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불온열전 - 미친 생각이 뱃속에서 나온다
정병욱 지음 / 역사비평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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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온열전' 제목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그 제목을 보고 독립운동을 소재로 삼은 책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식민지를 살았던 용기있는 소시민들의 고뇌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경성유학생 강상규, 자소작농 김영배, 신설리패, 학생 김창환 이들에 대한 짧고도 심도있는 해부가 서술되어있다. 일제강점기를 배우면서 과연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조선인들은 이 시기에 어떠한 생각을 했으며, 일제의 식민지배는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의문에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다.

 

1. 강상규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다.

  강상규는 독립운동을 열망한 모범생이다. 그리고 시골에서 경성으로 유학온 엘리트다. 남들이 보면 너무도 모범적인 학생이 '불온'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외부에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책들을 읽으며 '독립'의 꿈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구체적인 독립운동의 계획까지 세웠다.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나와 비슷했다. 가난한 시골농가에서 자란 나도, 정의가 살아 숨쉬는 세상을 꿈꾸었다. 물론 강상규 처럼 구체적인 준비를 하진 못했다. 나의 머럿속에 몽상으로 끝났다. 이것이 그와 나와의 차이점일 것이다. 식민지 농촌의 고달푼 삶을 보아오면서 식민지의 모순을 목도하고 이를 변혁하려는 강상규! 그러나 그의 이러한 노력도 일제에 의해서 발각되면서 끝이난다. 그리고 그의 꿈은 광복으로 실현되었으나, 그는 해방공간의 혼동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49년 이후 그와 관련된 흔적은 사라진다. 보도연맹에 연루되어 학살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2. 마을로간 일제강점기

  자소작농 김영배는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멋쟁이이다. 그리고 재담꾼이다. 그러한 그가 투서에 의해서 시국사범으로 몰렸다. 불온한 사람으로 찍힌 김영배! 그가 갑자기 항일 투사로 변하게 된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불평조차도 용서되지 않던 시기이기에 한장의 투서가 졸지에 그를 항일 투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마을의 권력관계 속에서 그는 저항했고 이를 불쾌하게 생각했던 마을의 기존 권력자가 투서를 던진 것으로 추측된다. 단순한 이념으로 한시대를 설명하려는 너무도 쉬운 방법을 벗어던지고, 당시 사람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과연 그러했는가를 따져보는 연구가 돋보였다. 그리고 광복이 되었다. 김영배는 어떠했을까? 그도 좌익활동을 하다가 흔적없이 사라졌다.

 

3. 만보산 사건을 새롭게 해석하다.

  만보산 사건과 그로 인해서 발생한 한중간의 갈등을 기존에는 일제의 조직적인 민족 이간책으로 보았다. 한홍구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왜곡된 민족주의가 사건을 키웠다고 보았다. 그런데 정병욱은 왕십리와 신설리를 중심으로 중국인 쿨리와 조선인 소작농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이 사건을 보았다. 중국인 쿨리와 조선인 소작농은 일제 강점기라는 식민지 모순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었다. 상위 1%의 갑들이 99%의 을을 통제하는 방법은 을끼리 단결하지 못하고 대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인 쿨리와 조선인 소작농들의 대립은 일제의 식민지배의 소산이었고 결국 만보산 사건이 불에 기름을 부은 효과를 만들었다. 이 불행한 사건은 일제 식민지배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준다.

 

4. 김창환, 낙서로 치안유지법에 걸려들다.

  꿈많은 어린시절! 낙서를 하고 허풍도 떨 수 있는 시기에 그들은 일본인 교장에 대한 저항을 담아 낙서를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그의 선생님 홍순창과 그의 친구들을 고생을 해야했다. 낙서 조차도 허용이 되지 않는 엄혹한 시기가 바로 이시기였다. 인간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노예로, 짐승으로 살도록 강요받던 시기였다. 비이성적인 파시즘의 시대를 보노라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씀쓸한 신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리고 광복이 되었다. 김창환도 반공자치대원으로 활동하다가 빨치산대에 의해서 학살되었다.

 

  광복이라는 현실은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일제 강점기라는 엄혹한 시기를 살아온 사람들은 희망찬 미래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광복이후 얼마 살지 못하고 이념의 구렁텅이에서 죽음을 당해야했다. 어떤이는 좌익활동을 하다가, 어떤이는 반공활동을 하다가 죽었다. 부르스 커밍스가 6.25를 일제강점기에 끓어오른 압력 솥이 폭발한 사건으로 보았듯이, 일제강점기에 쌓인 모순은 결국 6.25로 폭발하여 암흑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나는 상념에 잠긴다. 이러한 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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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평전
김희곤 지음 / 푸른역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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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육사!! 남성적인 항일시를 쓴 사나이!

윤동주와 함께  우리에게 아름다운 항일시를 남겨준 시인이다. 고등학교시절 그의 시를 감상하며 감명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이육사의 삶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가 노래한 시 몇편과 조선혁명정치간부학교를 다녔다는 단편적인 일화뿐이었다. 윤동주 평전을 읽고 이육사 평전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삶에 대해서 정확한 사실들을 알고 싶어 역사학자 김희곤이 쓴 '이육사 평전'을 빼들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기대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이육사에 대한 다양한 일화와 생생한 증언들로 채워져있기를 기대했지만, 이 책은 이육사의 삶에 대한 수 많은 의문점들을 과제로 알려주었을 뿐이다. 한편으로는 민족시인의 삶이 이렇게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도 비극적이기도 했다. 친일파가 권력을 잡고 친일 시인이 광보후에도 활개치며 거리를 활보하는 세상에서 저항시인의 삶이 제대로 규명되기를 바란 것은 사치였을까? 이육사의 삶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는 것은 우리역사의 비극을 단적으로 알려주는 척도였다.

  강한 남성적인 시를 남긴 이육사는 과묵한 선비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권총 명사수이기도 했다. 조선혁명정치간부학교를 졸업하고 처남 안병천이 일제에 자수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항일전선에서 잠쉬 물러날 수밖에 없었으나, 다시 베이징으로가 항일전선에 가담했다. 모친과 맏형 소상에 참여하러 귀국했다가 일제에 체포되어 베이징주재 일본총영사관 경찰에 구금되어 폐병과 고문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가 베이징에서 한 구체적인 항일투쟁의 전말을 알 수 없어 무척이나 아쉽다. 그의 삶은 바로 규명하는 것은 삐뚫어진 우리역사를 바로잡는 길이고도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육사에 대해서 이정도의 기록과 평전이라도 남아 있어 무척다행이라는 생각이든다. 앞으로 이육사의 남은 시와 밝혀지지 않은 항일 전력들이 쏟아져나오길 기대해본다. 육사가 노래했듯이,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오는 초인! 이육사의 생생한 삶의 기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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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딸, 총을 들다 - 대갓집 마님에서 신여성까지, 일제와 맞서 싸운 24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이야기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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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 다섯 손가락을 꼽고 나면 더이상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러던 차에 '조선의 딸, 총을 들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확인하고 싶었다.

 

1. 다양한 분야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다.

  이 책에 소개된 여성 운동가들의 활동모습은 너무도 다양했다.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활동은 나의 상상 이상이었다. 유관순처럼 옥중에서도 만세를 부른 동풍신, 안중근 처럼 왜놈을 총으로 쏘려했던 남자현, 고문으로 두 눈 먼 '대갓집 안주인'김락, 심지어는 33살 임산부의 몸으로 일제의 품에 폭탄을 안긴 안경신까지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활약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은 너무도 눈부셨다. 여자이기에 남자 보다 빛나는 활약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그녀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활동을 보여주었다.

 

2. 가지수는 많지만, 맛만본 음식.

  이 책의 장점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여 대중에게 알렸다는 점이다. 이것이 이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 책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24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선별하고 이들을 280여 페이지에 담다보니, 한인물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갓집 안주인 김락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김락의 사람냄새가 느껴지지 않았다.김락의 인간적인 풍모, 일화, 글 등을 통해서 그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지만, 가지수는 많지만, 배부르게 먹을 수는 없는 마트의 간식코너를 돌아본 느낌이었다. 이정도의 인물을 한권의 책으로 묶으려면 적어도 400페이지는 되어야 한 인물에 대해서 사람냄새 나는 책이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친일의 역사를 기록하던 정운현 작가가 드디어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정리하였다. 그 결실이 이 책이다. 이 책에서 내가 느낀 아쉬움은 다른 평전들을 통해서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땅의 여성 운동가들의 삶은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보기를 원하는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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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과 젊은 그들의 모험 - 조선 엘리트 파워
안승일 지음 / 연암서가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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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김홍집!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복잡한 생각이 교차한다. 영웅으로 보기에는 모자라고, 소인배로 보기에는 그들이 우리역사에 남긴 족적이 너무도 컸다. 그들을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이들에 대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의 평가는 부정적인 것이 약간 기울여져 있었다. 특히 외세를 끌여들여 개혁을 하려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의도가 아무리 고귀했더라도 절대! 그들을 영웅으로 평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며, 이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다. 그래서 이 책을 빼들었다.

 

김옥균! 그의 묘지명에는 이렇게 씌여있다.

"오호라 비상한 재주를 타고나

비상한 시대를 만났으며

비상한 공적을 이루지 못하고

비상한 죽음을 맞이하였으니..."

 

유길준이 지은 이 비문은 김옥균의 삶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다. 김옥균! 그는 시대가 낳은 천재였다. 그리고 노론 명문가의 아들이다. 그가 원했다면 시대의 안락에 취하여 수구파와 손잡고 세월을 달관하며 편안히 살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젊은 친구들과 혁명을 준비했다. 화려하게 불꽃을 태웠고, 그 불꽃이 3일을 가지 못하자, 일본으로 망명하여 다시한번 찬란한 불꽃을 피워보려 몸부림쳤다. 그러다 한중일 삼국의 모살로 상하이에서 비운에 가게된다.

그가 고종에게 올린 상소문을 읽어보면, 빨리 근대화를 이루지 않는다면 국가의 패망이 있음을 깨우치려는 강렬한 열망이 느껴진다. 그러나 시대를 내다보고, 혁명에 버금가는 대 개혁을 해야하는 시기에 이를 놓치고, 기존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우유부단한 고종은 그의 상소문에 미동도하지 않는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이라는 단서를 붙어 그가 조선 전기, 혹은 중기의 왕이라면 그정도 통치했다면 중간정도는 갔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대에 속박된 존재이다. 시대와 인물을 떨어져 놓고 평가할 수 없다. 고종은 우리 조선의 운명이 누란의 형세인 시기에 조선의 왕이었다. 일본의 메이지와 동갑네기이고, 메이지보다 먼저 왕이되었으나, 메이지의 나라 일본에게 고종은 자신의 나라 대한제국을 빼앗겼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종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면, 김옥균은 어떻게 봐야할까? 그의 치밀하지 못한 거사계획과 갑신정변 실패로 인한 열강의 조선 침략가속화를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갑신정변의 긍정 부정적평가이전에 김옥균을 바라보고 싶다. 그는 노론 명문가의 아들이다.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자신의 재능과 지위를 걸고 조국을 위해서 도박을 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지금의 젊은이들은 과연 김옥균과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열정을 화려하게 불사를 수 있는가? 혹시, 건물주가 되기를 꿈꾸지는 않는가? 아니면 안정된 공무원이 되려고 자신의 재능, 흥미, 적성을 무시고 공부만하지 않는가? 윗사람의 말을 잘듣기만하고, 자신의 주장은 하지 못하는 소위 '착한 학생'이지는 않는가? 철없는 어른이 잘못하면 호되게 그들을 꾸짓을 용기가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의 열정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기득권과 맞서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라고 자신있게 소리칠 수있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떠오른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김옥균은 3일 뿐이지만 자신의 열정을 빨갛게 태워 조국을 데우려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이러한 모습은 김홍집이 비장한 어조로 일본으로 가는 것을 뿌리치며 한 마지막말이 나의 귀에 쟁쟁하게 들린다. "나는 조선의 총리대신이오. 내가 조선인을 위해 죽는 것은 천명일 것이오. 다른 나라 사람의 손에 구출되는 것은 오히려 떳떳치 못한 일이오" 심장을 고동치게하는 이 말을 남기고 고종을 만나러 러시아 공사관으로 향했다가 경무청 안환에게 체포되어 참형을 당하고 성난 민중들에 의해서 그의 시체는 갈기갈기 찢긴다.

  일제의 강요이지만 이를 통해서라도 근대화를 이루어 자주독립군가를 지킬 수 있다면 치욕을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한 유길준과 그는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개혁을 추진해서 하루빨리 근대국가를 건설해야하는 시기에 나이 많은 수구파와 우유부단한 고종을 달래며 개혁을 추진하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개화파!! 헬조선을 외치며 한국을 떠나겠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당신은 이들 개화파 처럼 대한민국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개혁하려하지 않고 왜? 떠나려하는가? 당신은 연탄재만도 못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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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
이시카와 이쓰코 지음, 손지연 옮김 / 삼천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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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무도 쉬워서 너무도 읽기 어려운 책!

이렇게 얇은 책을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읽기는 처음이다. 책의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책의 내용은 너무도 쉬웠고 작가는 너무도 친절하게 역사의 진실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을 빨리 읽기가 어렵게 만들었다. 일본군들이 조선인 소녀들에게한 못쓸 짓들을 쉬운 글로 이뤄진 책을 읽다보니, 나의 머릿속에 너무도 그 당시의 참상이 그려졌다. 그리고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소녀들이 당해야했던 고통을 내가 느낀 것과 같은 느낌과 기분!!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몇 페이지를 읽다고 책을 덮고는 산책을 했다. 머릿속을 정리하며, 인간 보편의 인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2. 인간의 인권은 무엇인가?

남자인 내가 읽기에도 고통스러운데 여성이 이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동안 계속했다. 남자인 나는 한여인의 몸을 빌어 세상에 태어났고, 한여자와 행복한 가정을 이뤘으며, 자녀들 두었다. 인류의 절반은 여성이고, 인류는 여성의 몸을 빌어서 세상의 빛을 본다. 여성의 인권은 여성만의 인권이 아니다. 인류의 인권인 것이다. 여성을 아기를 낳는, 천황의 적자를 낳는 도구로 생각하는 일본제국주의자들의 눈에는 조선의 소녀들은 몸을 망가뜨려 조선인을 멸종시켜야할 존재로 인식했고, 그것이 '일본군 위안부' 즉 성노예를 만들었다. 일제는 조선인 소녀들의 인권을 군화발로 짖밟고, 나아가 일본인 여성의 인권마져도 인정하지 않는다. 오직 일본 천황을 위한 남자들만을 위한 세상을 꿈꾸는 존재들로 보인다. 마친 여왕벌(일왕)을 위해서 일을하는 일개미들(일본 남성)로 보인다. 그들은 여성의 인권을 부정한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일본인 남성의 존재도 부정하는 것이다. 그들도 한여성의 몸을 빌어 세상에 태어났기에... 일왕만을 위한 유일한 세상을 꿈꾸는 극단적인 일본의 파쇼체제는 광기의 극단에 치달았고, 그것은 조선인 소녀들을 망가뜨리고 더 나아가 '대동아 공영권'을 만들려는 그들의 꿈에 따라, 필리핀 여성, 대만여성, 더 나아가 네덜란든 여성까지도 성노예로 만들었다. 나와 내주변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나와 멀리 떨어진 존재들의 인권도 짓밟게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3. 왜곡된 해결로 가려는 세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뤄진 타결은 너무도 안타까운 결말을 향해서 역사를 이끌고 가고 있다. 반성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 친일의 역사를 단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일부 지도층들은 친일에 대해서 별다른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피해자분들의 고통을 공감하며 그들이 만족해하는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상처뿐인 타결을 만들어냈다. 이것으로 사건을 끝나지 않았다. 또다시 역사의 아픈 상처를 만들어 놓았을 뿐이다. 친일에 별다른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의 일부 지도층들에게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당신들은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으라고 강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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