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과 의열단 - 김원봉의 항일 투쟁 암살 보고서
박태원 지음 / 깊은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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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과같아라! 물과 같아라! 산과 같아라! 별처럼, 물처럼, 산처럼 그들은 이 땅의 독립을 위해서 살았다. 이여성, 김약수, 약산 김원봉!! 이 세사람은 젊은 시절 자신의 젊음을 조국을 위해서 바치기로 약속하고 자신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나는 그들의 삶을 알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제세히 소개해 놓은 책들을 구하기 힘들었다. 그중에서 그래도 약산 김원봉의 삶은 영화와 책으로 소개되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그를 알 수 있는 책을 찾던 중에 약산 김원봉의 삶과 의열단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약산과 의열단'이라는 책을 펼쳐 들었다.

 

1. 김원봉의 육성을 듣는 듯한 책!

  이 책은 소설가 박태원이 의열단원들의 활약을 소개한 신문기사와 김원봉을 인터뷰한 자료를 근거로 쓴 책이다. 책 곳곳에서 김원봉이 먼저 죽어간 의열단원의 죽음을 기억하며 가슴 아파하는 신음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많은 동지들을 먼저 보냈는가? 그들을 사지로 떠나보내면서 김원봉 그도 얼마나 슬펐을까? 조국 광복을 위해서 자신의 젊을 바치는 수 많은 별들!! 그 별들의 삶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팔뚝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2. '밀정'과 '독립운동가' 사이

  영화 '밀정'을 본사람들은 송강호가 연기했던 '황옥'이 과연 독립운동가인지, 일제의 밀정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 것이다. '황옥' 경부가 과연 밀정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있다. 재미있는 것인 이책 속의 김원봉은 황옥은 밀정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당시를 살았던 많은 의열단원들도 황옥을 밀정이라 보지 않는다. 그런데, 꾀 많은 역사학자들은 황옥을 밀정으로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황옥이 독립운동가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반면, 하와이에서 대조선국민군단을 조직했던 박용만을 이 책에서는 밀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본군함 출운호를 폭파하려했다가 추방당한 그를 밀정으로 보기에 너무도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역사학자들도 박용만을 밀정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런데, 박용만이 국내에 귀국해서 조선총독 사이토를 만났다는 사실은 그를 밀정으로 의심하기에 충분한 면도 있다.

  밀정과 의사 사이에는 생각보다 작은 강이 있다. 때로는 밀정이 의사로 추앙받기도하고, 의사가 밀정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황옥과 박용만 이 두 인물은 밀정과 의사 사이에 있는 강이 얼마나 넘기 쉬운 강인지를 알려준다. 과연 그들은 의사일까? 밀정일까?

 

3. 나혜석과 의열단의 만남

  수원을 대표하는 인물로 나혜석을 꼽는 사람들이 있다. 수원에는 나혜석 거리가 있고 많은 연인들이 그 거리를 걷는다. 내가 수원에 살았던 시절, 수원지역의 역사를 탐구하며 수업자료를 모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신여성 나혜석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최린과 바람피며 자유롭게 살아간 여성에게서 무엇을 배우겠냐는 논리였다. 그당시 3.1운동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느냐? 나혜석이 그것 빼고 독립운동을 한적이 있는가? 그 남편이 일본의 대단한 친일파 아니냐?라는 반론에 나는 별반 반론을 제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나혜석과 의열단의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되있다. 의열단원 박기홍이 나혜석에게 총한자루를 맡겼다. 박기홍이 계호기한 일이 사전에 드러나 그는 감옥에 갔다. 출옥후, 우연히 나혜석을 만났는데 그녀가 총을 도로 내주었단다. 단동현 부영사의 아내로서 남편에게 말하지 않고 총을 베갯속에 넣어 이를 배고 잤다고 한다. 그녀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뜨거웠었다. 그런데, 조국을 배신한 그녀의 남편을 어떻게 이해햐야할까? 조국을 사랑하나, 사랑하는 남편은 조국을 배신했다. 그리고 그녀는 최린과 외도를 한다.

 

  너무도 재미있는 책이다. 이틀만에 책을 다 읽을 정도로 책은 재미있다. 약간은 고어투의 말이 있어 읽기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약산 김원봉의 뜨거운 조국애를 느끼며, 열정적으로 시대를 살아간 가슴벽찬 의열단원의 삶을 알고자하는 분들은 반드시 일독을 해보길 바란다. 그들의 삶을 기억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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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18-09-18 0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가 구보씨가 이런 책도 쓰셨군요~~ 저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책 추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