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아스

아이아스 불행 중에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자가
간 것을그로 오래 살기를 원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로다.
사실, 하루하루가 무슨 즐길 것 있으랴,
그날들은 우리를 죽음으로 밀쳤다 뒤로 당겼다 하는 것을.
보나는, 헛된 희망에 달아오르는 사람은
한 푼 값어치도 없다고 여기노라.
고귀한 혈통에 속한 자는 명예롭게 살거나,
아니면 명예롭게 죽어야 하는 법. 그대는 내 모든말을 다 들었도다. - P232

오뒷세우스 그러면, 자 들으십시오. 신들의 이름으로 부탁하니, 여기 이 사람을
이렇게 무심하게 장례도 없이 던져 두지 마십시오.
또한 결코 폭력이 그대를 내두르게 허용해서,
정의를 짓밟으면서까지 이 사람을 미워하진 마십시오.
사실 이 사람은 이전에 온 군대 중에서 저를 가장 적대했었습니다.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제가 차지하게 된 날부터요.
하지만, 그가 저를 그렇게 대했다 해도, 저는 그를
깎아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트로이아에 당도한 우리
모든 아카이아인들 가운데, 아킬레우스를 제외하고
그만큼 뛰어난 사람은 없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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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고네

크레온 그러면 정말 이렇게 나이 먹은 우리가, 저렇게 어린 자에게 지혜로움을 배워야 한단 말이오?
하이몬 정당치 않은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마십시오. 제가젊긴 해도, 나이가 아니라 행위를 보셔야 합니다.
크레온 그 행위라는 게 막돼먹은 것들을 섬기는 것이더냐?
하이몬 제가 사악한 자들을 경건히 섬기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크레온 왜저 계집아이가 사악함에 감염된 게 아니란 말이냐?
하이몬 이 테바이의 온 도시 백성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크레온 내가 도시가 시키는 대로 명해야 한다는 것이냐?
하아몬 아버지께서 방금 아주 어린애같이 말씀하셨다는걸 아십니까?
크레온 내가 이 땅을 다스릴 때 내 뜻이 아니라 다른 이의 뜻대로 해야 한단 말이냐?
하이몬 한 사람에게 속한 것은 국가라 할 수 없습니다.
크래온 국가는 지배자의 소유가 아니더냐?
하이몬 아무도 없는 땅이라면 혼자서도 잘 다스리겠지요. - P161

테이레시아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모든 인간이 마찬가지요.
하지만 실수했을 때, 한 번 잘못에 빠졌어도
치유책을 찾고 고집 부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생각 없고 운 없는 사람이 아니오
그대도 알다시피, 자만은 어리석다는 평을 빚질 뿐이오. - P178

코로스 현명함은 행복의 으뜸가는
바탕이로다. 그리고 신들에 관해서는
아무것에도 불경스럽지 말 것이로다. 지나치게 오만한 자들의
방자한 말은 큰 타격을
희생을 치르고서
노경(老境)에야 현명함을 가르치는 법이니.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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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부은 발’
디케 정의의 여신

오이디푸스

크레온 좋은 것입니다. 괴로운 일이라 해도 좋은 결말을 얻으면, 모든 면에서 잘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오이디푸스 대체 어떤 말씀이오? 지금 그 말로는 내가 용기도, 두려움도 얻지 못하였으니 말이오. - P19

테이레시아스 하지만 내가 온 까닭을 말하고서 가겠소, 그대의 낯은 두렵지 않소. 그대가 나를 멸할 길은 없으니.
내 그대에게 이르노니, 그대가 진작부터 라이오스의 살해자라 선언하고 위협하며 찾는
그 사람이 바로 여기에있소.
그는 명목상으로는 이방 출신의 거주자이지만, 나중에는
태생부터 테바이 사람임이 드러날 테고, 그 행운에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오. 그는 눈 뜬 자에서 장님이 되고,
부자에서 거지가 되어 이국 땅을 향해
지팡이로 앞을 더듬으며 가게 될 것이오.
또 그는 자기 자식들의 형제이자 - P43

아버지로서 함께 살고 있으며, 자신을 낳은
여인의 아들이자 남편이고, 자기 아버지와
함께 씨 뿌린 자이자 그의 살해자임이 드러날 것이오. 그러니 들어가서
이것을 따져 보시오. 그대가 만일 내 말이 거짓임을 밝혀낸다면,
그때는 내가 아무 예언술도 모른다고 떠들어 대시오.
(테이레시아스 퇴장) - P44

크레온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스스로 따져 본 것을
그대도 따져 보신다면.
먼저 이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이
두려워 떨 일 없이 잠드는 것보다 두려움에 떨며통치하기를
택하리라고 보시는지. 똑같은 권력을 가진다면 말입나다. - P51

저는 성격상, 왕권을 행사하기보다
직접 왕이 되는 것을 더 바라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결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저는 모든 것을 두려움 없이 그대에게서 얻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직접 통치한다면 원치 않는 일까지도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대체 어떻게 왕권을 갖는 것이, 고통 없는 통치권과 권력을 갖는 것보다 저에게 더 달콤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결코, 이득이 있으면서 위신도 서는 것 이외의 다른 것을 바랄 만큼 그렇게 마음이 흘려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 저는 모든 사람의 동의를 얻으며 잘 지내고,
지금 모두가 저를 반가이 맞이하며,
지금 그대에게 바라는 게 있는 사람들이 저를 불러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원하는 걸 얻을 길은 모두 저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한데 어떻게 제가 이것을 내버리고 저것을 취하겠습니까?
제대로 생각하는 동안에는 어떤 정신도 사악해질수 없는 법입니다. - P52

저는 천성이, 그런 생각을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게 행동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는 게 그 일에 대한 증명이 될 터이니,
우선 퓌토에 가서
신탁을 알아보십시오, 제가 당신께 맞게 전했는지.
다음으로, 만일 제가 이적(異蹟)을 살피는 저 예언자와 함께
무엇인가 꾸며 냈음을 발견하신다면, 저를 한 표에의해서가 아니라,
두 표, 그대와 나의 표에 따라 잡아 죽이십시오.
그렇지만 단지 분명치 않은 추측만으로 저를 비난하지는 마십시오.
사악한 자를 공연히 유익한 자로 여기는 것도,
유익한 자를 사악하게 여기는 것도 모두 정당치 않으니까요.
저는, 고귀한 친구를 내치는 것은, 사람이 자기 것 중에서
가장 아끼는 생명을 내치는 것과 같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사람들은 그것을 확실히 알게 - P53

될 것입니다,
시간만이 정의로운 자를 드러내니 말입니다.
반면에 사악한 자는 그대가 하루 만에도 알아보실수 있을 것입니다. - P54

크로스 오, 조국 테바이의 거주자들이여, 보라, 이 사람이 오이디푸스로다.
그는 그 유명한 수수께끼를 알았고, 가장 강한 자였으니
시민들 중 그의 행운을 부러움으로 바라보지 않은 자 누구였던가?
하지만 보라, 그가 무서운 재난의 얼마나 큰 파도 속으로 쓸려 들어갔는지.
그러니 필멸의 인간은 저 마지막 날을 보려고
기다리는 동안에는 누구도 행복하다 할 수 없도다,
아무 고통도 겪지 않고서 삶의 경계를 넘어서기 전에는.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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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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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번역가의 에세이를 읽고 찜한 책. 사전에 진심인 사람들. 사전에 관심없던 사람도 사전에, 말에 애정을 갖게 만드는 그들이 15년, 아니 반평생 동안 사전이라는 배를 엮는 이야기. 일본 특유의 오타쿠스러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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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베는 ‘미처 깨닫지 못했네‘ 하며 팔짱을 끼고 마구리를 바라보았다.
"말은 골고루 흩어져 있는 게 아닙니다."
마쓰모토 선생이 미소 지으며 사랑스럽게 마구리의 검은 부분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끝말잇기에서 이기고 싶으면 단어끝이 ‘아행‘ ‘카행‘ ‘사행‘으로 끝나는 말을 피하고, ‘야행‘ ‘라행‘ ‘와행‘으로 끝나는 말을 궁리해 내야 합니다. ‘괴수‘나 ‘감사‘가 아니라 ‘가마쿠라‘ ‘가스토리‘ 같은 말을 상대한테 자꾸자꾸 들이대는 게 좋겠지요. 이게 좀처럼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요."
"마쓰모토 선생님도요?"
기시베가 놀라서 물었다.
"말의 바다는 넓고 깊습니다."
마쓰모토 선생은 즐거운 듯이 웃었다.
"아직도 한참 수업이 부족해서 해녀처럼 진주를 따 오지 못한답니다." - P245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편한 쪽으로 흘러가도록 안일하게살며 일을 해 왔을 뿐이니.
사전을 만들면서 말과 진심으로 마주서게 되고서야 나는 조금 달라진 느낌이 든다. 기시베는 그렇게 생각했다. 말이 갖는힘. 상처 입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고 누군가에게전하고 누군가와 이어지기 위한 힘을 자각하게 된 뒤로, 자신의 마음을 탐색하고 주위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주의 깊게 헤아리려 애쓰게 됐다.
기시베는 《대도해》 편찬을 통해 말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진실한 의미로 손에 넣으려 하고 있는 참이었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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