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헌터 - 어느 인류학자의 한국전쟁 유골 추적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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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헌터'!! 참 매력적인 제목이다. 학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박선주 교수는 뼈를 찾아 다니고 뼈와 대화하며 진실을 밝히려했다. 그의 뼈사냥은 구석기 시대부터 현대 세월호 까지 시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또한 우로는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서 부터 좌로는 6.25 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터 발굴에 이르기까지 좌와 우를 넘나든다. 그가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을 했다는 사실을 보며 혹시 우익인사는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가 민간인 학살터를 발굴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며, 학문적 탐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좌우익의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다보니, 모든 사람들을 좌와 우로 나누어 살펴보려는 얄팍한 생각에 젖어 있었다. 

  한국 체질인류학 분야에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박선주 교수이다. 뼈르보며 동물뼈인지 사람뼈인지도 구분 못하던 우리 학계의 현실에서 미국 유학을 통해서 쌓은 체질인류학에 대한 그의 지식은 우리 인류학 발전 뿐만 아니라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도 사용되었다. 이책을 읽으며 놀랐다. 아산 출신의 친구를 만나면서도 그 친구가 살았던 아산지역에 6.25 전쟁을 전후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천안 아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면서도 빠르게 발전하는 아산의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도 그곳에 서려있는 고통의 역사를 물랐다. 

  이는 아산뿐만이 아니다. 대전 골령골을 비롯해서, 대전 교도소에서도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 시에서 만든 상소동 수영장을 가족과 가면서도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학살터가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역사는 기억하는자의 것이고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했던가! 망각속에 잊혀진 역사는 반복될 우려가 크다. 아직도 극우 파쇼적 발언을 하는 정치인들과 유튜버를 보면서 민간인 학살은 사라진 역사가 아니라, 언제나 다시 반복될 수 있는 역사임을 깨닫는다. 

  76세를 넘긴 박선주 교수는 이제 대학에서 정년퇴직했다. 그 나이라면 후학들에게 모든 일을 넘기고 편히 쉬어도 되지만, 그는 더 진실을 밝히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이상 발굴에 참여할 수 없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발굴단의 중요 직책은 문화재 관련 학과 출신이어야한다는 조항이 그와 그의 친구들이 더 이상 발굴 작업에 참여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만든 법이 진실을 밝려는 이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 부분은 법의 개정을 통해서 반드시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박선주 교수는 본 헌터로 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어한다. 그가 진실을 마주하는 본 헌터로 계속 남길 우리도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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