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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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포르투갈은 사실 낯선 나라다. 유럽국가지만 남유럽 특유의 낮은 소득, 그리고 스페인에 가려져있다. 난 매번 지도를 볼때 마다 이 나라가 마땅한 지형적 경계선도 없이 이웃의 거대한 스페인에 먹히지 않은게 오래도록 이상했다. 스페인으로 여행가는 사람은 많지만 포르투갈로 향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과연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들 중 포르투갈은 하나의 방문지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정도가 많이 생각난다.

 어쨌든 이 책은 그런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한다. 난 소설을 좀처럼 읽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고 느낌이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거나 문장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능력 역시 몹시 떨어진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은 좀 읽기가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직설적인 소설이 아니어서인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싶은게 무엇이었을까를 잘 모르겠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됬고, 그 3장의 주인공과 시간적 배경이 다르다는게 모두 특이하다. 하지만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처럼 이 3장을 묶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제목 포르투갈의 높은 산과, 주인공이 모두 남자라는 것이며 이들이 사실 몇가지로 연결되었다는 점이다. 연결점은 이베리아 반도에 살던 코뿔소, 그리고 침팬지, 기독교, 예수, 그리고 부인을 잃음 등이다.

 1장에서는 토마스란 남자가 등장한다. 시간은 대충 20세기 초입. 부유한 숙부를 두고 사업이 실패한 아버지를 둔 그는 숙부집에서 일하던 하녀와 눈이 맞아 사생아를 낳는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지 않아 전염병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귀여운 아들을 한번에 잃는다. 거기에 아버지까지 이들을 뒤따른다. 충격에 토마스는 뒤로 걷기 시작한다. 세상의 부조리와 맞부딪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미술관에서 일한던 그는 오래전 잊고 있던 대충 300년 전 한 포르투갈의 신부가 당시 식민지였던 상투메섬에서 남긴 이야기를 상기한다. 그는 노예제에 분개했고, 당시 노예의 중개지나 다름없던 상투메섬에서 이런 사람은 허용되지 않았다. 신부는 주교에 의해 파문되었고, 묘한 유적을 남겼다. 

 토마스는 이를 상기해내고 추적끝에 이 유물이 포르투갈의 한 높은 산의 성당에 있음을 알아내고 여정을 떠난다. 이유는 한 가지인에 그는 자신에게 이 모든 불행을 선사하는 신을 비웃고 싶었던것 같다. 그런 그에게 부유한 숙부는 당시 막 등장한 자동차를 준다. 영 내키지 않지만 자동차의 작동법을 날로 배운 토마스를 그럭저럭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향한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매우 신기해했고, 이로 인해 사람들에게 이나 벼록이 옮기도 하고, 자동차에 적대적인 마부들에 의해 차가 크게 훼손되기도 한다. 가장 큰 사건은 잠에서 깨어나 차를 몰다 자신이 한 소년을 차로 치어 죽였다는 것이다. 소년은 포르투갈스럽지 않게 금발이었다.

 어쩔수 없다고만 생각한 그는 마침내 유물을 발견한다. 그것은 십자가에 매달린 평범한 예수상이었는데 문제는 그 예수가 침팬지였다는 것이다.

 2장은 2차대전은 눈앞에 둔 시점이다. 의사인 에우제비우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사랑하고 거기서 종교의 의미를 찾는 아내를 잃었다. 처음 상당부분은 아내와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뒷 부분에 아내가 갑자기 사고로 죽는 부분이 안와 영이상하다. 하여튼 아내가 가고 막 문을 닫으려는 병원에 한 여인이 찾아와 남편의 부검을 의뢰한다.

 부검에서는 남편의 시신안에서 갖가지 물건이 나온다. 토사물에 동전에, 침팬지에 새끼곰까지. 의문스런 부검이 끝나자 그 여인은 자신을 남편의 몸을 집처럼 생각하고 들어가고 에우제비우는 그 채로 남편의 몸을 꿰멘다. 그리고 그 죽은 남편과 아내는 오래전어렵게 얻은 아들을 잃고 실의에 빠졌는데 공교롭게 그 아이가 1장에서 토마스가 죽인 아이다.

 3장은 비교적 현대다. 포르투갈을 떠나 캐나다라 신선했는데 주인공은 상원의원 피터다. 아내 클레라를 잃고 한 기관에서 우연히 침팬지를 발견한 후, 본능적으로 끌려 무려 1만 5천달러에 그 녀석을 구매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포르투갈로 향한다. 캐나다는 침팬지가 살기에 너무 추웠다. 포르투갈까지가서 그가 향한 곳은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다. 1장에 토마스가 찾은 그곳. 그곳은 피터에게 의미가 있다. 오래전 포르투갈에서 캐나다로 간 부모님의 고향으로 피터 일가의 고향인 곳이다.

 거기서 피터는 한 빈 허름한 집을 얻는다. 그리고 침팬지 오도와 살아간다. 캐나다에서 하던 상원의원도 그만 두고, 누이 동생과 아들과는 연락만 한다. 가족은 그립지만 그는 오도와의 포르투갈에서의 삶이 좋은 듯 하다. 못견디었는지 2년만에 피터의 아들 벤이 찾는다. 벤이 오고나서 한 문서가 발견되고 피터는 이 집이 과거 조상들의 집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침팬지 오도와 함께 바깥을 나서서 무려 3미터가 되는 이미 1장의 토마스 시절에도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이베리아 반도의 코뿔소를 발견한다. 그리고 좋지 않던 심장이 서서히 멎으며 오도의 품에서 죽음을 맞는다.

 소설의 내용은 대충 이러한데, 하고자 하는 말을 알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종교에 대해서 말을 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그것에 비판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신비스런 느낌을 좀 주는 것 같기는 하다. 침팬지나 코뿔소를 통해서 근원적 자연에 대한 감정을 불러오기도 하며, 연결된 공간 속에서 시간을 초월한 인연이나 운명같은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하고자 하는 게 무언지는 잘 모르겠다. 네겐 낯설고 기묘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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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리커버 특별판)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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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역사시간에 일제시대 우리 나라 사람들이 하와이로 건너가 죽을 고생을 하며 일을 했단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남아있다. 1919년에 조상들이 삼일운동을 했을때도 세계 여러 각지에서 반응이 있었던 것은 조상들이 이동이 힘들었던 그 당시에도 나름 세계 어려곳에 퍼져있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멕시코로 건너간  아직 나라가 넘어가기 전인 대한제국 시절의 1033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조상들이 하와이나 만주, 일본, 러시아 외에도 멕시코까지 간줄은 몰랐다. 

 소설이 다루는 당시엔 살기가 힘들었다. 농민들은 소작농 신세로 땅이 없었고, 고혈을 짜내는 관리들에게 착취당하고 있었고, 과거는 폐지되었다. 단발령이 내려졌고, 대한제국 군대는 일본의 압력으로 거의 해산되었다. 제국은 거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으며 러일전쟁에서는 일본이 승리했다. 그래서 멕시코로 향하는 일포드호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제물포항에서 여권발급문제로 무려 한달 이상을 정박했음에도 말이다. 거기엔 몰락한 황족과, 양반, 도둑, 해산당한 군인, 천주교 사제, 무당, 농민 등 다양한 계층들이 함께했다.   

 그들은 태평양을 건너 무려 두 달 가까이 항해했다. 조선인들은 비좁은 선실에서 씻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태반이 배를 타본적도 없으니 설사나 구토에 시달렸다. 선실엔 고약한 냄새가 났고, 그 냄새가 신분마져 흐릇하게 해 반상의 구별없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망망대해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회사가 말하는 대로 일해 돈을 벌 수 있고, 그 돈을 가지고 다시 조선땅으로 돌아가 어려운 경제적 환경을 바꾸고 싶어했다. 예나 지금이나 다른 나라로 몸을 싣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사정은 비슷했던 법이다. 

 배에서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여러 일이 일어난다. 대한제국 최초로? 아이가 공해상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이질이 돌아 몇몇이 목숨을 잃었으며, 누군가는 그 와중에 도둑질을 누군가는 그 와중에 세태를 따라 외국 선원들과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그러다 마침내 새들이 배에 드나들기 시작했고, 결국 육지가 나타났다. 무척 설레고 땅을 밟으며 긴장하기도 했지만 조선인들의 목적지는 태평양 연안이 아닌 카리브해연안이었다. 곧 그들은 수십시간 기차를 타고 유카탄 반도의 농장으로 향한다. 유카탄 반도는 역사에 여러 번 언급되는 곳이다. 6500만년전 제법 커다란 소행성이 지구와 직격해 생태계에 큰 멸종을 불러온 곳이기도 하며, 고대 마야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멕시코 지주들은 마야인들을 부리고 있었는데 지구 어디서나 지배층의 고혈짜내기는 극심한지라, 마야인들도 조선인들이 도착하기 몇해전 반란을 일으켰었다. 그 과정에 인적손실이 커 조선인의 손까지 벌리게 된 것이다. 

 농장주들은 조선인들을 비싼 값을 치루고 데려갔고, 곧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이 시작된다. 조선인들은 에네켄이랑 식물의 잎을 수확해야 했는데 잎사귀마다 가시가 많아 농장일이 고역이었다. 에네켄 잎은 당시 배에서 사용하는 로프를 만드는데 쓰였다고 한다. 조선인들은 그 에네켄은 어저귀라고 부르기도했다. 비슷한 한자발음을 붙인 것 같다. 

 가옥은 파하라고 부르는 마야 전통가옥을 부여받았고, 초가집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조선인들은 적응에 큰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먹는게 문제였다. 주는 식량이라곤 모두 옥수수뿐이었다. 또띠야에도 익숙해져야했다. 거기에 유카탄 반도는 온통 지평선이 보이는 평지라 막막했다. 강과 산이 많아 땅을 강산이라 부르는 조선과는 매우 달랐고, 건기와 우기가 있어, 우기가 오기전까진 물이 너무나도 귀했다. 

 소설은 계속해서 이 멕시코 땅에서 조선인들의 삶을 다양하게 그린다. 오기전 다양한 삶을 가진 그들인 만큼 와서도 삶이 다양했다. 몇몇은 농장주에게 붙어 동포를 짜냈고, 몇몇은 멕시코 혁명에 휩쓸리기도 하며, 몇몇은 미주 한인들과 끈이 닿기도 한다. 뒷 부분의 프롤로그엔 살아남은 조선인들의 이후가 작가의 상상으로 그려지기 하는데 실제로 멕시코에는 이 당시 건너간 조선인들의 후예가 아직도 남아있고 한다. 관련 영화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소설과 같이 감상하면 불운한 시간과 공간을 만나 이국땅에서 고생하며 그래도 후손을 남긴 흔적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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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1-30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 그 당시 한인들이 멕시코까지 갔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흥미로운 책이네요:)

2018-01-30 0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8-01-30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십여년 전에 읽은 책인데 새록새록 합니다. 그래도 김영하는 단편이 제 맛(?)입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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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이벤트로 받아둔 e-book을 최근 계기가 생겨서 보게 되었다. 책은 기대했던 것 보다 무척 재미있었다. 처가에 가서 가족들이 모두 잠든 불편한 불꺼진 거실에서 크레마 불빛에 의지해 봤다. 책은 e-book이라 처음엔 두께를 실감하지 못했지만 읽어보니 제법 두꺼운 것이 분명했다. 확실히 전자책의 페이지는 두께로서 좀처럼 실감나지 않는다. 

 책의 공간적 배경은 현대 독일, 시간적 배경은 1997년과 2008년이다. 1997년에 읽어난 비극적 일련의 사건을 2008년의 시간과 사람들을 왜곡시켰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다. 

 독일의 한 시골마을에 살던 토비아스란 청년이 있었다. 그는 20살에 같은 시골마을의 18세 소녀 둘을 살해한 혐의로 10년을 복역하고 출소했다. 당시 나이가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 나이라서 형량이 적었다. 물론 죄질이 나빠 감형은 없었다.

 출소하니 의외로 독일에서 제법 잘나가는 배우 나디야가 잘 빠진 차를 갖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같은 마을 출신으로 토비아스와는 어려서 부터 친구인데, 워낙 남자같이 어울리며 함께 자라서 토비아스에겐 소위 말하는 '불알' 친구 같은 사이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아름다워지고 성공한것도 이상하고, 또한 자신같은 살인자를 이렇게 기다려준것도 토비아스에겐 얼떨떨하다.

 그는 무슨 의도인지 자기 집에 머무르라는 독일 대 인기 여배우의 유혹을 뿌리치고 생각해보겠다는 말만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사건이 있기 10년 전 토비아스와 그의 집은 제법 괜찮았다. 토비아스 자신은 매우 잘생기고 합리적이었으며 승부욕있는 매우 매력적인 학생이었다. 성적도 매우 우수하여 원하는 대학은 어디든 갈수 있는 상황이었다. 동네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아 가장 인기 있었던 로라와 사귀었었으나 더 아름다운 스테파니가 도시에서 전학오자 곧 그녀과 사귀게 된다. 

 집은 제법 큰 규모의 토지와 농장을 보유하고 있었고 마을에서 유일한 '황금수탉'이란 술집을 운영했다. 장사는 매우 잘됐다. 매일 문전성시에 인근 대도시 함부르에서도 손님이 몰렸으며 마을 축제는 모조리 이곳에서 치뤄졌다. 

 그랬던 토비아스는 축성일의 축제에서 여자친구 스테파니에게 버림 받게되고, 질투심에 휩싸였던 로라와도 분쟁을 생긴다. 그렇지만 그는 만취해서 집에 돌아왔는데 일어나 보니 두 여자는 죽었고, 모든 살인의 정황증거가 자신에게서 발견되었다. 

 그렇게 살인죄를 썼고, 토비아스의 집도 무너져내린다. 작은 동네이다 보니 평판이 급속도로 안좋아졌고, 고용한 요리사가 감히 앞편에 다른 술집을 차렸다. 감옥에 있는 동안 토비아스는 몰랐지만 집과 가게 토지는 이미 마을 유지에게 헐값에 넘어간 상태이며, 부모님은 그로인해 이혼하셨고, 집과 농장은 삶의 의욕을 잃은 아버지로 인해 쓰레기장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동네에서 일하는 18세 소녀 아멜리아가 관심을 갖고 접근한다. 토비아스는 무척 놀란다. 백설공주의 재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백설동주는 스테파니의 별명이었는데 워낙 외모도 그러하거니와 학교 연극에서 백설공주 역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나며 안그래도 토비아스의 출현으로 뒤숭숭한 마을을 겉잡을 수 없는 분위기로 물고 간다. 하나는 토비아스의 어머니가 괴한의 습격을 받아 차도로 추락한 것과 다른 하나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마을 인근 오래된 비행장에서 발견된 것이다.

 소설은 이후에 토비아스와 아멜리아, 그리고 사건을 수사한 경찰, 그리고 마을의 유지와 마을 사람들간의 관계, 추악한 과거를 밝혀나가며 진행된다. 사건 진행은 매우 빠르고 솔직히 내용이 조금 예상되는 면은 있지만 그러면서도 크게 뻔하진 않다. 작가는 인물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는데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의 가정사와 배경을 다룬 것이다. 그로 인한 곁가지 이야기도 이소설이 주는 쏠쏠한 재미다. 

 작가는 소시지를 파는 남편을 도와가며 이 소설을 마무리하고 초기에 25만부를 팔았다고 한다. 의기양양한 작가에게 남편이 하는 말은 나도 일년에 소세지 25만개정도는 팔수 있어, 였다고 한다. 재밌는 집안에서 재밌는 소설이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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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8-01-2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답답해서 저는 분통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

닷슈 2018-01-23 14: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나쁜놈들 진짜많고 착한사람은 너무당하기만하죠 결국 권선징악되지만요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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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태양계 내에서 화성이나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나 이오 같은 것들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알다시피 이들은 지구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있다. 지금은 좀 찬밥 신세지만 앞으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인간이 가장 이용할 만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이다. 바로 가깝기 때문이다. 

 소설 아르테미스는 달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아르테미스는 지구의 여신이름이기도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달에 건설한 인간 거주 기지의 이름이다. 그리고 작가는 영화로 크게 성공한 마션의 작가이다. 아르테미스는 이 사람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성공으로 이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축하할 일이다.  

 아르테미스는 인간이 달위에 건설한 나름 거대한 기지이고 당연히 돔의 형태이며 통로를 두고 다른 여러개의 위성 기지들이 있다. 각각 이름이 있는데 다 합쳐서 아르테미스라 한다. 이런 거대한 기지를 만드는 재료는 당연히 달에서 얻었다. 달의 돌들에서 알루미늄을 채취해 건설한 것이다. 기지는 외벽과 암석층 내벽의 3중구조로 외벽과 내벽은 무려 두께 1.5m의 알루미늄이고 암석층의 두께 역시 6m나 된다. 달에 대기가 없어 계속해서 무언가가 우주로부터 날아들고, 강력한 태양광선이 여과없이 들어온다는걸 생각하면 이정도 두께는 필요할 것 같다.

 필요한 에너지로 태양에너지를 사용할 것 같은데 의외로 원자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무식하게도 도시와 매우 가까이에 원자로가 위치한다. 안전장치로 아르테미스와 원자로 사이엔 거대한 토벽을 만들었으며 원자로에서 생성하는 전기는 대부분 달의 암석에서 알루미늄을 제련하는데 쓰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산소가 발생하는데 아르테미스에서 사용하는 산소는 여기서 공급되며 그래서 양도 매우 많다.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이 없으미 발열패널을 사용하는 것도 재밌는 설정.

 아르테미스의 경제는 대부분 관광으로 운영된다. 아직 이렇다할 산업이 없는 것이다. 알다시피 달의 중력이 지구의 1/6수준에 불과해 재밌는 설정도 일어난다. 우선 며칠만에 발에 각질이 사라진다. 거기에 관절염인이나 디스크등 각종 중력관련 병도 크게 완화된다. 섹스에도 영향을 미쳐 지구 사람이 달에오면 약한 중력으로 인해 섹스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구의 노년층이 이런저런 목적으로 달에 오기도 한다.

 기지가 좁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코딱지 만한 방에 거주한다. 자기 자신만의 샤워실이나 화장실을 갖는 경우는 상당한 부자에 속한다. 거기에 음식은 겅크라는 재배한 해초를 주로 먹으며 기타 다른 음식이나 술등은 환원식으로 맛이 떨어진다. 담배를 피우거나 화기의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데 그도 그럴것이 대기가 순수 산소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이런 아르테미스를 배경으로 주인공 재즈 바사라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다룬다. 재즈 바사라는 사우디아라비아계 여성으로 그나라가 주는 통념과는 다르게 무슬림도 아니며 매우 성적으로 자유분방한게 오히려 미국인의 통념에 가깝다. 이야기와 사건은 매우 재밌게 연결되며 달기지라는 곳을 배경으로 삼기위해 저자가 만들어놓은 여러가지 과학적 설정이 이론적이든 아니든 재밌게 다가온다.

 이 소설도 아마 영화화 될지 않을 런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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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6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1-16 14:2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실제 소설속주인공도 달을떠나지도 못하면서도비싼돈주고 달에관광오는 사람들을 이해못합니다
 
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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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에 있는 녀석의 얼굴은 이상하다. 무표정하고 약간 사람을 내려다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저런 얼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다지 호감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비호일 것이다. 문제는 주인공이 평생 이런 얼굴이라는 것이다. 어떤 녀석이 나를 모멸하는 말을 하여도, 엄마와 할멈이 생일축하파티를 해주어도 그렇다. 그리고 녀석의 이름은 윤재다.

 윤재가 저런 얼굴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편도체가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편도체 기능 저하로 윤재는 다른 사람의 감정 파악을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이렇다 할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공포감도 기쁨도, 즉 희노애락애오욕이 없는 것이다. 편도체가 아몬드를 닮았기에 윤재의 엄마는 윤재의 증상을 알고서는 아몬드를 매일 먹였다. 동종동식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윤재는 엄마와 할멈과 함께 산다. 할멈은 엄마의 엄마다. 두여자는 매우 박복한데, 할멈은 남편이 젊어서 암으로 갔고, 할멈이 노점을 하며 기껏 대학까지 보내 놓은 윤재의 엄마는 하필 학교앞 노점상과 눈이 맞는다. 할멈은 기가차 배가 불러온 윤재 엄마와 절연하지만 엄마의 노점상 남편은 하필 도로를 덮친 오토바이에 부딪혀 죽는다. 

 거기에 태어난 윤재는 감정불감자니 이로 인해 두 박복한 여자는 절연한지 7-8년만에 다시 같이 살게된다. 할멈은 윤재를 예쁜 괴물이라고 불렀다. 세 식구는 나름 행복하게 헌책방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매년 사진도 찍는다. 윤재눈엔 아름다운 엄마와 기골이 장대한 할멈은 늘 그대로이고 자신만 변해간다. 그러다 어쩌다 청계천에서 맞이한 성탄절이 문제였다. 한 정신나간 사회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 망치와 칼을 휘둘러 그날 만난 행복해 보이는 불특정 다수를 공격한다. 불행이도 거기에 할멈과 윤재의 엄마가 있었다. 범인은 자신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할멈은 죽고 엄마는 살았다. 하지만 엄마의 뇌가 죽었다.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 

 윤재는 매일 병원에 엄마를 찾아간다. 그리고 엄마의 헌책방도 이어받아 운영해나간다. 건물주이자 위층에서 빵집을 하는 심박사는 엄마와 친했었는지 자신에게 경제적 그리고 사회생활적 자문도 준다. 그러다 엄마 병원을 드나들며 알게된 윤교수란 사람이 자신에게 부탁을 한다. 자신의 아내가 곧 죽게생겼는데 최근 어릴적 잃어버린 아들을 찾게 되었단다. 그런데 그 아들을 보여줄수 없게 되었으니  윤재가 대신 아들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본과 상황은 보다 윤교수가 만들어주었다. 윤재는 성공적으로 그 역할을 한다. 평생 연기만 하고 살았으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문제는 자신이 연기한 녀석이 며칠전 우리반으로 전학온 곤이란 녀석이라는 점이다.

 곤이는 원래 엘리트로 자라날 녀석이었다. 엄마는 유명 언론사 기자에 아빠는 해외 유학파 대학교수다. 그런데 어릴적 모처럼 아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간을 낸 엄마가 놀이공원을 같이 간게 화근이었다. 잠시 전화를 받는새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곤이는 입양과 파양, 소년원을 전전하며 거칠게 자라난다. 

 자신을 대신한게 같은 반 윤재란걸 안 곤이가 보일 반응은 뻔했다. 시비를 거는 것이다. 그런데 이녀석이 어떤 욕과 험악한 짓거리에도 반응이 없다. 곤이의 욕과 폭력은 더욱 심해져간다. 이런 녀석은 정말 처음 인 것이다. 쫄지도 않고 적개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급해진진 곤은 급기야 윤재에게 린치를 가한다. 그런데 남자는 싸우면서 친해진다고 이상스레 그 사건 이후 곤은 윤재의 상태를 알게되면서 윤재의 헌책방을 매일 같이 찾아간다.

 어찌보면 둘은 극과 극이다. 윤재는 감정이 없으며 곤은 폭발하는 활화산 같다. 윤재가 반응없이 본질적이고 단순한 이야기를 던지니 곤은 쓸데없는 민감함과 폭력으로 자신을 감추지 않게 되었고, 이런 활화산 같은 곤으로 인해 사막같던 윤재의 마음도 변화가 시작된다.

 소설은 뒷부분에 더 윤재와 곤의 이야기를 더 남겨둔다. 여자애도 하나 등장한다. 그부분 역시 재밌으며 결말은 뻔한 것 같지만 그래서 극적이다. 

 작가는 후기에 자신이 워낙 평탄하고 결핍없이 사랑받고 자라나 글을 쓰기 힘들었고 했다. 잘생기고 이쁜 개그맨들이 갖는 고민이다. 난 왜 못생기지 않았는가 하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작품을 써냈고, 자신도 이젠 더이상 그런게 컴플렉스가 될수 없음을 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알려지고 한정되어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입문하고 상을 받은 계기일뿐이다. 읽으면서 청소년 소설이란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을 위한 소설이다. 일독을 권한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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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8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닷슈 2018-01-18 08:17   좋아요 1 | URL
네 많이 재밌습니다 시간도 오래안걸려요강추입니다

taegeol90 2023-01-2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담비 얼굴에 댄디컷 한 과민성 생각이 많은 남자아이. 보는거 같음. 그리고 지 처럼 세상이 불필요한 걱정과 고민 그리고 잡생각 많게되길 바라는거 같은 사람.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거 같은 사람. 아니면 손담비 얼굴에 댄디컷 한 사람 바닷가도시에서 평생 바람이나 쐬고나 있어야 치료가 될 병자 같은 느낌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