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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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우 작가는 비싼 카메라만을 사용한다. 돈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독립운동가를 만나러 가는 현장에 싸구려 카메라를 들이댈 수 없었서일까? 모두 틀렀다. 싸고 기능도 좋은 일제 카메라를 독립운동가 묘소에 들이밀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범기업 미쓰비시 카메라를 어찌 독립운동의 고귀한 현장을 담는데 들이밀 수 있겠는가? 국가가 돈을 대주는 것도 아닌데, 집까지 팔아가며 예술가로서, 독립운동 현장을 기록하는 역사가로서, 독립운동의 현장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작가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도 독립운동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래서 그가 펴낸 '뭉우리돌' 스리즈는 깊은 감동이 묻어난다. 

  김동우! 그는 역사에만 관심이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이 책 곳곳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말들을 잘 녹여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었다. 그중에서 '윤슬'과 '지박령'이라는 단어가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아름다운 순 우리말이다. 그리고 지박령령은 땅 지(地)+ 묶을 박(縛)+혼령 령(霊)으로 이루어진 한자어로 땅에 얽매여 있는 영혼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은 조국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 자신을 한탄하며 유언을 남겼다. 


  "나는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 유고는 모두 불태우고 그 재마져 바다에 뿌린 후에 제사도 지내지 말라."-251쪽


 조국 독립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운 그는 편히 잠들어도 되리만, 그는 자신에게 그것 조차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동우 작가는 자신에게 묻는다.


  "이상설은 지금쯤 고향에 갔을까. 아니면 지박령이 되어 강가를 맴돌고 있을까."-253쪽


  1917년 3월 2일 이국땅 우스리스크에서 순국한 이상설은 조국이 광복되기 전까지 지박령이 되어 구천을 맴돌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조국 광복이 이뤄졌으니 편히 천국으로 가셔되 되지 안을까? 혹시 분단된 현실을 분개하며 천국으로 가시는 것을 통일의 그날까지 미뤄두었을 수도 있겠다.

  "단지는 단지가 아니다."(86쪽) 이라는 문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가? 김동우 작가는 효보다 독립을 더 중요시하는 당시 상황에서 독립운동가분들이 보인 결기라고 말한다. 13도 창의군 총대장 이인영이 서울 진공 작전을 앞두고 아버지의 3년 상을 치루기 위해서 집으로 갔던 사실을 떠올려 본다면 독립을 효보다 앞세우는 것이 당시로서는 얼마나 큰 결기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김동우 작가의 설명을 읽고 그가 찍은 단지 동맹 기념비를 바라보니 기념비가 자못 웅장하면서도 비장해 보이다. 

  작가 김동우는 독립운동현장과 독립운동가 후손을 카메라에 담는 뭉우리돌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 현장을 사진 기록으로 남기고 아름다운 우리글로 우리의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더욱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건들의 깊은 의미를 곱씹게 한다. 김동우 작가를 응원하며 그의 뭉우리돌 다음 프로젝트를 따라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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