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오늘 오전에 볼일이 있어 엄마 없는 동안 혜림씨를 돌보기 위해 소생은 오늘 하루 휴가를 냈다. 혜림씨는 어제 방학을 맞이하였다. 어제 저녁에 혜림씨와 한 이불 덮고 누워 새끼손가락을 걸고 굳은 언약을 맺었다. 내일 마트에 가서 간담 프라모델을 사와서 함께 만들기로 말이다. 아침에 아내가 나가고 소생은 혜림씨와 둘이 다정한 연인처럼 손에 손을 잡고 이마트에 가서 간담을 사왔다. 당초 의도는 둘이 같이 함께 만드는 것이었는데 결국 혼자 다 만들고 말았다. 초딩 1학년에게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만들다보니 소생이 재미가 나서 내쳐 혼자 다 만들고 말았다. 허리가 뻐근하다. 눈도 침침하다.
간담을 완성하고 나니 문득 일전에 재미로 올렸던 ‘로마의 원로원과 인민을 수호하는 간담’이 생각나서 ‘로마의 일인자’ 책들과 사은품 ‘문진’과 ‘로마 주화’와 ‘황금 월계관 책갈피’로 쭈물럭쭈물럭 쓸데없는 짓을 또 좀 해봤다. 햐~ 소생이 이러고 논다. 나름 재미가 있다. 낼모래면 흔히 말하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다. 천명을 안다니 엄청나게 놀라운 말이다. 소생은 천년을 몇 번 거듭 산다고 해도 도무지 모를 일이다. 아내의 가려운 곳도 잘 몰라 엉뚱한 데를 긁고 마는 한심한 소생에게는 무슨 안드로메다보다도 더 아득한 이야기다. 그러니 여즉 소꿉장난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소생이 대학 갓 들어왔을 때는 복학생 선배님들은 하늘 같은 존재였다. 복학생 선배님들 중에서도 졸업반이신 4학년 복학생 선배님들은 그야말로 천상천. 하늘 위의 하늘이었으니 용안을 한 번 뵈옵는 것이 무슨 천한 종놈이 웃전을 배알하는 것이랑 비슷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복학생 선배님들이라고 해봐야 기껏해야 스물일곱 정도다. 옛날에 김형경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머! 얘~ 나는 나이가 마흔이 되어도 마음이 이럴 줄은 몰랐어” 그렇다. 나이 오십이 다 되어도 아직 마음이 이렇다니 놀랍다. 세월을 똥구멍으로 먹었나.? 소생은 역시 한 세월 지나는 동안에도 전혀 성장하지 못한 것인가???
로마의 원로원과 인민을 수호하는 간담 http://blog.aladin.co.kr/733305113/7672386
'로마의 일인자'는 어째 다 읽었는데 '풀잎관'은 1권 조금 읽다가 그만둔지 오랜지...




눈 웃음치는 간담 귀엽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