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조차 스쳐지나간다
백이 스쳐지나
이백이 스쳐지나
삼백이 스쳐지난 그때
《무슨 서명입니까?》
나의 웨침은
그 사람을 스치지 않았다!
우리가 옳다고, 잘하라고
감격해하는 일본인녀성의 그 말에서 빛을 보았다.
내가 하는 투쟁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그렇다.
일본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것은
우리가 잘못하였기때문이 아니다
일본당국이 조선사람을 《부(否)의 존재 》로
대해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내가 단념하고 스쳐지나가면
영원히 못 얻을 권리인것이다.
우리가 이 문제를 어찌 스쳐지나갈수 있는가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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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무상화 운동?

일본은 2010년부터 고교무상화 정책을 시작하였어. 문제는 일본에 있는 모든 외국인학교에 대해서는 고교무상화를 일본학교와 똑같이 지원하였는데 유일하게 조선학교만을 고교무상화제외(수업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조치,연간 약 12만엔,한국돈 120만원에 해당)하는 차별을 지금까지 하고 있어.
이에 대해 재일동포들은 물론 남북의 동포들도 일본 정부의 부당한 차별에 대해 항의하고 있고, 양심적인 일본인들도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유엔의 아동인권위원회,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도 일본정부에 조선학교 차별을 시정하라고 거듭 권고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차별이 계속되고 있어. - P162

나는 이날 집으로 돌아갈 전차칸에서 수요일행동에 참가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느꼈다. 투쟁에 참가하면서 나는 무엇이라도 겉면이 아니라 그 속에 깃든 본질을 보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알게 되였으며 이렇게 느낄수 있었던것은 《조고축전》준비과정에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아는것이 불어났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는것이 있어야 보이게 되는것이 있다는것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게 되였으며 이것은 선대들이 새겨주신 력사의 발자취를 우리가 계속 이어나가는데서 꼭 필요한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몇달이 지난 오늘도 나는 시간이 있으면 수요일행동에 참가하고있으며 그 마당에서 호소도 하고있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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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학생들의 ‘조국’?

재일본조선인들이 모든 힘을 모아 국어강습소에서 시작하여 초중고급학교까지 조선학교를 만들어 가는데 북녘동포들의 지지와 후원이 있었어.
1957년 4월, 한국전쟁 이후 북녘동포들이 나라 복구로 어려운 시기에 1억 2천만엔(일본돈)의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내주었어.
지금까지 해마다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내주고 있어.
조선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민족교육을 할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태준 북녘을 ‘조국‘으로 생각하게 된것이지.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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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땅 일본
조선학교 학생이라
절대 트집 잡히지 말라고
항상 착하게 살아라고
긴장, 긴장, 긴장
긴장속에서 자라난 우리

동정도 옷고름도 다 감추고
저고리를 안 입은척 하며
조심조심 학교 다니는 우리 - P90

재일본조선인에 대한 그릇된 력사인식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차별, 또한 사실과 어긋나는 보도때문에 가지게 된 편견이 무서운 흉기가 되면서 이것들이 어린 우리 동생의 소박한 꿈이며 피타는 노력과 절대 짓밟히지 말아야 할 자존심을 무자비하게 허물게 한것임을 나는 똑똑히 알았으며 그런 흉기가 우리의 미래를 시퍼렇게 위협하고있다는것도 똑똑히 알게 되였다. - P108

《소나야, 일본에 건너오신 증조할아버지가 제일 처음에 하신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학교를 세우는 일이야!
자기가 학교를 못 다니고 공부하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또 일본에서 나서자라는 아이들에게 꼭 우리 말, 우리 글, 우리 문화를 배워주기 위해서말이야. 너의 증조할아버지는 정말로애국심이 강한분이시였어.
그후 증조할아버지는 자신이 번 돈을 깡그리 바쳐 이곳 사와다리언덕에 우뚝 솟은 우리 학교를 지키기 위해 한몸을 바치신거야.
당시도 학교재정사업이 어려워 힘든 시기였으니 자기가 할수있는 일은 다 자기 힘으로 하셨으며 평생 교육회에서 비전임으로 사업하시면서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곧 찾아갔다고 해. 작업옷을 입으신 모습으로…》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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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에 끌려갔던 동포들이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우리 민족의 역사를 교육하기 위해 세운 조선학교, 하지만 조선학교와 재일본조선인 학생들은 우리 사회에서 잊힌 존재였습니다. 남북대립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일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계 학교인 조선학교는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우리 땅에 뿌리를 두고 있는 ‘조선인‘이라는 것입니다. - P5

‘우리 학교’에 아들 딸을 보내는 어머니 치고 훌륭하지 않은 분은 없다고 나는 믿는다. 왜냐하면 눈앞의 편안한 삶을 택하기보다 불편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자기가 물러설 수 없는 자리를 지켜내는 일, 그러기 위해 저항하고 싸우는 일에 나서는 의지. 이것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는 고통스럽더라도 그 길을 간다 하지만 자식은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게 어미 마음이 아닐까? 내 살아 - P10

온 경험으로는 자식에게까지 고통스럽더라도 정의를 지키라고 가르치는 부모는 못 보았다. 아니 지금 내 둘레를 살피면 참으로 가관이다. 제 자식 잘 되기 위해서 남의 자식 짓밟는 일은 예사이고 더욱이 자식이 정의로운 길로 가고자 해도 애비 어미가 죽을 듯이 막아나서기 때문이다. 정의와 인정은 사라지고 경쟁과 승리만이 인생의 목표가 된 세상. 이게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현실이다. - P11

일본정부의 억압과 탄압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1966년부터 1972년까지 7번에 걸쳐 조선학교의 수업 중지, 학교의 폐쇄를 꾀 - P20

하였고, 2010년 이후에는 고교무상화에서 유일하게 조선학교만을 제외하는 노골적인 차별정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교무상화‘는 수업료의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조치로, 다른 재일외국인학교는 지원하면서 조선학교는 지원하지 않는 인권 침해적 교육차별정책입니다. - P21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어요.
《지세의 첫 자랑은 무엇이니?》

선생님 래일이면 이야기할래요
나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예요.
나의 첫 자랑은 나를 사랑해주시는
귀중한 사람들이 많다는거예요 - P39

어머니와 한 놀이
종이쪽지로 질문하기
《만약 돈을 많이 가졌다면?》

어머니는 뭐라고 쓰셨을가?
예쁜 옷? 가족려행?
크고큰 우리 집?
슬금슬금 종이쪽지펼쳐봤어요.

(아!!)

그래,
비가 많이 내린 바자날에도
차거운 바닥에 앉아 판매하고계셨지 - P53

낡아진 교사 꽃학교 되라고
꽃밭꾸리기 열심히 하고계셨지

제일 좋은 모든것 학생들에게
언제나 우리들이 선참이였지
그런 어머니가
주신 대답

그것은
《학교에 다 준다》
종이쪽지 보고 또 보았어요.

《어머니!》

어머니의 넓고 따뜻한 품에
꼭 안기였어요.
나는 그런 어머니를 존경합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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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이고 파편적인 사실들의 조각에 가깝습니다. 상황은 많이 나아졌지만 모든 산재사망이 언론 등을 통해 가시화되는 것은 아니기에 산재사망 전체를 다 포괄하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작업을 지속하는 것은 이러한 조각과 파편으로 ‘조각보‘를 만들고 ‘퍼즐‘을 맞춰주실 분들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P9

그것은 노동운동에서, 사회운동에서, 학술적 실천에서, 문학 등 예술에서,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일상적 실천에서 시작되고 점점 늘어나 모이고 저 멀리로 흩어져 나아갑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말해지지 않던 것이 들리고, 감추어졌던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말 없는 자들의 웅얼거림이 북소리처럼 커질 것입니다. 노동자 산재사망과 관련된 총체적 진실이 ‘사건‘처럼 드러날 것이고, 노동자 죽임의 공고한 구조는 허물어질 것입니다. - P9

저희가 책의 제목을 숫자로만 나타내고자 할 때에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1년간의 산재사망자 수(2,146명), 사고사망자 및 과로사망자 수(529명)를 내세우는 것은 산재보험으로 인정된 사망자 수만 집계하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있습니다. 현행 산업재해 통계는 ‘노동자이지만 노동자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들’ 즉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 화물차주, 자영업자 등의 현황을 파악하지 못합니다. 특히 근래 들어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플랫폼 노동자들, 근25년간 한국의 중소 제조업종과 농어촌 산업을 지탱해온 이주노동자들이 산업재해에 가장 쉽게 노출됨에도 그 숫자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은 집계 방식입니다. - P10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을 이처럼 높일 때에 우리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이들을 숫자로만 기록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동시에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죽음을 돌아보며 그들이 죽음 직전까지 살아왔던 삶을 구체적으로 복원하는 작업은 지금으로선 너무나 요원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숫자를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그들의 부고를 하나씩 읽어가면서, ‘그들이 곧 우리‘라는 점을 잊지 않는 데서 그 복원은 서서히 시작될 것입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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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30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양주에서 매몰사고가 있었네요. 3명이 실종되고 그 중 2분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합니다. 이번달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 처벌법 대상 1호라는데 그 처리가 어찌될지 지켜보렵니다. 그럼으로써 적어도 업자측의 안전조치 미비로 인해 벌어지는 사고는 막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요.

햇살과함께 2022-02-01 11:29   좋아요 0 | URL
에휴..설연휴에도 또 집에 돌아가지 못하신 분이 생기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발 제대로 작동하기를.. 바람돌이님 남은 연휴 잘 보내세요.
 

《통증 연대기》는 영어와 우리말 모두에 능란한 번역자의 유려함과 뛰어나고 성실한 수고로운 편집으로 독자에게 행복감을 준다. 나는 특히 저자의 참고 문헌 중에 한국어로 번역된 책을 병기한 이런 책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고통과 몸은 내 인생과 공부의 평생 주제인데, ‘동지‘들이 있다면 이 책과 더불어 다음을 읽기 권한다.
외국 필자에 국한한다. 올리버 색스, 앤드루 솔로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앤드리아 드워킨, 오오누키 에미코, 존 사노, 사라 러딕, 미리엄 그린스팬, 도미야마 이치로, 버니 시겔, 케이레드필드 재미슨, 번역 때문에 읽기가 통증인 책도 있지만 저자마다 대개 2권에서 7권까지 번역되어 있다. - P33

몸은 사회적(social/mindful body)이다. 몸은 기억이다. 있는 그대로의 몸은 없다(영어 body는 그냥 ‘시체‘라는 뜻이다). 몸은 언제나 해석이다. 같은 흑인이라도 힘과 스피드를 상징하는 운동 선수 우사인 볼트나 ‘흑진주‘로 불리는 뛰어난 미모의 여성들은 흑인이라기보다 ‘뛰어나지만 특이한 인간‘의 범주로 다시 구분된다. 이들의 예외성은 해석의 힘을 보여준다. 한편 책에도 나오는 ‘one drop rule‘, 즉 선조 중에 흑인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인간‘이 될 수 없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영화화되기도 한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의 작품 《휴먼 스테인》(2000년)은 흑인의 피가 인생의 얼룩이자 오점(‘스테인stain‘)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검은색, 그것은 없애야 하지만 없앨 수 없는 것이다. - P39

여성주의 실천이라고 해서 다 ‘올바르거나‘ 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개인적으로 ‘탈코르셋‘ 운동과 거리가 있다. ‘탈코르셋‘은 기본적으로 젊은 (중산층) 여성의 몸을 전제로 한 것이다. 물론 대단히 중요한 여성주의 실천이지만 통념과 달리 모든 여성이 규범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은 여성마다 다르다. 특히 가난한 여성이나 나이든 여성은 어느 정도 외모 관리(‘코르셋‘)를 하지 않으면 시민권을 박탈당한다. 나 역시 내 옷차림이나 외모 때문에 택시를 잡지 못하거나 노숙자나 좀도둑 취급을 받은 적이 적지 않다. ‘탈코르셋‘ 운동은 가부장제에 저항함과 동시에 남성 사회가 정한 - P44

여성의 범주를 수용한 지점에서 시작한다. 이처럼 모든 운동은 모순적일 수밖에 없고, 그 핵심에는 몸의 다름과 범주의 문제가 있다. - P45

거듭 말하지만 "내 몸은 나의 것이다."가 아니라 "내 몸이 나다." 우리의 정신이 몸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바로 나다. 정신은 몸에 속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몸에 대한 생각은 곧 자아관이 된다. 문제는 이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자기 몸을 긍정하기 어려운 사회인데, 과학 기술의 발달로 자아만 팽창한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에 모든 ‘비극‘이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책이 절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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