크기 변화를 초래했다. 대구는 그 크기로 인해 한 가족의 식사거리였지만 큰 개체 위주의 남획으로 압박을 받은 대구들은 어린 시기에 번식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개체의 크기 자체가 줄었다. 

 인간은 참치나 황새치 등도 남획했는데 그 결과 해파리가 크게 늘었다. 이들은 지구 수온의 상승, 인간의 영양분 배출도 좋아했지만 자신들의 천적인 참치, 황새치의 남획으로 개체가 크게 늘었다. 


2. 친환경 도시와 건물

 도시는 환경파괴의 원흉으로 보인다.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고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에너지를 크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는 별다른 짓을 하지 않아도 인간이 좁은 공간에 모여 살기에 그 자체로 시골보다 친환경적이다.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도로, 송전선, 상하수도가 좁은 공간에 모여 자원소모가 덜하고 아파트 같은 다세대 건물이나, 고층 건물, 그리고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놓은 단열효과를 보여 난방에너지를 덜 소모한다. 여기에 대중교통도 발달하고 웬만한 시설이 근거리에 있다보니 차량 사용도 적다. 그래서 도시의 거주자는 시골의 거주자보다 탄소발자국이 훨씬 적다. 

 하지만 도시를 친환경적으로 설계하고 건물도 그리 짓는다면 도시의 친환경적 요소는 더욱 배가될수 있다. 수직정원이나 살아있는 지붕, 도시 농장이 그러한 예다. 이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자연을 선사하고, 식량도 일부 제공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 건물의 열효율을 놓인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인간 체열의 활용이었다. 개인적으로 군에 있을때 실외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인데도 불구하고 내무반의 기온이 20도 정도가 유지됨에 놀란 경험이 있다. 이 내무반이란 곳은 난방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온도가 높았던 건 좁은 공간에 사람이 거의 20명 가까이 생활했기 때문이다. 인간 자체가 제법 쓸만한 난로구나 란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그리고 일부 국가는 실제로 인간을 난로로 사용한다.

 인간은 가만히 있어도 약 100w의 잉여 열을 방출한다. 닫힌 공간에선 열이 빠르게 축적되어 기온을 높일 수 있는데 이 열을 건물의 난방에 사용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기차역에 인간 열을 포집하는 장치로 열을 한 곳에 모은 후 이 열로 물을 데운다. 그리고 이 물을 관으로 이동시켜 인근의 건물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전제조건은 열을 포집하는 곳이 기차 역처럼 인구가 항상 안정적으로 많이 모이는 곳이여야 하며, 난방하는 건물과 열을 제공하는 건물 간 거리고 60미터 이내여야 한다는 점이다. 너무 물면 물이 이동하며 열을 모조리 빼앗기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또 다른 환경수단이 될수 있기도 하다. 열차는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나가며 상당한 바람을 일으킨다. 이를 작지만 전력 생산에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의 대도시에 얼마나 많은 지하철이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는 지구적으론 꽤 큰 에너지일 수 있다. 그리고 전동차가 커브를 돌거나 역에 들어서면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게 되는데 이 경우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차의 회생제동과 마찬가지 원리로 장치를 설치하면 전력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대규모 설비는 필요하다.

 

3. 생물의 새로운 서식지 도시

 인간은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해 도시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기존의 많은 생물종은 자지를 잃었지만 일부는 이 도시에 적응해 이곳을 자신들의 새로운 서식지로 삼고 있다. 인간의 건물은 일부 동물들에게 많은 피신할 만한 틈과 구멍을 제공한다. 그리고 인간의 연못과 잔디밭, 과일 나무등은 숲환경을 제공하고, 인간이 만든 쓰레기와 화단은 일종의 만찬거리가 된다. 

 이렇게 인간 도시에 잘 적응한 생물로 사슴, 쥐, 고양이, 새, 여우, 스컹크, 너구리, 원숭이, 참새등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도시에 적응하며 진화경로도 바꾸었다. 도시 동물은 도시 생활에 자신의 생활리듬을 맞추었는데 도시의 생활은 자연상태보다 더 빠르고 더 덜 쉬며, 적게 잔다. 도시의 찌르레기는 실제로 생활패턴이 이렇게 바뀌었으며 도시의 수컷은 털갈이를 더 빨리하고 성적으로 빨리 성숙한다. 환경오염, 그리고 빠른 생활패턴 때문이다. 그리고 도시의 쥐는 시골쥐보다 뇌가 6%정도 더 크다. 아무래도 도시의 복잡한 환경이 더 높은 지능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의 삼색제비는 시골 삼색제비보다 날개의 길이가 줄었는데 이는 빠르게 다가오는 차량을 회피하기 위한 결과다. 긴 날개는 시골환경의 비행에 적합하나 도시처럼 빠르게 다가오는 자동차 같은 물체가 많은 곳에서는 치명적이다. 


4. 인간이 바꾼 생태계 

 지구과학자 얼 앨리스는 지표면을 점령한 인간-자연 혼성계를 가리켜 인공생물계란 용어를 창안했다. 본래 동식물들은 지리적으로 격리되고 여기서 오래도록 관계를 맺고 진화하며 생태적 지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갑작스레 본적도 없던 새로운 종이 나타나면 어찌될까. 이 관계와 지위는 크게 흔들릴 것이고 일부 종은 갑작스런 침입자로 인해 절멸하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우리 인간이 잘하는 짓이다. 

 인간은 지금 뿐만 아니라 오래전에도 지구 전역으로 이동하면서 동식물을 마구 잡이로 퍼뜨렸다. 이유는 다양한다. 그것들이 아름답기에 가지고 다녔고 신기하고, 쓸모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일부 종의 경우 선택적 교배도 한다. 우리의 가축이나 식량자원이 주로 그 대상이다. 개들의 경우 일부 품종은 그 순혈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친 근친교배로 유전적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비글은 추간판이 약하고, 도베르만은 발작성 수면장애가, 비셋하운드는 혈전우려, 페키니즈는 호흡문제, 스코티시 테리어는 방광암이 18배나 높다. 그리고 인간은 일부 개는 귀엽게 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작게 했고 일부개는 사냥과 구조를 위해 너무 크게 만들었다. 작은 개는 무릎뼈 탈구가 자주 오고 큰 개는 엉덩이뼈 분리 문제가 생겼다. 이런 문제는 자연종인 늑대는 전혀 겪지 않는 문제다. 

 자연과 인간의 분리는 인간 자체에도 문제를 가져왔다. 자연결핍장애란게 생겨났는데 자연을 멀리하고 실내에서만 아이들이 놀다보니 주의력 장애, 비만, 우울증, 창의력 부족의 증상을 겪게 되었다. 자연에의 분리는 면역력도 떨어뜨린다. 인간은 10조개의 인간 세포와 무려 100조개의 미생물 세포로 구성된 공생체인데 흙 또는 자연과의 유리는 이런 미생물과의 겪리를 의미하며 과도한 위생은 이를 더욱 강화한다. 


5. 새로운 인간세

 인간의 과학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더욱 진일보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등장해 인간의 일을 상당 부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로봇은 등장하면 마치 생물처럼 그 계통도 세분화할 것인데 이 능란한 기계들이 노동, 과학, 제조, 판매, 운송, 강력한 신기술을 주로 다루게 되면 인간은 경제의 그런 부분들을 기계에 맡기게 될 것이다. 인간은 대신 마지막 남은 인간의 영역인 대인 관계 부분, 상상력이 관여하는 서비스 경제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인간의 정체성을 아마 상당히 흔들 것이다. 다들 일하기 싫다싫다하면서도 이 직장이란 것이 소득외에도 인간의 자아존중감과 정체성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3D 프린팅은 여러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과거의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절삭가공이다. 이는 필요한 만큼 깎아내고 조립하는 것인데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버려지는 재료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필요한 만큼의 재료만 사용하여 물건을 생성한다. 산더미 같은 찌꺼기와 낭비가 줄고, 노동력도 크게 감소할 것이다. 3D 프린팅은 전쟁터에서도 유용한데 전시에 필요한 재료나 부품을 그 자리에서 출력해서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위험한 보급과 재료 부족으로 인한 작전의 지연은 과거의 이야기다. 3D 프린팅은 무시무시한 무기도 제조가능하다. 또한 3D 프린팅 의학에도 사용된다. 개인 맞춤형 치아나 뼈는 물론 세포를 뿌려 환자의 빠른 쾌유를 돕는다.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공생체이다. 인간과 공생하는 미생물은 인간의 면역계는 물론 건강, 소화, 성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성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 입장에서도 인간의 2세는 1세대와 대부분 오랜 시간을 공존하기에 사실상 자신들의 번식과 직결된다. 그래서 이 미생물은 생물의 성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초파리 실험에서 수컷을 매우 까다롭게 고르던 암컷 초파리를 항생제로 체내 미생물을 제거하자 성선택의 기준이 매우 너그럽게 변화하였다. 이는 암컷 초파리 미생물이 성선택에 작동했음을 시사한다. 인간의 성선택에는 여러가지 기준이 작용하지만 페로몬도 적지 않은 작용을 하는데 이 페로몬에 인간의 미생물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일이다.

 톡소 플라스마도 인간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기생충인데 덜 익힌 캥거루 고기로 감염되며 고양이로 인해 감염될 수 도 있다. 톡소 플라스마는 쥐에서 고양이 장에 정착하는 독특한 생물이다. 톡소 플라스마에 감염된 쥐는 놀랍게도 쥐에 성적 관심을 보인다. 그렇게 감염됨 쥐는 고양이에 먹히게 되고 고양이는 쥐에 배를 갈라먹으며 톡소 플라스마를 자신의 장으로 옮긴다. 톡소플라스마는 고양이 배설물로 다른 생물체로 옮겨질 수 있는데 그래서 임산부는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노출되면 산모가 정신질환을 앓거나 태아가 죽을 수 있으며 감염된 여성은 자살율이 높다. 감염된 아이들은 활동성 과잉과 낮은 지능지수를 보이고 왜인지 감염된 임산부는 여아보다 남아를 두 배 더 많이 낳는다.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사람들을 조사하면 여자의 경우 옷과 화장에 돈을 더 많이 쓰고 남성과 성관계를 더 자주 맺으며 남자는 규칙을 무시하고 싸움을 걸며 위험한 짓을 잘 하고 질투에 시달린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톡소 플라스마 감염비율을 25%정도로 추정된다. 그리고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나라는 인구의 절반 이상으로 추정된다. 어쩌면 이 톡소플라스마가 전 세계 정치와 주요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라마르크는 분명 틀렸다. 앞세대의 경험과 학습은 유전자를 변형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후성유전학의 관점에선 어느정도 맞다. 앞세대의 경험과 학습은 유전자 자체를 변형시키지는 않으나 어느 유전자를 켜고 끌지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후성유전학이라 하는데 아세틸은 유전자를 활성화하고 메틸은 반대로 꺼버린다.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앞세대가 경험한 부실한 식단과 스트레스, 흡연, 약물복용, 방치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운동과 좋은 영양상태, 애정이다. 2차대전 홀로코스트 기간 루마니아의 여러 보육원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부족한 영양분에 애정을 못 받은 사람들의 자녀는 높은 사망률과 질환 유병률을 보였다. 

 때문에 앞 세대는 후 세대를 위해 환경파괴 물질에 노출되지 않고 건강하고 영양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애정관계를 잘 맺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후세대의 조현병, 자폐, 암, 양극성장애, 당뇨, 알츠하이머 등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후성유전학은 이런 원리로 인해 우리의 유전자의 스위치를 마구 켜고 끌수 있게 된다면 역시 이와 같은 병을 인간이 다룰 수 있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류세는 인간이 자신만을 위해 자신이 하나의 거대한 생태공동개체임을 잊고 활약하여 자신의 개체수를 크게 늘리고 활동범위를 늘렸지만 역으로 자신 역시 위기에 처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공생체이고 공생진화했다. 이런 자신의 생태적 위치를 깨닫고 발달한 과학기술을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고 위기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게 새로운 인류세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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