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안도현 

 

도끼 한자루를 샀다
눈썹이 잘생긴 놈이다  

이 놈을 마루 밑에 밀어 넣어두고 누었더니 잠이 오지 않았다
나도 드디어 도끼를 가졌노라,
세상을 명쾌하게 두 쪽으로 가를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살아가다 내 정수리에 번갯불 같은 도끼날이 내려온다해도 이제는 피하지 않으라라, 생각하니
내 눈썹이 아프도록 행복하였다
 

장작을 패보겠다고 
이튿날 새벽, 잠을 깨자마자 도끼를 찾았다 
나무의 중심을 향해 내리치면 나무는 장작이 되고 장작은 불꽃이 되고 불꽃은 혀가 되고 혀는 뜨거움이 되고 뜨거움은 애욕이 되고 애욕은 고독이 되고
그리하여 고독하게 나는 장작을 패다가 가리라 싶었다 

도끼를 다룰 줄 모르는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옛적 아버지처럼 손바닥에 침을 한입 뱉고
균형을 읽지 않으려고 양발을 벌린 다음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도끼를 치켜들고는
(허공으로 치켜올려진 도끼는 구름의 안부와 별들의 소풍날짜를 잠깐 물어보았을 것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고요한 세상의 한가운데로
도끼를 힘껏 내리쳤다 

그러나 내 도끼는 
나무의 중심을 가르지 못하였다
장작을 패는 일이 빈번히 빗나가는 사랑하는 일과 같아서
독기 없는 도끼는 나처럼 비틀거렸다
 

 

 '나무는 장작이 되고 장작은 불꽃이 되고 불꽃은 혀가 되고 혀는 뜨거움이 되고 뜨거움은 애욕이 되고 애욕은 고독이 되'는 과정. 수많은 과정을 거쳤지만 나무는 결국 고독이 되었다. 나무와 고독은 한 족속이었구나.  

 백련사 마당에 빈가지를 허공에 뿌리처럼 박고 강진만을 내려다보는 배롱나무. 고독의 열매인 듯 붉은 입술을 열지 않는 동백에게 왜 마음이 끌렸는지 이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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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3-10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동백꽃 붉은 입술을 보러 가까운 곳이라도 찾아봐야겠어요.

반딧불이 2011-03-11 12:1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지난주말 백련사 동백은 아직 벙글기 직전이었어요. 다음 주 쯤이면 만개하지 않을까 싶어요. 봄맞이 환하게 하시길...
 

 

송가

詩/김민서


해사한 소국들의
얼굴 위로 햇살이
투스탭으로 건너가더니
금천교 너머 조선의
땅에 비 내립니다

인정전 빈 뜰에서
시간의 주름은
쥘부채처럼 펼쳐지고
화계 위 굴뚝에 갇힌 꽃사슴의 눈길
만질 수 없어도 느낄 수 있는
당신의 체온처럼 따사롭습니다

몇 백 년 전이던가요
고단한 시간의 다리 위에서 그대가
젖은 지우산 아래 곁을 내주던 것이
당신의 궁에는 여전히 비 내리고 나는
우산도 없이 내의원 담장을 끌며
부용지에 이르렀습니다

인적이 드문 궁 뜰 너머 서울의 하늘은
먼 나라 하늘처럼 푸르고
나는 부용정 그늘에 젖어 하릴없이
담장을 넘는 호랑나비 한 마리를 봅니다
나비는 언제나 바람을 몰고 와서
바람을 남기고 사라지는데
나비의 오는 곳과
가는 곳을 나는 모릅니다

나비와도 같고
바람과도 같은 당신
온몸으로 출렁이는 그대의 바람 속에 서서
나는 뜨거워진 체온을 식히며
한때 나의 꿈이었던 그대와
나의 불가해한 인연을
마음껏 서러워하겠습니다  

 

어제 저녁 거리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만났다. 예술의 전당 근처에서였다.  갑자기 하늘이 검은 보자기를 펼쳐놓은듯 캄캄해지더니 자동차 지붕을 뚫을듯이 비가 쏟아졌다. 차를 멈추고 한참 거리를 내다봤다. 소나기 채찍을 맞은 단풍잎들은  바람에 등 떠밀려 알지 못할 곳으로 마구 흩어졌다.  겨울은 저렇게 급하게 잎을 보내야할 이유가 있는 걸까? 기다리지 않아도 와야할 것은 오고 보내지 않아도 가야할 것은 다 간다. 남겨진 자는 '마음껏 서러워'하는 노래를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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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11-1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블로그에서 '파란여우'님을 보내드렸는데, '반딧불이'님도 송가를 불러 주시네요. 어쩌면 '파란여우'님에 대한 노래인지도 모르겠어요.
근래 영영 이별을 자꾸 하며 저도 송가를 부르곤 합니다.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다룬 영화 <울지마, 톤즈>에서 신부님이 수단의 학생들에게 이 노래를 가르쳐 줬더군요.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 곁을 떠나간 뒤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오" 눈물이 울컥 나는 노래였습니다.
또 하나의 아름다운 송가를 들려주서셔 고맙습니다.

반딧불이 2010-11-12 19:26   좋아요 0 | URL
겸사겸사 '송가'가 생각났습니다. '파란여우'님은 더 넓은 곳에서 새로운 둥지를 트시겠지요. 아쉬움과 미련이 교차하는 날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11-12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낮엔 또 봄날 같더라구요.

그래도 아직 비바람에 떨어지지 않은 고운 잎이 남아 있으니까요.
문장의 배치를 살짝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서러워 마음껏 부르는 노래로요~^^

반딧불이 2010-11-12 23:23   좋아요 0 | URL
겁이나서 저는 아직 현관문도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페이퍼 제목을 말씀이신가요?

blanca 2010-11-1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의 주름은 쥘부채처럼 펼쳐지고...
나의 불가해한 인연을 마음껏 서러워하겠습니다.

이런 좋은 시를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옮겨 적어 놓을게요. 눈물나는 송가입니다.....

반딧불이 2010-11-12 23:25   좋아요 0 | URL
시인의 마음이 블랑카님께 전이가 된 모양입니다. 마음에 드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비로그인 2010-11-12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을 그냥 보내드리기가 못내 아쉬웠는데 반딧불이님의 '송가'가 제 아쉬움을 대신 달래주네요. 전 그저 댓글 할 줄 얹겠습니다. 허락해주신다면요...

반딧불이 2010-11-12 23:27   좋아요 0 | URL
제가 영광입죠. 얼마든지 언제까지나 환영합니다.

cyrus 2010-11-14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서재글 경향은 시군요. 방금 나무꾼님의 서재에서 정호승 시인의 시랑
플러스 나무꾼님이 쓰신 시를 감상했는데,,^^ 저도 이제 시집을 읽어봐야겠네요. 올해 읽은 시집이라면 보들레르의 <악의 꽃> 밖에 없네요. 암울하고 음침한 시로 악명높죠. -_-;;

반딧불이 2010-11-14 01:33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 1학년때 겉멋들어 처음 읽었던 시죠. 오늘도 서너권 시집을 봤지만 보들레르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다시 읽어봐야할텐데 그 때가 언제일지..
 

 

부용지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차올라

온몸에 금빛 출렁이는

은행나무를 보거나

 

사람들 모두 다녀간 이후

고요한 연못에 홀로 드리운 부용정  

닫힌 듯 미래로 열린

물속의 문을 보노라면

 

나는 말없이 떠난 자가

성긴 빗방울로 돌아와

문 두드릴 때

수많은 기다림의 나이테로

파문져 한 몸 되는

못물이고 싶다

 

물이 되기 위하여 물은

더 여위어야한다 

 

 바야흐로 은행나무의 계절이다.  은행나무는 암수 딴 그루이다. 암그루는 수그루를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수정을 하고 열매를 맺고 황금빛으로 출렁인다. 아름다운 거리다. 모름지기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켜야할 거리가 있는 법. 은행나무의 사랑법을 배울 일이다. 

저물녘 실상사를 찾았다. 예전 대원각이었을 때 그곳에서는 고기를 굽고 풍악을 울리곤 했었다. 그 기운이 언제 걷혔는지 고즈녁한 산사의 느낌이 나를 사로잡았다.  지는 해가 녹인 황금물을 쏟아부었는지 은행나무는 황금촛대처럼 서 있었다.  

나무는 떨켜를 만들어 가지끝으로 가는 물을 차단했을 것이다. 나뭇잎들은 뿌리로 부터 물이 오기를 목이말라 기다렸을 것이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목이 타들어갔을 것이다. 가을 단풍은 모든 나뭇잎이 목이 졸려 내지르는 비명이다. 머지 않아 생의 건널목을 건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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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0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운사에도 그런 은행나무가 있어요.

오늘은 후와님 서재를 거쳐서 왔어요.
후와님 글의 답시 너무 좋아요,이 말씀도 꼭 드리고 싶어요~^^

반딧불이 2010-11-05 14:02   좋아요 0 | URL
지난달에 선운사에 갔었는데 꽃무릇만 눈이 무르도록 보고 왔네요. 진작 알았더라면 함께 보았을텐데요.

후와님의 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냥 좋다고 하기엔 너무 성의가 없는 것같아 적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제 잘난척이 되고 만것 같아요. 제 의도는 그런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cyrus 2010-11-0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잘 읽었습니다. 밖에 노란색으로 물든 은행나무 이파리를 보면
가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요^^
그리고 이 글과 전혀 관련은 없지만,,
프라이팬에 볶은 은행나무 열매 먹고 싶어지네요..^^;;
(위의 댓글과 비교가 되네요...ㅠ_ㅠ )

반딧불이 2010-11-05 23:23   좋아요 0 | URL
저한테는 그 노란 은행잎이 경고장으로 보일 때도 종종 있는걸요.

아. 저희동네는 가로수가 은행나무인데요. 저도 가끔 주워다 구워먹어요~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에도 자웅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네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열매를 맺는다는 게.... 특이하네요.
제가 이과 쪽(생물 쪽)에 지식이 없어서일수도 있습니다만.

반딧불이 2010-11-05 23:26   좋아요 0 | URL
사실을 말하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면 수그루의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암그루에게 닿아 수정을 하는 거지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는 제 표현이구요.

스트레인지러브 2010-11-05 23:36   좋아요 0 | URL
헤에, 그럼 은행은 한 그루만 심어놓으면,
은행이 열리지 않겠네요. 그런 것도 있었군요..

반딧불이 2010-11-05 23:46   좋아요 0 | URL
그렇죠. 평생 열매를 한번도 맺지 못하는 은행나무도 있겠죠.

기웃 2010-11-0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현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읽기'가 걸려 있네요. 읽은지 꽤 오래되었지만 소중한 글귀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리'라고 하니 '행복한 책 읽기'에서 진정한 친구는 옆에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초조하거나 불편하지 않고 편한 게 진정한 친구가 아닌가-하고 언급했었죠.

반딧불이님이 말씀하신 은행나무의 '거리'는 수학에서 말하는 실수가 아닌 허수의 공간인 것 같네요. 혼자만 있으면 존재하지 않는 서로 곱해야지만 음의 공간/'거리'없음이 보이는- 그 미지의 보이지 않는 거리가 아닐까요..^^

반딧불이 2010-11-06 12:50   좋아요 0 | URL
제게도 행복을 전염시켜준 책이었어요. '책읽기의 괴로움' 역시 괴로움보다는 행복쪽으로 기울게 해주었구요. 이름 뒤에 '선생님'을 분명하게 붙여 부르시는 '기웃'님 반갑습니다.

실수나 허수 같은 수학용어들을 저는 잘 몰라요. 다만 암수 은행나무의 거리, 부용정과 부용지의 거리, 못물과 빗물의 순환과정을 생각했었어요. 물이 다시 물이되기 위하여 증발해야하듯이 '나'도 '나'가 되기 위해서 '나'를 여위어야하는 구나...생각했지요.
 

 

 효자가 될라 카머/이종문
  -김선굉 시인의 말

 

아우야. 니가 만약 효자가 될라 카머

너거무이 볼 때마다 다짜고짜 안아뿌라

그라고 젖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너거무이 기겁하며 화를 벌컥 내실끼다

다 큰 기 와이카노, 미쳤나, 카실끼다

그래도 확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효자되기 참 쉽다. 아니 참 어렵다. 내게는 만질 젖도 젖을 가진 어무이도 안계시지만 계신다고 해도 손이 오그라들어 못할 것 같다.  찬바람 때문에 손끝이 서늘해지는 계절이다. 올해도 내 시린 손은 내 체온으로 덥히겠지만 어버이 계신분들 김선굉 시인의 말을 듣고 모두 효자 효녀 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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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0-09-29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여요..전,이렇게 쉬운 효녀노릇도 못해보고...

반딧불이 2010-09-29 12:11   좋아요 0 | URL
참 재미있으면서도 가슴아픈 시죠? 우리를 후회하게 만드는...

라로 2010-09-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할 것 같아요...ㅠㅠ
그냥 안아 드리기도 쑥스러워졌으니,,,

반딧불이 2010-09-29 12:13   좋아요 0 | URL
아버님께서는 해든이한테도 존대를 하시는 분이시니 쉽지는 않으시겠고..부엌에 계시는 어머님이라도 따뜻하게 안아드리셔요. 점점점님은 잘 하실 수 있으실것 같은걸요.

양철나무꾼 2010-09-29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시린 손은 내 체온으로 덥히겠지만...이 부분도 좋아요~^^

저 시 대로라면...전 효녀는 아닌데,효부는 맞습니다.

반딧불이 2010-09-29 12:15   좋아요 0 | URL
가을보다도 저는 봄이 더 싫어요. 작년엔가는 맨날 끼고 사는 전기장판의 플러그를 하마트면 콧구멍에 꽂을 뻔 했으니까요.

저는 효녀도 효부도 못되어서 부끄럽습니다. 시린 자기손을 자기가 덥히는거..참 쓸쓸한 일이에요. 나무꾼님께는 따뜻한 계절이시기 바래요.

노이에자이트 2010-10-02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수한 사투리로 쓴 시가 참으로 정겹습니다.

반딧불이 2010-10-04 10:4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이런 말들은 표준어보다 사투리가 더 효과적인것 같아요. 노이에님도 한번 해보고싶게 충동질하는 시라면 좋겠네요.
 

 


네비게이션/유안진

 

 

너무 많은 것을 보느라고

한두 가지도 제대로 못 본 관광에서

너무 여러 가지를 먹어서

맛있는 게 없었던 뷔페에서

너무 많이 배워서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공부에서

만신창이 되도록 열심히 살았는데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나이에서

 

뭔가를 하기보다는 아무 것도 하지 않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주장하고 설득하기보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울부짖어 발광하기보다는 눈감고 견디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열심히 살아온 것이 열심히 망친 것이 된 줄을

겨우 알아지고 보니

 

山을 섬겼는데

江에 와 있다

강물이야말로

처음부터 따라 갔어야 할 길이라고

한 참 두 참......, 많이 늦었지만― 


  

어쩌면 이리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을까! 그런데 참 욕심도 많으시다. 한강이나 낙동강이나 한 강물의 네비게이션만 가지시지. 세상의 모든 강물을 당신의 네비로 챙기시다니.......

 
우편함에서 꺼내온 계간지들을 선채로 훑어보다 이 시를 발견하고는 더 이상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읽고 싶은 책을 거의 읽지 못하고 읽어야할 책들을 읽는 일에 시간을 다 보내고 있는 요즈음. 열심히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정말 열심히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뒷통수가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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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0-01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안진의 시를 참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시집이란 시집은 다 찾아 읽고 베껴두고 그랬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특유의 딱딱 맞아들어가는 댓구가 기계적으로 보이는거예요. 참, 사람 마음의 변덕이라는게...
오늘 오랜만에 유안진의 시를 보네요. 다른 일 모두 그만두고 시인으로, 시인으로만 살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요. 저 시 속에도 그런 뜻이 얼핏 비치고요.

반딧불이 2010-09-28 12:24   좋아요 0 | URL
베껴두실 정도면 시를 정말 좋아하시는거네요. 저는 유안진 시인의 시를 눈여겨본지 얼마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직 시인의 특징을 파악하지는 못했구요. 아마도 제가 반복해서 읽으면 hnine님처럼 기계적인 댓구가 보이겠죠. 그렇다면 아마도 저 역시 '이거뭐야 국화빵이잖아!' 하면서 외면하게 될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