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부양 아동이 있는 가족 지원~~

1960년대 미국 사회의 미혼모에 대한 접근 방식은 ˝용서와 응징˝을 오갔다.
어떤 정책 입안가들은 미혼모와 아이 모두를 공공부조로부터 배제해 미혼모와 아이까지 처벌대상에 기꺼이 포함시키려 했다.(P155)

1960년대 초반 어떤 주들은 복지 혜택에서 미혼모를 제외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1960년 루이지애나에서는 사생아를 낳은 여성의 가족 지원 수당 수령 금지에 관한 법이 통과되었고, ‘사생아‘가 있는 모든 가정은 ‘부적합‘한 것으로 선언했다.
메릴랜드 역시 공공부조 대상에 사생아가 포함되는 것을 우려•했다. 코네티컷에서 발행된 신문에는 "사생아: 누가 비용을 지불하는가?"라는 제목으로 8개의 기사가 실렸다. 이것은 가족 지원 수당을 받는 사생아 수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이다.(McCalley & Greenleigh 1961.5.18) - P154

1960년대 미혼모에 대한 접근 방식은 용서와 웅징을 오갔다. 어떤 정책 입안가들은 미혼모와 아이 모두를 공공부조로부터 배제해 미혼모의 아이까지 처벌 대상에 기꺼이 포함하려 했고, 다른 쪽에서는 ‘한 번의 실수‘는 용서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전문가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것과 그 사람의 행동을 묵인하는 것을 혼동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Adams & Gallagher 1963: 44). 시간이 감에 따라, 언론에 유포된 ‘부양 아동이 있는 가족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미혼모와 그 자녀에 대한 공적 지원 제공에 대중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Costigan 1964). - P155

언론과 대중들은 복지 수당은 미혼모를 양성한다고 믿었지만, "제정신을 가진 여성"이 "쥐꼬리만 한 수당을 받기 위해 미혼 임신의 고통을 기꺼이 선택할 만큼 ‘부양 아동이 있는 가족 지원‘ 제도로 받을 수 있는 실제 급여액은 충분하지 않았다(Pinson 1964). 이러한 믿음이 잘못되었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정책 입안가들은 "문란한 여성과 무책임한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사회에 의존하게 되는 아이들"이 결국 납세자들의 부담이 된다고 우려했다
(Wiltse & Roberts 1966: 218).
- P155

한편, 실러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들은 대중들이 아동 수당을 받는 미혼모에 대해 반감을 표현했지만, 입양을 보낸 미혼모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또한 실러는 미국과 덴마크의 미혼모를 비교하며 덴마크에서의 미혼모는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사회적 부조와 보호를 받는 점을 강조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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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들처럼


미혼모들이 심각하고 부정적인 사회적 압력에 직면했음을 인식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법적이고 경제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음을 강조하며 "혼외 출산을 한 여성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한"하려는 법을 비판했다(Osofsky 1968: 89-90). 하지만 현실은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아이를 선택했을 수도 있던 많은 미혼모들이 "단순히 경제적 이유로 인해 아기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입양 보내면 아기가 더 잘 될 것이라는 생각과 엄마로서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본능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든 조정하려 노력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이타적 어머니가 아기 상실로 인한 슬픔을 감수하고 아기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제공해 주기위해 입양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례관리자들은 "클라이언트가 어떤 종류의 사랑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복지사들은 미혼모의 수치심을 이용하여, 아이를 키우지 않으면 혼외 출산 사실을 아무도 모를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아기를 입양 보내도 사생아를 가졌던 사실엔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한 클라이언트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대응하는 미혼모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별도의 교육을 받았다(Pochin 1969). - P144

사회학자인 윌리엄 라이언은 미혼모에게 입양을 강요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았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곤경에 처하는 원인을 가난한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향에 대한 선구적 연구를했는데, 그에 따르면 미혼모는 타락하거나 일탈적 존재가 아니라 가난의 피해자이고, 자원의 분배와 접근에 있어
 "불평등의패턴"을 보여주는 가시적 증거다. 이 패턴에는 사회의 지배적 다수가 "가난한 자들을 제자리에 두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반대로 불법의 산물, 즉 혼외 출산아기는 전반적으로 높은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만약 "사생아를 없애면, 입양에 필요한 원자재를 없애는 것이다". 특히 입양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라이언은 "입양되지 않은 엄청난 잉여 사생아들은..
입양 시스템이 만든 추잡한 산물이며, 형편없고 부적절한 아동복지와 공공부조 시스템의 자원 안으로 던져질 기준 미달의 물건과 같았다" (Ryan 2000 
[1971]: 114-115)고 일갈했다. - P145

오늘날에도 미혼모에 대한 과거의 주류적 관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면, 보수 대변인인 윌리엄 베네트는 십대미혼모에 대한 복지 혜택을 
강력히 반대한다.

"나의 희망은 적어도 미국 내 한 개의 주에서 특정 인구 집단(가령, 십대 미혼모)을 대상으로 이들이 장래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도록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동시에 임신 미혼 여성 - P150

을 위한 그룹홈을 확대하고, 입양을 촉진하는 것이다.... 합법적이지 못한 행위의 여파로 끔찍한 인간들의 잔해가 남겨지게 되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즉 우리는 질문하고 이에 대해 곧 
답변해야 할것이다. (Bennett 2001)

***참으로 끔찍한 인간이네!
인간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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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아이보리 스노우‘처럼 하얀 백인 아기

11장의 제목만으로도 이미 너무 끔찍하고 잔인하다.


1940년대 말 백인 신생아 입양을 원하는 불임 백인 부부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신생아를 빨리 입양하고자 하는엄청난 수요"와 입양할 아이를 빨리 확보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미혼모를 번식 기계로 여기는 경향이 점차 커졌다"(Young1953).
높은 수요와 백인 아기의 낮은 공급은 미혼모에게 아기를포기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아동국 특별자문위원이었던 손힐은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입양에 대한 인기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문제를 가져 왔다.

백인 어린 아기들을 원하는 엄청난 수요가 형성되고 있기에아동국은 이런 아이들을 조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입양가능한 영아의 수는 늘었으나 그 증가율이 수요를 따라가지못하고 있다. ... 한편 엄마들이 아동 포기를 하는 과정에서 권력 남용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 (Thornhill 1955:179) - P113

리드는 입양 시장에 나와 있는 백인 아기, 특히 파란 눈의 백인 여자 아기가 부족하다고 보는 관점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 P114

입양할 아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입양을 원하는 부부의 과잉이다. 매년 입양할 수 있는 아기들은 9만 명 정도인데, 70만에 가까운 부부가 입양을 원한다. 게다가 이들 부부의 95%가 백인 아기를 원한다.*** 입양할 수 있는 아기들은 거의 혼외출산 아동들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매해 출생하는 백인 사생아는 단지 54,100건 정도이다. 우리 기관에 있는 입양 가능한 아이 중 너무도 많은 사람이 원하는 ‘푸른 눈의 여자 아기‘는 거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Reid 1956) - P114

백인 미혼모는 점차 공급자로 인식되었고, 그들이 출산한 아기는 시장의 상품으로, 나아가 증가하는 수요 충족에 필요한 백인 아기를 공급하는 귀중한 자원으로 여겨졌다. 당시 저명한 사회학자 중 한 명인 빈센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백인 미혼모에 대한 비난은 그들이 입양 가능한 유아들을 공급하는 가장 크고 유일한 원천으로 표상될 때 완화될 것이다.
아이 없는 부부들의 가족 만들기라는 소중한 목표 성취에 도움을 줌으로써 백인 미혼모는 유용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의사, 변호사, 사례관리자 들이 증언하듯 보수적으로 보았을 때 약 백만 명의 비자발적 무자녀 부부가 있고, 이 나라의 백인 부부들은 입양 가능한 백인 영아 공급의 주요 원천이 사라지면 그리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으나 … 사생아를 계속 태어나게 하느냐, 아니면 입양 가능한 유아 공급을 줄이느냐, 이것은 딜레마이다.
(Vincent 1962)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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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아기를 퍼가다
- 5장| 전지전능한 존재들

여기서 전지전능한 존재들이란 아기를 입양보내는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 어리고 젊은 사회복지사를 비롯한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들을 말한다.

˝1945 년에서 1973 년 사이 150만명 이상의 백인 미혼모들은 교회, 미혼모시설, 입양기관, 공공사회복지 제도의 거짓되고, 비윤리적이며, 강압적인 방식에 의해 갓 낳은 아기를 포기하고 입양을 보내야했다.˝(p24)

‘서문‘부터 시작되는 이 책의 첫 문장이 이러하다.
아기를 낳은 엄마 스스로의 결정이 아니라 강압적인 방식에 의해 아기를 빼앗겼다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대학에서 입양 교육을 받고 현장에 대거 투입되었던 입양 복지사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입양 과정에서 자신들이 휘두른 권력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들의 목소리는 작가가 연도별로 수집했던 자료들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들은 아기 입양 결정에 책임있는 사람은 누구든 ˝전지전능한 역할을 한다˝고 하거나 누군가를 ˝구원하려는˝ 열정으로 포장하였으며, 이는 타인에게 일어난 곤란한 일을 처리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숨겨진 권력에 대한 욕망을 반영한 것일 수 있을 것이다.

1970년 초반 입양 지침서에 따르면, 미혼모의 친권이 자발적으로 포기되었든, 법적으로 박탈되었든, 입양 기관은 미혼모 자녀의 친권을 이전할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단 아동에 대한 권리를 이전할 때 친부모의 동의가 필요했다(Child WelfareLeague of America 1971).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동에 대한 권리 이전 과정에는 권력이 작동하고 있었다. 
즉 미혼모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입양 기관은 사회적 힘을 표상했다. 입양전문가들인 펄먼은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핵심은 ... 조력자여야 하는 사회복지사는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고,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하는 클라이언트는 변화되는 대상이 되고, 둘 사이에 마땅히 있어야 할 타협은 권력의 조작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Perlman 1971: 100)] - P76

1970년대 후반에 이르면 입양 상담사와 미혼모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긴장감을 다룬 연구가 등장한다. 예를 들면 치담은 미혼모의 의존 정도와 입양 복지사가 가진 권력, 권한과 영향력에 의해 긴장은 심화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하며, 상담사들은 선입견과 편견에 솔직해질 것과 모든 결정을 미혼모 스스로가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은 평소보다 더 의존적인 경향이 있으므로 외부의 영향에 더욱 취약하다. 이는 상담사가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행동 방침을 제안할 때 신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클라이언트는 상담사의 제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할 경황이 없으므로 최선이라고 하니 그냥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 일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 왜냐하면, 사람들은 쫓기듯 내린 결정을 후회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이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모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은 클라이언트의 전 생애 동안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입양 상담사는 반드시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야 한다. (Cheetham 1977)]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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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2-05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벌써 시작하셨군요!!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은하수 2025-02-05 10:23   좋아요 1 | URL
넵~~~ 좀 빨리 시작했어요^^
관내 도서관 전체에서 딱 한 권 있더라구요. 얼마나 다행이예요~~~

이 글 다음이 바로 ‘6. 돈 되는 입양산업‘입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충격적이네요...

독서괭 2025-02-05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너무 슬픈 이야기겠어요 ㅠㅠ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라는 소설도 참 좋았는데, 딱 그 돈되는 입양산업 이야기입니다 ㅜㅜ

은하수 2025-02-06 00:09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그래요.
읽고 있기가 .. 답답해서 책장이 잘 안넘어가요.
내용은 어렵지 않은데 술술 읽히지가 않아요. 아기를 빼앗긴 수많은 어린 엄마들과 아기들 모습을 자꾸 상상하게 돼요. 심지어 표지에 그 사진이 작가가 아기를 낳고 입양보내기전에 찍은 거래요. 표정 보이시죠? ㅠㅠ
 

《제국주의와 남성성:19세가 영국의 젠더 형성》

제 6 장 영국 신사되기 : 위대한 유산

 『위대한 유산』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작가인 찰스 디킨스가 쓴, 가장 유명했던 영국 남성의 빌둥스로만Bildungroman이다. 빌둥스로만은 한 사람의 성장 과정과 발전을 다룬 소설을 말한다.
이 작품은 영국 신사 되기의 전형과 같은 작품이다. 영국 신사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덕목이 필요한지, 신사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19세기 신사가 어떠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작품을 읽으면 된다.

난 영화만 봤는데 6장의 논지와 영화가 전혀 매치가 안되더라는...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쉬웠다. 얼른 읽고 싶지만 개인적으로 민음사 표지도 맘에 안들고 판형도 넘 불편해서 다른 출판사의 eBook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일단 표지가 맘에 든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신사‘의 이미지는 영화나 작품을 통해 익숙하다. 그래서 작품을 읽지 않았어도 이 6장이 재밌었는데 읽으신 분들이라면 더 신나게 달릴수 있을 듯!
하지만 읽다보니 작품 속의 핍이 깨달았던 사실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현실자각이 퍼뜩 드는 건 며칠 전 읽었던 이웃님의 페이퍼로부터 연유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가 국내의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한 원천˝, ˝자신이 속한 영국 사회가 물질적인 것, 특히 식민지 자본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란 문장이 우리 사회가 제 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의 착취로부터 혜택받은 것이라는 자각과 연결되면서 쉽게 잊히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아 미즈 여사의 책『가부장제와 자본주의』도 읽어야지 했는데..
읽어야 될 책이 자꾸 늘어간다.



˝... [위대한 유산]은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부르주아 사회는 실제로는 하층민 사회를 근원으로 거기서부터 힘겹게 상승해온 것이며, 여전히 하층민 사회에 의존하고 있음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224쪽)


˝... 진정한 <신사>는 계급이나 지위의 개념을 초월한다는데 동의한다. 신사는 단순히 특정한 계급의 구성원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장점과 자질에 근거하여 그 명칭이 부여되었다.˝ (230쪽)


˝이 소설은 핍이 성인으로 성장해가면서 신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빌둥스로만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소년 시절에 품었던 신사다움에 대한 막연한 욕망이 필연적으로 범죄와 제국이라누 불쾌한 현실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시인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인 깨달음을 위해 핍이 밟아나가는 험한 행로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가 국내의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한 원천을 힘겹게 시인하는 과정과 병치된다.˝ (241쪽)


˝핍이 배우게 되듯, 진정한 신사다움은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고결함과 성실함, 온정, 인간애와 같은 마음의 자질과 관련되어 있다. 진정한 신사는 말이 없고 자신의 지위에 대해 겸손하면서도 신사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디킨스가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신사의 정의는 (...), 계급보다 도덕성에 기초한 신사다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268쪽)


˝핍은 영국 남성성의 다양한 정의에 관해 고심하면서 자신이 <신사>에 대해 최초로 내렸던 정의, 즉 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신사는 무책임하고 파산 상태에 빠진 상류층 젊은이로서, 좀처럼 존경하기 힘든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핍과 허버트의 빚은 작가인 디킨스가 어린 시절에 빚 때문에 아버지가 투옥되었던 경험과 관련하여 겪은 가장 큰 충격에서 비롯된, 그들의 삶에 대한 심오한 질책으로 이해해야 한다.
소설 끝부분에 이르면 핍은 실제로 경제적 능력겨ㆍ 상관없이 심정적으로는 진정한 신사이다. 막연한 상상이 점차 현실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핍은 자신이 속한 영국 사회가 물질적인 것, 특히 식민지 자본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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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1-17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릇 알면 알수록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지를 깨닫게 되는것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읽을게 더 많아지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는 민음사 로 [위대한 유산] 읽었는데요, 그 책은 여러가지로 읽기를 잘한 책이었어요. 책의 재미도 상당했지만(마지막엔 울었어요) 그 책 읽고 나니 다른 책 읽는데 도움이 진짜 많이 되더라고요. 외국 작품 읽다보면 ‘핍‘이나 ‘해비셤 부인‘이 진짜 많이 나오거든요. 그럴 때 각주를 읽지 않고 바로 떠올릴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후훗.

은하수 2025-01-17 12:17   좋아요 0 | URL
읽고 싶은 책은 쌓이는데 못따라가는 제 속도가 심히 안타깝네요 ㅠ

오늘 도서관 가서 바로 빌려왔답니다. 어쩐 일로 동너ㅣ작은도서관에 1,2권이 다 있는 이런 뜻밖의 행운이 다 있네요.
재밌다는 말씀들 많이 하셔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