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아 손가락아 제발 좀 구부려져 주면 안되겠니??? 요즘 내가 간절히 바라는 한 가지... 바로 손가락이 잘 구부러지는 것이다.

양손이 다 부실하긴 하지만 하필 오른손잡이인데 오른손 중지와 약지가 잘 안구부러져서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정형외과 단골이 되어가는 요즘이다. 손가락과 손목의 방아쇠 수지는 워낙 오래된 나의 고질병이긴 하지만 손목은 그럭저럭인데 손가락은 도통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 내가 느끼기에 손가락에 가장 치명적인 집안 일은 칼을 잡고 써는 일이다. 손가락을 구부릴 뿐만 아니라 힘을 주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칼질을 좀 하고 나면 금방 무리를 했다는 느낌이 온다. 요 몇 년 사이 주사도 여러 차례 맞았고(이것은 자주 맞으면 특히 안좋다고 선생님이 하도 말씀 하셔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자제중이다) 체외 충격파는 수시로, 파라핀과 물리치료도 수시로... 어찌보면 큰병은 아닌 거 같은데도 열심히 병원을 들락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삶의 질이 이리 떨어질 수 있나 싶게 불편한 일 투성이라 우울해질 수 있지만...  덕분에 어지간한 집안 일은 패스~~~~ 최소한의 조리와 집안 정리만 하고 힘이 들어갈 일은 아들에게 미룬다. 공식적으로 못해도 되니 나름 편리한 점도 있다. 특히 1층과 2층의 3개 욕실은 3 식구가 각자 하니 이보다 좋을 수 있으랴 싶다. 그렇지만 가장 불편한 건 타이핑하기가 힘들어 리뷰를 자꾸 미루게 된다는 것과 좋은 문장들 필사하고 싶어서 무리하며 구입한 만년필을 써보지도 못하고 눈팅만 하고 있다는 것. 글씨 쓰기는 타이핑보다 더 고난이도의 미션이다. 지금 이 정도 살짝 구부러지는 거로는 택도 없지. 언제 만년필을 써 볼수 있으려나 싶어 애가 탄다. 거기다.. 난 솔직히 얼른 손가락이 나아서 화장실 청소 내가 다 했음 싶다. 내가 가장 신경 쓰이는 화장실 청소... 두 남자가 해놔도 맘에 안들어... 왜 청소했는데 더럽지...  확 다시 해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 참자 참아... 오늘 또 체외충격파 하고 왔는데 하루 걸러 연달아 해서 그런가 좀 부드러워져서 많이 안 구부려도 오늘은 타이핑이 된다. 




지난 달에 도서관에 바로 대출 신청했다 15일 경에 '예산소진'으로 신청할 수 없다는 멘트 떠서 멘붕 왔던지라 

이번 달은 3월 시작하자마자 얼른, 일단 3 권을 먼저 신청을 해버렸다.


















<8월에 만나요>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사후 10주기 생일인 올해 3월 6일에 전 세계에 동시 출간이 되었다.

<백년 동안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라는 그의 대표작은 몇 번 시도만 하다 결국 읽지 못했지만 이 작품으로 시작을 해도 좋을 거 같다. "<8월에 만나요>가 암시하는 바처럼, 주인공 아나 막달레나 바흐가 자기 어머니의 기일인 매년 8월 16일, 카리브해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나는 결혼한 지 27 년째가 된 남편과 아이들을 둔 평범한 주부다. 그녀는 어머니의 기일에 항상 글라디올러스를 사다가 어머니의 무덤에 바치고 하룻밤을 그 섬에서 묵고 온다. 매년 이어진 이 방문은 어느 덧 일 년 중 단 하룻밤 동안 다른 사람이 되라는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이 된다. ... 규범이나 구속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여성에게 바치는 마르케스적 찬가이며, 흔히 남성 위주로 다뤄진 주제를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출판사 책소개 발췌)." 


<천 척의 배>는 부제가 트로이아 전쟁의 여성들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 」와 「오딧세이아 」는 흔히 서구 문학의 효시이자 ''전쟁과 전사, 남성과 남성성의 토대를 닦은 위대한 텍스트'로 여져진다. 이런 평가가 전적으로 부당한 것은 아니나 <천 척의 배>는 지금껏 트로이아 전쟁에 관한 이야기에서 다뤄지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의 영웅성과 서사성에 주목해 이 전쟁의 진정한 참상"을 그려낸다. 트로이아 전쟁이 무려 10 년간 이어진 참혹한 장기전이었는데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이 정녕 남성들만의 문제였을까. 아닐 것이다.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내. 세 자매>는 안톤 체호프의 주요 작품 두 편을 엮은 선집이다. 「아내」는 "러시아 대기근 시기에 농민 구제 사업을 펼치려는 주인공을 내세워 어떻게 사람답게 살 것인가를 질문한다. 희곡「세 자매」는 체호프의 4대 장막극 중 하나로, 이상을 꿈꾸지만 무엇 하나 이루지 못하고 삶을 그저 인내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다(책 소개 발췌)." 요즘 러시아 소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솟아나 한 권, 두 권 책을 사모으고 있는데 그 와중이니 관심이 생길 수 뱎에...






어제 아침 수영 끝나고 병원을 가고 있던 중이었는데 어느 새 지나치고 중앙 도서관 앞에 와 있더라는.... 두 가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왜 머릿 속은 한 가지만 입력이 되는 걸까. 이젠 멀티가 정말 안되는 걸까. 어쩜 그리 까맣게 잊을 수가 있는 거지??? 하마터면 병원에 늦을 뻔.

그래도 이왕 간거니 얼른 빌리고 가지 뭐.


















<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의 책을 한 때 열심히 읽었던 때가 있엇다. 하지만 리뷰는 거의 남겨놓지 않았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속죄>는 분명 읽었는데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어봐도 도통 줄거리도 기억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읽었던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는 분명히 읽으면서 줄거리가 생생하게 기억이 났는데 리뷰는 고사하고 읽은 책으로도 남겨놓지를 않았더라는... 출간 된지 그리 오래된 책도 아니건만... 정말 읽기만 하고 최소한의 리뷰도 남기지 않는 나의 독서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자각하게 되었다. 이번엔 리뷰도 좀 남겨봐야겠다. 근데 밀린 리뷰가 너무 많네 ㅠ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콜렉션 <퍼스널>도 한 권 빌렸고, 거기에 한국 문학도 두 권 빌렸다.

오랜만에 조남주 작가의 소설 <그녀 이름은>, 그리고 성해나 작가의 <빛을 걷으면 빛>이다. 





새벽에 써 놓았던, 그리고 임시저장까지 눌렀었는데 나의 페이퍼는 다 어디로 날아간 걸까. 난 새벽에 무슨 생각을 했었던가 .

마지막 한 권 남은 바로 대출은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를 생각했던 거 같다. 번뜩 떠오르는 쇼펜 하우어. 고등학교 때 처음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읽고 절망하다 대학 때 다시 읽었는데 역시 이해 안되긴 마찬가지여서 다시 더 깊은 절망. 요즘 다시 쇼펜하우어 열풍이 불고 있어서 다시 읽어볼까 싶어졌다. 너무 어려운 거 같아서 읽기 쉬운 책 사 놨는데 안 읽고 있다. 깐*리 님의 서재에서 만난 <길 위에서 만나는 쇼펜하우어>와 입문서로 읽기 좋은 아르테의 서가명강 시리즈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빌려서 읽는 책들은 열심히 읽을 수 밖에 없다. 길어야 3 주. 그 기간 동안 열 권 이상의 책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쫓기듯 읽게 된다. 물론 도저히 안 읽어지는 책들도 많다. 그냥 반납하면서 그 책에 대한 미련도 깨끗이 버리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사 모으는? 책들은 자꾸 뒤로 밀린다. 그럼에도 자동으로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 그리고 신간이 아닌 이상 읽고 싶은 책이 보이면 도서관 검색을 하고 있는 손길을 멈추지 못해 오늘도 15권의 빌린 책이 내 눈 앞에 쌓여 있다. 부담감과 뿌듯함 그 사이 어디쯤이다~~^^ 아우... 내 손가락아... 찌릿찌릿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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