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 정의를 위한 처절한 2인의 전쟁 국민 90%가 모르는 이야기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이동형!! 팟캐스트 '이이제이', '문희정의 라이벌'에서 막말을 해대며 즐거운 한국사 여행을 안내했던 작가! 그 작가의 책을 만나고 싶었다. 이동형의 대표작이라면 '김대중 VS 김영삼'이 아닐까? '이이제이'를 들을 때마다 광고가 많이 나와서 한번 읽어 보고 싶어하던 책이다. 이동형이 바라본 한국현대사는 한홍구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현대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가? 책속을 들어가보자.

 

1. 따라잡기 힘든 인터넷 필법

  한홍구 교수의 '유신'이라는 책을 읽다가, '마봉춘'이라는 단어를 보고 이것이 무슨 뜻인지 인터넷에서 찾았던 기억이 난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MBC를 '마봉춘'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을 한홍구 교수가 '유신'이라는 책에 사용한 것임을 알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이동형은 'ㅎ ㄷ ㄷ', '멍미'라는 표현을 비롯한 인터넷 용어를 무차별하게 사용한다. '멍미'는 '머니?'라는 뜻인 것으로 해석되는데, 'ㅎㄷㄷ'는 무슨 뜻인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뿐이 아니다. 잦은 괄호의 사용은 읽는 흐름을 끊어버린다. 보통 글쓰기 책에는 괄호나 주는 되도록 줄이도록 당부한다. 그런데 이동형 작가의 책에는 괄호가 난무한다. "(구린 냄새가 나는데?)"라는 표현의 경우, 문장에 녹여서 충분히 쓸 수 있는 글을 굳이 괄호를 써서 표현한 이유를 모르겠다.

  비문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한예로 "유신을 만들고"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확한 표현은 "유신헌법을 만들고"라고 적어야한다.

  이동형의 인터넷 필법에 적응을 하지 못했던 책읽기 초반부에는 무척이나 거슬리는 표현들이 많았다. 팟캐스트에서 하던 표현들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 놓은 듯했고, 이것은 정제된 표현들을 읽어오던 나로서는 무척이나 어색하면서도 불편한 표현들이다.

 

2.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오류들

  이동형 작가의 글에는 심심치 오류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몇가지 예만 들어보자. 첫째, 장덕수는 독립운동가일까? 이동형 작가는 21쪽에서 장덕수를 독립운동가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연 장덕수가 독립운동가 일까? 그가 여운형을 도와 독립운동을 독립운동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초반에 독립운동을 하다가 친일파로 변절한 사람을 우리는 독립운동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을 '변절자'라고 부른다. 보통의 변절자들이 그렇듯이, 장덕수도 30년대 부터 친일을 하기 시작한다. 시국대응전선사상보국연맹(時局對應全鮮思想報國聯盟)의 간부가 되었으며, 1939년에는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에 가입했다. 1941년에는 일제 침략전쟁의 협력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의 발기인과 이사, 1945년에는 국민의용대 조선총사령부 지도위원으로 선임되어 활동했다. 이런 친일행위를 한자를 그의 초반부 삶만 뚝떼어서 독립운동가라는 표현을 써도 될까?

  둘째, 장준하는 2000킬로미터의 길을 혈혈단신 걸어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찾아갔을까? 아니다. 장준하선생의 회고록 '돌배개'를 보면 약5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임시정부를 찾아간다. 그 동지들 중에는 김준엽도 있었다. 장준하 선생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다가 벌어진 표현상의 오류로 보기에는 세밀함이 낮아보인다는 인상을 준다. 한가지더 지적하자, 박정희를 비판할때는 이동형 작가가 현역군인이 아니었기에 벌어진 우수은 표현도 있다. "오버로크도 마르기전'이라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오버로크가 잉크인가? 오버로크는 이름표를 미싱으로 박을때 쓰는 표현이다. 오버로크를 잉크라고 잘못 알고 "오버로크도 마르기"전이라는 표현을 쓰는 오버는 하지 않기 바란다.

  셋째, 우리나라에 정권교체가 없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땅의 지배세력이 한번도 바뀐적이 없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물론,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문학가들이 상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현실을 강하게 비판할때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이지만, 역사가가 혹은 역사책에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역사는 엄밀성이 뒤따라야한다. 530쪽에서 '단군이 이나라를 건국한 이래 단 한번의 정권교체가 없었던 땅"이라고 적고 있지만, 이기백교수의 한국사신론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제2공화국 시기에 정권이 한번 교체된 것을 떠올린다면, 한번도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표현이 틀린 표현이란 사실은 모두 알 것이다.

  넷째, '6.3사태'라는 표현은 옳은 표현일까?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라고 부른다면 여러분들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고 판단하시겠는가?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표현은 광주민주화운동을 시민의 입장에서 정당하게 평가한 용어라면, '광주사태'라는 표현은 전두환 세력을 비롯한 한국의 보수세력들이 민주화운동을 깎아내리기 위한 표현이다. 마찬가지이다. 굴욕적인 한일국교정상화에 대항한 '6.3 항쟁'을 '6.3사태'라고 표현한다면, 이는 굴욕적인 한일국교정상화를 찬성하는 입장의 사람들의 망언이라고 밖에 달리 생각할 수없다. 공자의 정명사상을 말하지 않더라도, 역사에서 정확한 용어의 사용이 중요함은 어린아이조차 잘 알것이다.

  이러한 오류들은 그가 작가이지 역사가가 아니기에 벌어진 오류들로 보인다. 한홍구의 글쓰기와 이동형의 글쓰기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동형의 글쓰기에 단점만이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3. 역사의 뒷이야기를 알게된 쏠쏠한 재미

   이 책을 읽으며 역사의 뒷이야기를 새롭게 알게 된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그 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역사의 파편들을 짜맞추고, 작가의 분석을 더하면서 새로운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김대중이 김영삼 처럼 귀국하지 않고, 해외에 머물렀던 것은 김대중이 비겁했기 때문일까? 과거 그러한 비난을 종종들었고, 이에 대해서 일면 수긍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영삼이 당당히 귀국하여 가택연금을 받으면서, 그는 반유신투쟁을 전혀하지 못했다. 그에 반해서 김대중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반유신 투쟁을 전개한다.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된 계기가 바로 이시기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벌인 반유신 투쟁 때문이다. 김영삼은 유시민의 표현처럼 협객의 멋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실리를 취하지 못했다. 그에 반해서 영리한 김대중은 비겁해보이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효과적으로 반유신투쟁을 했다. 박정희에게 김영삼 보다 김대중이 더 미워보였던 이유를 알만하다.

  둘째, 서석재가 술김에 터트린 노태우 비자금은 진정 실수였을까? 김영삼이 전두환과 노태우의 12.12를 역사의 심판에 맞기자며 처벌하지 않다가, 갑자기 노태우 비자금 문제가 터지자, 역사바로세우기라는 대의 앞에 그들을 감옥에 보냈다. 김영삼은 왜? 돌변했을까? 매끄러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동형은 나름의 분석으로 항간에 떠돌았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것이 김영삼의 일련의 기획이라는 내용이다.(자세한 것은 책을 읽어 보시라- 이동형 작가가 많이 쓰는 괄호를 한번 흉내내봤다.) 노태우 비자금 증거를 국회에서 제시해서 일약 스타가된 박계동이 끝내 한나라당으로 간 것도 이동형의 설명을 듣고보면, 이해가 무척 쉬웠다. 사람이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다. 그사람에게 이미 그러한 싹이 자라고 있었다.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셋째, 김대중은 정계 은퇴를 하고 왜? 번복했을까?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 욕심 때문이라 말한다. 물론 대통령 욕심이 없는 정치인이 있을까? 그것말고 다른 이유는 없을까? 이동형은 한겨레신문 이터뷰를 근거로 제시하며, 김영삼의 박대가 김대중의 복귀를 재촉했다고 주장한다. 대학강연을 하려해도, 그 무엇을 하려해도 방해하고 감시하니, 김대중은 무척이나 분노했고 이것이 그의 복귀를 재촉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변수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아울러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탔을 때, '노벨상의 가치가 떨어졌다.'라는 말을 한 김영삼의 도량과 컴플랙스를 학실히 알게 됐다. 김영삼이 김대중을 품을 줄 알았다면 우리 현대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넷째, 정인숙의 사채를 영구보존했다.? 사실일까? 청와대에 있는 거물의 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하고 돌아다니다가 변사체로 발견된 정인숙을 아는가? 독제세력의 추악한 사생활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건!! 그런데 이책에는 정인숙에 대한 야사가 한가지 더 적혀있다. 정인숙의 사체 일부분이 영구 보존되어 연수과정 교보재로 활용된다는 말이다. 정말 충격적인 설이다. 과연 사실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일제강점기 일본놈들이 '명월'이의 생식기를 영구보존한 것을 혜문스님이 소송을 걸어 화장을 한 사건이 있다. 아마도 '명월'이의 생식기가 정인숙으로 와전되었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한국인이 한국인의 신체 일부분을 교보재로 사용한 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

 

  책장을 덮고 생각해 보았다. 한국사의 모든 사료가 사라진다면 이책은 어떠한 평가를 받을까? 아마도 대한민국의 '삼국유사'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함께 소중한 역사서로 평가 받는다. 때로는 삼국사기에서 볼 수 없는 신화와 전설, 역사적 사실을 전해준다. 이동형이 쓴 '김대중VS김영삼' 또한 한홍구가 전해주지 못한 역사의 뒷이야기를 우리에게 재미있게 전해주고 있다. 확실히 재미는 있다. 즐겁게 한국 현대사를 산책하고 싶은 독자라만 일독을 권해본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8-01-01 2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ㄷㄷ‘이 ‘후덜덜‘을 뜻해요. 책에 신조어나 인터넷 은어가 많은 걸로 봐서는 DJ, YS의 관계를 잘 모르는 젊은 독자들을 겨낭한 것 같습니다. 시도는 좋은데 인터넷 용어를 모르는 중년 독자들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어요.

강나루 2018-01-01 23:12   좋아요 1 | URL
그렇구나 감사합니다

2018-01-02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2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8-01-02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겁고 행복한 2018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8-01-02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