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포세 장편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등등
아침 댓바람부터 이게 대체 뭐라고... 나도 사실 의아하지만 도서관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잽싸게 대출해왔다. 어젯 저녁 노벨 문학상 발표 되자마자 너무도 생소한 작가여서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이미 출판이 되어있는 책이라 도서관 검색했더니 검색한 두 권의 책이 모두 있다. <욘 포세의 3부작>은 상호대차 신청해 놓고 <아침 그리고 저녁>은 두 권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도서관으로 출발하면서 검색하니 한 권은 이미 상호대차 되어 버렸고 남은 건 단 한 권... 25분 거리의 도서관으로 달려 달려~~~ 카메라를 피해 달려 달려 겨우 도착해서 해당 서가로 직행해서 일단 대출!!! 책이 생각보다 얇아서 조금 실망했다.
옆길로 새지 않고 집으로 와서 주전부리 몇 개 먹고 읽기 시작했다.
흠.... 흠...
뭐라고 해야 할지... 아침 댓바람부터 굳이 이럴 일인가 싶기도 하고.
문학상 선정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있겠지만 나도 내 취향이라는 것이 있다. 50 년 넘게 살았으니까 내 취향도 당연히 있다. 그런데 내 취향엔 영... 안 맞는다.
아무튼 시작은 요한네스가 태어나는 짧은 시간 동안 그의 아버지가 산고를 치르는 방 바깥에서 서성이거나 의자에 얼굴을 괴고 앉아 하는 생각들의 두서 없음이 마구 드러나는데 기다리는 남편이자 아빠의 심정이 이럴지도 하고 생각했지만 문장이 아니고 단어들이 계속 끊어지고 생각도 끊어지면서 정말 두서가 없다. 이상한 의성어 투성이다.
그리고 진짜 '그리고'의 연속... 아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남편이 안되어 봤으니 난 모르지만 요한네스의 아버지의 심정과 행동이 이런 거라고 한다면 나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난 아기를 낳는 입장이었으니 남편의 심정은 모르겠고... 그러고 보니 나 힘든 것만 생각나고 기다리는 아빠이자 남편의 심정은 한 번도 알려고 하질 않았네 싶다.
그런데 요한네스의 태어남을 보여주는 이 부분이 'I'이고 바로 'II'로 넘어간다.
요한네스가 아내를 떠나보내고 좀 무기력하게 살았나 보다. 아버지에 이어 어부가 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아침에 일어나 평소와 같은 생각을 하고 평소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데 어딘가 이상하다. 혹시 이 사람 밤새 안녕하신걸지도...
그 다음 읽기가 솔직히 조마조마해서 중단하고 이러고 있다^^
생각보다 재밌게 읽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아니 에르노도 그랬으니까!
도서관에서 이런 책들을 빌려다 놓았다.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워낙 이 책에 대한 평들이 좋아서 궁금하던 차여서 그랬던 건지 도서관 갔다 눈에 확 띄였다. 읽는 책이 주로 문학이다보니 도서관 가면 대부분 800번대 서가에서 뱅글뱅글 돌게 된다. 눈이 나빠서 안경을 안가져가면 책 제목이 눈에 안들어오는데 어쩐 일인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신기한 일이다!
<마틴 에덴>도 늘 관심 도서 목록에 들어 있던 책이다. 1권은 빌려오고 2권은 상호대차 신청 중. 다음 주쯤 오겠지? 얼른 읽어야할텐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2008년 출판된 작품인데 보존서고 도서길래 신청했다. 이 책은 솔직히 책 소개를 읽었다면 대출하거나 구입하지 않았을거다. 이 책은 순전히 ㄷㄼ 닉넴 쓰시는 그분의 영향이 100%다. 대체 왜... 무엇이 그 분을 그렇게 흥분하게 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근데 연애세포 마이너스 10000 이하인 나는 진짜 아무런 감정이 안 생겨요...ㅠ.ㅠ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은 어느 도서관이고 따로 서가가 마련되어 있는건가? 용인시 도서관은 다 그렇던데 다른 시도 도서관은 어떤지 모르겠다. 오늘도 그 서가 갔다가 아무런 정보없이 제목만 보고 선택한 책이다. 외젠 다비라는 작가의 <북호텔>. 표지가 얼마 전 전시회 다녀왔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어서 끌리긴 했다!
1920~30년대 프랑스 파리의 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객관적이고 생생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거기다 외젠다비는 궁색하고 신산한 삶을 사는 하층민들의 모습을 감상적이거나 과장된 태도, 정치적 사견을 배제한 채 담담한 필체로 서술함으로써 독자들이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들의 삶을 바라보고 이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외젠 다비의 서민에 대한 이해와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다니 끌릴 수 밖에 없었다. 난 이런 담담하고 객관적인 시선, 작가의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작품 좋아한다.
오늘 새벽에 마무리한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 이후에 <미국 민중사 1> 얼른 읽어야지 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책이 너무 많다.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신념아래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다간 하워드 진이기에 그의 저작이라는 것만으로 이미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장을 펼쳐보니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땅에 상륙하는 장면이 나온다. "호기심에 가득찬 황갈색 피부의 벌거벗은 아라와크족Arawaks 남녀들이 섬 해안가의 마을에서 나와 그 이상하고 커다란 배를 자세히 보기 위해 헤엄쳐 왔"고, 콜럼버스와 선원들은 칼을 들고 기이한 소리를 내뱉으며 물가에 내리는데 콜럼버스는 그런 원주민들을 보고 "... 이들은 좋은 하인이 될 듯하다..... 50명만 있으면 이들 모두를 정복해서 마음껏 부릴 수 있을 것이다." 라고 그의 항해일지에 적었다.
위대한 콜럼버스가 아니라 피의 정복자, 살육자로서의 콜럼버스를 첫 대면한 인디언 원주민들의 불행, 그리고 그 책을 처음 읽고 아연실색했을 미국민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도나 해러웨이의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는 추석 전에 나오자마자 딸램이 바로 보내주었다. 아르테의 Phollos Temimism 시리즈가 벌서 4 권이 되었다. 4 권인데도 정말 책값이 후덜덜하다. 직원할인으로 샀는데도 만만치 않다. 그런만큼 열심히 읽어야할텐데 쉽지가 않네!
추석 연후 기간에 알라딘에 또 책 주문을 했다. 어제 왔어야하는데 뜬금없이 책이 출발하지 못햇다고 톡이 왔다. 원래 자기네가 실수로 못보내주면 보상?이란 것이 있지 않았나??? 분명히 뭔가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푸시킨의 <눈보라>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감정의 혼란>은 책이 너무 예뻐서 소장하고 싶기도 했지만 <눈보라>는 오랜만에 러시아 문호의 책이 끌려서 구입했다. 그리고 <감정의 혼란>은 이미 읽었지만 소장용으로 구입^^
녹색 광선의 책은 김사량 작가의 <빛 속으로>와 발자크의 <미지의 걸작>도 있기 때문에 같이 꽂아 놓으면 이쁘겠지. 좋아하는 색깔의 책들만 골라놓은 거 같다. <패배의 신호>는 읽었지만 딱히 소장하고 싶지는 않구나...
<멀리 오래보기>는 비평가로서도 뛰어난 비비언 고닉의 비평모음집이다. 비비언 고닉이 탐구한 작가들의 관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여러 작가들 중에서 '1부 책과 그 책의 진실한 독자 사이'에 제임스 설터가 있는데 난 솔직히 이 제임스 설터의 작품이 난해하고 어렵다 생각했다. 비비언 고닉은 이 작가를 어떠한 언어로 설명해 놓았을지 궁금하다. 그 외에도 허먼 멜빌,보부아르, 프리모 레비. 한나 아렌트, 레이첼 카슨, 그리고 해리엇 비처 스토까지도...
박소연 작가의 <북적대지만 은밀하게>는 88쪽 남짓의 아주 작은 책인데 제목도 이상하지만 첫 문장에 끌려서 주문했다. 이거 보면서 이래서 첫 문장을 소개해 놓는구나, 첫 문장이 중요하구나 다시 실감했다.
"J기관 행사의 과제는 이겁니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야 하지만, 그중 행사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어야 해요." 도대체 무슨 괴상한 소리람.(5~6쪽) 내 말이...^^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이번 주문은 순전히 이 책 캐럴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 때문에 줄줄이 구입하게 된 거다.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은 독자라면 그 어이없는 결말에 기가 막히기도 했을 것이고, 그 어이없고 황당한 결말의 단초를 제공한 캐럴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을 당연히 검색해 봤을 거다. 그런데 그 책이 우리나라엔 아직 출판이 되어 있지 않았다는데서 의아함을 가지지 않았을까! 아니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출판하면서 <자연에 이름 붙이기>는 출판을 안 했다구? 그게 말이 돼? 하고 생각했을테니까... 그래서 조만간 나올 줄 알았다. 당연히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모든 책이 다 그렇긴 하지만^^
우리 딸이 지난 9월에 시드니 갔다 엄마가 좋아하는 '차(Tea)'를 사다 주었다. 모르는 브랜드지만 T2라고 거기서는 유명하대서 샀다고... 틴 케이스도 이쁜데 오늘 개봉한 차는 'Packs A Peach'란 거다. 피치향은 별론데 하고 마셔봤는데 새콤한 맛이 가미되어 있어서 느끼한 티푸드와 잘 어울릴 거 같았다. 넘 맛있어서 홀짝 후르륵~~~
벽을 마주한 나의 작은 책상
남은 홍차도 순식간에 후루룩~~ 요즘 오히려 바깥보다 썰렁한 방에 가만히 앉아있다 보면 팔도 시리고 몸이 으슬으슬 추위를 느낀다. 겨울도 싫고 추운 건 더 싫어... 이럴 때 따뜻한 차 한잔은 천국의 기쁨을 선사한다!
두 시간째 이러고 딴 짓... 책 읽으러 가자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