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나아가서, 준비의 시기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게 맞다고 본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ZPD를 대는 것에 대해서, 아마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최소한이어야고, 간접적이어야하며, 적어도 발달의 일련의 과정을 마쳐야 한다고 본다.

미리 가르치는 것도 정말 위험하다. 사물의 추상성을 받아들일 만큼 의식의 세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연산을 가르치는 일은 뿌리가 채 내리지 않은 모종을 끄집어 올리는 것과 같다. 아무 일이라도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수학은 최종 도달 지점이 추상적인 사고다. 초창기 배움에서 세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야 꽃을 피울 수 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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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속 건축 도시 속 건축 시리즈
김태일 지음 / 안그라픽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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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건축에 대한 책은 [제주 근대건축 산책]을 읽은 바 있다. [제주 근대건축 산책]은 제주도의 다양하고 특색있는 건축물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면서 제주도가 가진 건축 유산을 잘 설명하고 있다. 동문시장 건물, 테쉬폰, 제주대학교 본관 건물에 대한 기술이 기억에 남는다.

그럼에도 그 시대가 근현대 건축물에 제한되어 있었고 다양하게 다루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제주 속 건축]은 백과사전 식의 기술을 토대로 시대적 다양성 및 용도의 다양성을 획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백과사전식 구성이 갖지 못하는 깊이의 경우, 간결한 서술로써 어느 정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양한 건축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의 사용이 초심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며, 저자 자신의 선호가 드러나는 지점에서는 이를 간결하게 드러냄으로써 글이 자칫 밋밋하게 갈 수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특장점에 주목하면서, 장단점의 균형을 맞추느라 흐트러지기 쉬운 간결함을 잘 지켜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저자가 생각할 때 의미있는 건축물은 간결하고 핵심적인 설명으로, 더 의미있는 건축물은 선호가 드러나는 표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좋은 시도라고 보며, 일개 독자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독서가 되었다.

더 나아가, 권두에는 추천사를 대신하여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 언어에 대한 간결하고 힘있는 글이 자리잡고 있어 책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거칠게 표현하면, 권두의 글 만으로도 이 책은 일독의 가치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제주 근대건축 산책]과 함께 읽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여러 요소에 대한 비전문적인 책들이 범람하면서 제주의 인기에 편승하는 옅은 수를 쓰는 상황에서, 이 책은 제주가 가진 건축 자산에 대해 간결하고 다양한 기술을 통해 독자의 견문을 넓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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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권두에 여러 제주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제주의 주목할 점을 안내하고 있어 이채롭고 의미있다. 그런데 21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지금은 이 ‘올레’를 거리에서 마당으로 이어진 좁은 길로만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저자가 이 부분을 보고도 아래와 같이 집필하였다면 각주로 설명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옥’의 티.

올레는 거리에서 집으로 연결된 긴 골목이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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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실에서 배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공공성에 기대어 모든 교실 구성원에게 배움의 기쁨과 즐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배움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학교와 교실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

학교에서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그 평가는 결국 배움의 체화를 확인하고자 하는 방법일 때 의미와 가치가 있다. 배움에 기댄 평가라면 배움의 주체로부터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야 할테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평가를 계획하여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을 이야기 할 수록, 배움의 본질적 효용인 개인의 성장과 만족, 더 큰 도전을 가로막을 뿐이다. 무엇을 위한 공정함인가.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공정함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공정성이 학교의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과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학교가 추구해야 할 것은 평가의 공정성을 넘어선 배움의 공공성이다. (중략) 교사가 딛고 선 곳은 공공성의 영역이다. 공공성이란 본질적으로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모두를 위한 것‘이고, 사유화되지 않기에 모두를 이롭게 한다. 학교가 담보하는 평가의 공정성이라는 것도 결국 배움의 공공성에 기대어 성립한다. 그래서 길 잃은 미래를 맞이한 2020년의 학교에게 가장 절실한 질문은 결국 배움의 본질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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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직업놀이 - 꿈과 자존감을 키우는 행복한 학급 운영
이수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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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사가 가진 교실 철학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교실에 잘 적응한 어린이들이 아닌, 소심한, 이기적인, 공격성향이 있어 트러블이 자주 일어나는, 자신감 없는, 빠르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교육이 힘든 지점이 바로 이 것이다. 교사는, 잘 해 내는 어린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그 뒤 편 그늘진 곳에 서 있는 어린이들이 자꾸 눈에 밟히는 이들이다. 그래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행하는.

그런 철학 아래에서, 저자는 교실 속 직업놀이를 통해 이를 구현해내고 있다. 사실 방법은 부차적인 지점일지도 모른다. 핵심은, 우리의 교실은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방식으로든지의) 실행일테니.

자신의 교실 철학을 실현해나가는 탁월한 방법에 박수를 보내면서, 두 가지 정도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교과 교육과정과 연계해야 할 듯 한데, 과연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에 이 활동을 통해 도달케 할 수 있을까. 그게 어렵다면 창위적 채험활동 시간을 다 털어내면 될텐데, 범교과영역 또는 7대 안전 영역과 관련된 필수적 활동이 이미 창체 시간을 꽉 채우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는 이런 활동을 위한 시수를 확보할 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교과 배움을 설계하면서 이 거대하면서 기나긴 역할놀이의 사회자 역할을 지치지 않고 수행할 수 있을까?

물론, 해 보지 않고 가지는 의문이라 조심스럽지만, 해 보지 않은 이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 장기간의 프로젝트에 쉽게 뛰어들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이미 많은 시간이 주제통합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토대로 두 마리 토끼 - 어린이들 모두를 교실의 주인공으로 만들면서 성취기준 상의 일정 성취수준 이상으로도 도달할 수 있도록 - 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6학년 담임을 해 왔고 또 할 입장에서, 특히 일인일역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면서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책은 2022년도의 교실살이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이를 어떻게 우리 교실에 구현할지를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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