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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일생 - 45억년, 시간으로 보는 지구의 역사
최덕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1월
평점 :
팟캐스트 '독자적인 책수다'를 통해서 최덕근의 '지구의 일생'을 알았다. 재미있게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는 방송내용에 매료되어 시간가는줄 몰랐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래, 한번 도전해보자! 지구의 역사를 까마득한 빅뱅에서부터 시작해서 미래 태양계의 사멸까지 읽어보자! 그때 나와 약속했던 것을 지금에서야 지켰다.
138억년전 빅뱅이 있었다. 그리고 우주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45억 6800만년전 태양계가 생성되었고, 약 45억년전 지구가 탄생했다.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서 태양이라는 별이 탄생했고, 그 별을 도는 행성 중에서 지구어세만 생명체가 탄생했다. 그러나, 그 생명체가 탄생하기 이전에 지구는 수억년을 쓸쓸히 지내야했다. 그리고 그 시기의 지구는 우리가 상상하는 지구가 아니었다. 원시지구는 마그마바다가 넘실거렸다. 5시간마다 자전했고, 지구와 달의 거리는 2만 4천 킬로미터이었다. 지금 달과 지구의 거리가 38만 4천 킬로미터인 것을 고려한다면, 그당시 달의 크기는 엄청 커보였을 것이다. 어린시절, 내가 보았던 그당시의 모습은 예전부터 그러했으리라 생각했다. 우리가 보는 지구는 예전부터 그러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러하지 않았다. 지구도 생명이 탄생할 수 없는 뜨거운 마그마 바다였을 때가 있었다. 성공한 CEO를 보면서 그는 예전부터 성공해 있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과 같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의 생명력 넘치는 지구도 생명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늦어도 10억년 후에는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여 광합성 활동이 일어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다. 그리고 지구에는 동식물이 사라지고, 세균과 같은 원핵생물들만 남겨진다. 20억년 후에는 강력해진 태양에너지의 온실효과로 지구에는 어떠한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게 된다. 50억년 후에는 태양이 수명을 다하게 된다.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어 부풀어 오르다가, 헬륨의 핵융합반응이 끝나가면서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백색 왜성이 되어 별로서의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듯이, 지구의 삶도 유한하다. 그리고 태양의 삶도 유한하다. 우리는 지구와 태양의 일생중에서 아주 작은 점을 차지하고 있다. 그 점 속에서는 지구와 태양이 무한해보인다. 마치 하루살이에게 인간의 수명은 헤아리기 힘든 시간으로 느끼듯이 말이다.
지구와 태양계의 수명이 있다면, 우주에도 수명이 있지 않을까? 빅뱅으로 시작해서 많은 별들을 만들어낸 우주가, 그 팽창을 멈추면 우주는 사라지지 않을까? 그리고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지 않을까? 지구와 태양의 수명이 유한하듯이, 우주의 생명도 유한할 것이다. 그리고 우주의 생명주기는 우리의 시간 개념으로 상상하기 힘든 기간일 것이다.
이책에는 전문용어가 많다. 팟캐스트를 들을 때와는 다른 수준의 내용이다. 그러나, 팟캐스트를 통해서 책의 내용을 예습했기에, 전체적인 내용은 이해 가능했다. 그리고 단순히 지구의 일생만을 상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태양계를 거쳐, 우주의 일생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인문학적 소양은 넘치지만, 자연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