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 1
그림 형제 지음, 오토 우벨로데 그림,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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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은 권선징악도 있지만, 난 놈은 그냥 난 놈이라 부자가 되고, 운좋은 놈(왕자님께 무례를!)은 그냥 운이 좋아 공주를 구하고, 정해진 운명은 발버둥쳐도 거스를 수 없고. 인생이 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내가 읽은 건 민음북클럽 에디션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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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5-01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 놈은 그냥 난 놈 ㅋㅋ

햇살과함께 2024-05-01 19:52   좋아요 0 | URL
인생이 너무 쉬워요.. 저절로 다 이루어지는..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 거라는 교훈을 새삼 얻었습니다 ㅋㅋㅋ
(아니 근데 북클럽 표지 서재에서는 왜 이렇게 크게 나와요??)
 

함께 사는 고양이와 생쥐

고양이는 그 맛난 음식 생각에 또 입에 침이 돌았다. "좋은 건 다 삼세판이지." 하며 생쥐에게 말했다. "나더러 또 대부를 하라네, 아기가 완전 까맣고 앞발만 희다네. 앞발말고는 온몸에 흰 털이 한 올도 없대. 그건 몇 년 만에나한 번 있는 일이라는데. 날 가게 해 주겠지?" "껍질 벗겨! 절반 비워!" 하고 생쥐가 말했다. "정말 이상한 이름들이군, 생각을 해 보게 하네." "넌 그 우중충한 쥐색 마대 치마를 입고 긴 털다발에 싸여 집에 앉아 있지."라고 고양이가 말했다. "그러니 망상이 시작되는 거야. 망상은 낮에 외출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거거든." 생쥐는 고양이가 없는사이에 청소를 하고 집을 정돈했다. 그리고 고양이는 기름단지를 깨끗하게 싹 비웠다. "다 먹어 버리고 나면 진정이되지"라고 혼잣말을 하며 배부르고 뚱뚱해져서 밤에야 집으로 왔다. - P22

헨젤과 그레텔

애들이 길을 다시 찾아 나오지 못하도록. 달리 우리를 위한구원이 없어요." 남편은 마음이 무거워 생각했다. ‘네가 먹을 마지막 한 입 음식을 아이들과 나누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하는 말은 전혀 듣지 않고, 남편을 비난하고 질책했다. 뭔가를 한번 시작한 사람은 그다음도 해야 하는 법, 그가 처음에 굴복했기 때문에 두번째도 굴복해야 했다. - P85

밀짚, 숯 그리고 콩

밀짚이 좋은 방도를 찾아내어 말했다. "내가 저 위에 가로눕겠어. 그러면 너희가 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나를 밟고 건널수 있지." 그래서 밀짚은 한쪽 물가에서 다른 쪽 물가로몸을 뻗었고, 열정적 기질인 숯도 아주 대담하게 그 새로 지은 다리를 종종걸음으로 갔다. 그러나 중간쯤 왔을 때발밑에서 물소리를 듣자 숯은 겁이 났다. 즉 멈추어 서서더 갈 엄두를 못 냈다. 그러자 밀짚이 타기 시작했고, 두토막으로 부서져 개울 속으로 떨어졌다. 숯은 뒤따라미끄러져 푸지직 물속으로 빠지며 꺼져 버렸다. 조심조심여태 물가에 남아 있던 콩은 그걸 보고 웃지 않을 수가없었다. 웃기를 그칠 수가 없었는데 깔깔깔 어찌나 크게 웃었는지 그만 터져 버렸다. 콩 역시도, 운 좋게도 방랑중이던 어떤 재봉사가 개울가에서 쉬고 있지 않았더라면끝장이 났으리라. 재봉사가 동정심이 있어, 바늘과 실을꺼내어 터진 콩을 꿰매 붙여 주었다. 콩은 그에게 아주감사했다. 그런데 재단사가 그때 검정실을 썼기 때문에 그때부터 모든 콩에는 검정색 꿰맨 자리가 있다. - P99

재투성이

어머니는 곁에 서 있었고. 그러나 큰언니의 발은 발가락이 너무 길어 들어가지 않았다.
어머니가 딸에게 칼을 내밀며 말했다. "그 발가락을 잘라버려라! 왕비가 된다면 더 이상 걸어 다닐 필요가 없을테니." 딸은 발가락을 잘라 버리고 발을 억지로 구두에쑤셔 놓고는 입술을 깨물며 아픈 걸 참고 왕자님에게로갔다. 그러자 왕자님은 큰 언니를 신부로 맞아 말에 태우고함께 떠났다. 그러나 두 사람이 무덤 곁을 지나야 했는데,
거기 비둘기 두 마리가 개암나무 가지에 앉아 울었다.

"구구 저것 좀 봐, 구구 저것 좀 봐,
구두 속에 피가 들었네.
구두는 너무 작고
진짜 신부는 아직 집에 앉아 있네." - P128

브레멘 시립 음악대

"차라리 우리와 함께 가자, 우리는 브레멘으로 가, 어디서든 넌 죽음보다는 더 나은 뭔가를 찾아낼 거야. 너는 목청이 좋잖아. 하니 우리가 함께 연주를하면 그거 나름 유가 될 예술일 거야." 수탉은 이 제안을 마음에 들어 했고, 그들은 넷이 모두 함께 떠났다.
그러나 당일 브레멘시에 도착할 수야 없었고 저녁에 어떤 숲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밤을 보내려 했다. - P153

황금 머리카락 세 가닥이 달린 악마

"악마가 집에 와서 너를 보면 네 목숨이 오락가락할 텐데. 그렇지만 네가 안됐다. 내가 너를 도울 수 있을지 보겠다."
악마 엄마는 청년을 개미로 변하게 하고는 말했다. "내 치마주름 속으로 기어들거라, 거기 있으면 안전하다." "예" 하고청년이 대답했다. "그건 벌써 됐고요. 그런데 세 가지를 더알았으면 좋겠는데요, 여느 때 포도주가 철철 솟던 어떤샘이 말라 버려 지금은 물조차 나오지 않는데 왜 그런 건지. 여느 때 황금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던 나무가 오래 잎조차돋지 않는데 그건 왜 그런 건지, 사공이 왜 노상 건너갔다건너왔다 해야 하고 교대가 되질 않는데 그건 왜 그런 건지." "어려운 질문들이네."라고 악마 엄마가 대답했다. "그러니조용히 가만있거라. 그리고 내가 그의 황금 머리카락 세가닥을 뽑으면 악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주의해 듣거라." - P165

가시장미

그러나 이제 마침 100년이 흘러, 가시장미가 다시깨어날 날이 왔다. 왕자가 가시 울타리 가까이로 가자, 온통 커다란 아름다운 꽃들이었는데, 꽃들은 저절로인듯 열려서 그를 상처 입히지 않고 통과시켰고, 그의뒤에서는 다시 닫혀 울타리가 되었다. 성 뜰에서 그는말들과 얼룩 무늬 사냥개들이 누워 자는 것을 보았고, 지붕 위에서는 비둘기들이 머리를 날개 밑으로 박고 앉아있었다. 성안으로 들어가자 파리들이 벽에 붙어 자고 있고, 부엌에서는 요리사가 아직도 손을 들고 있었다. 사내애를 움켜잡으려는 듯. 그리고 하녀는 검은 닭 앞에 앉아 있었다. 닭털을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계속 갔는데 홀 안에서는 전체 궁정 사람들이 누워 자고 있고, 위쪽 왕좌에는 왕과 왕비가 그렇게 자고 있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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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가브리엘 보르크만
헨리크 입센 지음, 조태준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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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왜 사는가? 부부 왜 사는가?


은행장이 되기 위해, 부와 명예, 위대함을 얻기 위해 공금 황령으로 투자를 일삼다 실패하고 8년간의 감옥살이 이후에도 자신의 집 2층에서 8년간 스스로를 가둔,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남편 보르크만과 그 남편으로 인해 철저한 염세주의자가 된 보르크만 부인. 그리고 파산한 그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8년 동안 얼굴을 마주한 적 없는, 그의 옛 연인이자 그녀의 쌍둥이 언니인 엘라 렌트헤임.


그들은 8년만에 처음으로 마주한다.


보르크만에겐 자신이 여전히 유일한 희망이고, 보르크만 부인에겐 아들 에르하르트가 유일한 기대이고, 엘라에겐 수양아들 같은 그 조카가 유일한 사랑이다.


보르크만은 끝까지 자신의 헛된 상상의 왕국 속에서 살았다. 그의 망상은 알면서도 저버릴 수 없는 것인가보르크만 부인에게 아들은 남편에 의해 실추된 보르크만이라는 성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기대였으나 아들은 어머니의 명예가 아닌 자신의 행복을 찾아 그녀를 져버린다. 어쩌면 그녀는 애초에 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쉽게 극복할 것이다. 아니 그저 더 염세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와 언니 엘라 렌트헤임의 마지막 손잡음과 화해의 제스처는 너무 쉬운 것 아닌가. 그녀들에게 쌓인 그 세월이, 보르크만이라는 남자의 죽음으로, 에르하르트라는 아들의 배신(?)으로 그렇게 쉽게 회복될 수 있는 것인가.


연극은 원작에 충실했으며, 원작의 무거움과 비관적 분위기에 약간의 애드립으로 웃음을 자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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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마찬가지로 생상의 교향시는 교회 종소리를 연상케 하는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이 소리가 하얀 해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어서 평화로운 잠에서 깨어난 망자들이 기이한 왈츠를 춘다. 입센의 시 ‘죽음의 춤‘에서도 정확히 같은 패러다임의 모티브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마지막 작품인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1899)에서 다시 한 번 이 모티브를 재현한다. 죽은 자들은 자정을알리는 교회 종소리에 의해 소환되어 한바탕 기이한 춤을춘다. 그러고는 다시 종소리가 울리면 무덤으로 돌아가 ‘살아 있는 망자‘로서의 존재를 끝낸다. - P200

숫자 ‘8‘
이 희곡엔 유독 8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엘라와 군힐은 8년 만에 처음 만났다. 보르크만의주장에 따르면 그에게 단 8일의 시간만 더 주어졌더라면횡령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예금자들의 대대적인 피해로 비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으로 8년 동안 투옥되었고 출소한 뒤 8년 동안 칩거에들어간다. 그리고 플롯이 마무리될 즈음 그는 8년 만에 처음 집을 나선다. 성경에서 숫자 8은 부활, 새 출발, 새 생명의 상징이다. 예수라는 이름의 헬라식 숫자는 888이며, 예수는 안식일이 지난 후 첫날, 즉 여덟 번째 날 부활했다. 이외에도 8이라는 숫자는 모든 시대, 모든 문화권과 신화에서 완성, 낙원의 회복, 부활, 지복, 완전한 리듬, 전체, 모든 가능성, 질서, 안정 등을 상징한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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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스 마카브르

보르크만 부인 (강하고 확고하게) 에르하르트는 그럴 거야! 난 확실히 알고 있어!
엘라 렌트헤임(고개를 저으며) 넌 그걸 알지도 못하고 그걸 믿지도 않아, 군힐.
보르크만 부인 난 그걸 믿지 않아!
엘라 렌트헤임 그건 그저 네 꿈일 뿐이야! 왜냐하면 거기에라도 매달리지 않는다면, 넌 절망에 빠져 버릴것만 같거든.
보르크만 부인 그래, 난 진정 절망에 빠질 거야. (격해져서) 어쩌면 그게 네가 바라는 거겠지, 엘라! - P31

빌톤 부인 (가볍게 그리고 무심하게) 난 살면서 네, 아니요 대답을 수없이 해 왔답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요. 이모님께서 방금 막 오셨다는데 그냥 두고 떠나시려고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 무슈 에르하르트…아드님께서 그러시면 되겠어요? - P42

위쪽 응접실에서 음악 소리가 더욱 커진다.

보르크만 부인 (한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움찔거리더니 몸을 움츠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속삭인다.) 늑대가 다시 울부짖는군・・・ 병든 늑대가. (잠시 그대로 서있다가 카펫 위에 풀썩 쓰러지더니 몸을 뒤틀면서 슬퍼하며 속삭인다.) 에르하르트! 에르하르트... 내게 충실하거라! 오, 집에 와서 네 어미를 도와야지! 난 더 이상 이런 삶을 견딜 수가 없구나! - P54

보르크만 자넨 내내 나한테 거짓말을 해 왔어.
폴달 (고개를 저으며) 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네,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 여기 앉아 내게 거짓으로 희망과 믿음, 신뢰를 얘기한 거 아닌가?
폴달 자네가 내 소명을 믿어 주는 만큼 거짓은 아니었네. 자네가 날 믿어 주고 내가 자넬 믿는 한 말이야. - P78

보르크만 의심을 품는 순간, 추락하고 마는 거야.
폴달 바로 그것 때문에 여기 와서 신념으로 가득 찬 자네한테 나 자신을 의지하는 게 그토록 위안이 됐던 거야. (모자를 쓰며) 하지만 이제, 자넨 내게 낯선 사람 같군.
보르크만 내게 자네도 마찬가지야.
폴달 잘 있게,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 잘 가게, 빌헬름. - P80

엘라 렌트헤임(미소를 지으며) 당신은, 승리를 추호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죠.
보르크만(조급하게) 인간이란 게 그런 거요, 엘라. 동시에 의심하면서 믿는 거지. (자기 자신에게) 그래서난 내 풍선 안에 당신과 당신의 재산을 싣고 싶지않았던 거요.
엘라 렌트헤임 (긴장하여) 왜죠, 난 그걸 묻는 거야! 이유가 뭔지 말해 봐요!
보르크만 (그녀를 쳐다보지 않고서) 그런 여행엔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걸 가져가는 게 아니야.
엘라 렌트헤임 당신은 가장 소중한 걸 가져갔잖아요. 도래할 당신의 인생... - P88

엘라 렌트헤임 (휘청거리며 황망하게) 보르크만・・・ 에르하르트는 이 폭풍 속에서 좌초되고 말 거예요. 당신과 군힐 서로가 이해를 해 줘야 해요. 우리 당장 군힐한테 내려가야 돼요
보르크만 (그녀를 바라보며) 우리라니? 나도 말이오?
엘라 렌트헤임 당신이랑 나랑 함께요.
보르크만 (고개를 저으면서) 저 사람은 단단한 여자야. 한때 내가 산에서 캐내고 싶어 했던 광석처럼 단단하지. - P107

엘라 렌트헤임 먼저 친구분을 안으로 모시도록 해요, 보르크만.
보르크만 (매정하게) 내 얘기했잖소, 이 집엔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엘라 렌트헤임 하지만 이분 넘어지셨단 얘기 당신도 들었잖아요!
보르크만 오, 우린 다 넘어지는 거야. 적어도 인생에서 한 번쯤은. 하지만 다시 일어나야지. 그리고 아무일 없는 척하는 거야. - P149

해설

그러나 스캔들 및 파산에 대한 입센의 집착은 어린 시절불행한 가족사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입센이 일곱 살 때, 그의 아버지는 투자 실패와 낭비벽으로 파산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 일로 입센 가족은 경제적 궁 - P175

핍뿐만 아니라 가정 파탄의 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되는데, 불화의 중심에는 항상 껍데기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술과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가 있었다. 훗날 입센은 그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맞는 사회적 지위를 되찾게 될 날을 꿈꾸었다"고 기억한다. 그런 의미에서 입센의 아버지 크누드는 욘가브리엘 보르크만의 가장 오래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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