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1 -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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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면서 자본주의를 경멸하는 사람이 많다. 강신주라는 철학자는 대중강연에서 '인문학자라면 자본주의자일 수 없다.'라는 말까지 했다. 자본의 이익에 충실한 사회보다는 인본주의에 입각한 따뜻한 사회를 가슴속에 품으며 그러한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동유럽 사회주의가 몰락하기 시작하더니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도 종말을 고했다. 자본주의의 맹주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군림했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이라는 책을 쓰면서 최후의 승자는 자본주의의 승리라고 단언했다. 

  어쩌면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충실한 자본주의가 승리한 것은 당연한 일일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알아야했다. 1997년 IMF 금융위기를 겪으며 한국사회의 물질만능주의는 극에 달했다. 자본주의의 속성을 모른다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배운 '정치 경제' 과목의 얇팍한 지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경제학 서적을 골랐다. '경제학 콘서트'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경제학자가 팀 하포드는 현실을 단순 명쾌하게 경제학의 시각으로 설명한다. 그러다보니 현실을 너무도 단순화 시켰다는 인상을 주기도한다.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비싼 이유를 팀 하포드는 매장의 위치 때문이라 말한다. 


  "스타벅스가 카푸치노 한잔에 그토록 큰 마진을 붙여 팔 수 있는 것은 커피나 직원들의 질이 아니라 오로지 매장의 위치 때문이다."-18쪽


  스타벅스가 큰 마진을 붙여 팔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매장의 위치 때문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일까?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스타벅스'라는 이름값을 무시할 수 없다. 그밖에 다양한 이유가 스타벅스가 파는 한잔의 커피 값을 올렸을 것이다. 단순한 설명이 주는 명쾌함 뒤에는 그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나의 찝찝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현실을 경제적 시각으로만 보기에 명쾌하지 못한 설명이 있는 반면, 경제학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명쾌하게 설명되는 문제도 있다. 한때 진보적 시각을 가졌던 유럽인들이 최근 선거에서 극우의 입장을 지지하는 모습으로 돌아섰다. 역사는 진보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극우로의 회귀는 너무도 당황스러운 일이다. 팀 하포드는 노동계층의 이민반대 주장을 인종 차별이라 비난하기 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한 것이다."(-46쪽)라고 말한다. 

  인간은 약한 존재이다. 이상을 믿고 현실을 헤쳐나가는 존재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상을 꺽는다. 이상만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들을 변절자라고 비난할 것이다. 그리고 편견과 불신을 싹틔운다. 먹고사는 것이 절대로 중요한 일반 대중에게 이민자를 따뜻하게 맞아주자고, 당신의 일자리를 나눠주자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게 들릴까? 현실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상은 실현될 수 없다. 오혀려 불신과 대립만이 가속화될 뿐이다. 우린, 현실을 개혁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있는가?

  팀 하포드는 지금 우리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설명을 한다. 현재 의사들이 파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며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팀 하포드는 어떠한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조지 버나드쇼가 전문직 종사자들은 '일반인들을 상대로한 음모단'이라고 칭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44쪽


  이 말을 해주지 않았을까? 현재 의대 정원을 둘러싼 대 혼란은 의사들이 자신의 특권을 지키기 위한 '가상의 그린밸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아닐까? 문재인 정권시기 의대정원을 늘리고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방 사람들을 위한 의료 정책을 추진하려했던 것을 의사들과 의대생의 반발로 접어야했다. 이제는 2천명 의대 정원 확대 라는 정부의 정책에 의사들이 당황해하고 있다. 나에게는 그들에게서 '가상의 그린밸트'를 버리기 싫은 처절한 투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슬픈 우리의 현실이다. 


  2006년 출판된 '경제학 콘서트'를 팀 하포드가 다시 쓴다면 반드시 수정해야할 부분이 있다. 팀 하포드는 어떤 기업도 완벽하게 효율적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고객 정보를 완벽하게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고객 정보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중국은 축구장 안에 있는 지명수배범을 단5분만에 안면인식기술로 찾아내지 않았던가! 팀 하포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기술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 기술이 현실화 된다면 그날은 소비자에게 행복한 날일까? 인류에게 불행한 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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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헌터 - 어느 인류학자의 한국전쟁 유골 추적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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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헌터'!! 참 매력적인 제목이다. 학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박선주 교수는 뼈를 찾아 다니고 뼈와 대화하며 진실을 밝히려했다. 그의 뼈사냥은 구석기 시대부터 현대 세월호 까지 시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또한 우로는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서 부터 좌로는 6.25 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터 발굴에 이르기까지 좌와 우를 넘나든다. 그가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을 했다는 사실을 보며 혹시 우익인사는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가 민간인 학살터를 발굴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며, 학문적 탐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좌우익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다보니, 모든 사람들을 좌와 우로 나누어 살펴보려는 얄팍한 생각에 젖어 있었다. 

  한국 체질인류학 분야에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박선주 교수이다. 뼈르보며 동물뼈인지 사람뼈인지도 구분 못하던 우리 학계의 현실에서 미국 유학을 통해서 쌓은 체질인류학에 대한 그의 지식은 우리 인류학 발전 뿐만 아니라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도 사용되었다. 이책을 읽으며 놀랐다. 아산 출신의 친구를 만나면서도 그 친구가 살았던 아산지역에 6.25 전쟁을 전후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천안 아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도 빠르게 발전하는 아산의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도 그곳에 서려있는 고통의 역사를 물랐다. 

  이는 아산뿐만이 아니다. 대전 골령골을 비롯해서, 대전 교도소에서도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 시에서 만든 상소동 수영장을 가족과 가면서도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학살터가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역사는 기억하는자의 것이고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했던가! 망각속에 잊혀진 역사는 반복될 우려가 크다. 아직도 극우 파쇼적 발언을 하는 정치인들과 유튜버를 보면서 민간인 학살은 사라진 역사가 아니라, 언제나 다시 반복될 수 있는 역사임을 깨닫는다. 

  76세를 넘긴 박선주 교수는 이제 대학에서 정년퇴직했다. 그 나이라면 후학들에게 모든 일을 넘기고 편히 쉬어도 되지만, 그는 더 진실을 밝히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이상 발굴에 참여할 수 없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발굴단의 중요 직책은 문화재 관련 학과 출신이어야한다는 조항이 그와 그의 친구들이 더 이상 발굴 작업에 참여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만든 법이 진실을 밝려는 이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 부분은 법의 개정을 통해서 반드시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박선주 교수는 본 헌터로 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어한다. 그가 진실을 마주하는 본 헌터로 계속 남길 우리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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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헌터 - 어느 인류학자의 한국전쟁 유골 추적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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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학살이 자행되었다. 여기에 동원된 트럭은60대가 넘으며 한 트럭에 50명 이상의 죄수들을 실어 날랐다. 따라서3일간 처형된 죄수는 적어도 3000명 이상으로 여겨진다. (중략) 16일밤에 인민군은 금강 전선을 돌파하고 대전 북쪽 20킬로미터까지 진출했다. 17일 새벽에 지프차들이 도착하고 이어 트럭들이 계곡으로 들어
-데일리 워커 - P281

왔다. 이때에도 트럭에는 100명 이상의 죄수들이 앞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인민군대가 들어오기 전까지 별로 남은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37대의 트럭에 3700명의 애국시민들이 실려 있었으며 학살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진행되었다.
-데일리 워커, 대전 골령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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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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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우 작가는 비싼 카메라만을 사용한다. 돈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독립운동가를 만나러 가는 현장에 싸구려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었서일까? 모두 틀렀다. 싸고 기능도 좋은 일제 카메라를 독립운동가 묘소에 들이밀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범기업 미쓰비시 카메라를 어찌 독립운동의 고귀한 현장을 담는데 들이밀 수 있겠는가? 국가가 돈을 대주는 것도 아닌데, 집까지 팔아가며 예술가로서, 독립운동 현장을 기록하는 역사가로서, 독립운동의 현장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작가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독립운동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래서 그가 펴낸 '뭉우리돌' 스리즈는 깊은 감동이 묻어난다. 

  김동우! 그는 역사에만 관심이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이 책 곳곳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말들을 잘 녹여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었다. 그중에서 '윤슬'과 '지박령'이라는 단어가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아름다운 순 우리말이다. 그리고 지박령령은 땅 지(地)+ 묶을 박(縛)+혼령 령(霊)으로 이루어진 한자어로 땅에 얽매여 있는 영혼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은 조국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 자신을 한탄하며 유언을 남겼다. 


  "나는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 유고는 모두 불태우고 그 재마져 바다에 뿌린 후에 제사도 지내지 말라."-251쪽


 조국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운 그는 편히 잠들어도 되리만, 그는 자신에게 그것 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동우 작가는 자신에게 묻는다.


  "이상설은 지금쯤 고향에 갔을까. 아니면 지박령이 되어 강가를 맴돌고 있을까."-253쪽


  1917년 3월 2일 이국땅 우스리스크에서 순국한 이상설은 조국이 광복되기 전까지 지박령이 되어 구천을 맴돌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조국 광복이 이뤄졌으니 편히 천국으로 가셔되 되지 안을까? 혹시 분단된 현실을 분개하며 천국으로 가시는 것을 통일의 그날까지 미뤄두었을 수도 있겠다.

  "단지는 단지가 아니다."(86쪽) 이라는 문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가? 김동우 작가는 효보다 독립을 더 중요시하는 당시 상황에서 독립운동가분들이 보인 결기라고 말한다. 13도 창의군 총대장 이인영이 서울 진공 작전을 앞두고 아버지의 3년 상을 치루기 위해서 집으로 갔던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독립을 효보다 앞세우는 것이 당시로서는 얼마나 큰 결기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김동우 작가의 설명을 읽고 그가 찍은 단지 동맹 기념비를 바라보니 기념비가 자못 웅장하면서도 비장해 보이다. 

  작가 김동우는 독립운동현장과 독립운동가 후손을 카메라에 담는 뭉우리돌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 현장을 사진 기록으로 남기고 아름다운 우리글로 우리의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더욱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건들의 깊은 의미를 곱씹게 한다. 김동우 작가를 응원하며 그의 뭉우리돌 다음 프로젝트를 따라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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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 70여 년 동안 이어진 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왜 끝나지 않는가
김재명 지음 / 미지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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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환상이 있다. '2천년 동안 나라 없는 백성으로 핍박을 받았으나,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드디어 신께서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돌아와 이스라엘을 재건했다!!' 소년 시절, 탈무드를 읽으며 이스라엘인들을 응원했다. "땅 없는 민족에게 주인 없는 땅을"이라는 테오도르 헤르츨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그 땅에는 주인이 있었다. 성경을 보더라도 출애굽한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왔을 때, 불렛셋이라는 팔레스타인 선주민이 있었다. 2천년 후, 유대인들이 다시 팔레스타인에 왔을 때에도 그 땅에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있었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땅의 주인을 몰아내고 학살했다. 그러면서 성서에 기록된 약속의 땅이라는 점을 근거로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인종 청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인 저널리스트의 눈으로 바라본 팔레스타인의 진실을 담은 책이다. 


1. 악마와 싸운 그들이 악마가 되었다!!

  니체는 '선악을 넘어서'라는 저서에서 "악마와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중 스스로도 악마가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악마의 심연을 들여다봤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볼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히틀러라는 악마와 싸운 유대인들은 히틀러와 싸우며 그의 심연을 들여다보았다. 히틀러도 유대인의 심연을 들여다 보았다. 결국, 유대인들은 히틀러를 닮아가지는 않았을까? 이 책에서 이 물움에 대답을 찾아보자.

  1948년 5월 14일 나크바라는 대재앙이 시작되었다.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이르군, 하가나 같은 이스라엘 민병대가 팔레스타인을 학살했다. 그들을 패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피난을 떠나야했다. 그들의 손에는 다시 돌아오기 위한 열쇠와 집문서가 들려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중동전쟁에서 아랍국가들은 패배했고 이스라엘은 승리했다. 아랍국가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길 수 없는 팔레스타인인들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를 만들어 독립전쟁을 했다. 마치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만주와 연해주에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고 수시로 강을 건너 국내 진공 작전을 수행한 것과 비슷한 활동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도 전개했다. 

  그런데, 1982년 9월,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공격했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믿고 철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사브라, 사틸라 난민촌을 에워싸고 기독교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학살할 수 있도록 아리엘 샤론의 명령에 따라 밤새도록 조명탄을 쏘았다. 마치 청산리 대첩에서 패배한 일본군이 그 분풀이로 간도의 조선인 동포를 학살한 간도참변 처럼 말이다. 전시라 할지라도 민간인을 학살하는 것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며 전쟁 범죄이다. 그런데, 아리엘 사론은 "나를 괴물이나 학살자로 불러도 좋습니다. 이스라엘을 유대인 나치 국가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죽은 성자보다는 그게 낫습니다."(121쪽)라고 말했다. 그렇다. 아리엘 샤론의 말처럼 그들은 유대인 나치국가가되어 히틀러가 유대인에게 했었던 만행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하고 있었다. 악마와 싸우며 악마가 되어 약자를 지옥으로 내몰고 있는 그들의 섬뜩한 모습에 히틀러는 지옥에서 미소를 지을 것이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하면서 식민지배를 한다. 이에 대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제1차 인티파다 시기에 그들이 가진 것은 돌밖에 없었다. 일제의 무단 통치에 대항해서 우리가 3.1 운동을 했듯이, 그들은 인티파다를 전개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아리엘 샤론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유대인 불법 정착촌을 철수시킨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필요시마다 가자지구를 F16 전투기로 폭격했다. 

  2009년 저자 김재명은 가지구를 방문했다. 그 때 팔레스타인 주민은 "우리가 하마스를 지지했다 하더라도 총을 들고 싸운 전투원이 아닌데, 왜 마구잡이로 폭격해 집을 부수고 사람 목숨을 빼앗아 가느냐? 우리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76쪽)며 울분을 토했다. 탁트인 시야를 확보하겠다며 불도저로 올리브 농장을 밀어붙이고, 응급차의 마을 진입을 막고, 부모의 주검 옆에서 굶주리는 아이 4명을 나흘이나 내버려둔 이스라엘군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은 존재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는 인간이 아니라 제거해야할 블렛셋인들로 보였던 것인가?

  이스라엘군의 정신상태를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이스라엘 군인이 단체로 티셔츠를 맞추었다. 그런데 그 티셔처에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팔레스타인 임산부 배에 총으로 조준을 을 해 놓고는 "1 shot 2 kills"라 적어 놓은 것이다. 1발로 2명을 죽인다는 섬뜩한 글귀를 적은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입고 sns에 자랑하며 올린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인간이기를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이러한 사실을 유엔도 알고 있다. 2009년 3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 라디카 쿠마라와미는 제10차 유엔 인권 이사회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지지구 침공 당시 11세의 팔레스타인 소년을 '인간방패'로 활용하는등 많은 인권 유린을 저질렀다."(101쪽)는 내용의 43쪽 보고서를 제출했다. 임산부와 배속의 태아에게도 총을 조준하며 "1 shot 2 kills"을 외쳤을 그들에게 팔레스타인 소년들은 인간 방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분노에도 거칠 것이 없다. "UN 마크가 뚜렷이 달려 있는데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 소속 직원의 차량이 부서졌고, 난민촌은 파괴되고, 점령지역 민간인은 강제로 이동당했다. 이는 제네바 조약 규정 위반이며 명백한 전쟁범죄이다.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를 저질러도 그들에게는 미국이 있다. UN에서 미국은 거부권이라는 무기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눈감아 주었다.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이스라엘 로비와 미국의 외교정책'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국익보다 이스라엘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외교를 지적했다. 유대인은 유대인 로비단체를 이용해서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을 움직이고 있다. 어쩌면 반유대 정서를 확산시키는 일등 공신은 이스라엘일지도 모른다. 


2.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인가?

  이슬람 지식인은 저자 김재명에게 "이스라엘은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로부터 '내 민족만 잘났다고 타민족을 압살해선 안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배우기는 커녕, 나치의 악랄한 수법을 그대로 배워 중동땅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211쪽)고 토로했다. 히틀러의 수제자가 이스라엘이라는 그의 지적에 의문이 들었다. 과연 구약에 의해서 모든 것을 약속 받았으며, 고통이 끝나고 약속의 땅으로 그들이 귀환하여 이스라엘을 건국했다는 그들의 신화는 진실일까?

  저자 김재명은 아서 쾨스틀러의 '열세번째 지파'라는 책을 인용해서 이스라엘의 신화를 걷어낸다. 현대 유대인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아쉬케나짐 유대인은 740년 무렵 카자르 왕국의 불란왕이 유대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탄생했다. 아쉬케나짐 유대인은 독일 히틀러에 의해서 희생당했다. 아쉬케나짐 유대인은 로마에 의해서 나라를 잃고 2천년 동안 디아스포라의 고통을 겪은 유대인이 아니었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고, 기억하는 자의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신화를 기억하고 기록했다. 그리고 그것을 근거로 팔레스타인인을 박해하고 학살하고 있다. 

  그뿐아니다. 유대인은 동유럽에 분포한 아슈케나짐, 스페인을 중심으로 분포한 세파르딤, 이슬람인들과 조화롭게 지낸 미즈라힘으로 나뉜다. 그런데, 이스라엘인들은 미즈라힘의 역사를 지워버렸다. 박노자 교수의 '하얀 가면의 제국'이라는 책에 의하면, 이스라엘인들은 로마에 의해서 디아스포라의 고통, 히틀러에 의한 홀로코스트의 고통을 거쳐 이스라엘 건국이라는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서 이슬람인들과 이웃하며 조화롭게 살았던 미즈라힘을 역사에서 지워버렸다고한다. 조화롭게 더불어 살았던 역사를 버리고 박해받았던 고통의 역사를 모든 유대인의 기억으로 만들었다. 그러니 피의 복수가 벌어질 수밖에.....

  이러한 이스라엘의 박해의 기억은 이스라엘을 제대로된 민주국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시민권을 갖은 21%는 아랍인이다. 그들은 병역을 면제 당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기 어렵다. 취업해도 똑같은 일을 하는 유대인 입사 동기와 임금 및 승진에 차별을 받는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주류 사회에 편입하지 못하고 2등 시민 취급을 받는다. 또한 유대인 사회 내에서도 피부색에 따라서 차별이 존재한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1등 시민 유대인과, 2등 시민 아랍인, 그리고 죽여도 비난받지 않는 호모사케르보다 못한 팔레스타인인으로 구성된 비민주적인 국가이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의 의해서 강제 점령당하고 있다. 곳곳에 검문소가 있고, 서안지구 내에 분리장벽이 존재한다. 땅의 주인이 자신의 땅에서 죄수 취급을 당하고 있다. 불법 정착촌 사람들이 달리는 차에 돌을 던져 팔레스타인인을 위험을 빠뜨리고, 이스라엘군이 난민촌에 총을 쏘아 댄다. 팔레스타인인이 저항하면 그들을 테러리스트라며 감금한다. 랄프 쇤만은 '시오니즘의 숨은 역사'라는 책에서 일제 강점기 일본인 순사가 독립운동가에게 했던 '성폭행과 전기고문'을 비롯한 악랄한 고문을 소개했다.(169쪽) 열악한 감옥에 인권을 유린하면서 감금당하는 팔레스타인이들에게서 우리 독립운동가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국가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만행이 이스라엘에서는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 

  저자 김재명은 이스라엘을 민주국가라기 보다는 "군사 파시스트에 가깝다."라고 단언한다. 그 근거로 "이스라엘은 21세기에 식민지를 두고 있는 유일한 국가"(331쪽)임을 지적한다.김재명의 날카로운 지적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스라엘은 아테나 보다는 스파르타에 가까운 나라이다. 스파르타도 그들 내에서는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했다. 그리고 소수의 스파르타인이 반자유민인 페리오코이와 예속농민인 헬일로타이를 지배했다. 그리고 반란의 기미가 있는 건장한 청년들을 주기적으로 살해했다. 이는 이스라엘을 '군사 파시스트에 가깝다'고 지적한 김재명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이후 지금까지 '국가 비상 사태'아래 있지 않은가!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년 동안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최소 1만 2600명이고 이스라엘 희생자는 1700명 가량이다. 사망자 비율로 따지면 유대인(이스라엘) 1명당 아랍인(팔레스타인) 7.4명 꼴이다."(33쪽) 이러한 사상자 비율은 일제의 의병 학살에 맞먹는 교환비율이다. 이는 전쟁이 아닌 학살이라고 볼 수 있다. 2024년 현재에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구호물품을 전달하기 위한 유엔 차량을 폭격하고 난민촌을 폭격하고 있다. 전기가 끊겨 인큐베이터에 있던 아이들이 침대에 눞혀져야만 했다. 2014년 프란시스코 교황이 세월호 가족을 만났을 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15쪽)이라는 말을 했다. 저자 김재명은 기계적 중립을 거부한다. 악과 선 사이에서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한 중립이 정의가 될 수 없다. 일제에 대항한 우리의 의병투쟁과 항일 무장투쟁의 역사가 오버랩되기에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감정이입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우슈비츠의 피해자였기에 가해자가 되어 버린 그들은 용서 받는 것인가? 히틀러의 뒤에 서서 팔레스타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동을 이제는 그만두어야한다. 그들이 인간적 양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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