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 대통령의 필사가 전하는 글쓰기 노하우 75
윤태영 지음 / 책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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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얼마 전에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태영이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델로 하여 쓴 소설 <오래된 생각>을 읽고 윤태영의 저서들을 살펴 보았어. 그러다가 이 책을 알게 되어 읽게 된 것이란다.

아빠가 윤태영이란 분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 책은 약간 실망했단다. 이유는

이 책이 출간된 것은 2014년이었어. 최근 몇 년 간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잖아. 그런 붐에 맞춰 이 책도 출간한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아빠가 작년에 읽은 윤태영의 <대통령의 말하기>보다 더 전에 쓴 책이란다. 글쓰기 노트라고 해서 노트가 공책을 이야기는 줄 알았어.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노트는 메모, 간단한 기록을 이야기하고 있단다. 하기야 공책은 정확이 이야기하면 노트북이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공책을 간단치 노트라고 이야기하니까 아빠도 노트라고 하면 공책을 생각했던 것 같구나. 책의 제목은 지은이가 직접 짓기도 하지만, 출판사에서 짓기도 한다고 들었어.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빠에게는 실망이었단다.

글쓰기에 관한 책인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뜻이 불분명한노트라는 단어를 썼다는 거야.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글쓰기의 방법 중 하나가 중의의 뜻을 가진 단어는 되도록 피하거나 명확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었어. 그런데 이 책의 제목에 들어 있는노트라는 단어는 아빠에게 한정된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지은이가 의도한 것과 다른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니 올바른 글쓰기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란다. 그리고 노트라는 말은 영어잖아. 글쓰기에 관한 책인데 굳이 영어로 제목을 뽑을 필요는 있었을까 싶구나. 이 책의 내용을 글쓰기를 위한 노트라면서 75가지를 소개해 주고 있단다. 글쓰기를 위한 노트 75가지라글쓰기를 위한노트라는 말을 통상적으로 쓰는 말인가 싶기도 하더구나. 그냥 오히려노하우라는 단어를 선택했으면 더 뜻을 전달하기 쉬웠을 것 같고, 한자어긴 하지만방법이라는 단어로 글쓰기를 위한 방법이라고 해도 괜찮았을 것 같구나. 아빠의 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책 제목을 보고 느낀 점이었단다.

 

1.

앞서 이 책이 글쓰기에 관한 노트, 즉 짧은 메모나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라서, 각각의 내용도 그리 길지 않단다. 책의 쪽수 248쪽에 75가지의 글쓰기 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니까 각 방법들에 관한 내용은 그리 많지는 않단다. 그야말로 글쓰기에 필요한 요점을 적어 주었다고 생각하면 돼. 각 장의 제목만 읽어도 어떻게 글을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단다. 아빠도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어서인지 다른 책에서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들이 중복되는 것도 많았어.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글쓰기 방법 75가지는 아래와 같단다. 아빠가 따로 적은 것은 아니고, 아래 75가지가 바로 책의 차례에 있는 것이란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 차례를 복사해서 붙여 놓은 것인데, 이 제목만 봐도 책의 절반 이상은 읽었다고 보면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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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쓰기 시작을 위한 노트 45

01. 한 권 쓰는 게 열 권 읽는 것보다 백배 낫다

02. 작은 고추가 매운 법이다 짧게 쓰자

03. 글은 머리가 아니라 메모로 쓴다

04. 마감은 데드라인, 어기면 죽음이다

05. '이름 모를 소녀', 신비함의 유혹에 빠지지 말자

06. 쉽고 간결한 문장이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긴다

07. 워드프로세서 실력도 글쓰기 능력이다

08.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이 있다 그 말을 찾아라

09. 글과 그림은 통한다 글에도 가선을 그어 보자

10. 글에게 생명을 주자 생명의 리듬을 주자

11. 가끔은 시인이 되자 래퍼가 되자

12. 접속사,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자 흐름을 중시하자

13. 열의 재료를 가지고 다섯을 만들자

14. 글의 세계에서는 백화점보다 전문매장이 경쟁력이다

15. 글의 시작, 어떻게 할 것인가? 강렬하거나 친숙하거나

16. 정석으로 갈 것인가? 파격을 선택할 것인가?

17. 비유는 상상력이다 맘껏 활용해 보자

18. 핵심 메시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하라

19. 제목, 본문을 쓰고 나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20. 대구를 활용하자 그러면 절반은 온 것이다

21. 대화체를 적극 활용하라 쓰기도 편하고 읽기에도 좋다

22. 예화의 활용, 조심스럽고 적절하게 해야 한다

23. 창조적 모방, 주저할 필요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24. 글이 산만하면 '첫째, 둘째'를 활용하여 단락을 지으라

25. General specialist보다는 Special generalist가 되어 보자

26. 영화 대사, 광고 카피에 우리가 찾는 정답이 있다

27. 꼬리가 길면 밟힌다 길면 전달력이 떨어진다

28. 한 문장, 또는 한 줄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말자

29. 일기가 아니어도 좋다 '11'의 원칙을 갖자

30. 영문법 세대, 영어식 구문에서 탈출하자

31. 화장을 짙게 하지 말자 수식은 짧은 게 좋다

32. 긴 문장, 글의 성격에 따라 활용할 필요가 있다

33. 초고와 완성본은 완전히 다른 작품일 수도 있다

34. 최대한 맞춤법을 지키라 글의 신뢰를 위한 노력이다

35. 감정이입을 해야 진정한 고스트라이터

36. 부족한 관찰력, 인터넷 검색으로 보완하라

37. 쉼표는 없다고 생각하자 쉬지 말고 뛰자

38.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주어와 서술어?

39. 번역의 품질은 외국어 실력보다 국어 실력이다

40. 디테일은 최소한의 기본을 보장한다 자신만의 사실을 만들자

41. 글쓰기, 은근히 체력전이다 지구력을 키우자

42. 초고를 완성하면 수정을 하기 전에 여유를 갖자

43. 비슷한 말, 반대말을 익히자 글이 맛깔스러워진다

44. 핵심은 본론이다 주장하는 바를 명확히 하자

45. 독회 스트레스를 이기자 남에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말자

 

2. 글쓰기 심화를 위한 노트 30

01. 감성이 담긴 글을 쓰자 메시지를 부드럽게 전달하자

02. 시작이 중요하다 첫 문장으로 독자를 긴장시키자

03. '눈물'이란 표현이 독자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04. 하나의 장면을 한 꼭지의 글로 만드는 연습을 하자

05. 캐릭터를 당당하게 드러내자 단점도 강점으로 승화된다

06. 하찮은 것까지도 기록하자 입체적인 글을 만들 수 있다

07. 기승전결,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구성으로 커버하자

08. 시간 순 서술은 대체로 진부한 느낌을 준다 구성에 변화를 주자

09. 핵심을 묘사하는 데 집중하자 의미 없는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자

10. 만담이 아닌 대화를 살리자 핵심 메시지를 담아보자

11. 솔직하게 쓴다 의도적 과장은 역효과를 낸다

12. 가급적이면 객관적인 3인칭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자

13. 까다로운 마무리, 여운을 남기는 방법도 좋다

14. 모든 것을 설명하지 말자 욕심이 글을 지루하게 만든다

15. 이야기를 풀어 가는 한마디를 생각하자 키워드를 만들자

16. 메시지를 강요하지 말자 담담한 묘사로도 전달이 가능하다

17. 쉽게 쓰자 글은 생각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수단이다

18. 명문에 집착하지 말자 쓰다 보면 명문이 나온다

19. 한 편의 글에서는 한 가지 메시지만을 전달하자 욕심내지 말자

20. 인물의 생생한 워딩은 최대한 살리자 현실감이 풍부해진다

21. 사물의 양면성을 잘 관찰하자 글 쓸 재료가 풍부해진다

22. 기억이 가물가물해도 대충 쓰지 말자 최대한 정확한 팩트를 찾자

23. 결말이 알려진 이야기는 과정을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24. 반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자 독자를 깨어 있게 하자

25. Fade-in & Fade-out, 새로운 단락으로 부드럽게 넘어가자

26. 가정과 전제를 남발하지 말자 주장이 불투명해진다

27. 주장 글에서는 예화를 적극 활용하자 인물에 관한 글은 예외다

28. 얼마나 과감히 삭제하느냐에 따라 글의 품질이 결정된다

29. 타깃을 분명히 하자 독자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자

30. 나의 글쓰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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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항목별로 예시가 있는데, 그 예시들은 주로 노무현 대통령 님에 관한 글들이라서, 다시 한번 그에 대한 그리움을 짙어지더구나. 문재인 대통령님이 취임하면 이제 그 그리움이 옅어질 줄 알았는데, 그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짙어지기만 하는구나. 유튜브 검색창에 더욱 그의 이름을 치게 되는 요즘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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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미공개 사진에세이
정철 글, 장철영 사진 / 바다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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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노무현 대통령이 떠난 지 8년이 되는 2017 5. 우리 국민들은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단다. 2009 5월은 정말 슬픈 역사로 오랫동안 기억될 테고, 2017 5월은 정말 기쁜 역사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더구나. 아빠는 지난 9년 간 TV 뉴스를 보지 않았는데, 요즘 다시 보는 뉴스는 아빠를 치유시켜주는 듯 했어. 아직도 가끔씩 이것이 생시인가 싶기도 하구나. 너무나 오랫동안 말도 안 되는 정권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나라에서 살다 보니 상식으로 방향을 튼 이 세상이 아직도 어색한 것 같구나.

5월은 노무현. 지난 5월 그가 떠난 날을 기념하여 이 책을 읽었단다. 그때 읽은 이제서야 이야기하는 점 이해해 주길 바란다.

 

1. 

책 제목은… <노무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청와대에 계실 때 전속 사진사로 일하셨던 정철영님의 사진들로 이루어진 책이란다 책에는 노무현대통령님의 사진들로 가득했단다. 물론 사진과 함께 짧지만 여운이 있는좋은 글들이 함께 했지만, 책을 덮고 난 다음에는 사진들만 기억에 남는구나. 노무현 대통령님들의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사진들.. 그리고 그와 함께 한 사람들의 사진들.. 그 속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환한 미소도 볼 수 있었단다. 그리고 참여 정부 시대를 함께했던 시민들의 모습도 많이 실려 있단다. 사진 속의 시민들의 모습들이 다들 행복한 모습이었단다. 새로운 정부, 새로운 시대에 다시 시민들이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구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보니, 책을 덮고도 사진만 본다고 몇 번을 들척였단다.

 






최근에 노무현 대통령님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 편 개봉되었단다. 그 영화의 제목도 우연찮게 이 책과 제목이 똑같더구나. <노무현입니다.> 아빠도 지난 주말에 가서 봤어. 예상을 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단다. 그 눈물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는 눈물이고, 안타깝고 슬픈 눈물이었지만, 일부는 기쁨의 눈물안도의 눈물희망의 눈물이 섞여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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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6-13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인을 기리는 눈물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으로 승화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bookholic 2017-06-14 01:10   좋아요 0 | URL
네, 꼭 그렇게 되거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3)

그런데 요즈음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많은 생물들이 멸종을 당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 모든 원인은 인류라는 하나의 생물종이 너무 많이번식하고 있어서 일어나는 일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상에서 일어난 가장 파괴적인 다섯 번의 멸종에 이은 여섯 번째 멸종이 지금, 바로 이 순간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자료에 따르면 포유류의 경우, 인류 출현 이전에는 1백만 년에 2종 정도만 멸종하던 것이 지난 500년 동안 5,570종이 멸종하였다. 이러한 멸종 속도는 이전 어떤 대멸종 때의 멸종 속도보도다 빠른 것이다. 기실 이미 새로운 멸종시대가 열렸는지도 모른다. 인류에 의한 대멸종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논거에서 본다면 지구 생태계가 우리의 생각보다 워낙 튼튼해서 인류의 온갖 횡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기적적으로 잘 버티고 있는 듯도 보인다.

 

(21)

일단 외부 천체가 충돌을 했을 때 나타나는 양상은 이전의 충돌에 대한 연구로 정리되어 있다. 먼저 엄청난 양의 먼지가 충돌의 여파로 성층권으로 솟아오른다. 이렇게 성층권으로 올라간 먼지들은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간 머무르며 지구로 오는 햇빛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갑작스럽게 지구 전체의 온도가 내려가게 되고, 일시적으로 한랭한 기후가 된다. 이런 현상을 핵겨울(unclear winter)이라고 한다. 핵겨울 이론은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제안한 것이다. 운석 폭발뿐 아니라 수퍼 화산(supervolcano)의 폭발이라든가 핵전쟁에 의한 것을 포함하여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면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났던 핵겨울 현상은 외계 천체와의 충돌보다는 수퍼 화산의 분화에 의한 것이 더 많았다.

 

(41)

하지만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이와 반대로 밀도가 낮아져서 더 이상 침강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양극의 바닷물이 적도의 바닷물간의 순환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 결과로 양극은 더욱 추워지고 다시 빙하기로 도래할 수도 있다. 그리고 빙하기가 도래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순환이 일어나지 않게 되면 적도의 바다는 심해수가 올라오면서 보충해주는 무기염류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해양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생장하고 번식하기 힘든 환경이 된다.

 

(69)

생명체들이 체온을 유지하고 활동을 하고 생식을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이 에너지를 ATP의 형태로 저장하고 쓴다. 그런데 원핵생물들이 포도당 한 분자를 분해해서 얻을 수 있는 ATP는 고작 2분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포도당을 미토콘드리아에 제공하면 미토콘드리아는 ATP 34분자나 만들어 낸다. 18배의 고성능 에너지 생산자를 몸 안에 두게 된 것이다.

 

(183)

이전 5번의 대멸종이 모두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있다. 바로 최상위 포식자의 멸종이다. 아니 그 사이의 작은 멸종 사건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멸종 사건이든 하나같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최상위 포식자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식물이 생산한 에너지는 최상위 포식자에게 닿으면 그양이 1/1000 이하로 줄어든다.

 

(186)

대멸종은 해양 생태계의 기반인 부유성 플랑크톤의 멸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전의 모든 대멸종은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이 사멸하면서 시작되었다. 지구 표면적의 2/3를 차지하는 바다는, 그리고 해양 생태계는 육지보다 오히려 기후 변화와 산소 농도의 변화에 민감하다. 조금만 조건이 달라져도 멸종 사태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들 플랑크톤의 멸종이 이들로부터 시작되는 먹이그물로 연달아 전파되고 전체 해양 생태계에 도미노처럼 연쇄 멸종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216)

지구 생태계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대단히 억울한 일이다. 다른 멸종처럼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일어나고 대륙이 갈라지고 빙하기가 닥치고 산소가 사라지는 등의 원인이야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업보이니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인류라는 하나의 종 때문에 전체 생물이 멸종된다는 건 마치 10억 광년 떨어진 초신성의 폭발 때문에 지구 생물이 떼죽음을 당하는 거나, 아니면 전혀 예상도 못했던 소행성이 지구로 끌려와 충돌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떼죽음을 당하는 것보다도 더 억울한 일이지 않겠는가? 적어도 그 경우는 멸종의 이유가 생태계의 나쁜 이웃은 아니니 말이다.

 

(221)

인류는 어찌 보면 지구 생태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암과 같은 존재일 지도 모른다. 암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이 아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죽고, 몇 번의 세포분열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세포분열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세팅된 다세포 생물의 조직 일부가 그 약속을 깨고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증식으로 나아가면 그것이 바로 암이 된다. 모든 세포와 조직 기관은 하나의 개체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하고 그 이상을 바라면 안 된다. 몸의 일부 조직이 자신의 역할 이상을 바라고 비대해지면 몸 전체의 불균형을 일으키고 마침내 개체 전체의 죽음으로 마감되듯이 생태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인류는 이 생태계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실제로 갈취하고 있다. 당연히 생태계는 인류에 의해서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이 인류라는 생태계의 암을 제거하거나, 혹은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제약하지 않으면 죽음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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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 지구의 2인자, 기생충의 독특한 생존기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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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서민 교수. 아빠는 2년 전에 서민 교수가 쓴 <기생충 열전>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단다. 그 이후 서민 교수가 쓴 다른 책들도 읽었어.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기생충 열전>이라는 책이야. 이 책을 읽고 주변 사람들한테 추천을 했었어. 읽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런 서민 교수가 작년에 기생충 이야기 시즌 2를 내놓았단다. 이번에는 <기생충 콘서트>란다. 전에 <기생충 열전>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나서 기생충에 대한 이미지도 좀 좋아진 것은 사실이란다. 이번에는 또 어떤 기생충들 이야기로 배꼽을 잡게 해줄까 하고 읽기 시작했단다.

아참, 아빠가 <기생충 열전>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 서민 교수가 중국의 투요우요우 여사에게 빨리 노벨상을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결국 투요우요우 여사가 노벨상을 탔다는 이야기를 했었잖아. 이번에 읽은 책에서 자신의 책을 보고 노벨상을 준 거 아니냐고 뻐기셨는데, 그런 솔직하면서 유머 있는 글쓰기야말로 서민 교수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닌가 싶구나.

 

1.

이번 책에서는 착한 기생충, 독특한 기생충, 나쁜 기생충으로 구분해서 이야기해주었어. 나쁜 기생충으로 선정된 기생충들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자신의 숙주인 사람들을 죽이는 위험한 기생충이니 자업자득이 아니겠니. 착한 기생충들을 읽을 때는 기생충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가도 나쁜 기생충들을 읽었을 때는 무서움 마저 느꼈단다. 해외 여행을 갈 때도 그곳에 유행하는 기생충은 없는지 꼭 알아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어. 아빠는 가뜩이나 걱정쟁이인데, 나쁜 기생충들을 읽으면서 걱정거리가 하나 들어난 것 같구나. 아니지, 나쁜 기생충으로 소개된 기생충들이 여섯 종이니까 걱정거리가 여섯 개 들었다고 해야 할까? 어떤 기생충들이 나쁜 기생충이냐고?

사람의 몸에 들어오면 머릿속으로 들어가 뇌를 먹는 아메바인 파룰러아쥬아메바. 아메바가 단순히 번식력 강한 단세포 생물인지 알았는데, 기생충이었구나. 그 중에 사람의 뇌를 먹고, 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아메바가 있다니새삼 아메바를 다시 보게 되는구나. 그리고 흙장난으로 옮길 수 있고, 우리 몸에 들어오면 간경화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하는 간모세선충. 우리 몸에 들어와 샤가스씨병이라는 낯선 병을 일으켜, 자신도 모르게 심장마비에 걸려 죽게 만드는 크루스파동편모충. 뇌막염, 뇌염증을 일으키는 광동주혈선충. 이것은 달팽이만 먹지 않으면 된다고 하니, 지금까지 그랬지만 앞으로도 달팽이는 입에 대지도 말아야겠구나. 이질을 일으키는, 또 아메바네.. 이질 아메바. 잘못하면 사람을 죽게 만들기까지 한다고 하는구나. 아메바. 이제 좋은 아메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메바는 그냥 무조건 멀리해야겠구나. 마지막으로 흑열병을 일으켜, 내장과 골수까지 파괴하여 사람을 죽음을 이르게 하는 도노반리슈만편모충이렇게 여섯 개의 기생충들이 아빠의 걱정거리를 늘리게 한 녀석들이란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더욱 잘 씻고, 뭐 먹을 때는 잘 익혀 먹고, 잘 닦아 먹고 그래야겠구나.

 

 

2.

그 밖에 기생충들은 그리 위험한 기생충들이 아니었단다. 그래서 간단히 이름만 소개해줄게. 착한 기생충으로 소개된 기생충들은 원포자충, 시모토아 엑시구아, 요코가와흡충 구충, 분선충, ,람블편모충, 왜소조충이 소개되었고, 독특한 기생충으로 소개된 기생충들은 싱가무스, 고래회충, 이전고환극구흡충, 동양안충, 머릿니, 유극악구충, 질편모충, 포충이 소개되었단다.

.

서민 교수 덕분에 기생충 책도 읽어 보는구나. 아빠가 몇 달 전에 외국사람이 쓴 기생충 관련 책을 하나 사 둔 게 있는데, 조만 간에 그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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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이윤(profit)은 시장에서 무엇을 팔아서 번 것(매출 수입이라고도 하고, 단순히 수입(revenue)이라고도 한다)에서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모든 비용(cost)을 뺀 것이다. 핀 공장을 예로 들면, 핀을 팔아 들어온 수입에서 핀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 즉 핀의 재료가 된 철사 구입비, 노동자 임금, 그리고 공장을 빌리는 데 들어간 임대료 등등을 뺀 것이 이윤이다.

자본주의는 자본재(capital goods)를 소유한 사람들, 즉 자본가들에 의해 움직인다. 자본재는 생산 수단(means of production)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생산 과정에 들어가는 내구재를 말한다. 예를 들어 원자재는 자본재가 아니고, 기계는 자본재이다. 우리는 또 일상적으로 사업 등에 투자한 돈을 자본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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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위제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지폐를 특정 중량의 금()과 아무 때나 교환하는 것이 가능한 통화 제도이다. 중앙은행이 자기가 발행한 화폐의 가치에 해당하는 금을 항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지폐와 금의 태환성(convertibility) 때문에 각 중앙은행은 굉장히 많은 양의 금을 보유해야만 했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발행한 화폐 가치의 40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을 보유했다. 그 결과 중앙은행들은 발행할 수 있는 지폐의 양을 결정하는 데 재량권을 거의 중앙은행들은 발행할 수 있는 지폐의 양을 결정하는 데 재량권을 거의 발휘할 수 없었다. 금 본위제는 1717년 영국에 최초로 도입되었다. 당시 영국 조폐공사 사장인 아이작 뉴턴(우리가 알고 있는 그 과학자 아이작 뉴턴이 맞다. 그는 연금술사이자 주식 투자자이기도 했다.)이 도입한 이 제도를 1870년대에 와서는 다른 유럽 국가들도 채택했다. 이 제도는 그 후 두 세대에 걸쳐 자본주의의 진화에 아주 중대한 역할을 했다.

(146)

슘페터는 기술 발달이 자본주의의 원동력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 마르크스의 이론을 더 발전시켜, 새로운 생산 기술, 제품, 시장을 창조하는 기업가의 혁신(innovation)을 통해 자본주의가 발달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에 성공한 기업가는 각자의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독점권을 누리면서 이례적인 이윤을 거두게 되는데, 이를 슘페터는 기업가 이윤(entrepreneurial profit)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흐르면 경쟁자들이 그 혁신을 모방해서 모두의 이윤을 정상수준으로 끌어내리게 된다. 한때 애플 아이패드가 독점했던 태블릿 컴퓨터 시장에 지금 얼마나 다양한 상품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

(166)

다양한 경제 이론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힘 있는 사람들이 대안은 없다라고 할 때(마거릿 대처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책을 실행하면서 말했듯)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른바 적대적 분파들사이에 얼마나 공통점이 많은지를 알게 되면, 모든 것을 흑백으로 가르면서 논쟁을 극단으로 몰고 가려는 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 경제학 이론들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도덕적, 정치적 가치관에 근거하기 때문임을 이해하고 나면, 경제학을 제대로 알게 되고, 다시 말해서 옳고 그름이 확실한 과학이 아닌 정치적 논쟁으로서의 경제학을 토론할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일반 대중이 이런 문제에 관한 의식을 확실히 드러낼 때에야 비로소 전문 경제학자들이 과학적 진리의 수호자를 자청하면서 지적인 으름장을 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경제학을 알고 각각의 장점과 단전을 이해하는 것은 전문 경제학자들만 가질 수 있는 비전(秘傳)이 아니다. 그것은 경제학을 배우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자, 경제학이 인류의 행복에 이바지하도록 만드는 공동의 노력에 일조하는 일이다.

(267)

그러나 현대 사회는 공장에서 만들어졌고, 새로운 사회 또한 공장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이른바 산업화 후 사회에서도 이른바 새로운 경제의 동력이라고 여겨지는 서비스 산업은 역동적인 제조업 부문의 뒷받침 없이는 융성할 수 없다. 서비스 산업이 주도해 번영을 이룬 경제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는 스위스와 싱가포르가 (일본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산업화된 세 나라 중 두 나라라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산 능력의 개발, 특히 제조업 부문의 생산 능력 개발은 기후 변화라는 우리 시대 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부자 나라들은 소비 패턴을 바꾸는 것과 더불어 녹색 기술 분야에서 생산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개발도상국들은 기후 변화의 악영향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기술 및 조직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능력의 많은 부분은 오직 산업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304)

금융 시스템을 더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해서 금융이 경제의 중요한 부분임을 부인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금융이 갖는 위력과 중요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 다니거나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고작해야 말을 타고 달리는 게 가장 빨랐던 시대에는 교통 신호도, ABS 브레이크도, 안전벨트도, 에어백도 없었다. 이제는 이런 것들이 존재하고, 규제 등을 통해 사용을 의무화하기 시작했다. 자동차들이 강력하고 빠르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잘못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일한 논리가 금융에도 적용되지 않고서는 자동차 충돌사고, 뺑소니 사고, 심지어 고속도로 다중 추돌 사고에 해당하는 금융사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390)

물론 정부의 개입이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해서 큰 정부가 항상 더 낫다는 말은 아니다. 현실의 정부들은 극단적 자유주의자들이 그리는 리바이어던 같은 괴물은 아닐지 모르지만, 플라톤의 철인 왕이 현신한 것도 아니다. 경제에 해를 끼친 정부가 많은 뿐 아니라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한 정부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강력한 조직 기술이며, 따라서 정부 없이 커다란 경제적(그리고 사회적) 변화를 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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