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찬가지로 생상의 교향시는 교회 종소리를 연상케 하는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이 소리가 하얀 해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어서 평화로운 잠에서 깨어난 망자들이 기이한 왈츠를 춘다. 입센의 시 ‘죽음의 춤‘에서도 정확히 같은 패러다임의 모티브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마지막 작품인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1899)에서 다시 한 번 이 모티브를 재현한다. 죽은 자들은 자정을알리는 교회 종소리에 의해 소환되어 한바탕 기이한 춤을춘다. 그러고는 다시 종소리가 울리면 무덤으로 돌아가 ‘살아 있는 망자‘로서의 존재를 끝낸다. - P200
숫자 ‘8‘
이 희곡엔 유독 8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엘라와 군힐은 8년 만에 처음 만났다. 보르크만의주장에 따르면 그에게 단 8일의 시간만 더 주어졌더라면횡령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예금자들의 대대적인 피해로 비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으로 8년 동안 투옥되었고 출소한 뒤 8년 동안 칩거에들어간다. 그리고 플롯이 마무리될 즈음 그는 8년 만에 처음 집을 나선다. 성경에서 숫자 8은 부활, 새 출발, 새 생명의 상징이다. 예수라는 이름의 헬라식 숫자는 888이며, 예수는 안식일이 지난 후 첫날, 즉 여덟 번째 날 부활했다. 이외에도 8이라는 숫자는 모든 시대, 모든 문화권과 신화에서 완성, 낙원의 회복, 부활, 지복, 완전한 리듬, 전체, 모든 가능성, 질서, 안정 등을 상징한다. - P229