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없는 기분
구정인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연한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찾아온 깊은 우울감.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님을, 외면하고 밀쳐둔 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임을, 애도할 시간임을 알려주는, 기분이 없는 기분을 잘 표현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 (리커버)
마크 스트랜드 지음, 박상미 옮김 / 한길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퍼 전시 보기 전 책 읽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마크 스트랜드의 글은 호퍼의 그림에 담긴 나만의, 저마다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퍼의 그림은 현실이 드러내는 모습을 넘어서는 것으로, 어떤 ‘감각‘이 지배하는 가상공간에 관객을 위치시킨다. 이 책의 주제는 바로 그 공간을 읽어내는 것이다.

마크 스트랜드 - P14

이 책에서 나는 호퍼의 그림을 향수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대신, 호퍼에게 길이나 철도, 통로나 잠시 쉬어가는 장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는 여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호퍼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기하학 형태가 관객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호퍼의 그림을 볼 때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감상의 일부라는 사실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사실이 관객을 그림에 빠져들게 하지만,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호퍼의 작품에서는 이 두 개의 상반된 명령어-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동시에 머무르게 하는-가 긴장감을 자아내고, 이 긴장감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 P16

바로 이런 가차없는 거부의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이 <철로 변 집>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집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어느 쪽으로 가든 그쪽으로 등을 돌리는 듯하다. 가장 단순하고도 콧대 높은 도도함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피할 수 없는 운명에 기품 있게 굴복하고 있는 것이다. - P38

화폭을 길게 늘여본다면 분명 지금 보이는 것들이 되풀이될 것이다. 닫히고 열린창,현관, 상점 입구 등 어디서도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는다. 호퍼의 다른 그림과 마찬가지로 도시는 여기서 다시 한번 이상화된다. 사람들은 잠들어 있다. 길거리에는 차도 다니지 않는다. 부동과 정적의 몽상적인 조화로 마술적인 순간은 길게 늘어나고, 그 앞에 선 우리는 특별히 허락된 목격자들이다.

<이른 일요일 아침> - P39

시간을 둘러싼 질문들

시간을 둘러싼 질문들-우리는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고, 시간은 우리에게 무엇을 하는가?-은 호퍼가 그의 그림에 어두움을 얼마나 가두어놓는지 또는 적어도 제한하고 있는지의 문제 안에 존재하는 것 같다. 호퍼의 그림에서는 기다림이 흔하고, 사람들은 아무런 할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배역을 상실한 등장인물처럼, 이제 기다림의 공간 속에 홀로 갇힌 존재들이다. 그들에겐 특별히 가야 할 곳도, 미래도 없다. - P51

호퍼의 그림 속 침묵

호퍼의 그림은 무척 낯익은 장면들이지만, 볼수록 낯설고 심지어는 완전히 생소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사람들은 공간 속을 들여다본다. 그들은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데 그림이 말해주지 않는, 우리로서는 추측만이 가능한 어떤 비밀스러운 일에 정신이 팔려 있는 듯하다. 우리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공연을 보고 있는 관객이된 듯한 기분이 든다. 무언가 숨겨진 것의 존재감, 확실히 있긴 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것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홀로 있음에 어떤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침범하지 않고 목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듦으로써 말이다.
호퍼의 방들은 욕망의 침울한 안식처다. 우리는 그곳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지만, 물론 알 수가 없다. 본다는 행위에 수반되는 침묵은 커져만 가고, 이는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고독만큼의 무게로 우리를 짓누른다. - P105

스트랜드는 이 책에서 그러한 역설 중 하나인 ‘떠남과 머무름의 역설‘이라는 렌즈를 통해 호퍼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다. 호퍼의 그림에서는 여행 자체가 종 - P112

종 소재가 될 뿐 아니라, 관객을 그의 그림 속으로 끌어들였다가 더이상 가지 못하게 발목을 붙드는 역설이 호퍼의 기하학적 구성과서사적 장치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트랜드는 시인이 말하는 화가Poets on Painters라는 책에 실린 에세이에서 호퍼의 그림에 대해 "심란할 정도로 조용하고, 방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끝내 등을 돌리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했는데, 이것도 이 역설의 다른 표현이다. - P1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 그림자 보리 어린이 그림책 14
김규정 지음 / 보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감 너무 좋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색감.
노을 하늘 들판 바다 산 강 별 밤.
새 그림자의 새로운 세상 만나기, 자아 찾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3-04-10 2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쁩니다...T.T 잘 봤습니다!

햇살과함께 2023-04-10 22:53   좋아요 1 | URL
실물은 더 이뻐요^^ 굿밤되세요!
 
달과 경찰 Mooncop
톰 골드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에디시옹 장물랭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가 첫발을 내딛었을 때 그 위대함의 상징이었던 달. 그러나 이제 지구인의 로망은 깨어지고 달에 정착해서 살던 사람들은 모두 지구로 돌아간다. 사건 사고도 없는 달을 지키는 최후의 경찰과 카페 직원만 남고. 쓸쓸하고 쓸쓸한 속에서도 다정함을 찾아내는, 그들은 언제까지 달에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