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과학에서 어떤 가설을 모든 의심이 해소되는 수준으로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태양계가 성간 가스구름의 수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다른 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 가설도도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 더욱이 이 경우에는 증거가 너무나 확실해서 과학자들이 이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과학 용어로서 이론은 추측이나 가설과는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설이 신중하게 확인되고 제시된 모든 검증 과정을 통과하면 이론이 된다. 나중에 다시 자세히 논의하겠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이건 그저 이론일 뿐이야라는 말은 과학자들이 정의한 이론이라는 의미로 본다면 완전히 잘못된 말이다.

(155)

생명이 진화한다는 세 번째 성질은 종들이 주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 진화적 적응 능력이 없었다면, 생명은 그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리적 환경은 불가피하게 변화를 겪게 된다. 지구의 기후는 추운 빙하기부터 매우 더운 시기까지 시간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절한 적응은 생명이 우리 행성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도록 했다. 추측하건대 생명은 아주 오래 전에 어떤 방법으로든 시작되었을 것이며, 바로 그 시기에 일부 조상 격 미생물이 처음으로 무질서에서 질서를 창조하고 번식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진화적인 적응이 없었다면 이러한 미생물들은 우리가 오늘날 발견하는 생명으로 결코 변화되지도 번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71~172)

지구에 있는 모든 살아 있는 유기체의 부피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을 제외하며,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성분은 탄소이다. 지구의 생명을 탄소 기반이라고 한다. 이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DNA를 포함하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중요 분자들 모두가 수소, 산소, 질소처럼 다양한 다른 원소들이 붙은 필수적인 탄소 원자의 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소들은 우주 도처에 존재하는데, 1장에서 다루었듯이 그것들이 별의 잔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명에서 유용한 요소가 되기 위해서는, 원소가 환경으로부터 추출될 수 있는 형태로 이용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탄소의 이용성은 제한적일 것이다.

(225~226)

지난 대량 멸종이 벌어지는 동안, 먹이사슬의 꼭짓점에 있던 우점 동물 종들은 결코 멸종의 위기를 견뎌내지 못했다. 오늘날, 우점 동물 종은 인류이다. 인류의 지능이 주위에 있는 다른 종들이 멸망하는 동안에도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예상을 맹신하지 않는다. 되풀이된 멸종의 역사와 지질학적 역사는 대량 멸종을 자행하는 것이 결코 인간에게 이득이 되지 않음을 말해준다. 인간이 다음 우점 동물 종(아마도 어떤 종류의 곤충이 되지 않을까?)에 의해 교체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거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이는 현명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우리 생존이 달려 있는 뛰어난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보다 훌륭한 일을 시작해야 한다.

(227)

생명이 기본 이상으로 발전하려면 하나의 행성이 필요하다. 이 행성은 생명의 근원이 가능하도록 우호적인 조건을 지녀야 하며, 이 조건은 생명이 다음 수준으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안정된 상태여야 한다. 태양계에는 지구가 그런 조건을 갖춘 유일한 세계이다. 실제로 우리가 아직 주위 다른 별들에서 지구 같은 행성은 고사하고 지구 크기의 행성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지구가 지능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유일한 행성이다. 그러니 이제는 무엇이 지구를 알려진 세계 중에서 이처럼 특이하게 만들었는지 탐구할 시간이다.

(247)

경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세요,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지구의 기후는 우리가 어떤 피해를 주든 자동적으로 복구될 테니까요.” 너무나 어리석은 소리이다. 수 세기, 수백만 년 그리고 좀 더 오랜 시간 동안에, 다른 요소들이 자연적 온도조절장치를 쉽게 압도할 수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지구가 그렇게 많은 빙하기와 온난기를 통해 고통을 겪었다. 만약 인류가 자신들이 이룩한 문명을 파괴할 정도로 지구라는 행성을 망치기로 작정했다면, 자연은 결코 우리를 구하기 위해 나서지 않을 것이다.

(397)

사실 우리가 계속 성정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우리는 계속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새로운 기술을 발달시키지만, 그런 기술들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우리가 우리의 잠재력을 너무 몰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백 년 뒤의 고고학자가 우리 문영의 흔적을 발굴하면서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궁금해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더 심하게는 우리가 우리 행성에 너무나도 심각한 손상을 입혀 인류가 공룡들처럼 멸종을 하고 새로운 지적 생명체가 나타날 때까지 수백만 년이 필요해지지 않을까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예술이나 음악, , 문학, 스포츠, 과학, 인류가 만들어낸 훌륭한 것들을 생각한다. 그러다가 이 모든 것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슬픔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404)

내가 보기에는 이 해답들 모두 단 세 종류로 분류될 수 있다.

1. 우리는 혼자다. 문명은 너무나 드물기 때문에 우리은하에는 다른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은하에서 처음으로 생긴 문명이고, 어쩌면 전 우주에서 처음일 수도 있다.

2. 문명은 흔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아무도 은하를 정복하지는 못했다. 첫 번째 해답이 옳지 않다면 다시 문명이 흔하게 존재한다는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고려했던 가능성에 따르면 우리은하에는 우리보다 앞선 수천 개 또는 수만 개의 문명이 존재해야 한다. 두 번째 해답은  실제로 많은 문명이 있지만 아직 항성 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문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 다른 문명은 존재한다. 하지만 너무나 멀리 있어서 발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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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5-07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어느 인터넷 신문에서 MCU의 미래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아서 클라크라는 분이
발달된 과학 기술은 마법과 다르지 않다고
했던가요...

우주에도 누군가 마법 같은 과학 기술문명
을 가진 외계인들이 존재할 것 같습니다.

bookholic 2019-05-08 00:3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칼 세이건이 말한 것처럼 이 광대한 우주 속에 만약 우리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이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