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롤랜즈Mark Rowlands 《철학자와 달리기》
조지 쉬언 George Sheehan 《달리기와 존재하기》
내가 만나서 함께 달린 수많은 구독자들 중에는 의사, 변호사, 교수, 중견기업의 사장도 있었지만 다 비슷했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몸의 건강을 위해서 달린다고 했다. 그런데 조금만 깊게 대화를 나눠보면 저마다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걱정과 불안 등의 감정을 잠재우기 위해서 달리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이들도 자기 나름의 불안이 있다. 만약 누군가 ‘나는 전혀 불안하지 않아‘라고 말한다면 둘 중 하나가 아닐까? 거짓말이거나 뇌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사람이거나. 누구나 불안을 느끼면서살아간다. 다만 그런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뉠 뿐이다. - P34
남보다 빠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워서 자꾸자꾸 달리고 싶어졌다. 자주, 꾸준히 달리다 보니 비 온 뒤 대나무 순이 몰라보게 자라나듯 달리기 실력이 쑥쑥 늘었다. 철학자 마크 롤랜즈Mark Rowlands는 《철학자와 달리기》에서 "젊음은 행동이 놀이가 되는 곳마다 존재한다"라고 했다. 다른 무엇을 목적하지 않고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행동을 하는 곳에 젊음이 깃든다는 의미일 테다. 적어도 우리에게 달리기는 다른 목적이 아닌,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달리기는 우리에게 놀이였다. 어른이 된 우리는 ‘달리기‘라는 ‘놀이‘를 통해 ‘젊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 P43
달리기에도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다는 것, 체계적인 과정을거치면 누구나 마라톤 완주가 가능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월 150km정도의 누적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된다면 완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 P63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결국 부상의 핵심은 ‘회복력‘에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근육은 운동을 통해 부하가 생기고 휴식을 통해 회복하는 과정에서 차츰차츰 성장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근육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데, 초보 러너들의 가장 흔한 실수는 이때 회복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하루만 쉬어도 영영 달리지 못하게 될 거라는 조급함, 여태껏 쌓아온 체력이 한 번의 휴식으로 와장창 무너질 듯한 압박감 때문에 매일을 쉼 없이 달리다가 부상을 입는 것이다. - P100
불행도 행복도 결국은 생각 습관을 통해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나치의 학살이 자행된 아우슈비츠 집단 수용소에서 끝끝내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이렇게 말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반응에 의해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 우리는 외부 자극에 그대로 반응하는 단순한존재가 아니다. - P105
유산소 운동 방법 중 존2운동 zone 2 training이 있다. 유산소 운동은 심박수의 강도에 따라 최저강도인 존1부터 최고강도인 존5까지 - P156
다섯 구간으로 나뉜다. 존2운동은 ‘존2‘ 구간의 심박수를 유지하는운동을 말하는데, 이때의 심박수는 자기 최대 심박수의 약 60~70 퍼센트에 해당하는 정도로 본다. 존2운동은 강도는 낮아 부상의 위힘이 덜하고, 지구력 증진이나 대사 건강 개선을 돕기에 달리기에도 적용하기 좋다. - P157
존4~5 달리기는 고강도로 진행되는 만큼 단시간에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우리 몸은 운동하는 동안 두 가지 주요 에너지원인 탄수화물과 지방을 사용한다. 순간적인 힘을 요하는 고강도 운동을 할 때에는 주로 글리코겐(탄수화물)을 더 많이 연소하는 반면, 강도가 낮은 존2 달리기는 고강도 달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지방을 연소한다. 장기적인 체중 감량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 연소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고강도 운동도 오래 지속한다면 글리코겐이 완전연소된 다음 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하겠지만, 문제는 오래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고강도 운동은 극도로 피로를 유발하고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렵기도 하다(작심삼일의 주범이 아닐까?). - P158
천천히 달리기는 우리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준다. 스스로에게 빠르게 달리기를 강요하면 부족함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지만, 부하가 걸리지 않는 속도로 차분히 달려낸 나에게는 충만함만 남을 뿐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과의 조화를 이루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진짜 소중한 가치라는 걸 깨닫는다. - P159
아마도 그즈음 읽던 《달리기와 존재하기》라는 책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저자인 조지 쉬언 George Sheehan은 마라톤을 단순한 신체 운동이 아닌, 자아를 탐구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여정으로 묘사했다. 당시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찼던 나는 마음의 스승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는 내게 잡생각은 그만하고 숲을 향해 달려보라고 말하고 있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질문"이라며.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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